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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 울르다 전선
그런데 이상한 모습이 하나 보였다.
서문을 활짝 열어 놓고 아무도 닫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설마 서문으로 끌어들이려고?”
-네, 마스터. 서문의 외성과 내성 사이를 보십시오.
“함정이군.”
-그렇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내성까지 단숨에 들어올 수 있는 것 같지만 길을 따라 올라오면 결국 굴곡진 성벽에 의해 여러 번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어쩐지 5만의 병력으로 용케 3년을 버텼다싶더니만…….”
외성과 내성사이는 성벽이 일자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심한 굴곡으로 인해 성벽 위에서 공격하기 좋았다.
반대로 안으로 들어올수록 좁아졌다 커지기를 반복했다.
일종의 병목현상을 유도한 설계였다.
-전투준비를 시작합니다.
마이키의 말에 서진은 첨탑 위를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서문의 문루 지붕위에 내려섰다.
울르다 캐슬 서쪽 들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고개를 뒤로 돌리자 마이키의 지시에 따라 전투준비가 한창이다.
능력자들과 대원들이 외성 성벽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성 성벽에도 능력자들과 대원들이 올라갔다.
갑주를 장비한 북한군 출신 병사들이 성벽을 의지해 숨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손에는 KM2 소총과 KM3 자동샷건, KM5 중(中)기관총, KM6 중(重)기관총, KM14 저격총 등이 각각 쥐어져 있었다.
하지만 탄창에 들어가 있는 것은 유니언에서 보급해준 대마수용탄약이었다.
-마수를 유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역시 피가 효과가 있구나.”
-마인과 마수는 본능이 강해서 그렇습니다.
“그렇겠지.”
적을 유인하는 임무를 띤 능력자 파티들!
그들이 빠른 속도로 서문을 향해 뛰어들었다.
우두두두두두!
우두두두두두!
그들의 뒤로 마인들이 뭔가를 타고 빠르게 쫓아왔다.
말도 아니고 늑대도 아닌 묘하게 생긴 탈것이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늑대말(馬狼)’이라고나 할까?
일단 마랑(馬狼)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마랑위에는 마인들이 형형한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에 회색의 피부!
마수의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입고,
한손에 날카로운 창칼로 무장한 모습들…….
아무리 봐도 이건 그냥 단순한 마인들이 아니다.
기병대에 비견될 정예병이었다.
“마이키, 어째 이거 느낌이 꺼림칙한데……. 우리가 생각했던 마인들이 아니야.”
-그러네요. 멀리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클론볼을 근거리로 붙여서 살펴보니 기병대를 포함한 정예군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시 전투병을 추가로 투입하겠습니다.
마이키는 서진의 말에 바로 반응했다.
헤븐 시큐리티의 대원 1만을 추가로 서문에 투입했다.
내성과 외성 성벽이 아까보다 훨씬 더 촘촘해졌다.
그 사이 서문으로 1만의 마인들이 모여들었다.
그중에 절반은 마랑을 탄 기병이었다.
크와아아아아!
크와아아아아!
마인군단은 사기를 높이려는 듯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서문이 떠나갈 듯한 소리에…….
다들 몸을 한 번씩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와 헤븐 시큐리티의 대원들은,
매일 마수들을 때려잡으며 마수의 피어에 단련된 자들이다.
이 정도의 함성에 기가 죽을 일은 없었다.
하지만 북한군출신 전투병들은 조금 달랐다.
사단 규모로 대치하는 이런 공성전은 처음이었다.
마인들의 살기 찬 함성도 처음이었고.
그래서 조금은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의 모습을 보더니,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싸우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밥을 못 먹는 것이야말로 진짜 두려운 일이다.
모병을 통해 헤븐 시큐리티에 합류한 북한군들!
그들은 배가 부르자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마이키, 일단 좀 지켜보자.”
-네, 마스터.
마인들의 전투력을 보기 위해서 선공을 양보했다.
그걸 눈치 챘는지…….
마인들은 몇 번이나 함성을 지르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공성에 들어갔다.
어디서 준비했는지 긴 사다리들이 나타났다.
뒤쪽에서 거대한 매머드처럼 생긴 마수도 끌고 왔다.
뱀처럼 생긴 마수들도 대거 끌고 왔다.
“저 새끼들, 지금 뭐하자는 거지?”
-마스터, 사다리는 성벽에 붙이려는 것이고, 매머드로 성문을 돌파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뱀처럼 생긴 마수는 용도를 모르겠네요.
“설마 뱀 자체가 사다리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
-그럴 수도 있겠군요.
서진과 마이키는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해봤다.
