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56화 (256/350)

256. 이게 뭔 일이여?

정말 이 정도면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시스템은 전령조의 시야를 보여주는 화면이 나타나는 창을 '만화경'이라고 했다.

나쁘지 않은 이름이어서 그 이름으로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걱정되는 것이 있어. 사실 일본의 던전 개방은 의도했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그런데 다른 곳의 던전 개방은 아니거든."

세계적으로 내가 보유하고 있는 던전을 모두 개방했다.

곧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행동이었다.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던전부터 가서 클리어를 하면 되니 문제될 것도 없었다.

그런데 던전을 오픈하고 던전 안에서 흐른 시간은 꼬박 삼 일 하고도 세 시간이었다.

밖의 시간으로는 한 달이 훌쩍 넘은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었다.

피해가 상당할 것이 분명했다.

[띠링! 어차피 개방을 해야 할 던전이었습니다. 아마 던전 개방이 목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짜고짜 시스템이 던전개방이 목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아마 이것은 잠시 바뀐 시스템이 노린 목적을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많은 던전을 틀어쥐고 개방을 하지 않으니 이러 것을 생각해낸 것 같다는 말이었다.

"그래?"

<쟤들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일이기는 하다. 좋은 던전만 쏙쏙 빼가버리니까. 소유권이 우리에게 넘어와서 자기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줄어들었을 거고 말이야.>

[소유권이 넘어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개방이 문제죠. 던전은 개방되라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개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던전들도 빨리 개방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야지.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개방이 먼저야 클리어가 먼저야?"

개방해둔 던전들 때문에 피해가 양산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개방도 중요하다고 하니 묻는 것이었다.

[제 생각에는 개방입니다.]

<그건 네가 시스템이어서 하는 말이잖아. 개방하는 것이 너희 입장에서는 좋으니까. 하지만 지구에 사는 생명체에게는 전혀 다른 문제야.>

나호가 제법 논리적으로 말했다.

[생명을 위해서도 던전은 개방되어야 합니다. 근시안적으로 문제를 바라보시면 안 됩니다.]

전생을 살아보지 않았다면 시스템의 저 말도 곱게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변혁 이후를 20년 이상 살아보았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었다.

재앙은 또 다른 기회가 되었다.

물론 살아남은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일이었지만 위험을 피하면 성장할 수 없었다.

끊임없이 도전해야 했다.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의 수준은 고정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센 놈들이 나오기 때문에 인간도 거기에 맞춰 성장해야 했다.

"알겠어.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할게."

[오늘부터라도 당장 여시는 것이 좋기는 합니다.]

본래 목적에 맞게 두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관리 구역을 1.5킬로미터로 확장하셨는데 이것을 계산하기 편하게 2킬로미터로 해드리겠습니다. 단 월평에 있는 던전에 한정됩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보상은 여기까지입니다. 만족하시죠?]

"만족해. 충분히."

이상한 시스템과 관리 구역을 1.5킬로로 늘려주는 계약을 맺었었다.

그런데 이것이 2킬로미터로 늘어났다.

물론 공짜로 말이야.

앞으로 관리구역이 더 늘어나도 공짜는 유지될 것이었다.

시스템과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천만 마나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마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래서 구백만 마나는 예금을 해두기로 했다.

이자는 월 7500마나밖에 하지 않지만 내가 가지고 있으면 1마나도 늘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뮤! 뮤! 뮤!

^연 1%밖에 주지 않다니. 이율이 너무 박하다. 대출할 때는 어마무시한 이자를 들이대면서 너무한다!^

도뮤가 목소리를 높였다.

숫자에 능한 도뮤는 이런 계산은 누구보다 빨랐다.

[띠링! 현재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최대 이율입니다. 현재는 투자처가 없습니다.]

"충분히 만족해."

전생에는 한 달 내 일해도 7500마나 벌기도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몬스터를 한 마리 잡으면 1, 2마나가 들어오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성장해서 등급이 높아지면 7500마나는 우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워낙 뜯어가는 것이 많아서 나중에 수중에 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것이 모두 미우라 놈과 일본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일본에 우리나라를 들어서 바치듯이 한 매국노 놈들도 빼놓을 수 없지만 말이다.

매국노 놈들을 생각하니 정말 악질적인 매국노 놈들은 처리를 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던전을 개방하고 중요 인물까지 찾은 후에는 저런 놈들 응징하러 다녀야 할 것 같았다.

