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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127화 (12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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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 연합조약

결국 이들의 시도는 레이나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즉시 보따리를 싸고 유니언으로 복귀하려고 했다.

그제야 미국과 EU, 러시아와 중국 등 강대국들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하지만 후폭풍은 컸다.

유니언에서 유엔, 즉 국제연합 존재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유엔은 정말 지구 242개국의 의사를 공정하게 대변하는 기관인가?

강대국들이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아닌가?

유니언은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그 이후, 유니언의 결정과 행보는 놀라웠다.

그들은 제일 먼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제도를 정면으로 부정해버렸다.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은 즉각 이에 반발했다.

하지만 유니언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5개국을 배제하고 나머지 유엔회원국들과 개별협상을 빠르게 진행시켰다.

놀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은 유니언을 비난하고 개별협상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유니언의 실력행사가 시작됐다.

첫 번째로 대한민국 정부와 협상을 했다.

유니언은 상임이사국 5개국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줄 것을 약속했다.

이에 대한민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이 개별협상을 방해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막았다.

물론 대한민국 정부가 이렇게 전격적으로 유니언을 돕게 된 배경에는 서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두 번째는 상임이사국 5개국의 최고지도자, 내각과 행정부의 모든 각료, 의회의 의원들을 몽땅 재워버렸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은 즉각 행정이 마비되어 버렸다.

명령을 내려야할 머리들이 전부 잠이 들었으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사상초유의 사태에 전 세계는 경악했다.

아무도 몰랐다.

언제 유니언이 이런 일을 벌였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어떻게 잠든 사람들을 깨울 수 있는지?

각국의 의사들은 이들을 깨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하지만 단 한 명도 깨우지 못했다.

힐러를 포함한 온갖 능력자들을 다 동원했다.

그래도 역시 단 한 명도 깨우지 못했다.

그제야 5개국을 포한한 지구의 강대국들은 유니언의 저력을 깨달았다.

아니 힘의 차이를 인정했다.

굳이 전쟁을 해보지 않아도…….

지구는 유니언을 상대로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서로 총칼을 써보기도 전에 그냥 재워버리는데,

무슨 싸움을 할 수가 있겠는가?

잠에 빠져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면,

그게 죽음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유니언에서 세 번째 작전을 진행하기 바로 직전,

상임이사국 5개국은 유니언에게 백기를 들었다.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개별협상을 통해 조약을 맺은 나라가 이미 200개국이 넘었다.

새로운 국제연합 창설 움직임도 보였다.

유니언에서 비용을 대고 30년 동안 유지비도 대주겠다고 했다.

5개국은 결국 상임이사국의 지위보다 유니언과의 화해를 선택했다.

마수와의 전쟁에서 유니언의 지원을 못 받는 것도 무서웠다.

하지만 유니언이 자신들만 쏙 빼놓고 다른 나라들을 지원해서 전력을 증강시켜주는 것은 더 무서웠다.

그걸 방치한다면……

근 미래에 강대국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5개국은 사흘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잠들었던 자들도 모두 깨어났다.

놀라운 것은,

깨어나자마자 유니언을 비난했던 자들이 도로 잠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알게 됐다.

유니언은 한번 재웠던 자들을 언제든지 다시 재울 수 있다는 것을…….

덕분에 유엔의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은 그냥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통일되어 버렸다.

이사국 15개국의 선출도 공정하게 투표에 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상임이사국이었던 5개국을 제외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이 사실을 크게 반겼다.

이제야 유엔은 자유로워졌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상임이사국의 압력과 영향력에서 말이다.

9월7일, 역사적인 유니언과 지구(유엔)의 연합조약이 체결됐다.

이로써 지구는 유니언의 일곱 번째 정식 연합행성이 됐다.

지구에서는 커다란 축제가 벌어졌다.

아니 지구를 비롯한 전 유니언의 연합행성에서 축제가 열렸다.

그리고 이틀 뒤!

제2차 마수웨이브가 시작됐다.

* * *

북한산던전.

쏴아아아아! 쏴아아아아!

어디서 비라도 내리는 것일까?

마치 소나기처럼 반투명한 매직미사일이 쏟아져 내렸다.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쿠히이이익! 쿠히이이익!

C급 마수 나이트롤 두 마리가 머리가 깨지고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리며 쓰러졌다.

