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70화 (270/350)

270. 놀라운 제안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마나다.

마나만 있으면 어느 정도 능력치를 올릴 수 있었다.

능력치를 전혀 올리지 않으면 신체가 가지고 있는 그 이상의 능력을 끌어낼 수 없다.

그래서 마나를 주고 각각의 능력치를 개방하고 능력치를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마나만 있다고 해서 무한정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무한정으로 능력치가 올라간다면 대변혁 이후의 세상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능력치는 일정부분까지는 마나만 가지면 올릴 수 있지만 그 이상 올리려고 하면 꾸준한 활동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체되고 그 정체가 오래되면 더 이상 능력치 상승이 어려웠다.

능력치가 잘 오르지 않을 때 헌터들은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약이었다.

능력치 중에 특히 올리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근력이었다.

별 필요가 없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중요성이 두드러진 것이 근력이었다.

강한 몬스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능력치이기도 했다.

도끼를 사용하는 어머니의 근력 능력치를 조금이라도 빨리 올리기 위해 바위 골렘의 심장으로 약을 지어드릴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생각지도 못한 버섯을 발견해서 물은 것이었다.

꼬물!

^으음! 꼬마가 괜찮은 생각이래요. 앞으로는 더 좋은 것을 발견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는 최적의 조합이라고 하네요.^

"그래? 그럼 만들어줄 수 있어?"

꼬물!

^좋아요. 심장 두 개 다 써요?^

"아니. 우선은 하나만! 나중에 더 좋은 약재가 나올 수 있으니까 하나는 남겨둬야지."

꼬물!

^알겠어요. 제가 가지고 갈까요?^

"뭐? 뭘 가지고 간다는 거야?"

인벤토리에 있는 것을 꼬물이가 가지고 간다고 하니 깜짝 놀라서 하는 말이었다.

인벤토리에는 살아있는 것이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런데 인벤토리에 담긴 것을 꺼낸다는 말을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꼬물이었다.

꼬물!

^바위 골렘 심장! 인벤토리에 있으니까 가지고 간다고 한 건데···?^

<집사! 던전 덩굴들은 너무도 가볍게 상식을 넘어서는 것 같아. 집사의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을 마치 대기실 안의 물건 옮기는 것처럼 말하고 있어.>

전생을 함께 살다시피 한 나호도 깜짝 놀랐는지 눈이 왕방울만 해졌다.

꼬물!

^이렇게 꺼내면 되는데? 이게 이상해요?^

꼬물이가 인벤토리에 담긴 단검을 하나 꺼내 보였다.

<이상만 해? 이해할 수 없어.>

꼬물!

^왜 이상해? 넣을 수 있으니 꺼낼 수도 있는 거지.^

소환수들은 내 인벤토리에 물건을 넣을 수 있었다.

물론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니고 내가 물건을 넣고 있을 때, 즉 인벤토리를 열어둔 것이나 마찬가지일 때 가능했다.

하지만 물건을 꺼낼 수는 없었다.

내가 허락한다고 해도 내 인벤토리에 있는 물건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었다.

그것은 상식이었고 대변혁 이후의 세상을 나타내는 가장 큰 지표 같은 것이었다.

불가침이 확실히 보장되는 것이었는데···.

"아! 던전 덩굴이어서 그러나? 절대 침범할 수 없는 곳이 인벤토리이지만 유일하게 침범할 수 있는 존재가 있잖아. 던전 덩굴! 물론 던전에 입장할 때만 가능한 일이지만."

<정말! 그래서 그런가?>

꼬물!

^그런 것 같아요. 우리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너 그런 말 한 적 없잖아? 언제부터 가능했어?>

꼬물!

^글쎄? 언제부터 가능했지? 생각해본 적 없어. 대변혁 전에도 시도해봤으면 됐을 것도 같은데···. 잘 모르겠어.^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지금 가능하다는 것이 중요하지. 내 인벤토리에 있는 거 무엇이든 필요한 거 가져다 써. 꺼낼 수 있으면 내가 열지 않을 때도 넣을 수도 있지?"

꼬물!

^가능해요.^

"잘 됐네. 한 번씩 정리 좀 해줘."

꼬물!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꼬물이가 야무지게 대답했다.

B급 인벤토리까지 가지고 있지만 인벤토리는 늘 좁게 느껴졌다.