물론 외국의 던전들도 클리어 해야 하지만 말이다.

[띠링! 이제 정말 모든 보상이 끝났습니다.]

이 말과 함께 더 이상 시스템의 말은 없었다.

꼬물!

^아수라 던전의 워프 게이트 등급 올려달라고 말해 볼걸!^

시스템이 사라지고 나자 꼬물이가 하는 말이었다.

"그런 것도 가능한 거야?"

꼬물!

^가능하지 않을까요? 가능할 것 같은데?^

이건 꼬물이도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업그레이드가 된다면 이 보다 좋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꼬물이 네가 말해봐. 네 말은 잘 들어주잖아.>

꼬물!

^이미 보상 지급이 끝났다고 해서 안 될 것 같아요. 다음 기회를 노려봐야죠.^

"그래. 이번이 끝이 아니니까. 그리고 우리에게는 화순 던전이 있잖아. 우리 마을에 장프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움직이자."

<쉬지 않고 움직이려고?>

"던전에서 계속 쉬었잖아. 월평 황이 던전도 다시 열고 월평 황삼 던전도 열어야지. 마을 사람들과 하나씩 열고 함께 클리어를 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후다닥 처리해야지."

시스템이 저리 재촉을 하는 것을 보니 더 끌어서는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또 어떤 사악한 손길이 다가올지도 모르고 말이다.

바로 방을 나와서 마당으로 내려서니 사랑방에서 큰아버지께서 나오셨다.

"안 주무셨어요?"

"너 오기 전에 잠깐 자서 괜찮다. 왠지 네가 다시 나올 것 같았거든. 던전 갈 거지? 나도 함께 가마."

큰아버지는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나있었다.

내가 나갈 것이라고 확신하신 것 같았다.

<전생에도 이런 감이 좋으시더니 여전하시네.>

"좋아요. 함께 가요."

우리는 바로 황이 던전으로 가서 닫힌 문을 먼저 개방했다.

그리고 안을 조금 살폈다.

던전에 이상은 없었다.

이상이 있는지만 살피고는 바로 황삼 던전으로 이동했다.

"이 던전도 황금이 나와요."

"금광을 세 개나 가지고 있는 것이구나."

"세계적으로 하면 더 많죠."

"태클을 거는 놈들이 있을 거야. 외부에 있는 것은···."

"걱정하실 일은 없을 거예요. 아! 여기까지는 안전구역이에요. 사람이 살아도 되죠."

"저기 입구에서 여기까지 말이냐? 엄청 넓은데? 화순 던전의 안전구역보다 두 배는 넓은 것 같은데?"

"거기도 두 배로 늘렸어요. 2킬로미터에요."

"잘되었······."

큰아버지와 던전에 오니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대변혁이 일어나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늘 이렇게 함께 다녔기 때문이었다.

"다른 던전들도 개방해야 해서 조금 서두를게요."

"그러려무나. 나는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예."

큰아버지께서는 성장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한 분이셨다.

특히 상태창이 나타나고 난 이후에는 더 그랬다.

준비를 하고 기다리신 것도 성장에 대한 바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큰아버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전생에 입은 은혜도 갚아야 하고 말이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소환수들도 전투에 참여시켰다.

"오늘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는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을 모두 보여드릴게요."

"좋지!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는데 말이다."

채챙! 채애앵!

허락이 떨어지자 소환식물들이 꼬물이의 관리하에 검을 들고 대기실 밖으로 나왔다.

물론 뿌리와 줄기, 덩굴손들의 출현이었다.

이제 20미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서 대각선 방향으로 앞쪽으로 배치시켰다.

저 위치에 있어야 서로 전투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대기실이 왼쪽에 있었기 때문에 큰아버지께서는 오른쪽으로 서셨는데 살짝 뒤쪽이었다.

물론 큰아버지 옆으로 몬야크 한 마리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큰아버지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 상태에서 몬스터를 향해서 달려나갔다.

사냥조와 몬야크들도 총동원 되었기 때문에 던전 클리어는 시간 문제였을 뿐이었다.

채앵! 퍽! 푸욱!

"듬직하면서도 살벌하구나."

소환수들의 전투를 보시고 큰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셨다.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던전 도깨비들은 나오지도 않았고 전령조들도 구경만 하고 있으니까요."

큰아버지의 입이 쩍 벌어졌다.

사냥조과 소환식물만으로도 던전이 곧 클리어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마을에서 가장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던전인 것 같은데···."

