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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116화 (116/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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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 전공포상

마나 마스터리의 스킬 등급이 쭉쭉 올라가더니 금세 C-등급까지 치고 올라갔다.

서진이 이미 마나를 사용하고 있고 또 마나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어서 보정이 된 것 같았다.

“이번에는 오러연공법을 익혀보죠?”

“네, 좋습니다.”

그란데와 서진은 기세를 이어 오러연공법에 도전했다.

하지만 오러연공법은 마나연공법의 경우와는 정 반대였다.

마나연공법과 똑같이 직접 익혀봤지만 F등급에서 단 한 단계도 위로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가 오러에 대한 재능이 없는 겁니까?”

“으음, 그것보다 우리가 마법사이기 때문에 오러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럼 오러를 다루는 기사에게 배우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건 지금 당장 뭐라고 확실히 대답해드릴 수가 없네요. 나중에 오러를 다루는 기사와 따로 얘기를 한번 나눠보시죠.”

“네, 알겠습니다.”

마법사에게 오러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일단 모순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진은 오러에 대해서는 일단 뒤로 한 발짝 물러서기로 했다.

대신 이들에게는 마법과 마나연공법에 대해서 보다 깊이, 심도 있게, 제대로 배워보기로 했다.

‘굳이 사본은 챙기지 않아도 되겠다. 신기하게도 고대의 마나연공법과 오러연공법에 대한 내용이 머릿속에 각인이라도 된 듯이 생생하고 또렷하니 말이야.’

서진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란데의 연구실을 빠져나왔다.

유니언에서 사람이 나올 때까지, 그들은 매일 하루에 한 번씩 그란데의 연구실에 모이기로 했다.

그란데를 비롯한 마법사는 서진에게 마법과 마나연공법을 가르치고, 반대로 서진은 그들에게 능력자들이 어떤 식으로 마법을 익히고 발현시킬 수 있는지 얘기를 해주기로 한 것이다.

뚜벅 뚜벅!

점심식사를 위해 서진은 드워프 공방을 찾았다.

란돌프가 그를 보자마자 마치 죽은 아들이 환생이라도 한 듯 달려 나오며 반가워했다.

“어서 오게!”

“점심식사 같이 하려고 왔어요.”

“잘 왔네. 안 그래도 배가 고팠거든. 어서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세.”

“네, 그러시죠.”

란돌프는 서진의 손목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식당을 향했다.

뭔 놈의 성질이 이리 급한지, 짜리몽땅한 란돌프의 다리에 맞춰 가느라 서진은 경보를 넘어 반쯤 달리기를 해만 했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마침 식당은 텅텅 비어있었다.

그들은 뷔페식으로 되어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먹고 싶은 음식과 요리를 접시에 가득 담아 테이블로 돌아왔다.

서진은 통구이 바비큐와 샐러드 그리고 카레와 비슷하게 생긴 요리를 가져왔는데 빵에 찍어 먹으니 무척 맛있었다.

음료수는 시원한 레몬주스를 피처로 담아가지고 와서 나눠마셨다.

둘 다 혈기왕성한 육체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그들은 몇 번이나 접시를 비우고 다시 음식과 요리를 가져다 먹었다.

점심식사는 훌륭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점심식사가 끝나자마자 란돌프는 서진의 손목을 잡고 득달같이 드워프 공방으로 돌아갔다.

란돌프가 워낙 서두르는 탓에 뱃속에 고이 모셔둔 바비큐가 다시 튀어나올 것 같고 레몬주스가 분수를 뿜을 뻔 했다.

“좀 천천히 가요.”

“거의 다 왔네.”

란돌프는 서진의 말을 바로 쌩 까 버렸다.

결국 그의 고집대로 드워프 공방에 도착해서야 서진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란돌프는 서둘러 드워프 공방 한쪽에 있는 진열대로 그를 데려갔다.

“자! 여기 있네. 자네의 무구가…….”

“아!”

서진은 방금 전 란돌프가 저지른 만행을 바로 잊어버렸다.

그가 왜 이렇게 서둘렀는지 알 것 같았다.

서진은 헤벌쭉 웃음을 지으며 진열대로 다가가 자신의 무구를 살펴봤다.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레드볼, 전신슈트!

겉으로 봐서는 뭐가 얼마나 바뀌고 업그레이드가 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란돌프가 고새를 참지 못하고 속사포처럼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았다.

“팬텀소드와 디바인쉴드에는 각각 묘한 영력과 성력이 느껴져서 그 부분은 일절 건들지 않고 업그레이드를 했어. 팬텀소드의 손잡이를 보강하고 블레이드에 강화마법진과 샤프니스 마법진 등을 인챈트 했으니 전보다 배는 더 단단하고 날카로워졌을 거야.”