모양도 고정이 되어 있어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물건을 포개 넣다보면 잘 보이지 않아서 뭐가 들어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꼬물이가 정리를 해준다면 언제든 꼬물이에게 묻는 것만으로도 뭐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집사! 이거 정말 상큼하다. 이건 알싸하고.>

소환수들이 버섯을 먹는 것을 지켜만 보던 나호가 실체를 갖더니 버섯을 먹고는 하는 말이었다.

꼬물!

^'도깨비 꽃 버섯'에는 비타민도 많다. 많이 먹어. 다음에는 유산균이 많이 함유된 버섯도 생각해 보겠다.^

유산균이라는 말에 나호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꼬물!

^놀리려고 하는 거 아니다. 염려스러워서 그렇다. 병을 앓아본 적이 있기 때문에 남 일 갖지 않아서 하는 소리다.^

장난스럽게 흔들리는 뿌리를 보면 반쯤은 장난인 것 같지만 그래도 늘 나호의 건강을 염려해주는 꼬물이었다.

"도깨비 꽃 버섯? 그 이름 참 좋다. 여기 꽃대는 '도깨비 꽃대 버섯', 뿌리는 '도깨비 뿌리 버섯'이라고 하면 구분하기도 쉽겠어."

<효과가 다르니 부위별로 그렇게 구분해서 부르는 것도 좋겠다. 뿌리도 이렇게 색깔이 다양한 거야?>

꽃대는 모두 녹색이었다

꼬물!

^나와 봐야 정확한 것은 알 것 같아요. 그런데 뿌리는 먹으면 포만감을 줘요. 고구마나 감자처럼요.^

<고구마나 감자라면 이왕이면 호박 고구마 맛이면 좋겠다.>

꼬물!

^도깨비 뿌리 버섯은 생으로도 먹을 수 있어요.^

<고구마나 감자도 생으로 먹을 수 있어.>

꼬물!

^일반적으로는 삶아 먹잖아. 그래야 더 맛있고. 그래서 하는 소리지. 식감도 아주 좋을 거야. 기대해도 좋아.^

무엇이든 잘 먹는 쪼롱이가 군침을 삼켰다.

"뿌리는 언제 쯤 올라올 것 같아?"

꼬물!

^정확하게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막 그 말을 했을 때 시스템의 음성이 들렸다.

[띠링! 새롭게 등장한 '도깨비 버섯'도 거래하시겠습니까? 거래하신다면 가격은···.]

"잠깐! 이 버섯은 거래할 생각 없어. 능력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버섯인데 팔겠어? 다 우리 먹어야지."

[조금만이라도 파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팔 생각 없어. 이런 걸 판다면 바보지. 안 그래?"

[이 많은 것을 다 드시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저희와 거래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치유 버섯과 황금은 생산량의 30%를 팔기로 계약이 되어 있다.

그때는 마나를 벌 수 있는 곳이 너무 없어서 계약을 했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정말 팔 생각 없어. 아무리 이야기해도 팔지 않을 거야. 그러니···."

[띠링!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저희가 약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생산량의 20%만 저희에게 파시면 무료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20%를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파는데 약을 만들어준다고? 집사! 시스템 말대로라면 괜찮은 제안 같은데?>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놀라운 제안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시스템처럼 약을 잘 만드는 존재는 없다.

많은 마나를 지불해야 했지만 약은 확실했다.

그건 확실하지만···.

"너희가 약을 잘 만든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마냥 끌리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만약 너희가 꼬마에게 약을 만드는 방법 등을 지도해준다면 생각해볼게."

꼬마도 각성을 하면서 조제(調劑)(F)스킬을 얻었다.

그래서 약을 잘 만들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했다.

시스템에게 지속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었다.

"꼬마를 공짜로 가르쳐달라는 것도 아니야. 생산량의 10%는 공짜로 줄게. 꼬마 교육비로."

[띠링! 10%는 교육비, 10%는 거래. 맞습니까?]

"맞아."

대답을 하면서 꼬물이를 쳐다보았다.

꼬물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아주 만족스런 미소를 그려 보이면서 말이다.

[이건 제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잠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기다려야지."

꼬물!

^괜찮은 생각 같아요. 꼬마도 기대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좌충우돌하며 혼자 익혀야 했으니까요.^

뮤! 뮤! 뮤!

^스승이 없다는 것은 슬픈 거다. 하지만 나쁜 스승은 없느니만 못하다.^

스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스템이 돌아왔다.

