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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343화 (343/350)

343. 밤낮으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사이 잡혀온 죄수들은 죽을 맛이었다.

차라리 기절하는 것이 나을 것 같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강제적으로 정신이 차려졌기 때문이었다.

정신을 차리면 몬스터에게 다리가 잡힌 채 둥둥 떠 있었다.

떠있기만 하면 괜찮겠는데 몬스터는 공격도 했다.

뭔가 반격을 가하고 싶지만 불가능했다.

발목에 가해지는 힘이 장난이 아니기도 했지만 언제든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죄수들을 잡고 있는 몬스터는 죄수를 놓았다 다시 잡아채기도 했다.

"대표님! 관리구역을 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완전히 다른 곳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헤헤!"

죄수들을 잠시 보고 있는데 아귀장이 아부조의 어투로 말했다.

"식량은 부족하지 않지?"

"부족하지 않습니다."

아귀장의 얼굴에 자긍심이 어렸다.

"내가 아귀장 하나는 잘 세운 것 같아. 이대로만 하면 다른 사람을 알아볼 필요는 없겠어."

"다른 사람이라뇨? 대표님 이곳이 만만해보여도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에 오는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대표님께서 더 잘 아시죠. 이런 놈들을 관리하는 거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제가······."

혹시라도 정말 다른 사람을 알아볼까 겁이 나는지 아귀장이 열심히 자신을 홍보했다.

<집사도 많이 영악해졌어.>

'이런 놈들은 종종 이래줘야 까불지 않아.'

<아귀장 이놈은 이제 밖에서는 생활하지 못할 거야. 솔직히 이곳보다 좋은 곳도 드물고···.>

"저어! 대표님 그런데 이번에 수확한 팥은 어떻게 할까요? 팥이 참 맛이 좋은데 서양 사람들은 꺼려합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먹이는 것도 사람 할 짓이 아닌 것 같고···."

아귀장이 눈치를 보았다.

팥은 의외로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었다.

영양이 많은 음식이지만 의외로 저평가 받고 있기도 했다.

"남은 팥은 항상 하던 대로 해."

이렇게 말을 하자 뭔가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는 아귀장이었다.

"지난번에 말했던 침대를 가지고 왔어."

"감사합니다. 대표님! 제가 어릴 때부터 침대 생활만해서 바닥에서 자는 것은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었습니다."

<별 지랄을 다 하네. 슬슬 배가 부르다는 말이야. 저 말!>

'알고 있어.하지만 열심히 하니 침대 정도는 지급해야지.'

침대를 준다는 말을 듣고는 아귀장의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어서 가서 침대부터 확인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미우라는 여전히 이상한 짓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놈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늘 잘 살펴."

"알겠습니다.미우라는 직접 살피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특별히······."

아귀장은 단 한 마디라도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점점 말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었다.

꼬물!

^아귀장 갑자기 말이 많아졌어요. 외로운 것 같아요. 이곳에 죄수들이 많지만 자신은 이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함께 잡혀왔었던 동료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것까지 내가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하루 주무시고 가십시오. 제가 그곳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에 대표님의 숙소를 만들어두었습니다."

"가보고 판단하지."

내가 자고 갈 수도 있다는 말을 하자 아귀장의 얼굴이 환해졌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룬 듯한 표정을 짓는 아귀장을 보자 마음이 묘해졌다.

"그런데 대표님 저 아이들은 일본 아이들 같은데···."

내가 일본인을 싫어하는 것을 아귀장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을 데리고 오자 의아스러운 것 같았다.

"아이들이지."

"예?"

"일본인이 아니고 그냥 아이들일 뿐이라고."

"아예!"

아귀장의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이었다.

거대 몬날 문어를 타고 움직이면 이 넓은 아귀 세상도 한 시간 만에 관리구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도 네 시간 만에 관리구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형! 여기 좋다. 나 여기 살고 싶어."

"여기는 죄수들이 사는 감옥이라고 했잖아."

