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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337화 (337/350)

337. 각성자의 마나통 획득 방법

어떻게 각성자의 마나통을 소유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지만 당장 이것이 급한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특별 서비스를 받고 있으니 친절하게 설명해줄 것이었다.

그래서 두 번째 선물을 물은 것인데 바로 말할 것 같았던 시스템이 갑자기 뜸을 들이기 시작했다.

[띠링! 두 번째 선물은···.]

<그러니까 두 번째 선물이 뭐냐고! 벌써 같은 말만 세 번째 반복하고 있는 거 알고 있지? 너희 혹시 두 번째 선물은 준비하지 못한 거야?>

[띠링!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선물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렇게 3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다시 시스템 메시지가 들렸다.

[띠링! 두 번째 선물은 권능 '마나의 눈(유일)'의 업그레이드입니다.]

"마나의 눈을 업그레이드 한다고?"

권능 '마나의 눈(유일)'은 한동안 있으나마나였다.

간혹 마나가 깃든 물건을 발견하게 해주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눈'이라는 이름이 붙은 물건 중 최고의 물건이라는데 말이다.

[그렇습니다. 2030년 1월 1일 이후로 권능 마나의 눈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대변혁이후로 공기 중의 마나의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뿐만 아니라 던전에서도 반응이 별로 없었는데?"

[그것도 대변혁이후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 치고 어떻게 업그레이드가 되었다는 말이야?"

[띠링! 잠시 눈을 감아주시기 바랍니다. 약간의 고통이 따를 수 있습니다.]

이런 말과 함께 눈에 엄청난 고통이 엄습했다.

"윽!"

<집사! 집사! 괜찮아? 우리 집사 어떻게 되는 거 아니지?>

비명을 한 번 질렀을 뿐인데 나호가 방방 뛰었다.

[띠링!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치입니다. 강대한 님께 해가 되는 일은 아니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 해가 되지 않는다는 거야?>

[띠링! 성장을 위한 고통일 뿐입니다. 고통은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시스템의 말이 끝난 것과 동시에 고통이 사라졌다.

하지만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반반이의 등에 타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네. 우리 집사 무방비 상태였잖아. 말이라도 해줄 것이지···.>

나호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띠링! 안전하니 말씀드리지 않은 것입니다. 위험했으면 미리 말씀드렸을 겁니다.]

"말은 잘해요!"

[띠링! 눈을 떠보시면 달라진 점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시스템은 눈을 떠보라고 하는데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딱 붙어 버린 것 같았다.

"떠지지 않는데?"

[띠링! 아! 죄송합니다. 안전을 위한 조치를 저희가 취했는데 깜빡 했습니다. 눈을 치유수로 씻으신 후 뜨시면 이상 없으실 겁니다.]

시스템이 시키는 대로 하자 아무렇지도 않게 눈이 떠졌다.

그리고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평상시와 똑같은데?"

[띠링! 사람을 보시면 다른 점을 아시게 될 겁니다.]

시선을 행인에게 돌렸다.

그러자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사람들 머리 위로 나타났다.

[각성예외자, 마나 3 보유 중]

[각성예외자, 마나 8 보유 중]

[각성예외자, 마나 1 보유 중]

[각성예외자를 누르시면 조금 더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나통 저장고를 통해서는 이것보다 더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는데···."

[그건 저희도 알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이외의 곳에서는 제법 쓸 만하겠다.>

각성자를 제외한 일본인의 마나통은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였다.

[띠링! 각성자를 보시게 되면 저희 선물이 충분히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시스템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일본에서는 각성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 백에 하나 각성할까 말까 해서···.>

[띠링! 남은 마나로는 한국인의 마나통을 구매하시겠습니까?]

가진 마나 중 백만 마나만 남기고 마나통을 구매하는 도중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묻는 것이었다.

"모두 한국인의 마나통을 구매해줘."

[띠링! 구매했습니다. 구매하신 마나통은 마나통 저장고로 입고되었습니다. 오늘 구매로 한국인의 마나통은 절반 이상 강대한 님께서 보유하시게 되었습니다.]

<인구가 많이 줄었기는 했네.>

"그래도 전생보다는 나은 거야."

<그건 나도 알지.>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는 대변혁 전에 비해 사분의 일이 줄어든 상태다.

전생에는 절반 이상의 사람이 대변혁 초기에 목숨을 잃었으니 전생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살아남은 것이다.

일본은 60%이상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현재 일본과 한국의 인구는 엇비슷한 상태다.

[그럼 좋은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잠깐! 각성자의 마나통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했잖아?"

