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23화 (223/350)

223. 지극히 현실적인

만약고 어르신과 과수 던전을 돌고 난 후 회관 앞으로 이동했다.

마을에 이식해둔 황금이 나오는 던전을 개방하기 위해서였다.

"여기가 공략 1팀이다. 팀은 우선 열 개를 만들었어. 우선은 팀에 상태창이 나타난 사람만 포함시켰다."

"잘하셨어요."

상태창이 나타나지 않은 아이들은 당장은 굳이 던전에 다닐 필요는 없었다.

공략 1팀은 남녀노소가 적당히 섞여서 40명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안에 김주은 씨가 포함되어 있었다.

40명은 다시 여덟 명씩 조를 이루어서 한 팀에 5조가 있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내가 현재 다섯 명과 심상으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김주은 씨 표정이 왜 저래? 불만이 가득한 것 같은데?>

'조장이 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은데?'

<정말?>

'다른 사람은 심상 대화의 위력을 모르지만 김주은 씨는 아니까. 표정은 저러지만 폐를 끼치지는 않을 거야.'

<그럴 사람은 아니지.>

"그럼 출발하자. 지금부터는 네가 지휘해."

큰아버지께서 1조 조장이셨다.

"출발하겠습니다."

팀을 남겨 받아 바로 출발시켰다.

큰아버지를 팀장으로 해서 던전에 입장하고 싶었지만 심상 대화가 가능한 내가 팀장을 하는 것이 나았다.

마을의 뒤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과수 던전 옆으로 섰다.

아직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개방을 하면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던전이 보일 것이었다.

''월평 황일' 던전을 개방하겠어.'

월평 황일 던전은 황금이 나오는 던전의 이름이다.

황금이 나오는 던전을 세 개나 마을에 심었기 때문에 구분하기 위해 월평 황일, 월평 황이, 월평 황삼으로 이름을 붙인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세 던전 모두 워프 게이트가 없지만 화순 던전에 장단프 워프 게이트가 있고, 다른 던전에도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이 두 곳이나 더 있으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띠링! 던전을 개방합니다.]

이미 미개방 던전일 때 던전을 클리어를 해두었지만 대변혁 이후 던전을 개방할 때는 조심해야 했다.

던전이 처음 개방되면 몬스터가 튀어나오기 때문이었다.

첫 클리어가 되고 던전이 안정되어야만 몬스터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

그래서 팀원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던전을 개방했다.

"헉!"

던전의 개방을 처음 보는 팀원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던전은 클리어 하면 바로 황금이 나오겠다. 저기 봐. 잎에 '나 황금 품고 있어요,'라고 하잖아.>

황금빛이 도는 잎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그런다고 해!'

스걱! 스걱! 스걱!

이 던전은 미국의 타호호수 주변에서 우연히 발견한 던전 덩굴을 옮겨 심어서 얻은 황금 던전이다.

처음 이 던전을 얻었을 때부터 잎을 보고 황금을 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캐엥! 캥!

던전이 열리자마자 튀어나오던 몬들개 십여 마리가 쓰러졌다.

던전이 개방되었을 때 가장 많이 튀어나오는 몬스터였다.

몬스터가 바닥으로 쓰러지자 재빨리 던전 덩굴에게 접근했다.

던전 덩굴의 심사가 시작되면 몬스터가 더 이상 튀어나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꼬물!

^쓰읍!^

꼬물이가 다가오는 던전 덩굴에게 경고의 소리를 냈다.

저 소리만으로 던전 덩굴이 물러나 버렸다.

<소문난 거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나호가 황당해했지만 솔직히 검사를 피할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이득이었다.

빼앗길 만한 것을 인벤토리에 가지고 있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오셔도 됩니다."

이미 경험이 있는 팀원들은 아무렇지 않게 다가오는데 던전 입장이 처음인 팀원은 자기도 모르게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있었다.

큰아버지께서 가장 먼저 다가오셔서 덩굴손의 검사를 통과했다.

다음으로 앞으로 나온 사람은 김주은 씨였다.

여자인 김주은 씨가 두 번째로 검사를 받은 것이 자극이 됐는지 조장들과 팀원들이 차례로 검사를 받았고 무난히 던전에 입장할 수 있었다.

꼬물!

^월평 황일 던전은 냄새에 민감하지 않은 것 같아. 까탈 주은 긴장했는데.^

잊을 만하면 냄새를 거론해서 김주은의 발 냄새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꼬물이었다.

꼬물이가 냄새를 거론할 때마다 그때 맡았던 냄새가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

정말 다시는 맡고 싶지 않은 냄새였다.

꼬물!

