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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06화 (206/350)

206. 천벌을 받을 거야!

몬야크를 잠시 쉬게 해주자고 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지금 몬야크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한두 사람만이 대답을 했을 뿐이었다.

모든 사람의 관심은 지금 소환식물에게 가 있었다.

어떻게 움직이는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도 궁금해. 저 사람들은 오죽 하겠어? 집사 출발하자.>

"마차가 가지 않아요!"

"출발했으면 좋겠어요."

"이랴아아!"

"출바아아알!"

아이들이 출발을 재촉했다.

요람에 탄 성인 세 명도 어서 출발했으면 하는 것 같았다.

"출발하겠습니다."

대기실은 내 영혼에 묶인 것이었다.

그러니 내 움직임에 따라 이동을 했다.

나의 작은 움직임까지는 반영이 되지는 않지만 내가 가는 방향으로 함께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우와아아아! 간다아아!"

"출발한다. 움직이고 있어!"

"꺄르르르! 꺄르르!"

"깔깔깔! 꺄르르!"

환호성을 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웃음까지 터뜨리는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을 만나고 난 후 가장 밝은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웃으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호가 감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억지로 지어보이는 미소가 아니라 해맑게 터뜨리는 웃음이라 정말 보기 좋았다.

요람은 안정적이었다.

내 걸음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네처럼 흔들리면 좋겠다아아!"

"재미없어요!"

"흔들어주세요. 놀이기구처럼."

"심심해요."

아이들의 요구에 은실엄마의 얼굴이 허예졌다.

놀이기구를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은실엄마와는 달리 감나무 집 아주머니와 정수백 씨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꼬물!

^어떻게 해요?^

"어린 아이들도 있으니까 조금만 움직여줘. 잠들기 좋을 정도로만."

꼬물!

^O·K!^

꼬물이의 대답과 함께 세 개의 요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가죽으로 만들어 둔 커튼까지 젖혀두었기 때문에 찬바람이 들이치고 있는데도 아이들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추위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우와아아아! 놀이기구 같다."

"신난다아아아!"

아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집사! 아이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지는 거 아니야? 날도 어두워지는데.>

몬스터가 몰려들까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괜찮아. 몬야크가 몇 번 소리 내서 울기만 해도 접근하지 못해."

<그렇지. 몬야크가 있었지. 전령조와 사냥조들도 있고.>

쪼롱이가 꼬물이의 여린 뿌리 옆에 앉아서 아이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은 모양이었다.

"새다. 노랑 새."

"노랑 새 아니야! 머리에 난 뿔만 노란색이잖아! 쟤 대장이야."

"대장이야? 제일 작은 거 같은데?"

"아까 내가 봤어. 쟤가 새들 막 지휘했어. 네가 대장 맞지?"

쫑!

"우아아! 대답했다. 정말 대장이야?"

쫑!

"와아아! 나도! 나도 해볼래. 네 이름은 뭐야?"

쪼롱!

쪼롱이와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사이 우리는 계속 남하하고 있었다.

<몬야크들이 홀가분해 보이기는 하네. 등도 말리기도 하고 말이야.>

나호의 말대로 몬야크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

그렇게 이동을 하다 성인들도 몬야크의 등에 모두 탑승시켰다.

"생각보다 높습니다."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흔들림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네요."

"아이들이 겁이 없었네요. 저는 은근히 겁이 나는데···."

몬야크는 보기에도 덩치가 크지만 타보면 높이에 깜짝 놀라게 된다.

반반이의 어깨 높이가 5미터, 반야가 4.5미터이고 이제 반크도 5미터에 육박한다.

물론 나머지 몬야크들은 3.5미터에서 4미터 사이이지만 낮은 높이는 아니었다.

몬야크의 등에 올라서면 시야가 확 높아지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몬야크들이 워낙 얌전하게 움직여서 금세 두려움은 사라지고 편안해진다.

그래서 아이들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더구나 몬야크의 체온이 느껴지기 때문에 추위도 잊게 해주었다.

<이제 속도를 높여도 되겠네. 저 사람들 쌤통이다. 그치?>

"그렇지. 패악이나 부리지 않으면 다행이지."

대기실에서 내려온 세 개의 요람은 언 듯 보면 마차처럼 보였다.

