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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305화 (305/350)

305. 다 빼앗을 수 있는 곳

전생에 미우라가 흐엉을 가지고 있었을 때도 자아를 가지고 있었을까?

아니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해도 끊어지지 않는 쇠사슬에 묶여 있었지만 자아를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자아는 주인만 느낀다고 하지만 물건이상의 느낌을 느끼지 못했다.

자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지하감옥에서 사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 나처럼 흡수하지도 못했던 것 같고···.

"너 혹시 주인이 강해지면 같이 강해지니?"

흐흐!

꼬물!

^제 소리를 듣는 것이 신통방통하다네요.^

<뭐지? 이렇게 잘 들리는데···?>

"나에게 소환 권능이 있어서 그러나? 소환수는 아니지만 비슷한 원리로 작동할 수도 있잖아."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손바닥에서 쇠사슬이 살짝 밀고 나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헐! 집사! 저것 봐 나왔어. 움직여. 몸에서 기생충이 기어 나오는 것 같아. 징그러워.>

1센티미터쯤 기어 나와 있던 녀석이 눈치를 보더니 쑤욱 밀려나왔다.

그러더니 8, 9센티미터 정도 나오더니 멈추었다.

그 상태에서 이리저리 움직여보는 흐엉이었다.

손바닥에서 움직이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연습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꼬물!

^손가락 같아요.^

<정말? 마치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보여.>

흐흐!

손가락처럼 보인다는 것이 기분이 좋은지 흐엉이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그 순간이었다.

[띠링! 축하합니다. 까꿍 던전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이 던전은 1회성 던전으로 5분 후 소멸합니다.]

[띠링! 축하합니다. 자아를 가진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근력 능력치가 개방됩니다. 근력의 초기 능력치는 10입니다. 능력치 10에 대한 마나를 투자하셔야······.]

따로 마나 투자 없이 초기 능력치 10이 그대로 지급되었다.

"너를 얻는 것도 대단한데 널 얻었다고 근력능력치까지 개방되었어."

<그러게. 이 녀석 은근 대단하다. 복덩이야. 쇠복댕이!>

흐흐!

나호가 칭찬을 했더니 꿈틀거리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반응이 빨라서 은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시간 내로 퇴장을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던전이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는 싱크홀 안에 있었다.

그런데 그때 달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클리어를 하셨나봐? 보상은 뭘 얻으셨을까?"

미우라의 목소리였다.

미우라는 지금 등 뒤쪽 싱크홀 위에 있었다.

<죽고 싶나? 저놈 집사가 자신을 죽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아는 거 아닐까?>

시스템과 특별한 뭔가가 있다면 그럴 수도 있었다.

목에 끼우고 있던 워머를 눈 밑까지 올렸다.

놈에게 얼굴을 드러낼까 하다가 그러지 않기로 했다.

월평에 관심이 많던 놈이었다.

한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놈에게 자극을 줄 수 있었다.

아직은 워프 게이트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어디! 안 들려? 보상은 두둑했냐고?"

꼬물!

^팔이 절반 정도 생긴 것 같아요.^

꼬물이의 말대로 힘없이 팔랑거리던 옷이 팔꿈치부근까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 목숨을 나눈 사인데···. 다른 것도 나누는 것이 어때?"

놈이 슬슬 도를 넘고 있었다.

"오빠! 이번엔 내 차례야. 내가 차지할 거야. 거대한 몬스터를 부린다니···. 너무 멋지잖아."

미우라의 편을 유난히 들던 여자가 웃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집사! 쟤들 지금 뭐 하는 거지?>

"죽고 싶나보네."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절대로 살려둘 수 없었다.

싱크홀 주위로 에워싸듯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구해주었던 사람들뿐만이 아니었다.

총 50여명의 사람이 싱크홀을 감쌌다.

독 안에 든 쥐라고 생각하는지 다들 자신만만한 모습들이었다.

"몬스터를 부린다고 했는데···."

"에이. 뭘 걱정해? 우리는 미우라가 있잖아. 미우라에게 잘 보여야해. 그래야 능력을 얻을 수 있어."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뭐 하자는 거지?"

미우라를 보며 물었다.

"뭐하기는···. 지금부터 재미있는 놀이를 시작할 거야. 우리 패밀리와 함께."

"오빠! 나 너무 기대돼. 분명 소환 같은 능력이 있을 거야. 그것은 꼭 나를 줘야해. 알았지?"

여자가 미우라에게 안기며 애교를 부렸다.