이곳은 황금이 나오는 던전답게 나타나는 몬스터의 등급이 높았다.

앞으로도 점점 강한 몬스터가 나올 것이 분명했다.

꼬물!

^보스 잡았어요.^

꼬물이가 줄기로 보스를 묶어둔 상태였다.

"몬불곰이네요. 매우 포악한 놈이니까 어디서 보시든 무조건 피하셔야 해요."

"죽은 척은 안 통한다는 거지?"

"어림도 없죠. 죽은 척 하면 저 녀석이 한 입에 털어 넣을 거예요."

"살벌하구나."

"막타를 쳐보세요."

"내가 쳐도 되는 거야?"

"막타의 의미가 크지 않으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아주 없는 것은 아닌데.>

나호가 나만 들을 수 있도록 말했다.

게임에서 생각하듯이 막타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주 없다고도 할 수 없었다.

막타보다는 그간 어느 정도 공헌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지만 막타도 약간의 가산점 정도는 주는 것 같았다.

큰아버지께서 검으로 몬불곰을 처리하셨다.

던전이 클리어 되고 나자 클리어보상으로 마나가 지급되었다.

우리는 반반이를 타고 빠르게 황삼 던전을 나왔다.

그리고 월평에 있는 던전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소환수들이 있기 때문에 들어가기 바쁘게 나오는 식이었다.

아직 몬스터들의 등급이 높지 않기 때문에 더 빨리 정리한 것이었다.

마지막 던전까지 정리하고 밖으로 나오자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월평에 새로운 아침이 밝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겠구나."

"미리 말을 해둔 상태였잖아요."

"그래도 보이지 않으니 반신반의하는 것 같았거든."

그때였다.

마을에서 던전쪽으로 올라오는 사람이 있었다.

네 사람이었다.

<어? 만약고 어르신이다. 저기는 버르장머리 없는 손자 놈이고. 아들, 며느리까지 있네.>

"안녕하세요."

"아이고 젊은 사장 왔는가? 언제 온겨?"

"새벽에 왔습니다."

"워매! 이것이 다 뭔 일이여? 열 개가 있다고 허더니···. 딱 열 개구만! 열 개여!"

어르신이 던전의 수를 헤아리시더니 손뼉을 치시며 좋아하셨다.

<던전을 보고 저리 좋아 하시는 분은 처음 보네.>

나호가 어리둥절해 했다.

'주로 과수 던전만 가시니까 그럴 거야.'

나호에게 심상으로 대답을 해주고는 만약고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상헌 데는 없고? 키가 더 큰 것도 같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잘했구만. 잘혔어. 저기 말이여···."

만약고 어르신이 목소리를 죽여서 살짝 말씀을 하셨다.

조용히 말씀을 나누고 싶으신 것 같았다.

"큰아버지. 어르신과 말씀도 나누고 올게요."

"나는 먼저 내려가 보마. 천천히 내려와."

"예."

큰아버지께서 만약고 어르신의 가족들과 가볍게 목례를 하시고는 마을로 내려가셨다.

"저기 말이여. 과수 던전 말이여."

만약고 어르신께서 자신의 가족을 슬쩍 보셨다.

자신의 가족마저 의식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조금 전 클리어한 '월십' 던전 앞으로 이동했다.

"고마워. 역시 젊은 사장은 눈치가 빨러. 저기 말이여. 과수 던전 나무 돌보라고 헌 거 말이여. 그거 나 생각해서 헌 말이었제."

"당연히 그렇죠."

"아니 그 말이 아니여. 내는 각성을 못혔거든. 젊은 집사도 잘 알제?"

"예. 알고 있습니다. 발현율 0% 잖아요."

"그랴. 그란디 말이여. 이상한 일이 생겨부렀어."

"이상한 일요?"

"그랴!"

만약고 어르신의 눈은 반짝이고 얼굴은 기대감으로 충분한 상태였다.

그간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싶었지만 조심스러워서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무슨 이상한 일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다들 몬스터를 죽여야지만 마나가 들어온다고 허더만. 그라제?"

"그렇습니다. 특별한 계약을 하지 않으면요."

"그란디 나헌테 마나가 들어와! 저 던전에서 일을 허면 말이여. 열심히 허면 허는 만큼. 그란디 이상한 것은 우리 새끼들은 들어오는 것 같지 않어. 이게 뭔 일이여?"

저 사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