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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19화 (219/350)

219. 보비

이미 경비 거위의 알을 오백 개도 넘게 모았으니 던전을 나가도 좋았다.

하지만 이 던전을 첫 번째로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소환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클리어를 하고 가야죠."

"클리어? 이런 상태가 계속 되는데 클리어가 되기는 하는 거야?"

"되죠.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요."

"지루해도 해야지. 나 벌써 30마나나 모았어. 조금만 더 모으면 상점이라는 것도 열 수 있을 것 같아. 이거 은근히 재미도 있고···.."

희준 형은 기대감으로 목소리도 살짝 높아져있었다.

"나도 많이 모았다. 각성하지 못해도 이렇게 잡을 수 있으니 네 말대로 어쩌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아."

F급 던전에서는 각성 예외자도 충분히 몬스터를 공략할 수 있었다.

지금 이 던전에 나타나는 몬스터는 E급에 가까웠지만 내가 있으니 문제될 것은 없었다.

"사람이 키우는 경비 오리가 아닌 경우에는 넘어지는 것을 특히 조심하셔야 해요. 그것만 조심하시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요."

"저 녀석들 영리해. 넘어뜨리려고 옆에서 자꾸 공격을 하더라고. 영악한 것들!"

틈만 나면 부딪치려고 하는 경비 거위 때문에 화가 나신 것 같았다.

"이런 던전은 혼자 들어오면 절대로 안 되는 던전이죠."

던전에 혼자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말을 해두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알이 점점 모여서 천 개가 되었다.

정확하게 천 개의 알을 모았을 때였다.

갑자기 눈앞에 경비 거위보다 두 배는 더 큰 녀석이 나타났다.

"저 녀석이 보스 같은데?"

"맞는 것 같아요."

소문으로만 들은 녀석이었다.

전생에 이 던전을 처음으로 클리어 한 사람은 소환 권능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아무짝에도 소용없던 보상이었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쾌에엑! 쾍!

황금색 부리를 가진 경비 거위가 괴성 같은 소리를 냈다.

무척이나 시끄러운 녀석이었다.

창을 집어넣고 녀석에게 다가갔다.

창을 넣어버리자 아버지와 희준 형이 긴장했지만 창이 없다고 해서 이 정도를 상대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쾍! 쾍!

꼬물!

^소환수!^

다가오자 긴장한 채 쳐다보던 보스 경비거위가 어느 순간 확 날아올랐다.

하지만 내가 기다리고 있던 타이밍이었다.

몸을 낮추며 경비 거위의 아래로 파고들며 다리를 잡아챘다.

쾌에에엑!

다리가 갑자기 잡히자 괴성 같은 소리를 내며 울부짖는 보스경비거위였다.

그대로 보스 경비 거위를 바닥에 눕혔다.

쾍?

"집에 가자!"

꼬물!

^소환수가 되라!^

보스경비거위가 듣는 것도 아닌데 꼬물이가 하는 말이었다.

뮤! 뮤! 뮤!

^어? 새로운 친구의 등장이야? 어디 관상 좀 볼까? 시끄러운 녀석이네. 하지만 대기실보다는 마을에서 주로 머물겠구나! 참견을 좋아할 것 같은데?^

어떻게 알았는지 대기실 안의 황금 던전에서 나온 도뮤가 보스 경비 거위를 평가했다.

쾍?

"물놀이장도 만들어 줄 거야. 무엇보다도 저기 봐! 네가 돌봐야 하는 알들이야."

아버지와 희준 형이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내가 안심하고 어디든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녀석이었다.

이 녀석을 얻을 수 없을 것을 대비해서 거위 알까지 대량 준비를 해두었는데 이 녀석을 얻게 된다면 거위 알은 그렇게 많이 부화시키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쾍?

"꽥꽥거리지 말고 집에 가자고. 내 소환수가 되도 괜찮을 거야."

소환 권능이 있지만 마음에 든다고 해서 마음대로 소환수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상대가 허락을 해야만 했다.

대개는 이렇게 제압이 되면 허락을 하는데 이 녀석은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고집이 세다는 것은 단점도 되지만 소환수가 되면 장점이 되기도 했다.

뮤! 뮤! 뮤!

^우리 친구가 되면 이런 것도 선물로 줄게.^

보스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도뮤가 대기실에서 나오면서 황금 구슬을 내보였다.

도뮤의 입에서 나온 황금이었다.

순간 보스의 눈이 빛났다.

<뭐야? 황금을 좋아하는 거야?>

"좋아할 수도 있지. 아니 좋아할 수밖에 없지. 세상이 바뀌었잖아."

