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62화 (6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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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 레벨업

쌩! 퍼억!

“꾸웩!”

서진이 잽싸게 레드볼을 날리자 오르그는 배에 레드볼을 한 대 맞고 어제 먹은 온갖 잡것들을 바닥에 다 쏟아내며 죽는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복부에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죽어라 비명을 지를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오르그는 지금 자신의 동족을 부르려고 일부러 쇼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진은 잔머리를 굴리고 있는 오르그를 가소롭다는 듯 쳐다보면서 상태창을 열었다.

‘아직도 마나가 모자라네. 일단 지력과 마력에 다섯 개씩 더 분배하자.’

서진은 신중하게 스탯을 분배했다. 그리고 다시 마나를 확인했다.

생명력 250/250 마나 190/400

마나의 총량이 400으로 올랐고 마나는 190이 남아있었다.

매직미사일을 네 방을 쏠 수 있는 마나의 양이었다.

‘잘 하면 저놈을 골로 보내버릴 수도 있겠네.’

서진은 여의도공원 전체를 청소할 기세로 온몸으로 땅바닥을 기고 있는 오르그를 향해 매직미사일을 날리기 시작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동료를 부르려고 생 쇼를 하던 오르그는 무방비상태로 매직미사일을 네 방을 차례로 맞자 그만 절명하고 말았다. 비참한 할리우드(Hollywood) 액션의 종말이었다.

[띠링!]

[레벨업!]

그의 머릿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맑고 고운 차임벨소리와 레벨업 알림음이 차례로 들려왔다. 그의 몸에서 잊지 않고 하얀 빛도 솟구쳐 올랐다.

‘나이스 샷!’

서진은 주먹을 꼭 쥐며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레벨업이 되자 보너스 스탯이 하나 생기고 마나도 가득 차올랐다.

다시 매직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진은 요령을 터득하자 자신은 나뭇가지위에 편하게 앉아있고 마이키와 메딕을 보내 부지런히 마수를 끌고 오게 했다. 물론 불덩이를 소환해 날릴 수 있는 임프는 제외시켰다. 두려워서가 아니라 귀찮아서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휙 퍽! 휙 퍽! 휙 퍽! 휙 퍽! 휙 퍽…….

케엑, 크악, 커억, 꾸액, 꾸에엑, 끄악…….

서진이 올라가 있는 나무주변으로 오르그와 블러드울프의 시체가 서서히 쌓이기 시작했다.

그는 매직미사일로 마수를 공격해 잡다가 마나가 떨어지면 레드볼로 마수의 대가리를 박살냈다. 레벨업을 해서 마나가 차면 다시 매직미사일로 공격했고, 마나가 떨어지면 다시 손에 레드볼을 들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자 그의 몸에서 하얀빛이 세 번 더 솟구쳤다 사라졌다.

서진은 상태창을 열어 자신의 레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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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이서진

등급: F

칭호: 회귀자(올스탯+5)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F)

레벨: 5 / 05%

생명력 250/250 마나 400/400

스탯(40+5): 근력 5(+5), 민첩 5(+5), 체력 5(+5), 지력 15(+5), 마력 15(+5)

스킬: 탐지(F, 5m), 매직미사일(F, 2개), 감정(F)

장비: 레드볼, 전신슈트, KM1 자동권총, 보위나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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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등급이 올랐다.”

레벨 5가 됐다.

그런데 반갑게도 등급이 올랐다.

분명히 등급이 F- 이었는데 지금은 등급이 F 로 되어 있었다.

더 신나는 일은 고유능력 이지스(F)는 물론이고 탐지(F)와 매직미사일(F) 스킬도 모두 등급이 F 로 올라가 있다는 것이다.

‘대박! 이거 괜찮네. 고유능력인 이지스를 조합으로 만들어낸, 탐지와 매직미사일 스킬을 계속 쓰니까 등급도 저절로 오르고 고유능력과 스킬 등급도 올랐잖아! 거기에다 새로운 스킬 감정(F)도 생겼네.’

이런 것을 보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소리를 하는가보다.

서진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탐지와 매직미사일 스킬을 살펴봤다.

탐지 스킬의 탐지거리가 1m에서 5m까지 증가됐다.

매직미사일도 한 개에서 두개로 늘어났다. 이제는 한꺼번에 매직미사일 둘을 소환해 동시에 날릴 수 있게 됐다.

고유능력으로 이지스(F-)가 나왔을 때는 세상이 다 무너진 것 같았는데, 레벨업 다섯 번 만에 서진은 천사들이 구름 위에서 자신을 향해 나팔을 불어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크크크, 네들 오늘 다 죽었어!”

