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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35화 (235/350)

235. 일본으로

월평을 떠나 있어야 하는 시간은 짧지 않았다.

시스템이 보름에서 한 달이라고 했으니 실제로는 한 달에서 두 달 정도가 걸릴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그리 호락호락 한 일도 아닐 것 같았다.

그동안은 시스템을 도와주면서 얻게 되는 것은 온전히 내게 주었다.

하지만 이번은 10%에서 50%만 주겠다고 했다.

그렇다는 것은 전리품이 그만큼 귀한 것이라는 말이고, 그 말은 목숨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시스템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빚 때문이었다.

이천만 마나는 결코 만만한 마나가 아니었다.

이대로라면 절대로 이천만 마나를 기한 안에 갚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시스템의 종이 될 수도 있었다.

현재 내가 소유하고 있는 마나통들의 크기가 크다면 이천만 마나는 사실 쉽게 모을 수 있는 마나였다.

하지만 각성 예외자들의 마나통이었다.

이들의 마나통은 성장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각성자들이 비세계와 현실에서 마나통을 키운 반면 각성예외자들은 비세계에서만 잠시 마나통을 키웠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이미 마나통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가지고 있으면서 성장시킨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다수의 마나통은 아직도 크기가 1이 되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매일 2, 3만에서 7, 8만 정도 되는 마나가 들어오고 있지만 말이다.

빚 다음으로는 호기심이었다.

마나라면 환장하는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마나를 포기하면서까지 도움을 청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아무튼 이제 가는 것은 결정이 되었다.

사실 시스템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생각하면 거절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것을 시스템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말이다.

<에궁! 어서 더 강해져야 해. 어떤 조건을 내걸어도 거절을 할 수 있으려면 말이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나호의 말이었다.

하지만 나호의 말에 반응할 틈이 없었다.

이전에 큰아버지와 아버지께서 다음 한 일을 물으셨기 때문이었다.

24시간 안에 내가 월평을 비워도 문제가 없도록 만드는 일이 급선무였다.

"우선 두 분 생각을 먼저 물을게요. 지금 월평에 있는 사람들을 통솔하시는 것이 어떠세요?"

"무슨 말이냐? 버겁냐고 묻는 거야?"

"예. 솔직한 심정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어요."

"갑자기 오백 명의 사람을 돌봐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지. 신경 쓸 일도 많고. 기존 회사의 조직을 그대로 이용하고는 있지만 대다수는 회사 사람이 아니니까."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괜찮다. 지금이야 초창기니까 바쁜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공략 팀도 열 개 팀을 만들었으니 차츰 자리가 잡혀 가겠지. 우리가 다 하려고 하면 힘들지만 일을 자꾸 나눠야지. 그래야 소속감도 생기고."

큰아버지 생각이었다.

"사람이 더 늘어나는 것은 어떠세요?"

"밖의 사람들 말하는 거야?"

아버지께서 먼저 반응을 보이셨다.

"예. 이건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해요. 일부를 받아들이고 돌아가라고 해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저들을 억지로 몰아낼 수도 없고요."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했다.

받아들이더라도 사실 일주일 정도 후에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일 당장 자리를 비우게 되니 결론을 지어야 할 것 같아서 여쭈어본 것이었다.

"처음에는 다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그 사람들 하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달라지기는 하더구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당장 일부라도 받아들이자고 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처음에는 네가 박정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짧았더구나. 정말 도와주고 싶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았어."

<아버지께서도 장벽 너머의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셨구나.>

'보초를 서기도 하셨으니까.'

"내 생각에는 백 명 정도만 더 받아들이고 최소 한 달 이상은 더 이상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고 말을 하는 것이 어떻겠니?"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현수막을 달아놔도 좋을 것 같고요."

큰아버지 의견대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왕 받아들인다면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을 우선으로 하자꾸나."

"그건 당연한 일이고요. 백 명 정도는 당장 늘어도 괜찮겠죠?"

"괜찮아. 어차피 던전도 관리하려면 사람이 많아야 하니···."

"던전은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 절대 방심하시면 안 돼요. 여기에 소환수를 일부 남겨두고 가겠지만 그 소환수들이 던전에는 함께 들어가지 못해요. 저와 동행해야만 던전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전령조들이 소식을 전하러 들어갈 수 있지만 그렇게 들어갔을 때는 그야말로 전령만을 전할 수 있을 뿐이었다.

