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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101화 (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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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매직미사일을 소환할 때 보다 많은 뇌정을 담을 수 있도록 정신을 집중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이 소환되자 예의 그 전에 보였던 공대공미사일 모양의 날씬한 매직미사일 다섯 발이 소환됐다.

하지만 서진은 알 수 있었다.

이 매직미사일이 전에 소환했던 매직미사일과는 전혀 다른 매직미사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지금 소환한 매직미사일은 물리공격력은 거의 없고 마법공격력과 뇌정의 힘만 극대화되어 있는 특별한 매직미사일이었다.

“가랏!”

서진은 오른손을 한 바퀴 휙 돌리며 작게 외쳤다. 그러자 매직미사일 다섯 발이 마치 그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크게 원을 그리며 쌩하고 날아갔다. 스파토이의 핵이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을 투시 스킬로 이미 확인한 상태라 목표는 무조건 스파토이의 머리통이었다. 매직미사일 다섯 발은 정확히 넓적한 바위 위를 올라가는 스파토이의 해골을 후려갈겼다.

스스스스슷!

놀랍게도 매직미사일은 스파토이들에게 전혀 데미지를 주지 못하는 것처럼 그들의 몸을 그냥 쑥 통과해버렸다. 하지만 매직미사일을 맞은 스파토이들은 순간 멈칫하더니 갑자기 힘을 잃고 아래로 툭 떨어져 내렸다.

쿠쿵 쿵 쿵 쿠쿵!

퍽 퍼벅 퍼석 퍼석!

땅바닥에 떨어진 스파토이들은 그 즉시 형체를 읽고 뼛조각으로 돌아갔다.

스파토이의 핵이 서진의 매직미사일에 맞아 박살이 났기 때문이다.

“우와아아아!”

그때였다.

갑자기 서진을 제외한 연합파티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댔다.

무슨 일인가 하고 쳐다보자 다들 몸에서 은은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레벨업을 한 것이다.

“마스터, 최고에요.”

“마스터, 사랑합니다.”

“마스터, 미친 레벨업입니다.”

“우와, 정말 환장하겠어요.”

“나 미쳐, 미쳐!”

“정말 미쳤어. 광렙 미쳤어! 마스터 미쳤어.”

다들 좋아 죽으려고 했다.

스파토이들이 서진의 매직미사일에 맞아 우수수 땅으로 떨어진 순간 그의 레벨보다 훨씬 낮은 연합파티원의 레벨이 하나둘씩 팍팍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띠링!]

[레벨업!]

서진의 머릿속에도 반가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그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제니에게 소리쳤다.

“제니, 나 분명히 들었다. 마스터 미쳤다고 욕했지?”

“어머! 그게 무슨 욕이에요? 칭찬이지. 반어법 몰라요? 반어법!”

제니의 말에 서진은 눈을 크게 떴다.

반어법까지 알다니…… 도대체 저 제니라는 여자 정말 외국인 맞아?

절로 의문이 드는 대목이었다.

모두 그렇게 한마디씩 떠들어 대고 있었지만 다들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헬독의 침입을 막고 하나씩 흘리고 뒤에서 잡아 죽이는 일련의 작업(?)이 마치 온라인게임을 직업으로 삼은 제조들처럼 물 흐르듯 전개됐다.

아니 서진으로 인해 광렙을 해대기까지 하니 그 작업이 더욱 빨라지고 숙련되어 효율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서진도 가만히 놀고만 있지는 않았다. 부지런히 매직미사일을 날려 스파토이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스스로도 하급마수 중 가장 강한 축에 들어가는 E+급 마수들을 이렇게 쉽게 잡아 죽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덕분에 그도 광렙까지는 아니어도 꽤나 빠르게 레벨업을 하고 있었다.

[띠링!]

[레벨업!]

또다시 그의 귓가로 레벨업을 알리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아싸! 레벨업!’

서진은 크게 기뻐했다.

드디어 레벨이 50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매직미사일을 날리면서 슬쩍 상태창을 열어 시선의 한쪽에 고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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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E+

칭호: 회귀자(올스탯+5), 한계를 넘어서(E+, 올스탯+5), 영혼의 친구(올스탯+5)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E+)

레벨: 50 / 05%

생명력 750/750 마나 1280/1280

스탯(5+50): 근력 10(+15), 민첩 10(+15), 체력 10(+15), 지력 25(+15), 마력 25(+15), 영력 30(+15)

스킬: 레이더(E+), 탐지(E+, 300m), 매직미사일(E+, 6개), 감정(E+), 감별(E+), 감지(E+ 5m), 탄두강화(E+, 5배), 투시(E+), 마나부스터(E+, 60%), 쇼크웨이브(E+), 색적(索敵, E+), 출력강화(E+, 2배, 정수소모)

장비: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레드볼, 전신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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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상태창의 변화가 그의 기분을 절로 들뜨게 만들었다.