^겉만 보고 판단하면 절대 안 된다! 집사!^

여자에 대한 훈수를 두는 꼬물이었다.

던전에 입장하니 멀리 몬들개들이 몰려다니는 것이 보였다.

몬들개를 보면서 팀원들에게 몬들개의 특징을 설명했다.

<확실히 교육효과가 좋네.>

팀원들이 집중을 한 채 설명을 듣자 나호가 한 말이었다.

"···몬들개나 몬들고양이는 방심하다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만해 보이지만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우선은 처리하는 방법을 보여드릴 테니 잘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을 한 후 다섯 마리의 몬들개를 처리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부러 다섯 마리 모두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처리했다.

사실 한두 번 처리하는 것을 본다고 해서 바로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특히 몬들개의 경우에는 더 그랬다.

우선 경험이 있는 팀원들과 정리를 하면서 몬들개를 흘려주었다.

그렇게 던전을 정리해 들어가는데 반가운 몬스터가 나타났다.

"입구에 몬들개들이 많아서 이 던전은 몬들개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저기 던전쥐는 이미 보셨죠?"

"예. 봤습니다. 물리거나 긁히면 발열과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한다고 배웠습니다."

2조장인 김동문 씨가 말했다.

"정확합니다. 던전쥐는 누구나 조금만 조심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습니다. 보충하자면 던전쥐는 큰 것보다 작은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옷 속으로······."

던전쥐에 대해 설명을 했다.

던전쥐는 사실 한두 번만 상대해보면 누구든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중에는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때려잡는 것이 던전쥐였다.

조용히 다니지 못하고 부산스런 움직임과 찍찍 소리를 내는 것도 던전쥐를 만만하게 생각하는데 한몫했다.

던전쥐는 일반적인 쥐에 비해 보통 두 배에서 다섯 배까지 성장하는데 그중에는 매우 작은 녀석도 있었다.

그리고 이 작은 녀석들이 문제였다.

재수가 없으면 나무 위에 있다가 그대로 떨어지면서 옷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저 녀석들은 상처 난 사람을 특히 좋아합니다. 살점은 물론이고 피까지 빨아먹는데 맛을 본 사람을 쫓아다니면서 괴롭히기로 유명한 녀석들입니다. 그러니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던전쥐를 한두 번 상대해봐서 만만하게 생각했던 팀원들의 얼굴이 차갑게 식는 것이 보였다.

한 번 맛을 본 사람을 쫓아다니면서 괴롭힌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어떻게 기억을 하고···?"

"동족에게 물린 사람에게서는 독특한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괴롭히겠죠."

"그러니까 같은 쥐의 표적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던전 안의 모든 쥐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으면 다른 던전에 가도 던전쥐가 달려듭니다."

팀원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던전쥐는 정말 짜증나기는 하지. 상대해보지 않으면 절대로 모르지.>

던전쥐는 무서움의 대상이 아니고 짜증을 유발하는 몬스터였다.

그런데 이 던전에는 던전쥐만 사는 것은 아니었다.

쥐의 종류가 하나 더 있었다.

몬털쥐!

던전쥐의 일종으로 털이 유난히 길어서 추운 곳에서 사는 녀석인데 가죽이 좋아서 은근히 인기가 있던 몬스터였다.

몬털쥐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었다.

"저 쥐를 잡아서 옷을 해 입으면 정말 따뜻할 것 같습니다. 옷이 부족한데 열심히 잡아야겠습니다."

우리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은 문제가 없지만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온 사람들은 당장 옷이 문제였다.

큰아버지께서 대변혁을 준비하시면서 의류도 기본적으로 준비를 해두셨지만 먹거리만큼은 아니었다.

그러니 사냥을 열심히 해야 했다.

찌이익! 찌! 찍!

주의 사항을 들은 팀원들이 던전쥐 사냥에 나섰다.

피부가 노출된 곳이 없이 입고 왔기 때문에 던전쥐 정도는 누구든 곧잘 잡았다.

"마나가 들어왔어! 설마설마 했는데···."

처음으로 마나를 얻은 팀원 중에는 순간 얼음이 되어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집중하십시오. 집중!"

조장들이 자신들의 조원들을 단속했다.

나중에는 이런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대변혁 초기에는 상태창을 살피다 죽는 경우도 많았다.

미리 이야기를 해두었는데도 이런 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주은 씨는 날아다니네. 여전사가 되겠어.>

꼬물!

^냄새 킥!^

김주은 씨가 다가오는 몬털쥐를 쳐내자 꼬물이가 한 말이었다.

