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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 장 - 마수웨이브
무방비로 매직미사일에 맞은 놈들은 그렇지 않은 놈들보다 훨씬 데미지를 많이 받아 거의 소멸되기 직전이나 의식을 잃은 상태로 팬텀소드의 밥이 되어갔다.
[띠링!]
[레벨업!]
한참을 그렇게 고스트와 레이쓰를 잡고 있는데……. 레벨업을 했다는 반가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그는 매직미사일을 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슬쩍 한쪽에 상태창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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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E
칭호: 회귀자(올스탯+5), 한계를 넘어서(E, 올스탯+5), 영혼의 친구(올스탯+5)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E)
레벨: 41 / 04%
생명력 400/400 마나 1050/1050
스탯(5+41): 근력 10(+15), 민첩 10(+15), 체력 10(+15), 지력 25(+15), 마력 25(+15), 영력 30(+15)
스킬: 레이더(E), 탐지(E, 140m), 매직미사일(E, 5개), 감정(E), 감별(E), 감지(E 4.2m), 탄두강화(E, 4배), 투시(E), 마나부스터(E, 50%), 쇼크웨이브(E)
장비: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레드볼, 전신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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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41로 오른 것이 보였다.
보너스 스탯이 하나가 늘고 마나가 풀로 가득 찼다.
탐지스킬의 탐지거리가 140m 가 됐고, 감지의 거리도 4.2m 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욱 놀라운 사건이 생겼다.
바로 영력이 25에서 45로 대폭 올라버린 것이다.
‘이상하다. 분명히 고스트와 레이쓰 같은 악령을 흡수한 것은 팬텀소드인데 왜 내 영력이 오른 거지?’
-주인님, 그것은 제가(팬텀소드) 악령을 흡수해서 정제한 영력을 일정비율로 주인님과 나누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인님의 것이니 당연히 영력을 흡수해서 주인님과 나눠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주인님의 영력이 너무 약하시면 저의 힘을 충분히 낼 수 없고 다루기도 힘들어지십니다. 조금 더 분발하셔서 영력을 올려주세요.
팬텀소드의 말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서진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팬텀소드의 말대로 더욱 열심히 영력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꺄아아악 끄아아악 카하아악 그어어어…….
고스트와 레이쓰들이 차원의 균열에서 빠져나오는 족족 서진의 매직미사일에 맞아 떨어지며 죽는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유령형 마수들의 숫자는 점점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대신 오르그전사와 헬독의 비중이 올라갔다.
덕분에 강백호와 우동면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동쪽 입구가 밀린다고 지원요청이 들어왔다. 가서 좀 도와주고 올게.”
“나도 지원요청이 왔는데……. 같이 가자.”
강백호와 우동면은 바스타드소드와 모닝스타를 각각 손에 들고 사이좋게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 지점을 향해 달려갔다.
그들을 향해 제니가 손을 들어 버프를 걸어줬다.
“힘이 불끈! 머리카락 찰랑!”
강백호와 우동면이 뒤늦게 제니를 향해 한손을 치켜들더니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니, 지금 너 버프 쓴 것 맞지?”
“네. 맞아요.”
“그런데 힘이 불끈? 머리카락 찰랑? 이건 뭐냐?”
“제 버프의 이름이에요.”
“참 독특한 이름의 버프구나.”
“전 꽤 유니크한 버프의 이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보네요.”
제니의 눈이 조금 날카로워졌다.
서진은 살짝 시선을 피하다가 다시 돌이켜 제니를 똑바로 쳐다봤다.
“아니 뭐 꼭 그런 것은 아니야. 참! 그런데 너는 왜 나한테 버프 안 걸어줘?”
“제게 언제 버프 걸어달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그런 적은…… 없었네.”
“거봐요. 버프 걸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으면서 버프 안 걸어줬다고 삐지시면 곤란하죠.”
“나 삐진 적 없다.”
“삐진 것 같은데요?”
“어허, 삐진 적 없다니까.”
“그럼 안 삐진 걸로 해드리지요.”
“하아! 미치겠네. 진짜 나 삐지지 않았어.”
“소리 지르는 것 보니까 삐진 것 확실하네요.”
서진은 이러다가 정말 삐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입을 꼭 다물었다.
그러자 제니가 서진을 놀린 게 미안했는지 그의 등 뒤에서 백허그를 했다.
“히잉, 삐지지 마세요. 앞으로는 버프 꼭 걸어드릴게요.”
“이궁. 정말 안 삐졌다니까.”