먼저 등급이 E+ 로 승급했다.

고유능력 이지스가 E+로 오르면서 스킬들이 모조리 E+급으로 오르는 쾌거도 있었다.

보너스 스탯이 생기고 생명력이 750으로 늘어났다.

마나도 마나부스터 스킬의 등급이 오르면서 1280으로 늘어났다.

탐지 스킬의 탐지거리가 반경 300m로 대폭 늘어났고, 매직미사일도 한꺼번에 6개를 소환할 수 있게 됐다.

감지 스킬의 감지거리가 반경 5m로 늘어났고, 탄두강화 스킬이 5배로 증가했다.

거기에다 새로운 스킬인 ‘색적’과 ‘출력강화’가 추가됐다.

색적(索敵) 스킬은 말 그대로 적을 탐색 및 색출하는 스킬이다. 주로 레이더 스킬과 병행해서 사용하는데 패시브모드와 액티브모드 둘 다 가능했다.

출력강화는 마수의 정수를 소모시켜 발현하는 스킬로 매직미사일의 출력을 일시적으로 2배로 강화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것은 한마디로 매직미사일의 물리데미지와 마법데미지를 한시적으로 2배로 증강시킨다는 의미였다.

비록 마수의 정수를 소모시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일정시간동안 매직미사일의 위력을 2배로 증강시켜주는 메리트는 마수의 정수를 소모시키는 단점을 크게 상회하고도 남았다.

‘레무리아로 오고 나서 이상하게 레벨업이 빠르네. 던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야. 혹시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건너왔기 때문에 받는 특혜인가? 아니면 지구에 걸려있는 무슨 제약이라도 풀린 건가?’

자신이 아무리 등급보다 높은 마수를 잡고 있다고 해도 지금 보이는 레벨업 속도는 빨라도 너무 빨랐다. 연합파티원들은 이 모든 것이 서진이 강력한 마수를 대량으로 잡아서 일어난 일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서진만은 확실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분명히 지구와 레무리아는 뭔가 적용되는 경험치가 다른 것처럼 보였다.

서진은 잠시 생각을 해보다 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종류의 의문은 당장 고민해봐야 아무런 답도 나오지 않는다.

차라리 하얀 성에 가서 유니언 소속의 이계인들을 만나면 직접 물어보는 것이 더욱 빨리 알 수 있을 것이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그는 열심히 매직미사일을 날렸다. 덕분에 수백 마리나 되던 스파토이들이 모조리 뼛조각으로 돌아가 버렸다.

[띠링!]

[레벨업!]

또다시 그의 귓가로 레벨업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오히려 왜 빨리 들리지 않나 걱정이 될 정도로 자주 듣는 일상의 소리처럼 되어갔다.

서진이 이 정도니 연합파티원들의 상황은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뻔했다. 계속 죽상을 하고 있던 민연서조차도 신나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뀌었으니 말해봐야 입만 아플 뿐이다.

연합파티원들의 몸에서 계속해서 은은한 빛이 새어나오며 광렙의 향기에 듬뿍 취해갔다.

그들이 레벨업을 하면 할수록,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헬독들에게는 지옥의 문이 열리고 있었다. 마수의 이름 자체가 헬독이니 똥개들은 말 그대로 강제로 집에 돌려보내지는 중이었다.

마수의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보라색 피가 시내를 이뤄 강물로 흘러들었다.

그때였다. 이 모든 즐거움을 한방에 앗아가는 마이키의 다급한 경고성이 터져나왔다.

-마스터, 코드레드입니다.

“설마 중급마수가 나타난 것은 아니겠지?”

-아닙니다. 대형마수가 나타났습니다.

“뭐야?”

서진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중급마수들이 나타났다고 해도 이 정도로 놀라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키는 분명히 대형마수라고 했다.

대형마수는 무조건 최하 B-급 이상은 된다.

등급이 이제 갓 E+를 찍은 하급능력자인 서진에게는 악몽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스킬이 박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허드를 통해 보이는, 거의 날듯이 달려오는 거대한 마수의 모습은 B급을 능가하는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설마 A급 대형마수 블랙 드레이크는 아니겠지?”