[띠링! 그것은 각성자를 보시면 바로 아시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말만 남기고 시스템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집사! 각성자를 보기 위해서는 던전을 가야겠다. 그것도 각성자들이 자주 찾는 던전.>

"그래야겠네."

우리나라는 전생에도, 현생에도 각성자의 비율이 높았다.

그런데 일본은 유독 각성자 비율이 낮았다.

특히 이번 생은 전생보다 더 각성자 적다보니 각성자를 보기 위해서는 던전을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길을 걷는데 어린 소년의 머리 위에 각성자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각성자! 나이 12세. 굶주린 상태입니다. 배불리 먹이면 소년의 마나통을 구매하실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게 됩니다.]

"배불리 먹이기만 하면 각성자의 마나통을 가질 수 있다고?"

[띠링! 생각보다 빨리 각성자를 만나셨군요. 각성자의 마나통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은 각기 다릅니다.]

"그냥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

대가를 지불해야하는지 묻는 것이었다.

[띠링! 당연히 대가를 지불하셔야 합니다. 각성자의 마나통의 가격은 비쌉니다. 그리고 그 비용의 일부는 각성자 본인에게 돌아갑니다.]

"이건 전생에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은데?"

[그렇습니다. 마나통을 그냥 가지실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각성자의 경우 일부 마나는 각성자 본인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마나가 돌아가는데?"

[발현율에 따라 다릅니다. 발현율이 50%라면 강대한 님께서 지불하신 마나의 50%는 마나통을 빼앗긴 각성자에게 돌아갑니다.]

<위로금인 거야? 아니면 정당한 대가인 거야? 자신의 마나통이 팔린 값이라는 것을 알면···.>

차마 나호가 뒷말을 잇지 못했다.

마나통이 어떤 의미라는 것을 알면 팔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마나통이 팔린 값으로 들어온 마나라는 것을 알면 쓰고 싶지도 않을 것이었다.

"잠깐만! 그럼 내 마나통이 팔린 값도 받았겠네?"

전생을 말하는 것이었다.

전생에 미우라는 한국에 들어온 직후 내 마나통을 수중(手中)에 넣었다고 했다.

그러니 그 즈음 분명 상당한 마나가 들어왔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러게. 집사도 마나를 받았겠다. 발현율이 60%였으니 미우라가 지불한 마나의 60%는 집사에게 들어왔을 거야. 그런 일이 있었나?>

"기억에 없어. 상당한 마나였을 텐데 말이야."

[마나통이 팔린 값이라고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모르셨을 겁니다.]

"그럼 보통 어떤 명목으로 지급하는데?"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거래를 할 때 마나통 판매 마나가 포함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사냥할 때 조금씩 마나를 더 주는 방식도 있지만 이 방식은 시간이 너무 걸려서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럼 혹시 전생에 우리 산과 던전을 판 가격에 포함된 거였어?"

[그랬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하아!"

코가 두 개라서 숨을 쉬고 산다더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전생에 미우라가 화순의 집과 산, 던전을 통째로 사 주어서 얼마나 고마워했던가.

가격을 후려치지 않아서 정말 고마웠는데 그 가격 안에 내 마나통을 판 금액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단다.

<그때 집사가 참 고마워했는데 그것까지 다 거짓이었네. 미우라는 골수까지 나쁜 놈이었던 거야. 집사는 당시 철저하게 이용당한 거라고.>

으드득!

미우라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미우라 뿐만이 아니지. 미우라의 패밀리와 일본인 상당수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 거야."

마나통에 관한 것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더라도 미우라가 한국인의 마나를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알았을 것이다.

그러니 미우라를 등에 업고 왔을 것이고···.

"일본 놈들의 마나통을 빼앗는데 망설이지 않아도 되겠네."

각성 예외자의 마나통이야 시간이 흐르면 매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각성자는 아니었다.

각성자의 마나통까지 매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전생에 내가 죽을 때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아마 이번 생에는 마나통 자체가 매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집사! 저 아이의 마나통은 구매하지 않을 거야?>

"구매해야지. 저 아이 너무 오래 굶주린 것 같아."

꼬물!

^맞아요. 저 소년은 오랫동안 먹질 못했어요. 밥 한 끼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놓을지도 몰라요.^

목숨을 내놓을 리는 없지만 밥을 위해서라면 노예라도 되겠다고 할 것 같았다.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이 움찔거렸다.

뮤! 뮤! 뮤!

^학대를 당하던 아이 같다. 불쌍하다. 상처가 많은 아이다.^

아이가 각성자라는 것이 알려졌다면 어른들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도움을 주려고 하는 거야."