서진은 악동 같은 미소를 지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마이키와 메딕이 끌고 오는 마수들을 노려봤다.

* * *

여의도공원 일대를 공포로 물들이고 있는 마수들은 원래 여의도공원 중간쯤에 있는 관리사무소 바로 앞에 생성된 차원의 균열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마수들은 차원의 균열을 빠져나오자마자 남서쪽에 있는 문화의 마당으로 몰려들었다.

임프, 오르그, 블러드울프 이렇게 세 종류의 마수들은 평소 견원지간처럼 굴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사이좋게 수백마리가 모여 의사당대로로 향하는 출입구6을 통해 여의도공원 사거리로 몰려나갔다.

타타타타탕 타타타타탕!

투르르르륵 투르르르륵!

영등포경찰서에서 달려온 경찰들과 긴급출동한 대테러부대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마수들을 저지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숫자의 마수들이 몰려나오고 있어 경찰차와 버스로 급조한 방어선이 당장 무너질 듯 위태위태했다.

경찰과 대테러부대 대원들은 하나같이 극도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마수들을 향해 미친 듯이 소총과 기관총을 쏘아댔다. 그들은 당장 지원군이 오지 않으면 마수들에 의해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을 예감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존재들에 의해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벗어나 극적인 반전을 볼 수 있게 됐다.

-차원의 균열이 있는 그라운드제로에서 마수의 대열이 뚝 끊겼다.

-작전통제부는 즉시 작전을 시작하라.

-헤븐 시큐리티 1중대, 대열을 유지한 채 출입구1을 통해 여의도공원 안으로 진입하라!

시가전에 맞게 디지털무늬가 들어간 전신슈트를 입은 헤븐 시큐리티 1중대 대원 100명은 명령이 떨어지는 즉시 출입구1을 통해 여의도공원 안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대열을 맞춰 들어오는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의 특이한 모습에 놀란 마수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리며 경계를 했다. 하지만 그들을 먼저 반기는 것은 대원들의 KM2 소총이었다.

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타탕!

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타탕!

총구에서 불꽃이 튀며 분당 750발의 속도로 7.62mm 나토탄이 비처럼 쏟아졌다.

벌집이 되어버린 마수들의 몸에 보라색 꽃이 피어나며 진한 피의 향기가 퍼져갔다.

출입구1 통로를 막고 있던 마수들이 1중대의 공격에 쓸려나가자 대원들이 쓰고 있는 헬멧에 부착된 허드(Head-Up Display)를 통해 작전통제부의 새로운 명령이 떨어졌다.

-헤븐 시큐리티 1중대, 1소대 국기게양대 앞으로 전진 그라운드제로에서 나오는 마수를 공격한다. 2소대 출입구6으로 전진, 통로를 확보한다. 3소대 왼쪽 농구코트를 향해 전진한다.

-헤븐 시큐리티 2중대, 출입구6을 통해 여의도 사거리를 향해 진격한다.

-헤븐 시큐리티 3중대, 고속유탄발사기(KM4)와 중(中)기관총(KM5)을 가지고 출입구6 입구로 이동한다. 도착 즉시 1중대와 2중대를 엄호한다.

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타탕!

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타탕!

HUD를 통해 명령을 받은 헤븐 시큐리티 1중대가 셋으로 나눠져 1소대는 오른쪽 국기게양대로, 2소대는 출입구6으로, 3소대는 왼쪽으로 이동하며 소총을 쏘아댔다.

헤븐 시큐리티 1중대 2소대의 뒤를 따라 헤븐 시큐리티 2중대가 빠르게 출입구6을 통해 여의도 사거리로 달려갔다.

밀려드는 마수들로 인해 끝내 방어선이 무너져 경찰과 대테러부대 대원들이 몰살을 당할, 기적 같은 타이밍에 마수들의 배후를 급습하게 된 헤븐 시큐리티 2중대 대원들은 화력을 아끼지 않고 마수들의 뒤통수에 마구 쏟아 부었다.

그들의 뒤를 이어 헤븐 시큐리티 3중대가 고속유탄발사기와 중(中)기관총을 들고 출입구6을 입구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조금은 경박스런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유탄을 발사했다. 그 옆에서 중(中)기관총도 질세라 불을 뿜어댔다.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펑!

부콰콰콰콰콰쾅 부콰콰콰콰콰쾅!

마수들의 팔다리가 떨어져나가고 그들의 몸이 산산조각 나며 사방으로 비산했다.

저승길 문턱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경찰과 대테러부대 대원들이 그 모습에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성을 질러댔다.

와아아아아!

와아아아아!

그러나 마수들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공격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헤븐 가디언즈는 헤븐 시큐리티 2중대를 따라 여의도 사거리 입구로 나간다.