바닥이 떠 있는 상태지만 자세하게 보지 않으면 눈치 챌 수 없었다.

물론 지금은 볼 사람도 없지만 말이다.

"높여주세요."

"소는 높아서 멀리까지 보였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시야가 확 낮춰진 것이었다.

SUV를 타다가 스포츠카를 타는 것 같은 모양이었다.

높여주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기실의 입구를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리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50센티미터 정도 높여주고는 요람 별로 저녁식사를 건넸다.

이번에는 이동하면서 식사를 해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대변혁 전에 구입해둔 따뜻한 찐빵과 만두가 오늘의 저녁 메뉴였다.

이동 중에도 먹기 좋은 음식들이었다.

"이런 건 언제 준비하신 거예요? 강대한 씨는 신기한 사람이에요."

김주은 씨가 말했다.

꼬물! 꼬물!

꼬물이가 전에 없이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꼬물

^끼 부리지 마라! ㄴㄲㅇ!^

<으하하! 우리 집사 연애하기 힘들겠다.>

나호가 뒤로 발라당 넘어갔다.

"드십시오. 식사가 끝나면 속도를 조금 높일 겁니다."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말했다.

꼬물!

^집사도 먹어!^

꼬물이가 하트가 가득한 글을 바닥에 썼다.

애정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나호 너는 괜찮아? 이틀 째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실체를 갖게 되면서는 음식을 먹어야 했기 때문에 묻는 것이었다.

<어제, 오늘은 실체로 바뀌지 않아서 먹지 않아도 괜찮아.>

'배고프면 언제든 말해.'

꼬물!

^ㅎㅎㅎ! ㄴㅎㅂㅂ!^

꼬물이는 의외로 집요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호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저 사람들 뭐야?>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려는 것 같은데?"

<눈치는 빠르네. 걷는 사람이 없으니 자신들을 따돌릴 것을 눈치 챈 거야.>

"멈춰요. 잠시만 쉬어가자고요. 우리도 밥은 먹어야···."

한 여자가 달려오며 목청을 높였다.

우리 일행이 식사를 시작한 것을 눈치 챈 것 같았다.

눈치는 귀신같은 사람들이었다.

멈추라고 해서 멈출 우리가 아니었다.

우리 일행 중 한두 사람이 신경을 썼지만 나머지는 아니었다.

특히 가장 뒤의 몬야크를 탄 사람들은 질색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하는 말을 적나라하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무슨 염치로 저런 답니까? 정말 어이가 없네."

김주은 씨가 특히 도끼눈을 했다.

저런 것을 원래부터 무척이나 싫어하는 것 같았다.

"저런 사람들은 절대로 데리고 가면 안 됩니다. 언제 칼을 들이밀지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맞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맞장구를 치던 사람이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지나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하지만 절대로 지나치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것보다 더 작은 일로도 무기를 들 수 있었다.

흉기를 소지하는 세상이니 서로가 더 조심해야 했다.

"함께 좀 가자고! 일행으로 끼어주는 것이 무슨 대단한 벼슬이라고! 야! 독도면 다야! 다냐고!"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악에 받친 듯한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

<참! 전생에도 그랬지만 어딜 가나 저런 사람들이 있더라.>

"저런 사람들은 일찍 죽지도 않아."

이상하게 착하고 선한 사람들이 세상을 일찍 떠났다.

이기적이고 악랄하게 행동한 사람들이 천수를 누리곤 했다.

"너희가 그렇게 간다고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것 같아! 월평으로 가서 너희 회사 정문 앞에 자리를 잡을 테니까 그리 알아!"

"야! 야아아!"

우리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자 더 목소리를 높이며 나오는 대로 뱉어내고 있었다.

자신의 입을 쓰레기통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귀까지 더럽히고 있었다.

쫑!

^처리할까?^

쪼롱이가 공격 명령을 기다렸다.

이제 대변혁 이후였다.

그렇다는 말은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언제든 처리할 수 있다는 말과 같았다.

양심에 어긋나서 그렇지 처리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다.

다시 정부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했다.

무선으로 무엇이든 하던 세상은 이런 세상에서 더 큰 어려움을 가지고 왔다.

기계식이었다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전자식이었던 것은 거의 모든 것이 멈추어버렸다.

