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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331화 (331/350)

331. 언제부터 미션을 받았지?

아귀장에게 들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미우라는 분명 시스템과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밤마다 그렇게 중얼거릴 리가 없었다.

'저놈 고문 좀 해볼까?'

<고문?>

나호가 막 이런 반응을 보였을 때 흐엉이 재빨리 치고 들어왔다.

흐흐흐!

^고문 잘할 수 있어요. 아까 그놈은 특히 맛이 좋았어요. 제게 맡겨주세요.^

흐엉이 유난히 공손하게 말했다.

그만큼 미우라를 고문하고 싶은 것이었다.

나호가 묘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고문을 하더라도 지금은 안 돼. 보는 눈이 너무 많기도 하고···.'

"대표님! 주무시고 가실 겁니까?"

아귀장이 꺼내 둔 컨테이너를 보며 말했다.

"아귀장에게 선물한 집인데 내가 먼저 잘 수는 없지. 살아보고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해. 웬만한 것은 넣어줄 테니."

"원하시는 것은 주신다고요?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

아귀장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말을 듣기를 원하며 하는 소리였다.

"수수와 감자야."

"오오! 감자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농사지을 것부터 빼놓고 먹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것은 아귀장 알아서 하고···. 새끼 문어 두 마리 더 붙여줄 거야."

"제게요?"

그렇게 말한 아귀장의 시선이 내 가슴으로 향했다.

가슴에 브로치처럼 붙어있는 새끼 문어를 보는 것이었다.

"네가 부릴 수는 없어."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의 말만 듣는다는 것을요."

사실 똑이의 말을 듣는 것이지만 그 사실을 말해줄 필요는 없었다.

"기존의 한 마리까지 총 세 마리면 네 안전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될 거야. 그런데도 네가 네 자리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무능한 거겠지. 그렇다면 내가 널 고집할 필요도 없고···."

"무슨 말씀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잘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농사도 열심히 짓고···. 그런데 톱이나 도끼를 좀 주시면···. 도구가 없으니 집을 짓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아귀장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이곳은 물이 없는 바다 속 같았다.

그래서 나무가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그 중에는 집을 짓는 재료로 쓸 만한 것도 있었다.

물론 나무로 보이는 대부분은 산호였다.

"죽은 나무로 보이는 것들이 사실 나무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

"알다마다요. 산호초라는 것은 압니다. 그래서 더 도구가 필요합니다. 석회처럼 단단해서 도구가 없이는 베어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솔직히 도구가 있어도 베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산호로 지은 집이라···. 정말 비싼 집에서 살게 되겠네. 다 죄수들인데···.>

"도구가 있는 것은 좋지만 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무기가 되어서 네게 돌아올 수도 있어."

"그게 살짝 걱정이었는데 컨테이너를 주셨으니 이제 걱정 없습니다."

"좋아. 세 개씩이면 되겠어?"

"세 개씩이면 충분합니다. 호미도 몇 개만 주시면 좋겠습니다. 의외로 호미가 유용하더라고요."

아귀장이 눈치를 보면서도 제법 힘이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호미는 좀 넉넉하게 주지."

말을 하면서 도끼와 톱, 망치, 호미 등을 꺼내놓았다.

농기구를 보는 죄수들의 눈이 반짝였다.

그동안 변변한 농기구 없이 농사를 짓느라 고생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수수와 감자도 넉넉하게 꺼내놓았다.

농사는 물론이고 한동안의 식량이 될 것이었다.

이것을 보고 오늘 데리고 온 영국 놈들이 군침을 흘렸다.

<홀트 저놈 다루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알아서하겠지. 새끼 문어를 세 마리나 붙여주었는데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정말 무능한 거겠지. 언어 스킬까지 있잖아.'

<언어 스킬이 있었지? 그 정도면 충분하겠다.>

"대표님! 바로 가실 거죠?"

"가야지."

"그럼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특별히 준비해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아귀장이 후다닥 달려갔다.

<여기 뭘 줄게 있다는 거야?>

나호가 막 그 말을 했을 때였다.

아귀장이 멀어지자 미우라를 유난히 챙기던 여자가 다가왔다.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더 다가오지 말라는 손짓을 했다.

하지만 여자는 손짓을 보지 못한 것처럼 거리를 좁히려고 했다.

그 순간 꼬물이의 뿌리가 나와 여자의 얼굴 앞에서 살랑거렸다.

