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31화 (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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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 2차 마수웨이브

어두운 밤하늘!

평양상공을 검은 헬기들이 날아가고 있다.

스스스스슷! 스스스스슷!

스스스스슷! 스스스스슷!

프로펠러와 로터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잠입과 침투를 목적으로 특수하게 설계된 헬기들…….

이들은 김정일의 아방궁이라고 불리던 김정일 특각을 향하고 있다.

“메딕, 김정은이 이곳에 있는 것이 확실해?”

-그렇습니다. 400m 떨어진 로켓지휘소를 출발해서 방금 김정일 특각으로 들어갔습니다.

“잘됐군. 지도자동지를 위한 영웅들의 모임……. 이런, 더럽게 이름도 기네.”

-그냥 북한 능력자협회 회장이라고 부르세요.

“그러자. 북능협 회장은 준비 끝났어?”

-물론입니다. 저희는 그저 김정일 특각 주변에 포진된 김정은의 친위대만 정리하면 됩니다.

“김정은 친위대는 능력자로 구성되어 있나?”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강한 능력자들입니다.

“충성심도 강하겠군.”

-겉으로는 그렇습니다.

“그게 뭐야? 다 죽이지 말라는 말이야?”

-북능협 회장에게 포섭된 자들도 있습니다. 제가 허드에 표시해드리겠습니다. 붉은 화살표는 제거, 파란 화살표는 제압입니다.

“알겠어.”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메딕의 말이 끝나자마자 김정일 특각 상공에 도착한 특수헬기들이 한쪽 문을 열었다.

거센 바람이 안으로 훅 밀고 들어왔다.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들은 허드를 확인했다.

그리고 신호에 맞춰 차례로 지상을 향해 뛰어내렸다.

헬기 밖으로 뛰어내리자마자 낙하산이 확 펴졌다.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들은 낙하산의 방향을 조정했다.

버섯 같이 생긴 낙하산들이 김정일 특각을 향해 천천히 내려앉았다.

휘이이익!

마지막으로 서진이 헬기에서 뛰어내렸다.

그의 등에는 낙하산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낙하산보다 더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반투명한 날개가 활짝 펴졌다.

촤라라라라락!

펄럭 펄럭 펄럭!

강한 바람을 타고 서진의 자유로운 비행이 시작됐다.

하강기류를 타고 무서운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상승기류를 타고 우아하게 허공을 떠올랐다.

어두운 밤하늘을 마음껏 활공했다.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듯 속이 다 시원했다.

엔돌핀이 펌프질을 해대는 것처럼 기분이 끝내줬다.

하지만 언제까지 창공을 활보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마스터, 지금 시작해야합니다.

“알았어.”

메딕의 말에 그는 즉시 방향을 틀었다.

위상배열 레이더만 켜놓은 상태로…….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벼락같이 무서운 속도였다.

김정일 특각의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150m 상공에서 그는 돌연 날개를 활짝 폈다.

거센 공기의 저항이 날개에 한아름 담겨왔다.

파라라라라라!

날개 끝이 세차게 떨렸다.

그리고 그의 몸은 더 이상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멋지게 선회했다.

“시작해!”

-네, 마스터. 작전명 ‘돼지 얼굴보고 잡자’를 시작하겠습니다.

서진은 속으로 고소를 지었다.

메딕이 지은 작전명을 들을 때마다,

김정은의 얼굴이 돼지로 연상됐던 것이다.

쿵 쿠쿠쿵 쿵 쿠쿠쿵!

수십 명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들이다.

낙하산을 타고 하강하다 지상 수십 미터 위에서,

낙하산을 분리하고 그대로 땅으로 떨어져 내린 것이다.

“적이다.”

“막아라!”

“지도자동지를 보호하라.”

어디에서 그렇게 많이 숨어 있었는지…….

사방에서 김정은 친위대가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미친 듯이 소총과 기관단총을 쏘아댔다.

타타탕 타타탕 타타타탕!

트르르르륵 트르르르륵!

그러나 헤븐 가디언즈 능력자들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들이 장비하고 있는 전신슈트!

그것은 소총과 기관단총의 탄환으로는 뚫을 수 없는 방어구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게 있는 법!

헤븐 가디언즈 능력자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자신을 공격한 김정일 친위대를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휘익 콰콰콰쾅!

파지직 파지지직!

쐐애애앵 서걱서걱 쐐액!

피슝 펑 피슝 펑 피슝 펑!

피피핑 피피핑 피피핑!

화염덩어리가 날아가고 벼락이 떨어졌다.