-마스터, 아닙니다. 그것보다 더 강한 상급마수 베히모스입니다.

“진짜?”

-죄송합니다. 마스터!

“당장 튀어야겠군.”

서진은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았다.

이건 무조건 튀는 게 상책이다.

베히모스는 네발달린 마수 중에 가장 강하고 큰 대형마수이자 상급마수이다.

화가 나면 A급 대형마수인 블랙 드레이크를 잡아먹을 정도로 강하고 성질 또한 잔인하고 포악하기가 그지없었다.

이런 마수를 상대로 서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고 봐야했다.

“대형마수이자 상급마수인 베히모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지금부터 전력을 다해 헬독을 쓸어내고 바로 남쪽으로 튄다. 떠날 때는 바람과 같이 사라진다. 절대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라.”

“네, 마스터.”

“예, 마스터.”

연합파티 중 연어팀은 서진의 말에 다들 놀라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서진파티의 파티원은 베히모스가 뭔지 몰라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곧 허드에 마이키가 베히모스가 달려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 ‘앗! 뜨거워라!’하는 표정으로 혼신을 다해 헬독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쾅 콰르릉 쾅!

퍼퍼퍼펑 퍼퍼퍼펑 펑펑!

서걱서걱 철썩 서걱!

빡 빠각 빡 우드득 빠지직!

핑 피피피핑 피피피핑!

연합파티원은 순간적으로 극딜모드로 들어가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쏟아내어 헬독을 쓸어버렸다. 덕분에 헬독 떼가 놀라서 전의를 상실하고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들을 진정으로 물러서게 만든 것은 서진과 그의 연합파티원들이 아니었다.

바로 베히모스의 가공할 피어였다.

쿠와하아아아아아아!

우르릉 우르르르릉! 부르르르르르…….

베히모스의 엄청난 포효가 멀리서 터져 나오자 주변 수 킬로미터 안에 있던 모든 마수들이 일제히 오줌을 지리더니 꼬리를 말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얼마나 무시무시한 피어인지 대지가 다 부르르 떨릴 정도였다.

서진과 연합파티원들도 베히모스의 피어에 당해 두 다리를 사시나무 떨리듯 떨어대며 공포에 물들었다.

“모두 정신 차려!”

그래도 태어날 때부터 뇌정으로 단련했던 서진이 제일먼저 정신을 차리고 일행에게 소리쳤다. 목소리에 뇌정의 기운이 실려 있어 그의 목소리를 들은 연합파티원들은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모두 강물 속으로 들어가서 몸에 묻은 마수들의 피를 씻는다. 그리고 조용히 하류로 내려간다.”

“네, 마스터.”

“마리는 정신 바짝 차리고 있다가 나중에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능력을 발휘해서 베히모스의 감각으로부터 우리 모두를 숨기도록 해!”

“네, 알겠어요.”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마리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래도 베히모스를 상대로 기대어 볼 사람이 당장 눈앞에 마리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진과 연합파티원의 공격이 베히모스에게 박힐 가능성도 없지만 설사 박힌다고 해도 데미지를 입는 속도보다 자체회복이나 재생이 되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다.

거기에다 베히모스의 가죽은 어지간한 물리공격과 마법으로는 흠집조차 나지 않는다.

서진은 항상 잘 챙기는 마수의 정수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무조건 뒤로 물러났다.

-마스터, 베히모스가 5km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알았어.”

서진은 급히 손짓을 해서, 물로 마수의 피를 씻고 있던 연합파티원들을 데리고 강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갔다.

베히모스가 다가오는 속도에 비하면 아기가 아장아장 기어가는 속도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쉬지 않고 물속을 걷거나 헤엄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도록 노력했다.

-마스터, 베히모스는 수륙양용마수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강물 속에서도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물론 강과 바다에서 사는 마수나 어류정도는 아니지만 최소한 물을 두려워하는 마수는 아닙니다.

“알겠어. 주의할게. 마이키는 베히모스가 우리를 발견할 것 같으면 클론볼을 이용해서 저놈의 주의를 돌려줘!”

-네, 마스터.

서진은 마이키와 클론볼에게도 그렇게 임무를 부여했다.

쿵 쿠웅 쿵 쿠웅…….

덩치가 공룡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큰 베히모스라 움직일 때마다 대지가 지진이 난 것처럼 진동을 했다.

============================ 작품 후기 ============================

***100회 축하해주신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더욱 노력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

즐겁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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