<맞다! 저걸 몸에 지니고 있으면 여러모로 좋지. 아직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마나만큼은 아니지만 황금이 마나 못지않게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아직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쾍?

"줄 거야. 도뮤라고 내 친구거든. 봐! 저기도 내 친구! 목에 걸고 있잖아."

반반이 목에 걸린 목걸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소환수들은 목과 발에 모두 걸고 있는 것이었다.

쾍!

순간 시스템의 메시지가 들렸다.

[띠링! 보스를 강대한 님의 소환수로 등록시킬 수 있습니다. 이름을 지정하실 수 있습니다.]

이름을 짓는 것은 늘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쉽게 이름이 떠올랐다.

"보스 경비 거위이니까 '보비' 어떨까?"

<보비? 괜찮은데? 대표 계약은 아닌 거지?>

"미개방 던전이 아니니까 당연히 아니지."

<아쉽다. 대표 계약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괜찮아. 얻은 알에서 부화한 경비 거위들이 보비를 따를 테니까."

지금까지 소환수들은 모두 대표 계약을 맺었다.

미개방 던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쪼롱이를 통해서 사냥조를 부릴 수 있고, 꾸루를 통해서 전령조를, 반반이와 반야를 통해서 몬야크를 부릴 수 있었다.

직접 부릴 수도 있지만 소환수들의 권위를 지켜주기 위해서 늘 소환수들을 통해서 부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소환계약을 맺는 보비는 대표 계약이 아니었다.

보비만 소환수가 되는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보비만 대기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될 것은 없었다.

경비 거위는 부화를 시키면 누구나 키울 수 있었다.

이것이 알려지고 난 후에는 전생에 순천 부근에 사는 사람은 이 경비 거위를 키우는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알이 제법 비싸게 거래되기도 했다.

생존 기간도 길었기 때문에 반려동물로도 적합했다.

문제는 던전을 벗어나고 나면 24시간 안에 부화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부화하는 순간 본 것을 어미라고 생각하고 따랐다.

아마 부화 시간이 더 길었다면 더 각광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띠링! 축하합니다. 보스 경비 거위 '보비'가 강대한 님의 소환수로 등록됩니다. 보비에 대한 정보는 상태창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괙!

소환수가 되었다더니 목소리부터 달라지는 보스 경비 거위, 보비였다.

"반가워. 잘해보자!"

괙!

뮤! 뮤! 뮤!

^아싸아! 막내 탈출! 황금 한 알로 막내 탈출이면 괜찮은 투자야! 헤헤! 너 이제 내 밑이다!^

괙!

뮤! 뮤! 뮤!

^대답도 잘하고 좋네. 이건 내 선물이야. 이거 내가 주지만 집사가 주는 것이나 다름없어. 집사에게 고맙다고 해!^

그렇게 말한 도뮤가 보비의 목과 발목에 황금구슬을 걸어주었다.

조금 전 보비에게 보여주었던 것이었다.

괙!

뮤! 뮤! 뮤!

^그래! 고마운 줄도 알고 아주 좋아. 너는 내 밑이니까 내가 대기실 소개해줄게. 아수라와 아수리에게 말해서 물놀이장도 만들어주고. 가자!^

괙!

보비는 고민도 하지 않고 도뮤를 따라 대기실로 들어가 버렸다.

<황금의 위력이 대단하네. 보비도 각성을 시켜야할 텐데?>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지. 어차피 경비 거위는 각성 없이도 할 일을 잘 하던 종이니까."

<맞아. 그랬지. 흐흐흐! 지금은 이렇게 계란 줍는 것보다 더 많은 경비거위 알을 얻었지만 다음에는 어림도 없잖아. 기억하지?>

"기억하고말고. 마나를 들이부어야 살 수 있었잖아. 그래서 일반 거위를 키우는 집이 더 많았고."

<맞아. 경비를 서는 것에는 경비 거위가 확실히 탁월했지. 이제 우리 안심하고 어디든 다닐 수 있겠다.>

"한시름 놓을 수는 있지."

거기까지 이야기를 했을 때 던전의 클리어를 알리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띠링! 던전이 클리어 되었습니다. 네 시간 안에 퇴장해주시기 바랍니다.]

[띠링! 던전의 첫 클리어입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마나가 지급됩니다. 공략 공헌도에 따라 지급되는 마나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가 들리더니 마나가 늘어나 있었다.

<집사! 다 좋은데 우리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천만 마나 갚으려면···. 이 던전에 들어와서 겨우 2300마나 얻었어. 이래서 언제 이천만 마나 갚겠어? 아무리 마나통에서 마나가 들어온다고 해도 말이야.>

"독도 조제해서 팔아야지."