-헤븐 시큐리티 4중대, 헤븐 가디언즈를 사수하라! 4중대의 임무는 오직 그것 하나다.

-헤븐 가디언즈 원거리타격대는 마수들에게 원거리타격을 가해도 좋다.

능력자전용 전신슈트를 입고 나온 헤븐 가디언즈 소속 능력자들은 허드의 명령에 따라 헤븐 시큐리티 2중대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그리고 원거리 타격명령이 떨어지자 떨리는 마음으로 마수를 향해 자신의 능력을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쾅 콰앙 콰콰쾅!

파츠츠츠츳 파츠츠츳!

쏴아아아아 쏴아아아아!

쩌저쩡 쩌저정 쩌저저정!

우웅 촤앙! 우웅 촤앙!

헤븐 가디언즈 소속 능력자들이 대격변이 시작되면서 얻은 그들의 고유능력을 일시에 쏟아내기 시작하자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은 그 가공할 파괴력에 모두 입을 딱 벌리고 놀라야했다.

능력자들의 일제공격은 한마디로 압도적이었다.

탄창 하나를 비워야 간신히 쓰러지던 최하급마수들이 능력자들이 쏟아낸 공격에는 겨울바람에 낙엽 쓸리듯 한순간에 쓸려나갔다.

그제야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은 왜 헤븐 가디언즈를 지휘부에서 그렇게 신주단지 모시듯 벌벌 떠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거 뭐야? 원거리타격대만 재미를 보잖아.”

“이러다간 우리한테 아예 싸울 기회도 오지 않겠어.”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으려니 손이 근질근질해 죽겠네.”

마법계와 원소계 능력자들이 불덩이와 얼음창, 벼락과 바람의 칼날을 쏟아내며 화려한 데뷔전을 벌이자 육체강화계 능력자들은 좀이 쑤신 듯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그들 중에는 이번에 특채로 헤븐 가디언즈에 합류한 강백호와 우동면도 있었다.

“아오! 나도 나가서 싸우고 싶다.”

“조금만 기다려 곧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거야.”

우동면이 손에 들고 있는 모닝스타(morning star)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말하자 강백호가 바스타드 소드(bastard sword)를 만지작거리면서 눈을 빛냈다.

둘은 각성을 한 이후, 헤븐 가디언즈에서 제공한 무기와 전신슈트로 장비하고 능력자에 대한 간단한 교육과 마수들을 상대하는 방법까지 이미 배운 상태라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들의 마음을 지휘부에서 눈치라도 챘는지 이윽고 그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그라운드제로에 새롭게 마수들이 나타났다. 헤븐 가디언즈 근거리타격대는 파티별로 즉시 국기게양대로 모인다. 준비가 되는 대로 마수 사냥을 시작한다.

헤븐 가디언즈 소속 육체강화계 능력자들은 허드를 통해 명령을 듣자마자 누가 쫓아오지도 않는데 허겁지겁 국기게양대를 향해 우르르 몰려갔다.

그들은 허드를 통해 지정해준 그대로 빠르게 파티별로 모여 마수를 상대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마수들이 달려오자 한 놈씩 집중공격(이라고 쓰고 다구리라고 읽는다) 해서 작살을 내기 시작했다.

-4번 파티! 너무 앞으로 나갔다. 즉시 방어선 안으로 물러서라.

-1번 파티! 즉시 뒤로 후퇴하라. 마수 두 마리가 더 붙었다. 2번 파티! 1번 파티를 지원해라!

-5번 파티에 원거리타격대 일부를 합류시킨다.

-6번 파티! 모두 정신 안 차려? 당장 탱커 뒤로 물러서! 공격은 탱커가 조율한다.

여의도공원 상공에 떠있는 수십 개의 드론을 통해 일대를 손바닥 보듯 보고 있는 헤븐 시큐리티와 헤븐 가디언즈의 작전통제부는 지휘부의 명령에 따라 마수와의 전투를 무리 없이 훌륭하게 수행해나갔다.

7번 파티에 소속된 강백호와 우동면은 탱커인 이만기의 지시에 따라 그의 양쪽 옆에 바싹 붙어있었다.

“오르그가 온다.”

“지영씨, 한 마리만 끌고 오세요.”

“네.”

이만기의 말에 육체강화계 중 특히 민첩이 강화된 능력자인 장지영이 총알처럼 앞으로 튀어나갔다. 장지영은 오르그 한 마리에게 다가가 빠르게 공격을 한번하고 뒤로 물러섰다. 화가 난 오르그는 곧바로 장지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장지영은 그 모습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도망쳤다. 그 뒤를 오르그가 씩씩대며 쫓아왔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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