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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57화 (257/350)

257. 저 사람

"그래요? 언제부터 그러셨어요?"

"젊은 사장도 몰랐어? 내는 젊은 사장이 알고 나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디."

"저도 다 아는 것은 아니거든요. 던전에서 키운 농작물은 맛도 좋고 영양도 좋아서 비싸게 팔 수 있어요. 그래서 말씀을 드린 것이었어요. 그런데 마나가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 여쭤봐도···."

"뭔 말을 그리 어렵게 허고 그랴? 내가 다른 사람헌테는 말허지 않아도 젊은 사장헌테는 다 할 수 있구만. 내는 젊은 사장 아니었으면 진작에 죽었어. 허는 일에 따라 다른디 내가 혼자 허먼 하루에 3, 4마나는 들어오더만."

<하루에 3, 4마나? 집사! 이거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러게. 나중에야 3, 4마나는 별 것 아니지만 지금은 엄청난 거지.'

"그란디 우리 새끼들을 데불고 가먼 마나가 더 들어와. 아무래도 우리 새끼들 몫이 들어오는 것 같어. 아직 말은 허지 않았어. 젊은 사장헌테 물어보고 말을 혀야 할 것 같아서."

만약고 어르신께서 칭찬을 바라는 것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셨다.

"잘하신 것 같아요. 제가 한 번 알아볼게요."

"잘혔지? 저것들이 아직 사람이 안 되었어. 이번에는 정신을 바짝 차릴 때까정 뭐든 쉽게 주지 않으려고 맘을 묵었구만. 쉽게, 쉽게 줬더니 절로 잘난 줄 알드라고. 썩을!"

자신의 가족을 흘긋 보시며 말씀하시는 만약고 어르신이었다.

꼬물!

^할아버지 귀여워!^

꼬물이가 뿌리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도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나온 것 보니까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요?"

"아직 멀었어. 인자 쪼까 일의 재미를 알아가는 것 같은디 쫌만 풀어주먼 도로아미타불이여. 과수 던전이 워낙 땅이 좋아서 금방 일의 재미를 알아가는 것 같어. 고마운 곳이여."

"앞으로 거기서 사실 수도 있어요."

"참말이여? 몬스터가 넘어오지는 못허기는 허던디."

"집도 지어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만약고 어르신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만약고 어르신의 표정이 밝아졌다.

과수 던전에 산다고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었다.

워낙 환경이 좋은 곳이어서 그러신 것 같았다.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요."

"걱정허지 말드라고. 새벽에 적당히 움직이고 밥을 묵으먼 아침밥이 꿀맛이여. 걱정 붙들어매고 어여 내려가. 바쁘잖어."

"늦지않게 오세요."

"그랴."

만약고 어르신께 인사를 하고 만약고 어르신의 가족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나쳤다.

<이거 신기하기는 하다. 만약고 어르신께서 일하는 것만 들어온다는 것도 이상한데 다른 사람 몫까지? 이거 뭘까?>

"시스템에게 물어보면 되지."

전생에도 던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농작물을 팔아서 마나를 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 자체만으로 마나가 들어온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만약 농작물만 재배해서 마나를 벌 수 있었다면 사람들이 조금은 덜 힘겹게 살았을 것이다.

[띠링! 강대한 님의 던전이고 관리 계약이 맺어져 있기 때문에 주어지는 마나입니다.]

시스템이 묻기도 전에 말을 해주었다.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은 던전은 마나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말이네?"

[그렇습니다. 던전에서 농작물을 재배해서 가지고 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혜택을 받은 것이니까요.]

"관리 계약하고 마나는 무슨 관곈데?"

[농작물을 재배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던전을 가꾸지 않겠습니까? 저희가 할 일을 덜어주니 마나를 지급하는 겁니다.]

"그럼 열심히 농사를 지을수록 더 많은 마나를 주겠네?"

[그렇습니다.]

"만약고 어르신에게만 마나를 지급한 것은 내가 과수 던전의 농사를 맡겨서 그런가?"

[그렇습니다. 온전히 맡겼기 때문에 지급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아무에게도 맡기지 않으면 마나가 내게 들어오겠네?"

[그렇습니다.]

"그럼 맡기고도 내게 마나가 들어오게도 할 수 있나?"