"과수 던전은 걱정이 없고 다른 던전들은 초입만 들어가마."

"욕심이 항상 화를 불러요. 팀원들 단속 잘하셔야 해요. 그리고 큰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능력치 한계까지 올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어머니께서는 던전에서 나오지 않으셨기 때문에 두 분께 우선 세세하게 이야기를 했다.

회사로 이동해서 메모까지 해가면서 설명을 했다.

세 분에게 1천 마나까지 지급했다.

사양하셨지만 이 정도 지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마나로 큰아버지께서 먼저 도축 스킬과 검술 스킬을 구입하셨다.

"능력치가 더 이상은 올라가지 않는구나. 체력은 11, 근력 11, 민첩 12, 감각 12야."

<역시 큰아버지는 민첩과 감각 능력치가 높네.>

"능력치가 올라서 다행이에요."

"낭비된 마나가 너무 아까워."

나는 특별서비스를 받고 있어서 능력치를 상승시킬 때 마나를 낭비할 일이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다.

1씩 올리기 위해 마나를 지불하고 오르지 않으면 그대로 마나만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시스템의 욕심이 그대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냉혹한 세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모두 10으로 맞춘 것이 엊그제인데 벌써 모든 능력치를 올렸잖아요. 나중에는 능력치 1도 잘 오르지 않아요."

사람이 계속해서 성장하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큰아버지의 능력치까지 조정한 후 바로 시스템에게 보유권을 사용한다고 했다.

<지금 그거 사용하려고?>

"해야지. 집을 떠나 있을 테니까."

시스템에게 치유버섯과 황금을 팔면서 보유권을 하나씩 받았다.

시스템의 장인이 직접 만든 제품을 하나씩 주기로 했던 것이다.

이것은 최초 보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있었다.

[띠링! 아이템 획득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하겠어."

[강대한 님께서는 세 개의 아이템 획득권을 가지고 계십니다. 어떤 것을 사용하시겠습니까?]

"황금과 치유버섯을 거래할 때 받은 것을 사용할게."

아이템 획득권은 이것 이외에 '일반 아이템 획득권'이 하나 더 있었다.

이것은 최초 보상으로 얻은 것으로 귀속품이기도 했지만 지금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아껴두고 있었다.

나중에 최고 등급의 인벤토리를 획득할 생각이다.

물론 그러기위해서는 그 아래 등급의 인벤토리를 모두 구매해야겠지만 말이다.

[그 두 아이템은 지금 사시는 것보다 이번 일을 다녀오시고 난 이후에 사시는 것이 더 이로울 겁니다.]

<웬일이야? 우리 생각을 다 해주고? 무엇을 얻을지 모르겠지만 그럴듯하기는 하다.>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갖지 못하게 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물건이 나올 테니까. 그냥 지금 받을게."

[띠링! 알겠습니다. 잠시 후 인벤토리로 두 개의 제품이 지급됩니다.]

시스템의 말과 함께 인벤토리로 두 개의 물건이 들어왔다.

그리고 상태창에 있던 두 개의 보유권이 사라졌다.

<뭐가 들어왔어?>

꼬물!

^물약! 방패!^

꼬물이가 먼저 대답했다.

치유버섯은 물약으로 특정되어 있었던 것이고 황금은 뭐가 나올지 몰랐는데 방패란다.

<어? 도뮤가 주는 황금구슬과 모양이 똑같은데 이것이 방패라고?>

꼬물!

^방패! 생명의 위협이 되는 공격을 단 한 번 막아주고 부서져요. 세 번은 막게 해주지. 짠돌이 시스템!^

꼬물이가 황금구슬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꼬물이는 저런 것을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다.

[띠링! '구슬 방패'에 대한 설명은 들은 신 대로입니다. 물약은 '치유 물약'으로 S급입니다.]

[아직 강대한 님은 구매하실 수 없습니다.]

왠지 빚쟁이라는 말 같아서 살짝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S급 물약을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밤이었다.

"좋은 거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거죠. 이건 아버지 드릴게요."

"위험한 곳에 가는 거 아니냐? 네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세 분이 안전해야 제가 마음을 놓을 수 있어요. 큰아버지와 어머니는 각성하셨고 능력치까지 올리고 계시니 안심할 수 있지만 아버지는 아니잖아요."