서진은 등뒤에 느껴지는 물컹한 감촉에 은근히 기분이 좋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마리의 눈치를 봤다. 왜 그랬냐고 물으신다면 서진은 할 말이 없었다. 그냥 그녀의 눈치가 보여서 눈치를 봤을 뿐이다. 유전자에 새겨진 불쌍한 수컷의 본능이 아닐 수 없었다.
마리는 서진과 제니를 힐끗 한번 쳐다보더니 바로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버렸다.
서진은 괜히 입맛을 한번 다시더니 제니의 팔을 풀어 옆으로 끌어당겼다.
“나도 네 버프 한번 받아보자. 어떤 버프가 있지?”
“오빠는 어떤 버프가 필요하세요?”
“으음, 내 매직미사일이 좀 더 빠르고 강해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마나의 소모도 심하니 마나의 총량이 많아지거나 마나회복 속도가 좀 빨라지면 좋을 것 같아.”
“그럼 이게 좋겠네요. 우사인 볼트! 담다디 담담! 샘물이 콸콸!”
“어어어?”
제니가 독특한, 아니 유니크한 이름의 버프들을 서진에게 걸어줬다.
그러자 그는 뭔가 확 달라진 기분이 들었다.
우선 당장 날아가는 매직미사일의 속도가 배는 더 빨라진 것 같았다. 상태창을 확인하자 마나의 총량과 회복속도가 25% 정도 증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애들 장난 같은 버프 이름들이 알고 보니 하나같이 강력한 버프라는 것을 알게 된 서진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그때, 팬텀소드가 서진의 놀라움을 극대화시켰다.
-주인님!
‘응?’
-저 여자 누구에요?
‘내 파티의 파티원이야.’
-꽉 잡으세요.
‘왜?’
-팬텀소드에게 버프를 걸어줬어요.
‘엥? 그게 정말이야?’
-네, 지금 팬텀소드에게 딸려오는 고스트와 레이쓰 들을 한번 보세요.
서진이 눈을 돌려 팬텀소드를 한번 쳐다보고는 팬텀소드를 향해 끌려오는 고스트와 레이쓰들을 확인했다. 정말 팬텀소드에게 딸려오는 고스트와 레이쓰의 속도가 무시무시하게 빨라져있었다.
‘세상에, 소드에 버프를 걸어주다니…….’
-제 검생(劍生) 중에 저한테 버프를 거는 인간은 처음보네요.
팬텀소드도 어지간히 놀란 모양이었다.
어찌됐든 제니로 인해 팬텀소드의 능력은 대폭 향상됐다.
이제는 어지간한 고스트는 차원의 균열에서 나오자마자 팬텀소드에게 알아서 끌려들었다.
-주인님, 매직미사일의 위력이 너무 강합니다. 반으로 줄여주세요. 더욱 싱싱한 악령들을 흡수하고 싶어요.
‘알겠다.’
대답은 했지만 서진은 왠지 팬텀소드가 조금 무서워졌다.
악령을 잡아먹는 마검(魔劍)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나의 소모를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초미니 매직미사일을 만들어봤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막상 시도하니까 잘만 됐다.
역시 스킬이란 놈은 특별했다. 그 자체로 뭔가 과학을 뛰어넘는 사기성이 농후해보였다.
‘하긴 미래에서 과거로 회귀도 하는 세상인데…… 뭔들 못하겠어.’
생각해보니 그게 또 그렇게 놀랄만한 일도 아니었다.
그는 대충 이해하기로 하고 넘겨버렸다.
제니 덕분에 서진은 마나를 대폭 아낄 수 있었고 팬텀소드는 더욱 싱싱한 악령들을 잡아먹어(?) 빠르게 강해져갔다.
-주인님, 조금만 더 흡수하면 영옥을 부를 수 있겠어요.
‘영옥? 네 여자 친구냐?’
-주인님? 설마 그거 저 웃기려고 한 말씀은 아니시겠죠?
‘그건 아닌데……. 영옥이 뭐냐?’
-영옥(靈獄)은 영혼의 감옥(監獄)을 줄여 말씀드린 거예요. 이걸 열게 되면 강력한 악령을 보다 쉽게 잡아서 봉인할 수가 있어요.
‘아! 그 영옥을 말하는 거구나.’
서진은 그제야 팬텀소드가 말한 영옥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다.
시간이 지나자 고스트와 레이쓰가 이제는 마치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오기 시작했다.
할 일이 없어진 서진은 다시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물론 한손에는 여전히 팬텀소드를 든 상태였다.
그는 눈으로 월미테마파크 안에서 일어나는 마수웨이브 상황을 잘 살펴보더니 메딕을 불렀다.
“메딕!”
-네, 마스터.