[던전의 소유주가 강대한 님이시니 당연히 그렇습니다. 과수 던전의 마나도 지금부터 강대한 님께 들어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드릴까요?]

"아니 그대로 둬. 만약고 어르신께는 더한 것도 드리고 싶으니까."

<집사! 이거 알리지 않으려고?>

"어!"

<왜? 마을 사람들 일하고 마나 벌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앞으로 마을 운영하려면 은근히 마나 많이 필요해. 알지?"

<알지. 공동자금으로 하려고?>

"엄밀히 말해서 공동자금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내 던전이잖아."

<오올! 집사 무서운데?>

꼬물!

^당연한 거다. 나호 ㅂㅂ!^

"미개방 던전 때 클리어를 한 경우에만 소유권이 넘어온다고 했어. 그러니 던전의 소유권을 가진 사람은 세계적으로 몇 되지 않을 거야."

<시스템에게 인정까지 받은 경우는 들은 적 없어. 그냥 자기 던전이라고 우기면서 들어가지 못하게 한 경우는 여럿 봤지만 말이야.>

"거기다 관리 계약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이건 평생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어. 알려지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고. 안 그래?"

<마나를 전혀 지급하지 않을 것은 아니지?>

"당연하지. 하지만 내가 나눠줄 거야. 그래야 고마운 줄 알지."

<그거 좋겠네. 그래야 통솔하기도 좋고 말이야. 아주 좋은 생각이야.>

"내가 직접 줘도 좋고 세 분 통해서 나누어줘도 좋을 것 같아, 그건 그때 가서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아."

사실 마을운영자금으로 마나가 필요하기는 했다.

나중에 독도가 안정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면 마나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그런데 던전 덕분에 이것도 해결될 것 같았다.

"던전 관리를 공짜로 해주기로 했는데 마나를 받을 수 있다니···. 이거 잘 이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

<마을에 있는 던전만 공짜로 관리해주잖아. 다른 곳은 마나주고 마나 받기가 될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 마나만 나간다고만 생각했는데 일부라도 받는 것이 어디야? 그리고 주는 마나보다 더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시스템 같은 짠돌이가 설마 더 줄까?>

"마나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던전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잖아. 그러니 더 줄 수도 있지. 아니 더 줄 것 같아."

생각지 못한 수확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을로 돌아와 정문 앞으로 이동했다.

마을 밖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장벽 공사를 정말 잘했네. 완전 튼튼해.>

나호가 보수 공사가 끝난 장벽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기존의 장벽은 정문 양쪽만 사람이 올라갈 수 있었다.

장벽 위를 사람이 걸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지만 여러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시간이 촉박했었다.

지난 두 달 사이에 기존에 하고 싶은 것 이상으로 잘 보수되어 있었는데 이제 장벽 위로 마을을 한 바퀴 돌 수도 있었다.

괙! 괙!

멍! 멍!

정문 앞에 도착하자 보비와 뽀뽀가 달려왔다.

뽀뽀도 반가워했지만 보비가 특히 반가워했다.

괙! 괙!

^마을 잘 지키고 있었다.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

"잘했어. 고마워."

괙! 괙!

멍! 멍!

"뽀뽀 너도 수고했고."

멍!

뽀뽀가 내 바짓단을 물더니 끌어당겼다.

그러더니 정문 옆 기둥으로 데리고 갔다.

경비거위들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곳을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멍!

경비거위들이 편하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진 집은 장벽을 따라 쭉 이어져 있었다.

경비 거위의 숫자가 많아서 이렇게 만든 것 같았다.

괙! 괙!

^장벽 위에도 집 있다. 장벽 위에는 집을 가장 잘 지키는 아이들을 배치했다. 그 애들 모르게 아무도 접근할 수 없을 거다.^

"장벽 위에도 이런 식으로 지은 거야?"

괙!

대답을 한 보비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장벽 위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변한 장벽과 장벽 위에 지어진 집을 보여주고 싶은 것 같았다.

보비를 따라 장벽을 오르자 장벽의 폭이 넓어서 아주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혹시라도 떨어지지 않게 양쪽으로 난간이 있었는데 마을 쪽으로는 난간 대신 경비 거위들의 집이 지어져 있었다.

장벽 위에 거위들의 집이 있는 것이 경비를 서는데 최적이라고 판단을 하신 것 같았다.

