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342화 (342/350)

342. 몇 마리 데리고 갈까?

아이들이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서 거대 몬날 문어를 처음 보고 보인 반응이었다.

"공격하지 않을 거야. 나 옆에 있으면."

그 말을 하는 순간 일곱 아이들이 내 옆으로 바짝 붙어섰다.

걷을 수 없을 정도로 달라붙어서 순간 당황했다.

꼬물!

^귀여워!^

뮤! 뮤! 뮤!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너희가 이곳에 온 가장 어린 아이들이야."

"그래요? 던전에는 저보다 더 어린 아이도 들어가요."

"그렇지. 하지만 이곳은 아니야. 여긴 나와 함께 와야만 올 수 있어."

"그런 곳도 있어요?"

"여기!"

아이들에게 아귀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아이들은 거대 몬날 문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귀 세상에는 지금 거대 몬날 문어의 수가 엄청 많았다.

덩치가 어마어마한 녀석들이기 때문에 더 많아보였다.

그런 녀석들이 몸의 색깔을 바꾸고 다양한 문양을 만들고 있으니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이다.

<문어들이 아이들이 신기한가봐. 아주 난리네.>

아귀 세상에 있는 거대 몬날 문어들은 이렇게 어린 아이들을 처음 보았다.

"흐엉아! 죄수들 깨워!"

흐흐흐!

^알겠어요. 공포를 느낄 시간이죠. 흐흐흐!^

흐엉이 조금은 사악한 웃음을 흘리며 죄수들을 깨웠다.

죄수들이 깨어나고 난 이후의 상황은 다를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거대 몬날 문어들이 죄수들에게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이들 앞이어서 그런지 거대 몬날 문어들은 다른 때보다 더 죄수들에게 무서운 모습을 보였다.

브으으으!

^잘하네. 잘해! 제가 확실히 하라고 했어요.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를 느껴봐야죠.^

똑이가 문어들에게 말을 한 모양이었다.

거대 몬날 문어들은 지금 경쟁을 하듯이 죄수들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었다.

"으! 냄새!"

"오빠! 저 아저씨 똥 싼 거 같아? 문어가 크기는 하지만 귀여운데 왜 겁을 내는 거지?"

아이들도 처음 봤을 때 무서워했으면서 그새 까맣게 잊은 모양이었다.

"아아아···. 살려줘어어! 살려!"

"물지 않는데? 겁내지 않으면 되는데···."

성인인 죄수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소리를 지르는 반면 아이들은 그것을 보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거대 몬날 문어들이 아이들에게는 전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시간이 한 시간 정도 지나자 겨우 정신을 차렸던 놈들이 다시 기절을 해버렸다.

거대 몬날 문어들이 위협만 가하는 것이 아니고 공격도 했기 때문이었다.

약간씩 상처를 입은 놈들도 있었지만 치료를 해줄 생각은 없었다.

정확하게 한 시간이 되었을 때 아귀장이 거대 몬날 문어를 타고 왔다.

아이들은 거대 몬날 문어를 타고 온 아귀장을 신기한 생명체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보았다.

아귀장은 그런 시선이 무척이나 달가운 모양이었다.

약간은 우쭐한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평상시보다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오셨습니까? 이 꼬마 손님들은···?"

"저놈들이 미끼로 사용하려던 애들이야."

"예? 뭘 해요?"

"저놈들이 아이들을 미끼로 사용해서 사냥을 했어. 던전에서."

"헉! 인간이 아닌 놈들이군요."

<아귀장도 남의 마을을 빼앗으려고 했으면서···. 자신이 한 일들은 까마득하게 잊은 건가?>

'지금은 나름 성실하게 생활하려고 하고 있느니 그것을 인정해줘야지.'

<그래도 자신은 아주 깨끗한 사람이라는 듯이 말하니 배알이 꼬이려고 하네.>

"인간이 아니지. 저놈들은 특별히 심하게 굴려. 살아있는 것이 저주스럽게 만들라고. 할 수 있지?"

"할 수 있습니다."

"아! 저기 한국 여자도 한 명 있어. 하지만 저 여자는 일본인으로 취급해. 무슨 말인지 알지?"

"최하급으로 취급하라는 말씀이십니다."

"그래. 그렇게 해."

"이번에도 그냥 가십니까? 관리구역에 한 번 들렸다 가시면 좋은데···?"

아귀장이 몸을 약간 배배 꼬며 말했다.

관리구역을 보지 않은지 제법 되었다.

그래 봐야 나는 한두 달이지만 아귀장 입장에서는 그 열 배의 시간이었다.