하지만 마인군단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술로 나왔다.
캬아오오오!
기다란 뱀처럼 생긴 마수가 성벽을 향해 일제히 다가왔다.
등에는 수십 마리의 마인들을 태우고 있었다.
‘괜히 저놈들이 어떻게 나올지 구경하다가 한 명이라도 죽으면 우리만 손해다. 사기도 떨어질 게 분명해.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그냥 쓸어버리자.’
적이 성벽 가까이 다가오자 서진은 갑자기 생각을 바꿨다.
“공격준비!”
-네, 마스터.
바로 요격을 해버리기로 한 것이다.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이 일제히 총구를 성벽 밖으로 내밀었다.
후욱! 휘휘휘휙!
후욱! 휘휘휘휙!
그때였다.
갑자기 뱀처럼 긴 몸을 가진 마수들이 일제히 꼬리를 세차게 휘둘렀다.
그러자 마수의 꼬리 위에 앉아있던 마인들이 일제히 허공을 날아올랐다.
“공격!”
-공격합니다.
그 모습에 서진은 즉시 공격명령을 내렸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투르르륵 투르르륵!
펑 펑 펑 펑 펑 펑!
소총과 중기관총, 산탄총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크악 케엑 컥 아악 끄악 꿱…….
마인들의 비명이 서문을 울렸다.
참으로 개성이 넘치는 비명들이다.
하지만 마수의 꼬리를 이용해 연속적으로 날아오는……
마인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만 갔다.
뱀처럼 생긴 마수들 중 일부가 성벽가까이 다가왔다.
놈들은 몸을 쭉 펴서 성벽 위까지 올라갈 길을 만들었다.
마수의 등을 밟으며 중무장한 마인들이 성벽을 넘어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긴 사다리가 성벽에 걸렸다.
매머드처럼 생긴 마수도 돌진해왔다.
‘이거 생각처럼 만만한 놈들이 아니네. 처음부터 원거리에서 요격하는 건데…….’
성벽 위는 순식간에 난전이 벌어졌다.
능력자 대 마인정병들 간에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원거리 딜러와 보조계열 능력자들이 뒤로 물러났다.
탱커와 근거리딜러들이 일제히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성벽 위에 떨어진 마인정병들에게 거칠게 부딪쳐갔다.
캉 카카캉 캉캉!
차차창 창차차창!
파캉 파캉 깡깡깡!
방패로 막고 창칼로 쑤셔대고 도끼로 찍어버렸다.
하지만 마인정병은 의외로 전투력이 높았다.
힘에서는 좀 밀렸지만 기술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우두두두두두!
우두두두두두!
그때, 대지를 진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매머드 마수와 마인기병대!
그들이 일제히 서문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마인들이 달려올 줄 알았는데…….
그렇게 예상하고 준비했던 것들은 이제 무용지물이 됐다.
뒤늦게 서문을 닫아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매머드 마수가 양쪽에서 말뚝처럼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서문을 들어온 매머드 마수와 마인기병대를 요격합니다.
마이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성과 외성 사이에서 폭음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헤븐 가디언즈의 원거리딜러들이 일제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휙 휙휙휙! 쾅 콰콰콰쾅!
파지지직 파지지직!
쐐애애앵 서걱서걱 쐐애애액!
피슝 펑 피슝 펑 피슝 펑!
피피핑 피피핑 피피핑!
내성과 외성 사이!
구절양장(九折羊腸)과 같은 꼬불꼬불한 험한 길!
그곳에 화염이 치솟고 불꽃이 튀어 올랐다.
화염구가 터지고 전격공격이 떨어져 내린 것이다.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들이 쏟아져 내렸다.
새하얀 얼음창들이 내리꽂히며 바닥이 새하얗게 얼어붙었다.
화살도 빗발쳤다.
강력한 능력자들의 일제공격에 내성과 외성 사이는…….
죽음의 길이 되어 버렸다.
뿌우우우웅 뿌우우우웅!
보라색 피칠 갑을 한 매머드 괴수들이 몸부림을 쳤다.
구슬픈 비명을 질러대며 비틀대더니 결국 푹 쓰러졌다.
이히히히힝 이히히이잉!
마인들을 태운 마랑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참하게 박살이 난 마랑들이 단말마를 질러댔다.
크아악 아아악 으아악…….
마인기병대는 더 처참했다.
온몸이 불타 죽은 놈!
전격에 뇌가 익어버린 놈!
바람의 칼날에 몸이 조각난 놈!
화살에 머리통이 꾀인 놈!
얼음창에 심장이 뚫리고 얼어버린 놈!
참 죽음의 종류도 다양했다.
