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348화 (348/350)

348. 모두 구매

찍! 찍! 지익!

^마나통! 마나통의 비밀에 대해 말해주겠다.^

인형쥐가 마나통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바로 놈을 처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나통이라는 말을 꺼낸 순간 놈의 말을 들어보아야 했다.

"뭐라고? 마나통? 마나통이 왜?"

마나통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시치미를 떼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사람처럼 말했다.

찌지직! 찌직!

흐엉의 쇠사슬이 느슨해진데다 내 목소리까지 풀어지자 기회는 이때라고 생각했는지 인형쥐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는 사방을 빠르게 훑어보는 녀석이었다.

도주로를 살피는 것 같은데 놈이 내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달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찍! 찌익!

^쳇! 눈치가 너무 빠른 녀석들은 이래서 싫다. 알아도 적당히 넘어가줘도 좋잖아!^

"너라면 그러겠어? 하던 말이나 해봐!"

찍! 찌익!

^날 살려주면 널 세계 최강자로 만들어주겠다.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내게 있다!^

놈의 목소리에 점차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이미 집사는 세계 최강자인데···. 이놈 아직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네.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면 죽음이라는 것을 조금 전의 경험으로 충분히 배울만한데···.>

뮤! 뮤! 뮤!

^한두 번 경험으로 익히는 생명체는 드물다! 집사가 특별한 거지.^

찌익! 찍!

^분위기가 이상하다. 내 주변에 뭔가 많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너는 도대체···.^

"그냥 죽고 싶어? 원하면 당장···."

찍! 찍! 찌이이익!

^말하겠다! 말하겠다고! 마나통! 너희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 마나통이야! 그리고 그거 살 수 있다!^

"알고 있어."

찍? 찍! 찍!

^뭐? 알고 있다고? 정말 알고 있는 거냐? 절대 그럴 일이 없는데? 지금 마나통을 구매한 사람은 몇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형쥐가 말하는 것에서 걸리는 것이 있었다.

"구매한 사람이 몇 되지 않는다고?"

찍! 찍!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네가 방금 말했잖아? 구매한 사람이 있다고!"

찍! 찍!

^마나통? 그것까지는 말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마나통을 구매할 수 있다! 남의 마나통을 구매하면 쉽게 강해질 수 있다. 내가 그 방법을 알려주겠다. 그러니 날 살려주면 좋겠다.^

"그렇게 살면서 네 인형이 되면 더 좋은 거고?"

찍! 찌직!

^당연한 거 아니겠나? 내가 말하는 방법으로 강해진다면 당연히 내 지분도 있는 거잖아. 내가 특별히 인심을 써서 너는 내 완전한 인형으로 만들지는 않겠다. 우리 공생이라는 것을 해보자.^

웃기지도 않는 녀석이었다.

"그런 것이라면 네 도움은 필요 없어. 더 많은 정보라면 모를까."

찌이익! 찍!

^허세 부리지 마라. 내가 지금까지 마나통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멍청한 원미 년도 마나통을 구매하는 것은 실패했지. 그런데 네가 가지고 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나통 저장고에서 미우라의 마나통을 하나 꺼냈다.

캬아악! 찍! 찌이익!

^이, 이럴 수가! 마나통! 정말 마나통을 가지고 있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아니 잠깐! 그것은···? 각성자의 마나통? 허어억! 너! 너는 누구냐?^

인형쥐가 철퍼덕 넘어져버렸다.

마나통을 정말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집사! 저놈 눈 돌아가는데? 또 머리 굴리나봐.>

찍! 찍!

^넌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한 것 같다. 네가 내 인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네 소환수가 되겠다! 이거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내가 네 소환수가 되면 네가 지시한 사람을 인형으로 삼아서······.^

인형쥐가 나름의 계획을 토해냈다.

내 소환수가 되어서 사람들을 인형으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접근이 어려운 거물들을 인형으로 삼아서 데려다 주겠단다.

솔직히 인형쥐의 말만 들으면 달콤한 제안이었다.

인형쥐가 소환수가 되어 내 명령대로 움직여준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인형쥐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난 네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어."

찌찍! 찍!

^아니 왜? 이렇게 좋은 제안을 거절하겠다는 거냐? 정말로? 다시 생각해 봐라! 내 제안 나쁘지 않다.^

"필요 없어. 널 소환수로 삼기에는 나는 인형쥐를 너무 잘 알아!"

찍! 찍!