그동안 몰라보게 달라졌을 관리구역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 같았다.

'칭찬을 받고 싶은 모양이네.'

<집사가 저 마음은 이해해줘야 해. 아귀장이 마음에 완전히 드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열심히 하잖아. 그러니 주인에게 칭찬을 듣고 싶겠지. 보지 않고 칭찬하는 것과 보고 칭찬하는 것은 아귀장 입장에서는 천지차이 아니겠어?>

'그럼 한 번 가볼까?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되나?'

그곳의 상황이 아이들이 봐도 되는 곳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내 표정을 읽었는지 아귀장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대표님! 관리구역 깨끗합니다. 지저분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아이들이 와서 봐도 좋아할 만한 곳으로 탈바꿈해두었습니다."

"그래? 그럼 한 번 가봐야겠네."

아귀장과 이야기를 끝내고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아이들은 아귀장이 타고 왔던 거대 몬날 문어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희들도 문어 타볼래?"

"엄청 빠른 것 같았어요. 몬야크보다도 더!"

음머어어어어!

<프하하하! 아이들이 승부욕 자극하는 말을 하네.>

"안전해요? 무서울 것 같은데?"

"나는 무서워도 타보고 싶다. 하늘을 날잖아. 그리고 색깔도 바뀌니까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아."

"나는 조금 무서워."

아이들은 제각기 의견이 달랐지만 호기심을 감추지는 못했다.

"절대로 떨어질 리 없어. 그리고 너희를 태우면 그렇게 빨리 가지도 않아. 타볼래? 타서 저놈들이 생활할 곳으로 갈 거야."

"그렇다면 가볼래요. 저놈들이 어떤 곳에서 생활하게 될지 궁금해요."

히카루가 냉큼 말했다.

죄수들이 가는 곳이라고 하니 두려움은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 가자."

"저 사람들도 문어를 타고 가는 거예요?"

"너희는 타고 가지만 저놈들은 잡혀가는 거야.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는 지금 보여줄게."

"대표님 이 문어에 타십시오. 제가 타고 다녀서 아는데 안정감이 최고입니다. 문어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그래? 그러지 뭐."

브으으으으!

^내가 말하면 어떤 문어든 얌전해지는데···. 그래도 아귀장이 추천한 문어가 가장 얌전하긴 해요.^

똑이도 아귀장이 추천하는 문어를 칭찬했다.

거대 몬날 문어들의 성격이 제각각이라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브으으으!

똑이가 소리를 내자 아귀장이 추천했던 문어가 다가오더니 조심스럽게 날 안아 올렸다.

꼬물이의 뿌리가 안아 올리는 것과 비슷했는데 조금 더 폭신한 느낌이 들었다.

"애들아! 봤지? 안전해."

"내가 먼저 타볼래."

가장 어린 아이가 가장 먼저 타겠다고 나섰다

거대 몬날 문어가 아이를 안아 올렸다.

"우와! 높아! 정말 높아! 몬야크보다 더 높아! 히카루 형! 어서 타! 빨리 와!"

신이 난 아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아귀 세상이 아니라면 재앙을 부를 수 있을 만큼 큰 목소리였지만 이곳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아이들이 모두 거대 몬날 문어에 탑승하자 이제 죄수들 차례였다.

죄수들은 다른 거대 몬날 문어들이 옮기기로 했는데 발목을 문어들이 잡는 것이 끝이었다.

그 상태로 던전 입구에 있는 관리구역까지 가야하는 것이었다.

"무서울 것 같아요."

"그래서 착하게 살아야 하는 거야."

히카루가 야무지게 말했다.

"맞아. 죄를 지으니까 문어들이 미워해. 그렇지 오빠?"

"그렇지."

히카루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희 뭐라도 먹을래?"

"여기서요?"

"여기처럼 먹기 좋은 곳도 없지. 뭐 먹고 싶어?"

"뭐든 돼요?"

"대표 형은 뭐든 줄 수 있을 것 같아."

아귀장이 대표님이라는 말을 해서인지 아이 하나가 대표 형이라고 했다.

"대표 형! 이거 좋다. 여기는 히카루 형! 여기는 대표 형!"

아이들이 뭐라고 부르든 크게 상관 없어서 편할 대로 부르라고 했다.

"따뜻한 거 먹고 싶어요."

현실에서는 지금은 6월 말이이었다.

충분히 더웠다.

지난겨울을 유난히 춥게 보내서 그런지 아이들은 따뜻한 음식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골라봐."

대기실에 넣어둔 음식을 하나씩 보여주었다.

음식을 보여주는 것은 꼬물이의 줄기 도움을 받았다.