"대한아! 던전이 클리어 됐다고 하는데···. 방금 그것은···?"

"제 소환수가 된 거예요. 저 알들 부화하면 돌볼 아이가 필요하잖아요."

"그걸 조금 전 보스가 한다고?"

"예."

"저 많은 알이 다 부화한다고?"

아버지와 희준 형의 얼굴에는 경악이 어려 있었다.

두 사람이 놀란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예."

"강 팀장! 무서운··· 아니 놀라운 사람이구나. 잘 보여야겠어."

장난스럽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꼬물!

^보비 신났어!^

지금 대기실은 난리였다.

새로운 친구가 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반반이 가족과 몬야크들도 대기실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경비 거위의 알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제 나가야 해요."

"그래. 마나를 제법 얻어서 좋구나. 네 말대로 각성하지 않아도 부지런하기만 하면 살아갈 수 있겠어."

아버지의 표정이 한결 밝아져 있었다.

희준 형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나 60마나 넘었어. 바로 상점 살까?"

"마나통의 크기의 3배 정도의 마나는 늘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아요. 조금 더 마나를 더 모으고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래? 그럼 네 말 들어야지. 어서 직업도 가지고 싶고 스킬도 가지고 싶다."

희준 형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생에도 늘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지만 전생보다 생동감이 있어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멍!

"뽀뽀 일어났어?"

강아지 뽀뽀가 반반이에게 실린 알에 관심을 드러냈다.

<또 먹고 싶은 것 같은데?>

"버섯 치유수를 조금 더 주는 것이 낫지."

꼬물!

^여기요. 일어나면 주려고 꼬마가 준비해 둔 거예요.^

꼬마가 조제한 약인 것 같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약재를 이용한 약이었다.

앞으로 약재가 다양해지면 더 좋은 약도 만들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아버지와 희준 형을 반반이 등에 탑승시키고 나도 올라탔다.

그리고 던전의 입구를 향해 이동했다.

"다음에도 이곳에서 거위 알을 얻을 수 있는 거지?"

"얻을 수는 있죠. 하지만 지금처럼 모든 경비 거위가 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귀해지는 거죠."

"경비를 서는 거위라면 귀해질 만하지."

"장벽 아래에 키울 거지?"

"예."

"천 마리는 많을 것 같은데?"

"다 부화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낯선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얌전한 아이들이니까 괜찮아요. 더구나 우리는 보비가 있으니 더 걱정이 없죠."

"나도 소환 능력이 있으면 좋은데···."

"형은 소환수나 다름없는 뽀뽀가 있잖아요."

"그렇기는 하지.우리 뽀뽀만 있으면 되지."

멍!

"우리 뽀뽀 목소리가 더 우렁차진 것 같지 않아?"

뽀뽀의 목소리에는 확실히 힘이 느껴졌다.

꼬마가 만든 약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꼬물!

^건강해질 거래요.^

꼬물이가 기분이 좋은지 뿌리를 열심히 흔들며 말했다.

꼬마의 활약이 기분 좋은 모양이었다.

<사랑스런 팔불출!>

네 시간 안에 던전에서 나가라고 했지만 우리는 30분도 되기 전에 던전에서 나올 수 있었다.

몬야크들의 속도 때문이었다.

"아직 어둡구나. 밝은 곳에 있다 나와서 더 그렇겠지?"

"맞아요."

"그런데 시간이?"

희준 형이 시간 흐름이 다른 것을 발견한 것 같았다.

"던전과 현실의 시간 비율이 달라서 그래요. 던전에서 보낸 두 시간이 밖에서 보낸 한 시간과 비슷한 던전이었네요."

"신기하네. 저런 곳에서 공부하다 나오면 좋겠다. 시간을 버는 거잖아."

"공부요?"

"늘 시간에 쫓기고 살아서 그래. 공부할 것은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저런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

"우리 마을에도 저런 던전이 있어요. 들어가셔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셔도 좋죠. 안전구역만 벗어나지 마시고요."

마을 사람들에게 던전에 대해 설명을 해주어야 할 것 같았다.

이미 들어가 본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전에 던전들을 개방해야 하지만 말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가 많은 은혜를 입고 있구나."

희준 형이 새삼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마을의 던전은 아니지만 던전을 경험하고 나니 점점 실감이 되는 것 같았다.

<은혜 이상이지. 우리 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감사해야 할 일이고.>

"너무 그러실 거 없어요. 이제 가요."

<마을에 도착하면 던전 개방할 거지?>

새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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