그제야 걸음을 멈춘 여자가 은근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미인계를 쓰고 싶은 모양이었다.

"대표님! 아귀장은 꼭 저놈이어야 해요? 제가 더 잘할 자신이 있는데···. 제게 맡겨주시면···."

애교가 철철 넘치는 말투로 말하는 여자였다.

너무 어이없는 말이어서 가만히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저놈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소리 지르는 것밖에는 없어요. 지도력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죠. 하지만제게 아귀장을 허락하시면······."

뮤! 뮤! 뮤!

^어딜 가나 저런 것들 꼭 있다. 아주 싫은 족속들이다.^

도뮤가 질색이라는 표정으로 여자를 보았다.

여자는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고 있었다.

"네게 맡긴다고 달라질 것이 있을까? 내 생각에는 없을 것 같은데?"

"제가 이곳을 맡는다면 지금과는 확연하게 다른 던전을 만들어 보일게요. 기대해도 좋아요."

꼬물!

^왜 말을 하면서 몸은 저렇게 배배 꼬는 거야? 꽈배기야?^

"어떤 던전을 만들 생각인데? 막연히 저놈이 잘못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귀장이 탐낸다면 말이야."

"저는 저놈과 달리···. 저놈은 지도력도 없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 먹을 것도 가장 많이 먹습니다."

<흐하하하! 정말 웃기지도 않네. 정치판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구나.>

뮤! 뮤! 뮤!

^분란만 조장하는 것이다. 저런 거!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말이다.^

"······."

"혹시 제가 여자라고 무시하시는 겁니까?"

"여기서 여자가 왜 나와?"

"아니···. 듣는 체도 하지 않으셔서···."

"들을 만해야 듣는 체라도 하지. 안 그래? 여자라고 무시하냐고? 남자 여자를 떠나서 기본적인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처럼 행동하지 않아."

"너무 합니다. 저놈이 저보다 나은 것이 뭐가 있다고!"

여자가 발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네가 나은 것은 뭔데?"

"많습니다. 먼저 이곳에 있는 사람은 모두 제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저도 이곳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요. 소통이 된다는 거죠. 하지만 저놈은 일방적으로 명령만 합니다. 그러니 효율이······."

여자는 그럴 듯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있었다.

꼬물!

^이 여자는 바보 같다. 자신들이 왜 여기에 있는지 잊은 것 같다.^

"······저를 아귀장으로 삼으시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래. 잘 기억해두지."

여자의 얼굴이 환해졌다.

곧 자신이 아귀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마치 저기 오네."

"대표님! 제가 특별히 만든 겁니다. 부끄럽지만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아귀장이 건넨 것은 장식품이었다.

이곳의 산호초를 이용해서 만든 것이었는데 제법 손재주가 있었다.

꼬물!

^정말 생각지도 않은 재주를 가지고 있네.^

"직접 만들었다고?"

"예. 직접 만들었습니다. 조잡하지만 제 마음입니다."

"그래. 고마워. 수고했고. 그리고 저 여자가 아귀장이 되고 싶다더군. 자신이 지도력도 더 좋고 소통도 더 잘할 자신이 있다는데···. 아귀장은 어떻게 생각해?"

아귀장의 고개가 여자에게로 획 돌아갔다.

<목 부러지겠네.>

"죄송합니다. 대표님!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잘하겠습니다."

여자를 잡아먹을 것처럼 쏘아보던 아귀장의 머리가 다시 나에게 향하더니 한 말이었다.

"그래. 잘해! 나는 미우라 좀 만나고 갈 테니 이야기들 잘 하고···."

아귀장에게 받은 것을 인벤토리에 넣은 후 미우라에게 다가갔다.

뒤에서 여자가 절박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지만 멈추지 않았다.

꼬물!

^눈치가 저렇게 없을까? 미우라 옆에 딱 달라붙어 있을 때부터 재수가 없었는데···. 예쁘지도 않은 것이 미인계까지 쓰려고 하고···.^

꼬물이가 매우 기분이 상했는지 뿌리로 여자를 몇 번 위협했다.

그대로 때리지 않은 것도 다행이었다.

여자가 그것을 아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미우라에게 다가가자 꼬물이가 재빨리 미우라를 들어올렸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무얼 하려고 하는지 아는 것이었다.