[좋습니다. 하루 종일 가르쳐줄 수는 없고 하루 한 시간씩, 주 5일, 세 달 가르쳐줄 수 있다고 합니다.]

"어때?"

꼬마의 의견을 물었다.

꼬물!

^여섯 달이면 더 좋겠다고 하네요. 세 달은 너무 짧을 것 같다고···.^

"그렇다는데?"

[최대가 세 달이었습니다.]

"교육비로 10%를 영구적으로 공짜로 가져가는데 겨우 세 달이야? 너무 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저희 장인들의 몸값은 무척 비쌉니다. 이것보다 더 한 것을 준다고 해도 가르침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강대한 님의 소환수이기 때문에 특별히 가르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내 소환수가 아니라 던전 식물이어서 가르침을 내리겠다는 거 아니야? 이왕 인심 쓰는 거 확실히 쓰는 것이 어때? 그럼 소환식물들도 고맙게 생각할 텐데."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다시 시스템이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나타난 시스템은 꼬마를 6개월간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어중이떠중이가 가르치면 안 돼. 알지?"

[교육에 관한 것도 확실하게 계약 내용에 삽입하겠습니다. 대신 이 버섯의 생산도 최소 3년은 보장해주십시오.]

확실히 시스템은 철저했다.

꼬물!

^그런 것은 걱정하지 마! 3년이 아니라 30년도 이 버섯은 이곳에서 자랄 테니까. 아니 점점 군락지를 넓혀갈 거야. 너희 완전 땡잡은 거라고!^

[띠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맨입으로?>

[도깨비 버섯으로 만드는 특별한 약 하나를 지급해드리겠습니다.]

이것으로 도깨비 버섯에 관한 계약을 하나 체결했다.

총 생산량의 10%는 꼬마의 교육비로 그냥 지급하고, 대신 6개월간 꼬마를 성심성의껏 가르쳐주기로 했다.

10%는 우리에게 마나를 주고 사가기로 했고, 나머지는 약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물론 우리가 생으로 먹는 것을 제외하고 말이다.

<바위골렘 심장도 약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해야 하나?>

"만들어주지 않을 것 같은데? 만들어줄 생각이 있었으면 진작 말을 했을 거야."

<하긴! 시스템은 이유 없는 호의를 베풀지 않지. 그래도 도깨비 마을에 와서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

"감사한 일이지. 이제 슬슬 나갈까?"

<벌써? 꼬물이 던전에서 조금만 더 있다 나가자.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곳인데 서두를 필요 없잖아.>

"그렇기는 하지."

다들 꼬물이의 던전에서 쉬고 갈 것을 요구해서 꼬물이 던전에서 충분한 시간을 쉬었다.

몬야크들까지 나와서 함께 어우러져서 시간을 보냈다.

평화로우면서 나른한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만 계속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언제까지도 시간에서 벗어나 있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꼬물이의 던전을 퇴장했다.

그리고 도깨비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새끼 던전 도깨비들과 헤어지는 것은 너무도 힘겨웠다.

귀여운 애교쟁이들을 떼어 놓는 것은 최강 헌터가 와도 어려울 것 같았다.

<새끼들도 대기실에 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뮤! 뮤! 뮤!

^새끼들은 안 된다. 새끼는 보호받아야 한다. 인간의 아이처럼.^

"성체가 되는 데는 얼마나 걸려?"

뮤! 뮤! 뮤!

^집사가 강해지면 빠르게 성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느리게 성장한다. 참고로 우리의 성장은 매우 더디다. 대신 오래 산다.^

도깨비 마을을 나와서 시간을 확인하니 역시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는 빠르게 산을 올랐다.

"시간이 걸릴 줄 알았더니···. 혹시 볼일 보고 온 거니?"

"아니에요. 어서 가요."

반반이를 불러내서 탑승했다.

그리고 다시 던전으로 들어갔다.

워프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어? 워프게이트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나요?"

"클리어 할 때 던전 환경이 바뀔 때도 있다고 했잖아. 그러니 우리가 나가고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지."

워프 게이트를 왼 편에 배치했다.

화순 던전과 같은 위치에 배치했다.

한국에 있는 중요 워프 게이트가 있는 던전은 거의 내 소유다.

다.

물론 개방된 던전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래서 배치도 일부러 비슷한 곳에 해둔 것이었다.

우리 팀원에게는 보이지만 워프 게이트는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워프 게이트에 올라섰다.

그리고 새로운 곳으로 출발했다.

숨겨진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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