"감옥이 이렇게 좋은 곳이야? 그렇다면 나 감옥 가고 싶어."

관리구역에 도착한 아이들이 히카루와 나눈 대화였다.

아이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정도로 관리구역은 몰라볼 정도로 좋아져 있었다.

"형! 이곳이 감옥이에요?"

히카루가 물었다.

히카루의 눈에도 아귀세상은 감옥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뭐든 좋게 보이는 법이야."

"형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 알겠는데 저는 납득이 되지 않아요. 저놈들을 당장이라도···."

히카루의 눈에 억울한 감정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이들을 미끼로 삼던 놈들이 이런 곳에 살게 된다고 하자 분노를 넘어 억울하기까지 한 모양이었다.

"아귀장!"

"예! 대표님!"

"이곳을 좀 돌아보고 싶은데···. 이곳의 민낯을 아이들이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보기에는 좀 잔인한 곳도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괜찮아. 이 아이들 몬스터의 미끼도 되었던 아이들이야."

"아! 알겠습니다."

아귀장의 눈에 잠시 안타까움이 비쳤다.

아이들이 관리구역에 빠져있는 사이 이번에 데리고 온 죄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이곳이 그래도 제법 살기 좋은 곳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죄수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그대로 두고 우리는 아귀장의 안내를 따라 먼저 밭으로 향했다.

밭에는 죄수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밭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촤아악! 촥!

"아악!"

한 여자가 거대 몬날 문어의 다리에 맞아 쓰러졌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저렇게 됩니다. 작업 감독은 어지간한 것은 문어들이 전담하고 있습니다. 일할 때는 저도 한눈을 팔면 저런 꼴이 됩니다."

아귀장이 사색이 된 얼굴로 말했다.

거대 몬날 문어는 똑이의 말만 들었다.

그리고 똑이는 내 말을 따랐다.

그 결과 거대 몬날 문어는 내 명령을 성실히 수행했다.

촤악! 퍼어억!

"으아악! 악! 화, 화장실 좀! 아악!"

다른 남자에게도 문어의 다리 공격이 이어졌다.

화장실을 가기위해 움직이려다 딱 걸린 것이었다.

"화장실은 정해진 시간에만 갈 수 있습니다."

아귀장이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다.

"몇 시간에···?"

히카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 세 시간에 한 번이 원칙입니다. 세 시간마다 주어지는 휴식 시간은 기본이 20분입니다. 맡은 일을 초과 달성하며 10분 더 쉴 수 있고 미달하면 10분이 줄어듭니다."

"중간에 휴식 시간은 없어요?"

"없지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죄수들이니까요. 그래도 이곳에 춥거나 덥지 않은 것이 어디입니까?"

아귀장은 히카루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이런 세부적인 사항은 아귀장에게 일임을 해두었다.

세부적인 사항을 아귀장에게 맡겨두었다고 해도 아귀장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다.

거대 몬날 문어는 의외로 똑똑했고 아귀장이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히카루 오빠 저 아저씨 옷에 쌌어."

"문어가 화장실 갈 시간을 주지 않아서 그렇대."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거야?"

"여긴 감옥이니까."

"나쁜 짓 하면 안 되겠구나···."

바지를 내리고 밭에 볼일을 볼 수도 있지만 문어가 그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잠시만 허튼짓을 하려고 하면 여지없이 공격했다.

생리현상이 급할 때도 예외는 없었다.

"저 문어는 뭘 먹어요?"

"뭐든 먹지."

대답을 하면서 아귀장은 죄수와 농작물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식사는 어떻게 해요?"

"죄에 따라 다르지. 하루에 세 끼를 모두 먹을 수 있는 죄수는 드물어. 대부분 두 끼를 먹고 있는데 그것도 배불리 먹을 수는 없지."

"일을 하면서 몰래 먹어도 될 것 같은데요?"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니?"

아귀장이 거대 몬날 문어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곳에는 문어가 아주 많아. 너희도 봤겠지만 그리고 그 문어들은 심심하지. 인간들을 사냥의 대상으로 여겼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어. 문어들은 그 무료함을 간수 역할을 하면서 풀고 있어. 그래서······."