미우라는 바닥에 누운 채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던 참이었다.

흐흐흐!

^내가 들고 싶었는데···. 아쉽다. 저놈 맛이 좋은 놈인데···. 꿀꺽!^

꼬물이가 미우라를 들자 흐엉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넌 조금 있다 저놈 고문할 때 충분히 맛 볼 수 있어. 그러니 얌전히 있어.>

흐흐흐흐!

^알겠어! 맛 볼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말이잖아. 흐흐흐!^

흐엉이 소름끼치는 웃음을 흘렸다.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의 웃음소리였지만 흐엉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재는 나와 소환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대표님! 제가 동행할까요? 제가 뭐라도 돕고 싶습니다."

미우라를 잡아서 관리구역을 벗어나려고 하자 아귀장이 다가오며 말했다.

"됐어. 한 시간 쯤 후에 미우라 놈 데려다 둘 테니 그리 알고."

"한 시간! 제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관리구역의 경계선에서 서서 기다리겠다는 말을 하는 아귀장이었다.

괜한 짓 하지 말라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정말 이상한 놈이야.>

나호가 아귀장을 보며 말했다.

뮤! 뮤! 뮤!

^이상한 놈이 아니라 권력의 속성을 아주 잘 아는 놈이다. 저놈 욕망이 확실한 놈이다.^

지난번에도 도뮤가 아귀장을 보며 같은 말을 했었다.

아귀장은 욕망이 확실한 만큼 다루기도 쉬웠다.

미우라를 데리고 간 곳은 관리구역에서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그곳에 도착할 때까지 미우라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늦은 밤이 되기 전까지는 늘 이런 상태라고 했다.

"시작해."

흐흐흐!

^너무 좋아! 너무! 맛있는 놈! 흐흐흐!^

손바닥에서 빠져 나가며 흐엉이 살벌한 웃음을 흘렸다.

"으윽! 윽!"

흐엉이 몸에 닿는 순간부터 미우라는 반응을 보였다.

흐흐흐!

^이럴 줄 알았어! 이놈은 아주 이상해. 정말 특별한 맛이 느껴져. 너무 좋아.^

흐엉의 쇠사슬이 반짝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미우라에게서 힘을 빼앗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신 좀 차리게 해봐. 묻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흐흐흐!

^알겠어요. 맡겨 두시면 뜯고 맛보고 즐긴 후에 술술 불게 하겠습니다. 흐흐흐!^

흐엉은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말한 대로 그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살벌하네. 흐엉에게 잘못 보이면 안 되겠다.>

미우라가 전기를 맞은 것처럼 파르르 떨었다.

"으윽! 누구···."

흐엉의 쇠사슬이 어떻게 한 것인지 미우라가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눈까지 뜬 것은 아니었다.

"미우라!"

"누구···. 늘 듣던 목소리가 아니야. 너는 누구야?"

느릿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정신을 차린 것은 분명한 것 같았다.

"네게 미션을 내려주는 존재!"

툭 던지듯이 이렇게 말을 해보았다.

미우라 놈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였다.

"미션? 다시 미션을 주는 거야?"

미우라 놈이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는 두리번거리며 던전을 살폈다.

하지만 나를 볼 수는 없었다.

아수라 아수리가 만든 조형물 뒤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줄 수도 있지. 묻는 말에 잘 대답한다면."

"무엇이든 다 말하겠어. 다시 내게 미션을 줘. 나를 버리지 마! 여긴 너무 힘들어!"

미우라고 피를 토하듯이 말했다.

절박함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확실히 미션을 받고 있었네. 왜 미우라에게만 미션이 주어졌던 거지? 선택 받은 건가?>

전생에 각성자로 23년을 살았다.

하지만 미션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들은 적이 없었다.

간혹 던전에서 미션이 발동될 때는 있었지만 그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미우라는 일상적으로 미션을 받았던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너를 확인해야 다시 미션을 줄 수 있어!"

"신분확인을 한다는 말입니까?"

"그래. 내가 네게 언제부터 미션을 내렸지?"

"으윽! 으윽!"

미우라가 고통을 호소했다.

흐흐흐!

^이놈이 살짝 의심을 해서 의심을 하지 못하도록 전기 충격을 좀 줬어요.^

흐엉의 쇠사슬이 반짝거렸다.

쇠사슬이 더 단단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언제부터 미션을 받았지?"

복수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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