소년의 까만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검수를 닮은 아이였다.

그렇게 느낀 것은 나만이 아닌 것 같았다.

브으으으!

목에 붙어있던 똑이가 물을 뿌렸다.

S급 치료수만 먹고 사는 똑이이니 S급 치료수였다.

"앗!"

소년이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나더니 다다다 달아나버렸다.

브으!

^얼굴과 목에 상처가 너무 많아서 도와준 건데···.^

흐흐흐!

^겁 많은 소년! 흐흐흐! 저 소년을 가지고 논 놈들은 나와 잘 통할 것 같은 놈들이야. 어디 있니···. 소년에게 했던 대로 너희에게 돌려줄게. 어디 있어?^

흐엉이 손바닥에서 길게 나오더니 이리저리 거리를 살폈다.

소년을 괴롭힌 놈들을 찾는 것 같았다.

<그런 놈들이 한둘이 아닌데···. 갑자기 왜 그래?>

세상이 변하고 미친놈들은 차고 넘쳤다.

미친놈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쉽게 미친놈들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것들 때문에 꼭꼭 감추어둔 것들을 활짝 펼친 것만 같았다.

굳이 절제하려고 하지 않으니 마치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때로는 오히려 내가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흐흐흐!

^냄새가 좋아. 맛있는 냄새가 나! 아주 맛있는 냄새! 지금까지 맡았던 냄새 중에서 가장 좋은 냄새야.^

흐엉이 코를 벌름거리는 것 같았다.

쇠사슬로만 이루어진 몸이라 특별히 코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느낌이 들었다.

히히히!

^그놈들 혹시 발견하면 제가 데리고 좀 놀아도 돼요?^

허락을 구하는 흐엉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배어 있었다.

"그렇게 원한다면 좋아. 네가 데리고 놀게 해줄게."

일본에 있는 악인들은 굳이 상관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지만 아이들을 상대로 나쁜 짓을 하는 놈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그냥 보아 넘길 수는 없었다.

히히히! 흐흐! 흐흐흐!

^너무 좋아요. 팔딱팔딱! 놈들을 다룰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해요. 흐흐흐! 아이들에게 가했던 고통의 몇 배를 느끼게 해줄 거야. 히히히!^

흐엉은 독백은 상당시간 이어질 것 같았다.

꾸!

소년을 따라간 전령조에게 연락이 왔는지 꾸루가 정보를 보내왔다.

소년은 무너진 건물 안으로 숨은 상태였다.

입구가 좁아서 몹시 작은 체구만이 통과할 수 있는 곳이었다.

"영리하네."

건물 안에서 움츠려서 벌벌 떨고 있는 아이를 보니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던전을 이렇게 많이 옮기지 않았다면 소년은 저런 모습으로 살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소년을 굳이 직접 만난 필요는 없었다.

"도뮤야! 부탁 좀 할게."

뮤! 뮤! 뮤!

^걱정하지 마라. 내가 심부름도 잘 할 수 있다.^

도뮤가 미지근한 스프가 담긴 그릇을 들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접근했다.

뮤! 뮤! 뮤!

^여섯 명이 모여살고 있어. 음식 좀 더 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걱정하지 마!"

음식은 얼마든지 있었다.

던전 도깨비들에게 음식을 들려서 도뮤에게 보냈다.

도깨비들은 즐겁게 음식을 옮겼다.

아이들이 먹는 모습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처음 음식을 보고는 경계를 했지만 아이들은 음식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를 참지 못했다.

첫 숟갈을 뜨기 어려웠지 그 다음부터는 말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겁지겁 음식을 먹었다.

자신들 밖에 없는 공간인데도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음식 냄새가 퍼질까 겁을 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음식을 먹던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소년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소년이 고개를 숙이자 뒤에 있던 아이들도 따라서 고개를 숙였다.

하나같이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었다.

"더 줄까?"

"······."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치를 심하게 살피는 모습이 가슴에 폭 박혔다.

"네가 돌보는 애들이야?"

"돌보는 것은 아니고···. 함께 살아요. 제가 각성자거든요."

다른 나라라면 모르지만 지금 일본에서 각성자라는 것을 밝히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이는 아무런 스스럼 없이 자신이 각성자라는 것을 밝혔다.

"다른 어른들은 거짓말하지 말라는 말부터 하는데 아저씨는 하지 않네요?"

"아저씨 아니고 형!"

"아저씨 같은데···. 알겠어요. 형!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아이가 다시 한 번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 순간이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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