거대 몬날 문어의 역할을 상세하게 아이들에게 설명을 했다.

"잠시도 문어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네요?"

"그렇지. 절대로 벗어날 수 없지. 절대로!"

아귀장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도 문어들의 눈을 벗어날 수 없어요?"

"없어. 밤낮으로!"

아귀장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이제는 기대조차 하지 않네. 지난번에는 은근히 기대를 하더니···.>

'알 때도 됐지.'

아귀장을 지키는 거대 몬날 문어는 자그마치 세 마리였다.

세 마리의 문어가 버티고 있으니 누구도 아귀장의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였다.

아귀장은 문어들과 친해지면 조금은 자신의 말을 들어줄 것이라고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작업장은 여기 한 곳이에요?"

"아니야. 여기가 가장 편한 곳이야."

"예?"

아이들이 기겁을 했다.

문어들에게 매를 맞아가면서 농사일을 하는 것이 가장 편한 일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던전 입구에서 2킬로미터 안에 뭐가 그리 많을까 싶지만 이 던전은 넓은 곳이었다.

좁은 던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확보되었고 그 안에는 생각지도 못한 장소도 있었다.

"광산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광산이 넓기도 하지. 저 안에서 일하는 놈들은 더 악질적인 놈들이야. 저놈들에게는 세 끼 식사가 제공이 돼."

"더 나쁜 놈인데 세 끼를 모두 제공한다고요?"

"대신 주먹밥과 소금뿐이야. 광산에서 일을 하려면 두 끼로는 어림없기도 하고. 하지만 양으로 따지면 두 끼나 세 끼나 거기서 거기야."

광산에서도 감독은 문어가 하고 있었다.

잠시도 곡괭이질을 멈출 수 없었고 이곳에서 채광된 광물은 모두 시스템에게 판매하고 있다.

판매된 대금은 당연하게 내게 들어오고 있었다.

"일을 하면 마나를 벌 수도 있어요?"

"죄수들이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마나는 제공되지 않아."

"그럼 많이 괴로울 텐데."

"괴롭겠지. 그것도 많이."

히카루는 각성했기 때문에 각성자가 마나가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곳의 생활이 고생스럽다는 것보다 마나를 벌 수 없다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 정도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 형!"

"저도 고맙습니다."

"저도···."

히카루가 인사를 하자 나머지 아이들도 히카루를 따라 인사했다.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 침대를 내주고 우리는 가봐야겠어."

"벌써 가시려고요?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지···."

"아귀장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알았으니 됐지. 오늘부터 마나를 1씩 더 올려줄 테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오늘 데리고 온 놈들 특히 신경 잘 쓰고···."

"아이들을 상대로 그런 짓을 저지른 놈들은 고생을 좀 해야 합니다. 이곳의 죄수들에게도 알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래. 잘해. 내가 다른 사람 생각하지 않게."

"잘하겠습니다."

아귀장이 머리가 땅에 닿을 듯 인사를 했다.

우리는 아귀장을 뒤로 하고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대기실의 치유수를 보충했다.

<정말 거대 몬날 문어 데리고 갈 거야?>

"두 마리 정도 데리고 가도 좋을 것 같아. 통제만 된다면 말이야."

이곳에서는 똑이의 명령을 따르지만 밖에서는 다를 수 있었다.

그래서 똑이에게 먼저 물었다.

브으으으!

^새끼 문어 때부터 데리고 나온 아이들은 커져도 통제할 수 있는데 다른 아이들은 아니에요. 이곳을 벗어나면 제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어요.^

"확실하지 않다는 거지?"

브으으으!

^확신할 수 없어요.^

어릴 때 더 데리고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통제 여부가 불확실한 아이들을 마을에 둘 수는 없었다.

현재 가슴에 붙어 있는 문어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잘 설명해야겠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게 생겼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가슴에 붙어 있던 새끼 문어들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대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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