"와! 군고구마다! 냄새가 정말 좋아. 먹고 싶다."

"나는 저거 먹고 싶어. 저 물고기 모양 빵! 물고기 좋아하는데 오랫동안 먹지 못했어."

"나는 밥! 쌀밥 먹고 싶어! 정말 맛있게 보인다."

"나는······."

아이들마다 먹고 싶다고 하는 음식도 모두 달랐다.

이렇게 다른 아이들이 서로 함께 생활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원하는 것을 골라 먹으면 되겠네."

아이들에게 다양한 음식을 보여주고 먹고 싶은 것으로 골라먹게 했다.

모두 따뜻한 음식이었다.

아이들은 거대 몬날 문어의 다리 위에서 아주 편안하게 식사를 했다.

식탁에서 먹는 것만큼 편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식사시간이었다.

"대표 형! 저 사람 깨어났어요. 저 사람 대장이었어요."

히카루가 한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전히 남자의 발목에는 흐엉의 쇠사슬이 묶여있었다.

"체력과 정신력이 상당히 높은 것 같은데?"

"아마 그럴 거예요. 저 사람이 종종 이런 세상에서는 정신줄 잡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거든요."

"그래?"

사실 기본 능력치 중에 지력이나 정신력은 사람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근력이나 체력처럼 효과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력이나 정신력이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를 불러왔다.

물론 당장 효과가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살려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 제가 몰라봤습니다."

대장이 우리를 보며 하는 소리였다.

아이들이 거대 몬날 문어를 타고 있는 것을 보자 자신이 크게 실수를 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네가 미끼로 쓴 아이들은 돌아올 수 없어."

"······."

"그러니 이곳에서 속죄하고 살아."

"살려는 주시는 겁니까?"

죽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그건 너희 하기 나름이겠지. 너희가 하라는 대로 잘 하면 오래 살 수 있을 거고 그렇지 않으면 일찍 죽게 될 거야."

"뭐든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놈 조건은 뭐야.>

"잠시만."

조건이 계속 깜빡거려서 잠시 꺼둔 상태였다.

다시 마나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을 본다고 생각하자 놈의 조건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조건이 이미 달성되어 있었다.

[각성자! 38세. 이미 조건이 달성되었습니다.]

<무슨 조건이었는데 달성됐다는 거야?>

"잠시만 확인해볼게."

[오줌을 지릴 정도로 강대한 님께 공포감을 느끼면 마나통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조건을 누르자 이런 조건이 나타났다.

놈이 나로 인해 오줌을 지렸기 때문에 마나통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띠링! 조건이 달성된 각성자가 세 명 있습니다. 이들의 마나통을 구매하시겠습니까?]

"세 명이나 있다고?"

[그렇습니다. 모두 구매하시려면 1326마나가 필요합니다.]

세 각성자의 마나통을 구매하는데 1326마나가 필요하단다.

적은 마나는 아니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다.

<세상 참···. 집사도 씁쓸하지?>

"씁쓸하기만 해! 속이 다 상하네. 나는 얼마에 팔렸을까?"

"대표 형을 팔아요?"

옆에 있던 아이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아니야. 다른 생각 좀 하고 있었어. 놀이기구처럼 해줄까?"

"좋아요!"

"저는 무섭지 않으면 좋겠어요. 재미있는 것이 좋거든요."

"저도요."

브으으으!

^놀이기구가 뭔지 모른다. 우리는 그런 거 모른다.^

똑이가 대답하자 꼬물이가 재빨리 설명을 해주었다.

브으으!

^알 것 같아요. 바로 문어에게 말할게요.^

똑이가 그렇게 말하더니 바로 문어가 반응을 보였다.

지금 아이들은 다리 하나에 한 명씩 타고 있었다.

이 다리가 위 아래로 때로는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 했다.

문어가 색깔을 바꾸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놀이동산에 온 것 같았다.

"꺄르르르! 재미있다. 나 이렇게 재미있는 것은 처음이야."

"나도! 나도 너무 재미있어."

"대표 형! 월평이는 이런 거 많아요?"

"월평에? 이런 거 없는데!"

"그래요? 이런 거 있으면 정말 좋겠다. 나쁜 놈들도 오지 못하게 하고 우리도 태워주고."

아이가 그 말을 했을 때 월평에 거대 몬날 문어 몇 마리를 배치해 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에는 아이들의 놀이상대가 되어주고 위급할 때는 최고의 전사가 되어 줄 수 있었다.

"몇 마리 데리고 갈까?"

"정말요?"

"정말 데리고 갈 수 있어요? 그럼 이 애 데리고 가요!"

밤낮으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