어머니께서 던전에서 돌아오시면 도끼술을 권할 생각이다.

어머니의 주력 무기는 도끼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사용하셔서 그쪽으로 쭉 발전하셔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힘만 조금 더 늘릴 수 있으면 좋은데 당장은 방법이 없었다.

아버지의 목에 황금 구슬이 걸렸다.

남들이 봤을 때는 포도 알 크기의 평범한 금목걸이이지만 보호 마법이 걸린 것이었다.

어떻게 작용이 되는지 까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말이다.

"차고만 있으면 되는 거야?"

"예. 목숨에 위협이 될 만한 공격에만 반응한대요. 이거 믿고 위험한 곳에 가시면 절대로 안 돼요."

"내가 애도 아니고···."

"혹시라도 다른 사람 주시지 마시고요. 이거 천금으로도 구할 수 없는 거예요."

이 말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성격을 알기 때문에 한 것이었다.

"하하하! 우리 대한이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구나. 하하하!"

큰아버지께서 웃음을 터뜨리셨다.

"형!"

"그런 소리를 들을 만도 하지. 솔직히 대한이가 이런 소리까지 하지 않았으면 하루가 가기 전에 다른 사람 줬을 수도 있잖아."

아버지는 그러고도 남는 분이었다.

던전에 들어가는 가장 어리고 약해보이는 사람의 목에 걸어주셨을 것이다.

아버지는 그런 분이셨다.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니까요."

"그래. 그러지 마. 대한이에게 잔소리는 엄청 하면서 가만 보면 네가 더 걱정이야."

"저 그 정도는 아니에요."

"아니어야지. 네가 바뀌어야 대한이도 편해. 그러니 명심해. 대한이가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마나를 주고도 살 수 없는 물건일 수 있어."

"알았어요. 평생 간직할게요. 대한아. 걱정하지 마라. 평생 목에서 풀지 않으마. 네가 어떤 마음으로 준지 아는데···. 고맙다."

물약은 큰아버지께 드렸다.

"이것도 네 아버지···."

"아버지는 위험한 몬스터는 상대하지 않으실 거잖아요. 그러니 큰아버지께서 보관하세요. 한 번 목숨은 구할 수 있을 거예요."

"제수씨를 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1팀이 우리 월평의 제 1 부대가 되어야 하잖아요. 어머니께는 치유 버섯 몇 개 더 드릴게요."

세 분의 인벤토리에는 치유버섯과 꼬마가 만든 물약이 보관되어 있었다.

이것 이외에 구급약품도 보관되어 있어서 위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둔 상태였다.

드릴 것을 드린 후에는 던전의 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충분히 하고 난 후 회사에서 나왔다.

"주무시고 계세요. 저는 잠깐 화순 던전에 다녀올게요."

"이 밤중에? 혹시 일본에 다녀올 생각인 거야?"

큰아버지의 감이 확실히 좋았다.

"예. 다녀오려고요."

"시간이 제법 걸린다며?"

"던전을 클리어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클리어하지 않으며 그렇지도 않아요."

"조심해."

"예. 다녀올게요."

<두 분도 따라오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

'그냥 우리끼리만 가자. 정말 다녀만 올 거야.'

<집사! 혹시 내가 생각하는 거 맞아? 그거 하러 가는 거야?>

나호가 눈을 빛냈다.

일본의 던전을 개방하러 가는 거냐고 묻는 것이었다.

'너무 좋아하지 마. 우리는 대량 학살자가 되는 거야.'

<무슨 소리야? 이 던전들이 어디에 있었든 그건 마찬가지였어. 솔직히 대변혁의 날에 개방됐으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거야. 우린 엄청난 사람을 구한 거야.>

'그렇기는 하지만 비난은 면할 수 없어.'

<그래서 하지 않을 거야?>

'미쳤어? 분명 미안한 감도 있지만 개방할 거야. 언제까지 묵혀둘 수도 없잖아.'

<그렇지. 너무 오래 묵혀서 좋을 거 없어. 솔직히 도쿄에 가져다둔 던전 중에는 골치는 아프지만 사상자는 많이 내지 않은 던전도 여러 개잖아. 우리의 배려를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나호는 생각보다 단호했다.

전생에 일본 놈들이 어떻게 했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오늘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겠다. 가자.'

심상으로 이야기를 하며 화순 던전으로 향했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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