^네가 어디서 우리에 대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만 생각해보면 좋겠다. 나는 평범한 인형쥐가 아니다. 나는 특별하다. 그러니 마나통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 않겠나? 내가 가진 정보를 다 주겠다. 그러니···.^

"당장 말할 생각은 없는 거지?"

찍! 찌직!

^당연한 말 아니겠나? 내 목숨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지금 다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차츰 정보를······.^

인형쥐가 시끄럽게 떠들었지만 더 들을 필요가 없었다.

"너희를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했잖아. 잘 가!"

흐엉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랬더니 흐엉이 다시 놈을 옥죄었다.

찌이이이익! 찍!

^말하겠다! 말하겠다고···. 나는 시스템과 친하다! 친하다고···. 세상 누구도 알지 못하는 정보를 알고 있어. 그걸 말해주겠다. 그걸!^

인형쥐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거기까지였다.

인형쥐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도축!"

인형쥐는 전리품 몇 가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파티를 망친 나쁜 쥐야!>

흐흐흐! 히히!

^저 더 강해졌어요. 저놈 아주 맛있어서! 헤헤!^

<흐엉아! 저놈 정말 뭔가 알고 있는 거 있었어?>

나호가 놈이 말한 정보가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인형쥐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는데도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저런 말에 속는 거야. 뭔가 있는 것 같거든. 소환수를 삼는다고 해도 인형쥐는 믿을 수 없어. 놈이 데리고 다니는 인형을 생각해봐. 견딜 수 있겠어?"

<윽! 나 생각났어. 전생에 봤던 인형들! 하나 같이 인간 같지 않았지. 그래 인형쥐는 죽이는 것이 마땅해.>

흐흐흐흐!

^놈의 말은 거짓말이었어요. 놈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마나통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용케 알았지만 다른 것은 알고 있는 것이 없었어요.^

<그래? 그럼 미리 말을 해주지.>

흐흐!

^주인은 알고 있어서···. 그런데 이 전리품들은 어떻게 해요?^

흐엉이 인형쥐가 꺼내놓은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가 원하는 것이 가져도 좋아."

흐흐!

^그럼 저 이거 하나만 할게요.^

흐엉이 둥근 구슬 모양의 아이템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꼬물!

^그게 뭔데?^

흐흐흐!

^그것은 저도 잘···. 하지만 색깔이 너무 좋아요. 나와 잘 어울려.^

흐엉이 든 것은 까만 구슬이었다.

"감정해줄게."

흐흐흐!

^분명 제게 도움이 되는 물건일 거예요. 강한 끌림이 느껴지거든요.^

흐엉이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며 물건을 건넸다.

['백 시간 은신'이라는 아이템입니다. 백 시간동안 은신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넌 이미 네 몸의 색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잖아. 그것으로 은신도 가능하고."

처음 만났을 때도 몸을 투명하게 할 수 있었지만 SSS급 치료수에서 성장하면서 이것이 좀 더 자유롭게 되었다.

흐흐흐흐!

^내가 가져도 좋기는 한데···. 굳이 내게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건 그럼 내가 반반이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흐엉이 유난히 공손하게 말했다.

음머어어!

^내게 준다고?^

흐흐흐!

^전령조나 도깨비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고 사냥조도 높이 날아버리면 그만이다. 소환식물은 여섯이나 돼서 선택하기 너무 어렵고···. 집사를 태우고 다니니 반반이에게 이게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거 한 번에 백 시간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 끊어 쓸 수 있다면 반반이가 먹는 것이 좋을 것 같기는 하다. 간혹 눈에 띄지 않고 움직이고 싶을 때도 있고.>

"흐엉이 양보해주면 고맙기는 하지"

흐흐흐!

^양보해주겠다. 반반아! 이거 먹어라. 나 원래 양보 같은 거 하지 않는데···.^

흐엉은 정말 양보 같은 것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것 같았다.

음머어어!

^고맙다. 정말로···.^

흐흐흐! 히히!

^어서 먹어라!^

양보를 한다는 녀석의 웃음이 이상하게 사악하게 느껴졌다.

반반이가 흐엉이 건넨 아이템을 삼키자 흐엉이 광소를 터뜨렸다.

히히히히! 히히히! 히히!

^반반이가 보이지 않으면 주인이 안전해진다. 주인이 안전해지면 나도 안전해지지. 난 주인의 손바닥에 자리를 잡았으니까. 양보해서 인심 얻고 나도 지키고. 이런 것을 두고 일석이조라고 하는 거야. 히히히!^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정말 일석이조였겠지. 어쨌든 서로 좋은 일이니까.>

흐엉의 진심이 어떤 것이든 서로에게 좋은 일이었다.