<꼬물이 때문인지 김주은 씨는 발만 보여. 그것도 주변에 몽글몽글 냄새가 떠다니는 것 같다니까.>

나호뿐만이 아니었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호응을 해주면 꼬물이의 반응이 더 심해질 것 같아서 조용히 있었다.

"오늘 중으로 상점을 구매하는 사람이 제법 나오겠다."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잖아?>

"서두를 필요 없지. 그래도 한두 명은 개방을 하는 것도 좋아. 그래야 자극이 되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월평 황일 던전은 던전쥐와 몬털쥐, 몬들개가 대부분이었다.

"이 던전에서 황금이 나온다고 했지?"

던전 공략이 시작된 지 네 시간 정도 되었을 때 큰아버지께서 작은 목소리로 물으셨다.

"예."

"황금을 캐도록 몬스터들이 가만있지 않을 텐데?"

"그러니까 전투에 특화된 사람이 필요하죠."

"개체수가 너무 많아."

"첫 클리어가 되고 나면 개체수는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요."

"그럼 이 던전도 확실하지 않은 거네?"

"그래도 이 정도면 쉬운 편이에요."

"이게 쉬운 편이라고? 40명이 들어와서도 쩔쩔 매는데? 과수던전과는 완전히 다르구나."

"과수 던전이 너무 쉬웠죠."

과수 던전은 전생에도 쉬운 던전으로 정평이 나있던 곳이었다.

이번 생도 과수 던전은 F급 중에서도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했다.

큰아버지께서는 과수 던전에 비해 이 던전이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하시고 계시지만 이 정도면 무난했다.

사실 이런 수준의 던전이 황금을 품었다면 대박이라고 해도 좋았다.

귀한 것을 품은 던전은 꼭 그만한 대가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

던전에 부는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대열을 정비하십시오."

흩어져서 던전쥐를 잡고 있는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이것만 잡고···."

"한참 사냥하고 있는데···."

몇몇 사람이 갑자기 불러 모으는 것에 대해 살짝 불만을 터뜨리려다 말았다.

그들도 주위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낀 것이었다.

<춥지도 않은 곳에 몬털쥐가 나오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흥분을 가라앉히고 집중하세요. 함부로 움직이지 마시고요."

우선 사냥으로 인한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었다.

팀원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흥분해 있었다.

이럴 때는 사고가 나기 쉬웠다.

조장들에게 심상으로 주의를 다시 주고는 주위를 살폈다.

이번 던전은 소환수들의 도움을 받지 않은 채 공략 중이었다.

내가 없을 때도 던전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이고 황금을 캐내야하기 때문이었다.

캬아아아! 크르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나타난 것은 몬늘보였다.

<하필 몬늘보네. 이 녀석 상대하는 것이 은근히 까다로운 녀석인데. 인간과 착각하기도 쉽고.>

나호가 몬늘보를 보고 걱정을 했다.

몬늘보는 늘보와 비슷한 얼굴을 가졌지만 이름과 달리 무척이나 빠르고 은근히 무서운 몬스터였다.

빨리 움직일 때가 아니면 이족 보행을 하는데 그래서 처음 몬늘보를 본 사람들은 인간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유인원입니까?"

"아닌 것 같은데? 고릴라도 아니고···."

몬늘보를 보고 팀원들이 웅성거렸다.

이족보행을 하는 몬스터는 상상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키아아악! 키아아악!

스걱! 스걱!

검처럼 사용하는 몬늘보의 앞발을 베어냈다.

"몬늘보는 매우 듣기 싫은 소리를 지릅니다. 너무 가까이에서 소리를 지르면 고막이 터지기도 하니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톱과 검을 되도록 맞대지 마시고요."

몬늘보는 긴 앞발톱을 검처럼 사용했는데 호승심이 강해서 발톱만으로 적을 상대하는 것을 좋아했다.

"발톱을 검처럼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맞대지 마시고 이렇게 베어내도록 하십시오."

키아아악!

부딪쳐오는 발톱을 피하고는 앞발을 잘라냈다.

<아우! 몬늘보는 저 소리가 지랄이야. 듣기 싫어 죽겠어. 그런데 지금 이런 교육이 도움이 될까? 지금은 어차피 아무도 몬늘보를 상대할 수 없을 텐데.>

나호가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그래도 이렇게 한 번 보면 도움이 되겠지."

스걱! 스걱!

창이 몇 번 더 춤을 추자 다섯 마리의 몬늘보가 모두 쓰러졌다.

"이런 놈들을 상대해야 합니까?"

질문을 하는 팀원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상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녀석은 잡으면 상당히 좋은 무기도 얻을 수 있습니다."

"무기요?"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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