쏴아아아아! 쏴아아아아!

또다시 매직미사일이 쏟아져 내렸다.

나이트롤들은 기겁을 하고 놀라 사방으로 도망쳤다.

쿠와아아아앙!

다른 나이트롤에 비해 대가리가 하나는 더 큰 녀석이 포효를 질러댔다.

아직도 기가 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놈을 제외한 나머지 나이트롤은 마침내 전의를 상실했다.

하늘에서 소나기가 오듯 쏟아져 내리는 매직미사일!

이건 자연재해나 마찬가지다.

도무지 어디에서 공격을 해오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단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나이트롤이 마수라지만 그 정도도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쿠히이이익! 쿠히이이익!

참혹한 비명성이 터지며 도망가던 두 마리의 나이트롤이 보라색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그 모습에 남아있던 나이트롤이 쥐고 있는 커다란 도끼를 치켜들고 숲속으로 뛰어 들었다.

숲속 한쪽에서 희미한 뭔가가 하늘로 솟구친 것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순간, 우거진 수풀 속에서 흐릿한 뭔가가 무서운 속도로 나이트롤을 향해 쏘아져왔다.

피잉!

나이트롤은 반사적으로 도끼를 치켜들어 막았다.

아니 막으려고 했다.

퍽!

쿵! 데굴데굴!

나이트롤의 몸이 사정없이 뒤로 내동댕이쳐졌다.

바르르 몸을 떨었다.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놈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바스락 바스락!

수풀이 우거진 숲속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점점 커졌다.

그리고는 돌연 커다란 풀이 양옆으로 갈라지더니 흐릿한 아지랑이가 나타났다.

‘갑자기 달려들어 깜짝 놀랐잖아.’

흐릿한 아지랑이는 바로 서진이었다.

그는 몸을 은신한 채 나이트롤을 사냥하고 있었다.

동화 스킬은 감지 범위에 마나를 풀고 의지를 부여하면 주변과 동화되어 은신효과가 생긴다.

마이키가 해주는 스텔스 & 클로킹도 몸을 숨기는데 좋지만 동화 스킬만큼 자연스럽게 기척까지 지워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놈이 어떻게 눈치를 챘지? 냄새라도 맡았나? 분명히 냄새를 지우고 왔는데…….’

신나게 나이트롤을 사냥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놈이 자신을 향해 똑바로 달려들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물론 스나이핑 스킬로 단번에 저격해서 죽여 버렸다.

겁도 없이 정면으로 달려드는 놈에게는 사실 그것도 과분했다.

문제는 이놈이 자신을 어떻게 발견했냐는 것이다.

우연이라는 것을 알 리 없는 서진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일단 다른 놈들을 잡아보면 알겠지. 위험하다 싶으면 튀면 그만이다.’

그에게는 마이키와 클론볼이 있었다.

거기에다 유니언상점에서 구입한 각종 트랩과 텔레포트 스크롤도 있었다.

다시 사냥을 시작하기 전,

서진은 레이더를 활성화시켰다.

반경 1500m 안에 있는 모든 마수들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폭포수 같이 쏟아지는 정보들!

서진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이제는 이 짓도 이력이 났는지……

머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탄두강화 스킬을 걸었다.

스킬 등급이 C-급이라 9배의 탄두강화 효과가 발생한다.

출력강화 스킬도 활성화시켰다.

비록 정수를 꽤 소모하기는 했지만, 6배의 출력강화 효과가 생겼다.

방어막 스킬을 걸고 동화 스킬도 다시 걸었다.

그의 몸 표면에 투명한 방어막이 생겨났다.

그의 몸이 아지랑이처럼 변해 주변의 환경과 동화됐다.

2800이 넘는 마나!

마나 마스터리로 인해 생긴 엄청난 마나회복속도!

그는 더 이상 마나 걱정을 하지 않았다.

쓰고 싶은 스킬을 마음껏 쓰는 재미도 생겼다.

노력하는 자 보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그는 지금 마수사냥을 즐기고 있었다.

‘비록 아직 F급이긴 하지만 마법 스킬도 많은 도움이 됐다.’

마법(F)으로 인해 매직미사일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가 올라갔다.

매직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해졌다.

모양과 특성을 바꾸는 것도 자유로워졌다.

F급이 이러니 나중에 등급이 더 올라가면 뭐가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가됐다.