"소환 능력이 있으면 널 줄게. 넌 욕심도 많아. 지난번에 근력 그만큼 먹었으면서···."

"오빠는! 좋은 것은 먹어도, 먹어도 자꾸 먹고 싶은 거야. 다들 봐. 눈 돌아갔잖아."

<뭐야? 미우라 저놈! 스킬이나 능력치를 빼앗을 수 있나?>

"그런 모양이네. 이거 정말 재미있어지네."

"어이! 너!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소환수도 부리지? 내 눈은 속일 수 없어. 그것이 무엇이 됐든···. 으흐흐!"

흐엉이 웃는 것과 똑같은 웃음을 흘리는 미우라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흐엉이 깜짝 놀라며 미우라 쪽으로 쇠사슬의 끝을 향했다.

"글쎄다! 내가 부릴 것 같냐? 안 부릴 것 같냐? 그나저나 형님 집에 가게 길이나 비켜라. 후회하지 말고."

"오빠! 저놈 말하는 것 좀 봐! 덩치 큰 몬스터 몇 마리 부린다고 겁을 상실했어. 우리가 여기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으면 아무리 큰 몬스터라도 올라올 수 없을 텐데 말이야."

일반적인 헌터라면 여자의 말이 맞았다.

소환수는 소환사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 없었다.

그러니 싱크홀 안에 있을 때 나를 잡겠다는 것은 아주 좋은 작전이었다.

"이 형님이 좀 바쁜데. 너희들하고 장난할 시간이 없어!"

"저런! '빅파' 저놈 공격해도 되죠?"

"죽이면 능력을 빼앗을 수 없어. 소환수도 빼앗아야 하니까 죽이지는 마."

"알겠어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왜 바로 놈들을 잡지 않는지 이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놈의 상태창에 물음표로 나타난 것들 중 하나가 강탈과 관계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강탈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고 싶었다.

모든 것을 강탈해서 자신이 가질 수 있다면 패밀리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다닐 사람이 미우라는 절대로 아니었다.

퍼어엉! 퍼엉!

"으하하하! 으하하하! 저놈 봤어? 살려고 피하는 거? 거대한 몬스터를 타고 폼은 다 잡더니 하하하!"

구해줬던 열세 명 중 한 명이었다.

화염마법을 쓰는지 제법 큰 불덩이를 날렸다.

대변혁이 일어난 지 3개월인 것을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크기의 불이었다.

<제법이네.>

나호가 불덩이를 보고 순수하게 감탄했다.

'능력을 강탈할 수 있으면 왜 천기재를 영입하려고 했을까? 그냥 천기재의···. 잠깐! 타고 난 것은 빼앗을 수 없구나.'

사실 능력치나 스킬을 빼앗는 것도 놀라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에도 한계가 있는 모양이었다.

타고난 천재성까지 빼앗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천기재를 영입하려고 애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꼬물!

^확인했어요.^

'스킬인 거야?'

꼬물!

^확실한 것은 아닌데 던전 클리어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았어요. 함께 던전을 클리어한 사람의 능력만 빼앗을 수 있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클리어 할 때마다 빼앗을 수 있는 권리를 하나씩 얻는다든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펑! 퍼엉! 펑!

연거푸 불덩어리를 던진 남자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나는 여기까지야."

그러면서 남자가 미우라를 쳐다보았다.

마치 무언가를 바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빅파!"

<저놈은 이번 생에서도 '빅파'라는 호칭을 선택한 모양이네.>

미우라는 전생에도 그의 패밀리에게서 빅파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빅파더!

무엇이든 포용하는 품이 너른 아버지라는 뜻으로 그런 호칭을 붙여주었단다.

왜그리 따르고 빅파라 부르며 섬기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저런 것이 있다면 이해가 되었다.

미우라의 패밀리에 들어간 사람이 다시는 나오지 않았던 것도 이해가 되었다.

'지금 천기재는 어디에 있어?'

꾸루가 천기재가 있는 곳을 띄웠다.

미우라의 장례식장 건물 중 한 곳에 천기재가 있었다.

그런데 천기재는 묶인 채였다.

맞았는지 얼굴도 엉망이었다.

<능력을 강탈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호가 만화경을 함께 보며 말했다.

꾸!

그때 미우라의 바로 뒤에 있던 꾸루가 자신이 본 것을 보내왔다

미우라가 남자에게 건넨 것은 명함 크기의 종이 한 장이었다.

그런데 거기에는 '100마나 강탈 가능'이라고 적혀있었다.

<집사! 저런 거 본 적 없지?>

'없어. 저런 것으로 강탈을 하나?'