바깥쪽의 난간은 성인 어깨 높이보다 조금 낮았는데 공격을 받으면 살짝 자세를 낮추는 것만으로 몸을 가릴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바깥쪽 난간에는 구멍이 군데군데 뚫어두어서 공격하기 쉽도록 해둔 상태였다.

이런 것은 인간을 대비한 것이었다.

아직은 그런 일이 없지만 앞으로는 심심치 않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장벽 중간 중간에는 쉼터도 있었다.

"생각했던 것 이상이야."

괙!

^다들 열심히 했다. 우리도 벽돌 옮겼다.^

"고생했어."

괙!

^우리 집 짓는 일이니 당연히 도와야 한다. 덕분에 최고의 집을 가지게 되었다.^

보비의 표정이 매우 밝았다.

재미있는 것은 나에게 설명을 하면서 경비거위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친다는 것이었다.

한 마리 한 마리 살뜰히 챙기는 것이었다.

보비와 함께 장벽을 한 바퀴 돌았다.

마을의 면적이 상당하기 때문에 장벽의 길이도 생각보다 길었다.

이 장벽은 일정 구간은 던전의 뒤쪽으로도 이어져 있었다.

완전히 마을을 한 바퀴 도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을을 거의 한 바퀴 돌았을 때였다.

꾸!

꾸루가 급한 연락을 해왔다.

이제 만화경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꾸루와의 연락은 기존의 방식이 더 편리했다.

누군가가 마을로 접근한다는 것이었다.

한두 사람이 접근을 했으면 꾸루가 이런 반응을 보일 리 없었다.

"누군지 확인했어?"

꾸!

^이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정부에서 나왔다고 말을 하는데 아닌 것 같다고 하네요. 식량을 핑계로 접근한다는 보고예요.^

<우리가 던전을 너무 개방하지 않았나봐. 벌써 인간을 공격하려는 것을 보니 말이야.>

"그런 것 같네."

전생에 이 시기에는 자잘한 약탈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전투는 없었다.

그런 역량도 부족했고···.

그런데 이번 생은 전생에 비해 피해가 현격이 줄어들었다.

그러니 누구든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진 사람의 것을 약탈하고 싶고 말이다.

다가오고 있는 사람의 수는 백여 명!

문제는 중화기까지 보유한 상태라는 점이었다.

때에에엥! 때에에엥! 때에에엥!

장벽 위에 설치된 종을 쳤다.

위기상황을 알리는 종이었다.

"쪼롱아! 저 사람들 접근할 수 없도록 방해해. 총 조심하고."

쫑!

<저런 것을 어디서 났을까?>

"지금 당장은 그것이 중요한 것 같지 않아. 나가자."

<바로?>

"어!"

권총이나 K1만 들고 있어도 위험한데 저 놈들은 중화기까지 들고 있었다.

마을로 접근하게 둬서 좋을 일이 없었다.

장벽을 내려서는데 큰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한아! 무슨 일이냐?"

"무기를 든 사람들이 접근 중이에요."

큰아버지와는 팀으로 묶여 있어서 떨어져 있어도 대화가 가능했다.

물론 더 멀리 떨어지면 대화가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무기? 무슨 무기?"

무기를 든 사람들이 접근한다고 하는데도 큰아버지께서는 의외로 담담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처럼···.

"중화기까지 든 사람들이 백여 명 접근 중이라고 하는데요?"

"아! 그럼 괜찮을 거다. 정부관계자들일 거야. 그 사람들이 꼭 그렇게 오거든. 이동 중에 몬스터를 만날 수도 있으니까."

큰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지만 직접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장벽에서 뛰어 내려 앞으로 달려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쪼롱이의 연락이 먼저 왔다.

쫑!

^아는 얼굴이에요. 몇 번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가만 보니 쪼롱이와 사냥조가 접근하자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는 것이 보였다.

<집사 정말 아는 사람인 것 같아.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

사람들이 멈추는 것을 보고 나호도 안심을 했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일이 있었다.

처음 꾸루가 다가오는 사람을 비췄을 때 왠지 낯이 익은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나호는 보지 못한 것 같지만 말이다.

뭔가 찜찜했다.

<집사! 뭔가 이상한 거야?>

"이상한 것은 없는데···. 아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아."

<좋은 사람은 아닌 모양이네? 어? 저, 저 사람 아니야?>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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