윈드블레이드와 얼음창이 쏟아져 내렸다.

레피드 트리플 샷이 현란하게 번쩍거렸다.

컥 크악 으아악 아악 케엑…….

수십 명의 친위대가 쓰러져갔다.

폭발하고 지져지고 잘리고 얼었다가 깨지고 화살에 맞고…….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인해,

친위대는 전멸에 이르는 타격을 입었다.

그때, 김정일 특각 안에서 수십 명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국방색의 전신슈트를 입고 있었다.

뭔가 2% 부족해 보이는 그들의 전신슈트!

마치 중국의 짝퉁제품처럼…….

누군가의 것을 조잡하게 모방한 티가 영력했다.

“우리는 북조선의 영웅들이다. 너희들은 누구냐?”

거만한 목소리로……

스스로를 영웅이라고 부르는 자들!

바로 북한의 능력자들이였다.

헤븐 가디언즈 대원들은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허드를 통해 나타난 정보를 열심히 분류하느라 바쁜 것이다.

붉은 화살표와 파란 화살표가 깜빡거렸다.

죽일 놈과 살 놈을 구별하고 있었다.

그것은 서진도 마찬가지였다.

김정일 특각 상공 100m 위!

그는 날개를 펴고 활공을 하는 상태로 스킬을 사용했다.

방어막 스킬로 몸을 보호하고,

동화 스킬로 모습을 감췄다.

탄두강화 스킬로 매직미사일을 강화했다.

쏴아아아아아!

그리고 어두운 밤하늘에 죽음의 비가 떨어져 내렸다.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쿵!

컥 켁 큭 악 윽 억…….

북한의 능력자들이 단말마를 지르며 쓰러졌다.

하나같이 머리와 상체가 무언가에 맞아 박살이 난 모습이다.

일부는 아예 피 떡이 되어 있었다.

그것도 숫자가 무려 스무 명이나 됐다.

“헉, 뭐야?”

“뉘기야?”

“무슨 일임메?”

“우욱!”

놀란 그들은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헤븐 가디언즈! 쳐라!

헤븐 가디언즈 능력자들이 말없이 달려들었다.

그들은 명령이 떨어지자 곧바로 공격을 시작했다.

죽일 놈은 죽이고 살 놈은 살렸다.

결과는 허드에 나타난 화살표의 색깔과 동일했다.

순식간에 북한의 능력자들이 정리되어갔다.

하지만 전부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아직 몇 명은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며 반항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간간히 위협적인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쾅 콰콰콰쾅!

차차창 차차차창 창창!

펑 우르릉 꽈릉!

김정일 특각이 무너질 것 같은 굉음과 진동!

모두 북한의 고위능력자 다섯 명이 일으킨 신위였다.

그 사이, 일단의 무리가 김정일 특각으로 빠르게 침투했다.

국방색 전신슈트를 입은 자들…….

김정일을 직접 처단할 북능협 회장과 그의 동조자들이다.

그런데…….

그놈의 전신슈트, 역시 뭔가 2% 부족해 보인다.

“메딕, 일이 끝나면 북능협 회장 일행에게 전신슈트 좀 보급해줘.”

-네, 마스터.

“진짜 조잡해서 손발이 다 오그라들 것 같다. 특히 저 사타구니 사이! 도대체 누가 만든 거야?”

-많이 이상한가 보군요.

“됐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돼. 그런데 왜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끌어?”

-반항하는 북한의 능력자 다섯 명의 실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것도 죽이지 않고 사로잡으려니 좀 어렵네요.

“흐음, 내가 직접 해결하지.”

-부하들을 믿어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만.

“그런가? 어찌됐든 내려갈게.”

메딕의 만류에도 서진은 고도를 급격히 낮췄다.

우아하게 날개를 쫙 펴고 속도를 확 줄였다.

펄럭 펄럭! 척!

그리곤 김정일 특각 지붕위에 가볍게 내려섰다.

“어디보자. 호오! 레벨이 높아 보이네. 거의 90대에 육박하겠는데?”

-제가 봐도 그래 보입니다.

헤븐 가디언즈의 최정예인 제1공격대!

그들과 싸우면서 조금도 밀리지 않는 북한의 능력자 다섯 명!

각각 검, 도, 창, 도끼, 망치를 들고 싸우고 있다.

서진은 다섯 명의 능력자들을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하네. 하지만 그게 다야. 볼만큼 봤으니 이제 파티 하나 보내서 정리해!”

-네, 마스터.

서진의 명령이 떨어졌다.