“정말 더 단단하고 날카로워 보이네요.”

서진은 란돌프의 말에 바로 맞장구를 쳐줬다. 그러자 란돌프는 신이 나서 아까보다 더 빠르게 설명을 이어갔다.

“크흐흐흐, 디바인실드는 외부에 보강재를 입히고 특수열처리로 마감을 했네. 거기에다 대마법방어진과 강화마법진, 경량화마법진과 충격흡수마법진 등을 인챈트 했어.”

“어쩐지 전에 비해 무척 가볍게 느껴진다고 했더니 역시 각종 마법진을 인챈트 했군요. 훌륭합니다.”

란돌프는 서진의 칭찬에 고무되어 얼굴에 한가득 미소가 꽃을 피웠다.

“레드볼의 내부는 오리하르콘, 외부는 아다만티움으로 교체했네. 기존에 인챈트 되어 있는 질량증폭마법진과 중력강화마법진도 보다 강력하게 바꿔놓았으니 아마 마음에 들 거야. 무엇보다도 이제는 굳이 아라크네의 거미줄 따위는 쓰지 않아도 돼. 레드볼과 전신갑주의 손바닥에 특수한 장치를 해놓았거든.”

“그럼 인비저블 아라크네의 거미줄이 없어도 레드볼을 제 맘대로 쓸 수 있다는 말인가요?”

“물론이지. 자세한 것은 극비라서 말하기 곤란하고 그냥 암놈과 수놈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이치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

“대충 무슨 말인지 감 잡았습니다.”

서진은 레드볼을 만지작거리다가 자신의 내부보호복과 전신슈트를 쳐다봤다.

“이건 제 전신슈트가 아닌데요?”

“뭐 그렇다고도 볼 수도 있지. 베히모스의 가죽을 베이스로 미스릴, 오리하르콘, 아다만티움 등 수많은 재료를 첨가하고 대마법방어진, 강화마법진, 충격흡수마법진, 경량화마법진 등 각종 마법진을 인챈트 해서 만든 전신갑주이니 기존의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바뀌었을 수밖에…….”

“그래요?”

서진은 란돌프의 말을 듣자 당장 호기심이 증폭됐다.

“자네의 내부보호복을 참고해서 특수 가공한 와이번의 가죽으로 내부강화복 만들었네. 보온보습마법진, 청결마법진, 충격흡수마법진, 속성저항마법진, 경량화마법진 등 각종 마법진을 인챈트 했고 나만의 비법으로 특수처리까지 해놓아서 신축성이 아주 뛰어나지. 뭐 내복 대용으로 입어도 어디 가서 무시는 안당할 거야.”

“란돌프, 고맙습니다.”

“푸하하하! 이제야 그 입에서 고맙다는 소리가 나오는군. 하지만 아직 너무 일러. 한번 써본 다음에 나를 찾아오라고. 그럼 아마 지금보다 두 배는 더 고맙다는 소리를 할 수 밖에 없을 거야.”

“그래요?”

서진은 자신만만한 란돌프의 말에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그리고 이거 받게! 베히모스의 가죽을 판매한 대금이야.”

“아! 감사합니다.”

그는 란돌프가 내미는 가죽주머니를 냉큼 받아 챙기고는 슬쩍 안을 열어 확인했다.

미스릴화가 가득담긴 것을 보자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하하, 이거 너무 수고를 해주셔서 어떡하죠? 수고비나 수수료는 얼마나 드리면 됩니까?”

“무슨 소린가? 우린 그딴 것 필요 없네. 자네는 우리에게 베히모스의 가죽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주지 않았는가? 드워프는 친구에게 수고비를 받지 않는다네.”

“그렇습니까? 정말 드워프는 위대한 종족이네요. 역시 최곱니다.”

베히모스의 가죽을 경매로 팔아주고도 수고비도 받지 않겠다는 란돌프의 말에 서진은 연신 엄지를 위로 치켜들며 드워프를 찬양했다.

“푸하하하하! 그걸 이제 알았다니 안타깝구먼.”

“아닙니다. 진즉에 알았는데 한 번 더 확인하게 된 겁니다.”

“그래? 그거 다행이군. 푸하하하하!”

“무하하하하!”

란돌프는 자존광대한 표정이 되어 허리에 두 손을 올린 채 통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서진도 란돌프 앞에 마주서서 호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좋아했다.