“역시 내성과 외성 사이는 쉽게 뚫을 수 없는 함정지대로군.”
-길에 불만 질러놓아도 쉽게 뚫을 수 없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성벽 위네.”
그의 시선이 내성과 외성 사이에서 성벽으로 이동했다.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근거리를 담당할 전투병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생각해보니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과 북한군출신 전투병 모두 소총을 기본무장으로 사용하는 원거리 전투병이었다.
“마이키, 아무래도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과 북한군출신 전투병들에게 창검술과 방패술 그리고 공성에 대비한 방어훈련도 시켜야겠어.”
-알겠습니다. 유니언에게 의뢰해보겠습니다.
“유니언에서 언제 누굴 보낼 줄 알고? 일단 능력자들 중에 전문가를 섭외해서 매일 기본훈련이라도 시키도록 해.”
-네, 마스터.
마이키가 대답을 하자마자 서진의 허드에 홀로그램을 띄웠다.
-마스터 동문을 향해 마인들이 접근해옵니다. 전면의 숲속에서도 마수들이 대거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왜지?”
-아무래도 총성과 같은 소음 때문이 아닐까요?
“소음이라……. 그럼 앞으로 무척 바빠지겠네. 어쩌면 피의 악순환이 계속 일어날 수도 있겠어.”
걱정스런 서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서문 닫아! 앞으로 가급적이면 성문은 열지 말고 마인이나 마수는 모두 원거리에서 타격해서 처리하도록 해.”
-네, 마스터.
“지금부터 동서남북 사대문에 능력자와 전투병을 나눠서 배치한다.”
-남문으로는 적이 공격해오지 않으니 빼는 것이 어떻습니까?
“남문으로 배치하는 것은 휴식을 취하라는 뜻이야. 전투가 끝날 때마다 한 번씩 로테이션 시키도록 해.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마수와 마인의 숫자를 줄인다.”
-네, 마스터.
“참, 헤븐 가디언즈와 헤븐 시큐리티에 연락해서 로테이션 시킬 능력자와 대원을 준비시켜.”
-알겠습니다.
서진은 동문, 서문, 북문, 남문만 로테이션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울르다 캐슬에 들어온 능력자와 대원들까지 로테이션 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 지금부터 레벨업 타임이다.”
서진은 상태창을 열고 경험치 옵션을 조절했다.
자신에게 들어오는 경험치 50%를 모두와 공유한 것이다.
온라인게임 용어로 ‘쩔’이라는 것을 해주기로 했다.
하급마수에 불과한 마인들!
아무리 잡아봐야 레벨업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 자원한 능력자들에게는 좀 다를 것이다.
중급마수를 잡을 때는 경험치 20%만 공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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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C+
칭호: 회귀자(올스탯+5), 한계를 넘어서(C+, 올스탯+35), 영혼의 친구(올스탯+5)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C+)
레벨: 120 / 20%
생명력 2500/2500 마나 3960/3960
스탯: 근력 40(+45), 민첩 35(+45), 체력 40(+45), 지력 45(+45), 마력 45(+45), 영력 30(+45), 오러 1(+25)
스킬: 위상배열 레이더(C+), 탐지(C+, 2km), 매직미사일(C+, 12개), 감정(C+), 감별(C+), 감지(C+ 25m), 탄두강화(C+, 11배), 다탄두(C+, X2), 투시(C+), 마나부스터(C+, 120%), 쇼크웨이브(C+), 색적(索敵, C+), 관찰(C+), 추적(C+), 출력강화(C+, 8배, 정수소모), 스나이핑(C+), 방어막(C+), 동화(C+), 마법(E), 마나 마스터리(C+), 오러 마스터리(E)
장비: 란돌프의 전신갑주, 내부강화복, 마왕의 날개,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레드볼, 블루볼, 그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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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돌프의 전신갑주로 무장한 서진!
상태창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봤다.
그는 투구를 아래로 내렸다.
왼손에는 디바인실드를 들고 오른손에는 팬텀소드를 들었다.
위상배열 레이더를 활성화시키고…….
탄두강화와 다탄두 스킬을 켰다.
방어막과 동화 스킬을 사용했다.
정수를 소모하는 출력강화 스킬도 활성화시켰다.
반경 2km에 달하는 탐지거리가,
순식간에 반경 16km 로 늘어났다.
울르다 캐슬을 비롯한 주변일대가…….
전부 그의 탐지거리 및 사정거리에 들어왔다.
물론 그에 따라 정수는 물 쓰듯이 소모되고 있었다.
스킬은 참 좋은데…….
계속 켜 놓을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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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방씩 꽝꽝 찍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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