‘어! 카카오커다.’

레이더를 통해 카카오커의 무리를 발견했다.

그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스스슥 스스스!

그는 조용히 카카오커 무리의 뒤를 밟았다.

멀리 피부가 카카오 색으로 번질거리는 거대한 마수들이 보였다.

숲속의 제왕이라는 오거의 업그레이드 강화마수판!

카카오커가 분명했다.

색적(C-)과 추적(C-)이 동시에 발동했다.

그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저절로 유추가 됐다.

레이더를 잠깐 패시브에서 액티브로 바꿨다.

카카오커가 향하고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폭을 좁혀서 투사했다.

반경 1500m의 탐지거리가 순간적으로 3배로 늘어났다.

4.2km 전방!

카카오커의 무리들이 살아가는 군락지가 느껴졌다.

‘잭팟!’

반가웠다.

회귀 전이었다면 무조건 뒤돌아서 달아났을 상황!

지금은 속으로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다.

중대형 마수의 등급은 C-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등급도 같은 C-다.

카카오커는 등급이 C+인 마수!

같은 중급이라 데미지가 100% 제대로 박힌다.

카카오커가 아무리 생체실드를 잘 써도……

9배의 탄두강화 효과와 6배의 출력강화 효과를 가진,

거기에다 뇌정까지 인챈트 되어있는 매직미사일을 막을 수는 없다.

“마이키, 카카오커 마을로 가는 가장 빠른 루트를 보여줘!”

-네, 마스터.

마이키는 최단루트를 찾아내 서진의 허드에 띄웠다.

카카오커 마을로 향하는 길에는 전혀 마수가 보이지 않았다.

중대형 마수 중에서 가장 강하다는 카카오커!

감히 이들의 영역을 침범할 간 큰 놈들은 주의에 없나보다.

-카카오커 마을을 공격을 하기에는 위치가 좋지 않습니다.

“나도 알아. 지형 지도를 띄워봐.”

-네, 마스터.

서진의 눈앞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자신의 레이더와 비교해본 결과!

그의 시선이 반대편 절벽을 향했다.

‘저기가 제일 좋은 명당자리네.’

마치 거대한 도끼로 찍어낸 듯한 거친 경사의 절벽!

그 꼭대기에 서서 사냥을 한다면 좋을 것 같았다.

‘날개!’

촤라라라라락!

펄럭펄럭!

마음이 일자 날개가 절로 펼쳐졌다.

그의 몸이 허공으로 서서히 떠올랐다.

그러더니 쌩하고 반대편 절벽 꼭대기 위로 올라갔다.

촤라라라라락!

다시 날개를 집어넣었다.

마왕의 날개!

이거 정말 완소 아이템이다.

방어막 스킬과 동화 스킬도 참 좋다.

아무리 다른 스킬을 함께 써도 풀리지 않는다.

고로 서진이 절벽 꼭대기 위로 올라선 것을 본 마수는 없었다.

특히 카카오커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감히 연약한 인간이 자신들의 마을을 직접 공격해오리라고는 말이다.

‘회귀 전에 내가 몇 번이나 카카오커에게 죽을 뻔 했지?’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안드로이드 전투로봇 시절!

자신의 몸을 가장 많이 찢어발긴 놈은 단연 카카오커였다.

그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감돌았다.

‘이건 나의 소소한 복수야. 이해해라!’

서진의 눈에 서서히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카카오커 마을!

새끼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암컷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늙은 놈들은 나무 그늘 아래 낮잠을 자고,

사냥을 다녀온 놈들은 나이트롤의 팔다리를 뜯어먹고 있다.

그들의 머리 위로 죽음의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아!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쿠웨에에에엑! 쿠웨에에엑!

카카오커 네 마리가 참혹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대가리가 깨지고 목이 부러진 것이다.

나이트롤과는 달리 그들의 몸에는 구멍이 뚫리지 않았다.

매직미사일을 맞는 순간, 녹색의 생체실드가 발현된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매직미사일은 3초 간격으로 10발씩 꾸준히 떨어져 내리고 있으니까…….

[띠링!]

[레벨업!]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굳이 상태창을 열어보지는 않았다.

이런 것은 나중에 한꺼번에 몰아서 확인해야 더욱 즐겁다.

============================ 작품 후기 ============================

추천 한방씩 꽝꽝 찍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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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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