제1공격대의 1개 파티가 앞으로 나섰다.

1:1로 각각 싸우던 것을 5:5로 바꿨다.

단지 그뿐인데…….

전황이 일거에 뒤집혔다.

북한의 능력자들은 곧 처참하게 뒤로 밀려났다.

헤븐 가디언즈 제1공격대 1개 파티!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는 공격과 수비!

각자의 능력을 최고로 살리는 파티의 능력!

그것은 북한의 능력자들의 자존심을 처참하게 짓밟았다.

콰콰콰쾅!

펑 퍼퍼펑!

퍽 퍼퍼퍼퍽!

“으악!”

“큭!”

“억!”

“으음!”

“크음!”

다섯 마디의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모두 북한 능력자들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북한 최고의 능력자라 칭하며 영웅칭호를 받았던 이들!

그제야 정저지와(井底之蛙)의 우(愚)에서 벗어났다.

우물 밖에 넓은 세상을 본 그들…….

쓰러진 채,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포박해!”

“네, 마스터.”

서진이 모습을 드러내고 명령을 내렸다.

쓰러진 다섯 명의 능력자의 몸이 밧줄로 꽁꽁 묶였다.

잠시 그 모습을 쳐다보던 그는 시선을 바닥으로 돌렸다.

투시 스킬을 쓰자 김정일 특각의 지하가 훤히 보였다.

“2개조만 들어가서 도와줘!”

“네, 마스터.”

2개조 10명의 능력자가 즉시 김정일 특각 안으로 들어갔다.

“후후후, 저 몸으로도 잘 달리네.”

서진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열나게 달려가는 놈이 보인다.

돼지처럼 살이 뒤룩뒤룩 찐 젊은 녀석이다.

그의 뒤를 전신슈트를 입고 있는 능력자가 쫓아간다.

얼마못가 돼지 같은 놈은 곧 따라잡혔다.

살려달라고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한다.

하지만 웬걸!

능력자는 그를 보자마자 개패 듯이 패기 시작했다.

아니 그냥 돼지를 때려서 잡고 있다.

혹시 죽이려고 그러나?

아니다.

반쯤 죽여서 질질 끌고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그의 뒤로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보위사령부 부장들과 핵심 참모들이 모조리 끌려나왔다.

“메딕, 저놈이 김정은 맞지?”

-네, 맞습니다.

얼굴에 새파란 멍이 든 김정은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감이 넘치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리 처참하기 그지없다.

“바로 죽일까?”

-아닙니다. 아직 이용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넘겨받는 날! 북한 스타일로 공개 처형시키겠습니다.

“그렇게 해. 참 다른 곳은?”

-북능협이 평양을 접수했습니다. 이제 곧 북한 전역을 하나씩 손에 넣는 작전을 은밀히 진행하겠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1주일이면 다 끝납니다.

“그쯤이면 2차 마수웨이브도 끝나겠군.”

메딕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뭔가 나름 복안이 있는 모양이었다.

서진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메딕이 알아서 잘 해결할 것이다.

“마스터!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네다.”

“누구?”

“지도자동지를 위한 영웅들의 모임의 대장입네다. 아니디. 이젠 이게 아니디.”

“북한 능력자협회, 줄여서 북능협이라고 부릅시다!”

“아! 그게 조카씀네다. 전 북능협의 대장, 아니 회장 남태산입네다.”

서진은 북능협 회장 남태산을 쳐다봤다.

각진 얼굴과 탄탄한 몸이 돋보이는 삼십대 중반의 사내였다.

그는 불타는 눈빛을 하고 있는 남태산의 손을 꽉 잡고 흔들었다.

죽을 때까지 변치 않는 충성을 바친 심복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북한에 피의 숙청이 시작됐다.

* * *

2차 마수웨이브는 1주일 만에 끝났다.

전 세계는 유니언에 열광했다.

대격변과 1차 마수웨이브 때와는 달리,

사상자가 10분의 1 밖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차원의 균열이 나타나는 시기와 장소를 예측하는 능력!

단지 그것만으로도 지구의 피해는 급감했다.

그제야 세계 각국은 유니언의 능력을 인정했다.

유니언으로 인해 전 세계의 매스컴이 들끓고 있을 때!

한반도의 북쪽은 새로운 혁명이 일어났다.

피의 숙청이라고도 불리는…….

쓰레기 청소가 끝나가고 있었다.

더불어 남북한의 밀사가 판문점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그리고 나온 선언과 조약!

종전합의와 불가침조약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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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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