다시 지하자원을 던전에서 캐온 후 차근히 복구하지 않으면 이런 상태는 지속될 것이 분명했다.

"나둬. 아직은 우리 일행도 대변혁 전의 사고를 가지고 있잖아. 이해하지 못할 거야."

손에 피를 묻히기 싫은 것도 있었지만 피를 봐서 좋을 일도 없었다.

거리를 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모두 드셨으면 이거 하나씩 드십시오."

모두에게 따뜻한 병 두유를 한 병씩 건넸다.

혹시라도 체할까 싶어 주는 것이었다.

"죄송해요. 저는 이거 못 먹어요. 이상하게 두유를 먹으면 토해서."

김주은 씨가 두유를 받지 않았다.

꼬물!

^콩을 먹지 않으니까 발이 꽁해서 발 냄새가 나나?^

<으하하! 뭐라고?>

꼬물!

^콩을 먹지 않으니까 꽁해서 발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꼬물이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자 꼬마의 하얀 뿌리가 눈을 가리는 시늉을 했다.

꼬마의 말이 부끄러운 것 같았다.

꼬물!

^심했어?^

세상 다정하게 꼬마에게 묻는 꼬물이었다.

꼬마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조금 전에 썼던 글을 재빨리 지웠다.

김주은 씨에게는 따뜻한 매실 음료를 다시 건넸다.

"죄송해요. 제가 이것도 먹지 않는데···. 이걸 먹으면 이상하게 변비가···."

말을 하다가 재빨리 입을 막는 김주은 씨였다.

꼬물!

^ㅎㅎㅎ! ㅂㅂ래! 변비! 나호랑 같은 병을 앓고 있었어. ㅋㅋㅋ!^

꼬물이가 재미있어 죽으려고 했다.

꼬마가 눈치를 주었지만 눈치를 볼 꼬물이가 아니었다.

"야! 야아아! 우리가 이렇게 가다가 죽기라도 하면 너희가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같이 가기만 해도 되잖아!"

"야아아! 씨발놈들아아! 야아! 이거 다 소문낼 거야. 너 얼굴 들고 살지 못하게 할 거라고!"

"우리가 얼마나 애를 쓰고 따라왔는데···. 다리가 아파 죽을 것 같아도 걸었는데···. 흐흑!"

한두 사람이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저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우리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말이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우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발이 부르트도록 걸은 것이었다.

여기에서부터는 더 이상 함께 움직이지 않을 것이지만 말이다.

"아우! 저 사람들 낯짝 두껍네요."

"다들 드셨으니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괜찮으시죠?"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말했기 때문에 우리 일행을 뒤따라오던 사람들도 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야이 씨이이바아아알!"

"야아아!"

"죽여! 차라리 죽이고 가라고! 너희는 우리를 죽이는 거라고!"

"이럴 거였으면 서울에서 데리고 나오지 말았어야지! 데리고 나와서 버리다니···. 천벌을 받을 거야!"

<누가 들으면 우리가 데리고 나온 줄 알겠네. 정말 어이가 없네.>

나호만 어이없어 하는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다.

서너 사람만이 얼마나 절박하면 저러나 하는 심정으로 그들을 잠시 쳐다볼 뿐이었다.

<꼬물이와 도뮤가 사람을 잘 보기는 하네. 저런 사람을 들였다고 생각하면···. 으으으 생각만으로도 싫어.>

나호가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했다.

"힘들지도 않나? 달리면서 소리 지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우리를 놓치지 싫은지 달리기 시작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면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고 있었다.

<앞으로는 정말 꼬물이와 도뮤가 아니라고 하면 쳐다보지도 않아야겠다. 징그럽네.>

"반반아! 속도 더 높이자."

음머어어!

선두에 선 반반이가 속도를 높이자 뒤따르던 몬야크들도 반반이의 속도에 맞춰 움직임을 빨리했다.

욕을 계속 하는 것 같았지만 그 소리는 점차 멀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다.

가장 앞에 서있길 잘 한 것 같았다.

거리가 있어서 아이들은 저들이 하는 헛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우! 조용하니 좋네. 이제야 살 것 같네. 이렇게 이동하면 화순에 금세 도착할 수 있겠다. 그런데 집사! 지금 화순 마을에 있는 사람들도 다 검사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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