“작전은 잘 진행되고 있어?”
-물론입니다.
“그럼 막간을 이용해서 대격변 총정리 좀 해보자.”
-네, 즉시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7월7일 대격변이 시작된 이후로 지구에는 총 7400개의 차원의 균열이 생겼습니다. 이중 현재 700여개가 안정화를 단계를 지나 던전으로 진화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40여개가 더 던전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지구에 나타난 차원의 균열 중 10% 정도가 던전으로 진화한 셈이네.
-그렇습니다. 남은 6700개의 차원의 균열 중 현재 5000여개가 소멸했고 1100여개가 소멸 중에 있습니다. 600개도 소멸할 기미가 보입니다만 정확히 언제 소멸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습니다.
7400개의 차원의 균열 중 6100개가 소멸됐거나 소멸된다는 말이다. 이제 지구에 남은 차원의 균열은 모두 1300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금도 실시간으로 그 숫자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이유가 어찌됐든 결국 대격변 때 생긴 7400개의 차원의 균열 중 10%인 740개만 남아 던전이 되는 거잖아.”
-기술적으로는 맞는 말씀이십니다.
“이번에 생겨날 차원의 균열은 몇 개지?”
-아직 정확한 집계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미래의 기록에 의하면 740개 안팎입니다.
“이중에서 던전으로 진화하는 것은 몇 개나 될까?”
-300개 정도입니다.
나타나는 차원의 균열 숫자에 비해 던전으로 진화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앞으로 나타나는 차원의 균열의 숫자가 계속 줄어들겠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점점 더 강력한 마수를 쏟아내게 될 것입니다. 또한 던전으로 진화하는 확률도 대폭 늘어납니다.
“그래. 맞아. 그게 문제야. 그 전에 우리는 더 강한 마수를 상대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야해.”
-마스터의 의지에 따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다. 메딕!”
-천만에요. 마스터!
메딕의 말에 서진은 용기가 샘솟는 것 같았다.
“이번에 능력자법은 아주 잘 처리했어.”
-능력자 지원과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스터께서 미리 준비를 해놓으신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잘 통과됐습니다.
“아니야. 그래도 메딕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거야.”
-고맙습니다.
“능력청이 생겼고 능력자협회도 설립됐으니 이제 슬슬 능력자들이 수면위로 부상할 차례군.”
-정부에서 능력청에 기대를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만 저희 헤븐 가디언즈의 도움이 없이는 능력청 운영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또한 대한민국 능력자협회는 물론이고 세계능력자협회는 이미 저희 헤븐 가디언즈가 주도권을 꽉 잡고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마스터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메딕이 많이 도와줘서 가능한 일이야.”
-아닙니다. 마스터께서 의지를 세우셨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서진과 메딕은 서로를 칭찬하기 바빴다.
둘의 사이는 갈수록 밀월관계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번 마수웨이브는 능력자들의 진정한 힘을 세계만방에 떨치는 계기가 될 거야. 그에 따른 이미지메이킹 작업은 모두 잘 준비가 됐겠지?”
-네,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유명방송사와 각국의 방송국, 언론사, 구골을 비롯한 검색사이트, 대형포털사이트, 소셜미디어, 블로그 등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총동원해서 이번 마수웨이브에 활약하는 헤븐 가디언즈 능력자들의 강하고 멋진 모습을 선전할 계획입니다. 이미 마스터의 모습도 클론볼들에 의해 고화질로 촬영되어 지금 편집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굳이 나까지 나설 필요가 있을까?”
서진은 굳이 자신의 모습을 공개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신비주의는 좋지만 너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숨기기만하면 나중에 괜히 헤븐 가디언즈가 음모론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지금 누구보다도 이미지메이킹이 필요한 분은 마스터이십니다.
“으음, 메딕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서진은 메딕의 충고를 일단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생각해보니 메딕의 말이 맞다. 무조건 숨긴다고 능사가 아니다. 때로는 일정 수위의 정보를 풀어줘야 할 때가 있다. 그는 아마 지금이 바로 그 시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서진은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헤븐 가디언즈 능력자들에 열광하고 있는지를 조금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나중에 한바탕 큰 홍역을 치르게 되지만 그것은 조금 뒤 미래에서 일어날 일이다.
“각국에 설립된 능력자협회의 상황은 어때?”
-각국의 능력자협회는 헤븐 가디언즈 지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뭉치고 있습니다. 간혹 정부의 사주를 받은 유령단체가 난립하는 곳도 있습니다만 세계적으로 이미 검증이 된 헤븐 가디언즈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각국의 능력자협회가 능력자들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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