만약 저런 종이를 통해 강탈을 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불덩어리 열 방도 쏘지 못해서 쓰러지는 거야? 나를 잡겠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실망이군."

슬슬 도발을 했다.

당연히 미우라는 내가 무엇을 노리고 이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남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놈답게 이런 말을 하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놈들은 아니었다.

"빅파! 저놈 겁을 상실했습니다. 한 방에 끝내버리죠."

"안 돼! 인벤토리에도 좋은 것들이 있을 거야. 다 빼앗아야지!"

이 말을 한 것은 미우라가 아니었다.

미우라 옆에 딱 달라붙은 여자였다.

퉁! 퉁! 퉁!

피우웅! 피우웅!

여자가 말렸지만 화를 참지 못한 패밀리들이 화살을 쏘고 단검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이나 단검은 가까이 지척에도 닿지 못했다.

"그렇게 힘이 약해서 뭘 할 수는 있겠어? 화살을 쏘려면 근력을 더 키워야겠군."

"뭐?"

도발을 하자 화살을 쏘았던 여자가 싱크홀로 달려 내려오려고 했다.

그러자 주변의 패밀리들이 여자를 말렸다

"놈은 인벤토리뿐만이 아니라 소환수를 넣어두는 곳도 있다. 살려서 잡으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거야. 나에게 강탈권은 넉넉하니 침착해라!"

미우라가 그렇게 말을 하며 명함 종이 같은 것을 여러 개 꺼내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꾸루가 정보를 보내왔다.

미우라 바로 뒤에서 놈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스킬 한 개 강탈권(기한 23시간 남음)'

'권능 한 개 강탈권(기한 49시간 남음)'

'1000마나 강탈권(기한 84시간 남음)'

'체력 능력치 강탈권(기한 98시간 남음)'

놈이 펼친 종이에는 이런 것들이 적혀 있었다.

놈은 내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리고 미우라 놈이 이것을 보인 순간 이제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었다.

'꼬물아!'

꼬물!

^걱정하지 마!^

뮤! 뮤! 뮤!

^나도 돕는다! 나도 묶는다!^

던전 도깨비 도뮤는 영리했다.

어떤 방식으로 이들을 제압하려고 하는지 눈치를 챘는지 도깨비들을 데리고 대기실을 출발했다.

그리고 그 순간 꼬물이도 대기실을 나와서 바닥으로 뿌리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내 몸도 달려 나아갔다.

총알이 쏘아진 듯 튕겨나간 몸은 순식간에 싱크홀을 벗어났고 그대로 미우라의 목덜미를 잡았다.

너무 빨리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미우라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다.

미우라의 놀란 눈이 완전히 떠지기도 전에 벌써 목이 잡혀 버린 것이었다.

"커억!"

<눈 튀어 나오것다! 너는 뒤졌어!>

나호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앞발을 휘둘렀다.

영체상태의 발이었지만 미우라의 머리통에 닿기 직전 실체를 가졌다.

퍼어어어억!

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잡혀 있었기 때문에 더 강하게 맞은 미우라였다.

<그래! 여기 있다! 보이지 않는 소환수! 어떠냐? 맛이? 이제 만족스러워?>

"커어어억!"

목이 잡혀있어서 제대로 소리도 지르지 못하는 미우라를 도깨비들이 나와서 묶어버렸다.

미우라의 눈이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갔다.

주위에 동료들이 거의 동시에 묶여버린 것을 믿기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강탈을 하겠다고? 강탈권을 꺼내지 못하면 빼앗지 못하지?"

"그, 그걸 어떻게? 호, 혹시 너, 너도···?"

목을 약간 풀었더니 놈이 한 말이었다.

"나도 뭘? 계속 말해. 나도 뭘?"

"아, 아되에···."

놈이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하더니 상태창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상태창에 무엇이 나올지 모를 일이었다.

놈이 상태창을 볼 틈을 줘서는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놈의 뺨을 후려쳤다.

"윽!"

"어딜 보는 거야? 상태창? 지금부터 상태창 볼 때 마다 세 대씩이야!"

퍽! 퍽! 퍼억!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꼬물이의 뿌리가 놈을 가격했다.

놈이 상태창을 본 모양이었다.

꼬물!

^놈이 봤어요. 눈 돌아가는 것이 확실했어요.^

"잘했어. 다들 묶었지? 가자."

<집사! 어디로 가는데?>

"다 빼앗을 수 있는 곳으로···."

<그게 어딘데?>

재미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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