웃음이 그치자 서진은 그 자리에서 당장 자신의 무구를 장비하기 시작했다.

먼저 드워프 명장 란돌프가 만든 전신갑주와 내부강화복을 입었다.

베히모스의 가죽을 베이스로 만들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먹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묵빛에 은은한 메탈실버와 메탈골드의 색깔이 흘렀다.

“멋있네요.”

“드워프 명장인 나 란돌프가 만든 작품이니 당연히 예술성도 뛰어날 수밖에…….”

“아! 네!”

드워프 명장 란돌프에게 겸손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그가 만든 전신갑주는 정말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아름답고 멋있었다.

진짜 뽀대 하나는 죽음이었다.

서진은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레드볼도 차례로 장비했다.

“이 무구를 테스트해볼 만한 장소는 없습니까?”

“당연히 있지 왜 없겠나? 연무장으로 가세.”

란돌프는 서진의 손목을 잡고 드워프 공방 뒤쪽으로 돌아갔다.

커다란 철문 하나를 통과하자 곧바로 탁 트인 축구장만한 공간이 나타났다.

“여기가 드워프 연무장입니까?”

“맞아. 가까운 곳에 연무장이 있어야 무기를 만들자마자 시험을 해볼 수 있지.”

란돌프의 말이 이해가 가긴했다.

-마스터의 무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홀로그램을 띄워 보여드리겠습니다.

“응.”

마이키는 서진의 허드에 즉시 홀로그램을 하나 띄워 올렸다.

서진은 마이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무구의 성능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전신갑주를 시작으로 내부강화복,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레드볼 순으로 업그레이드 상세설명과 제원이 나타났다.

서진은 넓은 연무장에서 걷고, 뛰고, 구르고, 격렬한 몸동작을 했다.

팬텀소드를 휘둘러보기도 하고 디바인실드로 가상의 적을 막으며 거칠게 다뤄봤다.

레드볼로 연무장의 바닥을 푹푹 패게 만들며 실전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바뀐 무구를 테스트를 해본 결과 서진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확실히 자신의 무구가 예전에 비해 차원이 다른 마법무구로 변해버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짜 수고하셨습니다.”

“푸하하하! 이제 내 말을 믿겠는가?”

“당연하죠. 란돌프 명장은 드워프 명장이 아니라 모든 종족의 최고 명장이십니다.”

“뭬야? 푸하하하하하! 자네야 말로 정말 드워프 보는 눈을 가지고 있구먼.”

란돌프는 진심어린 서진의 아부에 크게 기뻐했다.

드워프가 단순하다는 말은 절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는 기분이 좋아져서 서진이 굳이 달라고 하지도 않은 각종 무기와 장비 등을 선물로 한 보따리나 싸줬다.

물론 그것들이 란돌프가 자랑하는 최고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드워프 명장의 눈에 살아남았다는 것은 곧 명품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했다.

서진은 란돌프에게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고는 드워프 공방을 빠져나왔다.

깡깡깡깡!

엘프 공방은 드워프 공방 바로 옆에 있다.

드워프 공방보다 훨씬 규모는 작지만 엘프 특유의 자연친화적인 특성으로 이곳이 공방인지 아니면 정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어머! 서진! 어서 오세요.”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아리아나가 엘프 공방 입구에서 환상처럼 턴을 해 돌아서며 서진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그 아름다운 모습에 서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뇌정을 상시 운행하고 있는 서진은 금세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봐도 작위적인 설정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이 그가 엘프 공방으로 오고 있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설사 설정이었다고 해도 자신에게 잘 보이려는 아리아나의 노력이 가상하긴 했다.

서진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아리아나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아리아나 부 성주께서도 오셨군요.”

“무슨 말을 그렇게 딱딱하게 해요? 우리 사이에…….”

“우리사이요?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요?”

툭!

아리아나는 서진의 가슴을 툭 치더니 곱게 눈을 흘리며 말했다.

“그냥 아리아나라고 불러주세요. 부 성주니 뭐니 이런 말은 서진에게 듣기 싫어요.”

“그, 그러지요.”

서진은 아라아나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고혹적인 모습을 보이자 도저히 ‘No’라고 말할 수 없었다.

‘아리아나가 진짜 나 좋아서 이러는 건가? 설마! 아니겠지.’

그녀의 일관된 태도가 잠시 서진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하지만 서진은 살짝 고개를 흔들어 쓸데없는 생각을 털어버렸다.

“저 아리아나!”

“네?”

“블루볼을 찾으러 왔습니다만.”

“아! 그건 이미 준비가 끝났어요. 이리 오세요.”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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