어차피 우리는 같은 팀이었다.

음머어어어!

^정말 은신이 걸렸다. 신기하다!^

반반이처럼 거대한 덩치가 은신이 걸린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오늘 이곳에 오기를 잘했네. 박원미를 만나서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에게 큰 것을 주고 갔어.>

뮤! 뮤! 뮤!

^살다 보면 원수가 도움이 될 때가 있더라. 지금이 딱 그럴 때인 것 같다.^

"해가 떠오르네. 관리구역에서는 난리가 났겠네. 박원미를 누군가가 죽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 아귀장에게 메모라도 보내야겠어."

브으으!

^문어 한 마리 불러 올게요.^

똑이가 문어 한 마리를 불렀다.

문어에게 편지를 담은 작은 통 하나를 맡겼다.

브으으!

^잘 전달할 거예요.^

"그래. 아이들 일어날 때가 되었는데···. 한숨도 자지 않았는데 몸이 전혀 피곤하지 않네."

<그건 나도 그래.>

"넌 영체 상태로 있으면 피곤을 느끼지 않잖아?"

<육체적 피곤은 느끼지 않지만 정신적 피곤은 나도 느껴. 지금은 그런 것이 없지만 말이야.>

흐흐흐!

^아무리 좋아도 황금 구슬 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은 잊으면 안 돼요.^

흐엉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저 녀석 전리품이 아직 탐이 나나? 흐엉이 가질 만한 것은 없는데?>

흐흐흐!

^이거 매혹을 일으키는 거! 제가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그걸 이용해서···? 이용해서 뭘 하죠?^

<프하하하! 흐엉 하는 짓이 너무 웃겨. 욕심은 나는데 어떻게 써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어. 하하하!>

흐엉은 귀엽고 허술한 악당이었다.

"이건 굳이 네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아무나 꼬이는 것도 싫고."

흐흐흐!

^아무나 꼬이면 왜 안 돼요? 끌어 들여서 뽑아 먹을 거 뽑아 먹고······.^

꼬물!

^제가 잘 알려줄게요.^

꼬물이가 나섰다.

흐엉은 일반적인 사고에서 조금 빗겨나 있었다.

이런 것이 바로 잡힐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정말 네가 이런 것이 필요할 때가 있으면 언제든 줄게."

흐흐흐!

^알겠어요.황금 구슬은···.^

"그건 여기에."

말을 하며 흐엉의 앞에 자루 하나를 꺼내 놓았다.

흐흐와아아!

^황금 구슬이 이렇게 많이 있어요? 이거 제가 다 가져도 되는 거예요? 이렇게 많이는 한꺼번에 흡수할 수 없는데?^

"원할 때 언제든 말해."

흐흐!

^그럼 하루에 딱 열 개씩만 주세요. 지금은 그 정도만 흡수할 수 있어요.^

고개를 끄덕이자 흐엉의 쇠사슬이 자루 안으로 들어갔다.

뱀이 자루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여서 약간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엉! 흐어어엉! 흐엉!

내 생각을 읽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자루 안의 흐엉이 눈물을 터트렸다.

정말 눈물이 많은 녀석이었다.

꼬물!

^지금은 감격해서 울고 있어요. 흐엉에게 조건 없이 뭔가를 준 존재는 처음이래요. 자신을 편견 없이 받아들여준 친구들도 처음이고요.^

<울만하네. 저 심정이 어떨지 잘 알고 있지. 집사가 처음 내 목소리를 들었을 때를 절대로 잊지 못해. 잊기 어렵지.>

나호가 막 회귀했을 때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이제 슬슬 돌아가야겠다. 서울에도 가봐야 하고. 일이 많아."

<미국은 언제 갈 거야?>

"미국도 서울에서 회의 끝나면 바로 가야지."

<각국의 마나통도 구매하고 있지?>

"일정비율로 자동 구매되도록 해뒀잖아."

<그랬지. 올해가 가기 전에 세계의 마나통을 모두 구매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

"그게 가능할까?"

수수수수!

^계산에 의하면 가능해요. 마나통을 구매할수록 마나가 더 많이 들어와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는 말이죠. 관리구역에서 들어오는 마나와 각종 판매대금을······.^

머리 위에 앉은 검수가 재빨리 계산을 해서 이야기를 했다.

검수는 뒤로 갈수록 각종 수치를 들어 설명을 했는데 그 말은 살짝 건너뛰었다.

올해 안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정확한 계산 방법까지 내가 알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회의에는 몇 개국이나 모이는 거야?>

이제 가야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