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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 Bridge of No return
“단순히 마법무구를 받는 것은 곤란해. 제작기술을 넘겨받아야지. 아니면 최소한 같이 생산이라도 참여하게 해달라고 해. 유니언과 화염탑에서 필요로 하는 부품공장단지 같은 것을 만들 수 있게 노력해보란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렇게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니언 자문단은 말이 자문단이지, 지구와 유니언의 통상과 무역을 하는데 앞서 보낸 전초상단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들과 먼저 협상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서진이 지구의 그 누구보다 먼저 앞서나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쏴아아아아아!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서진은 마이키와 대화를 나누면서 계속 매직미사일을 발사해 북문, 서문, 동문의 마인과 마수들을 쳐 죽였다.
그로 인해 능력자들의 레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마스터,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들이 빠르게 레벨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여기저기에서 신나게 레벨업을 하는 모습이 보이는군.”
-나중에 지구의 강대국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겁니다.
“아마도 그렇게 되겠지.”
-그런데 저희가 너무 일을 키우는 것 아닙니까?
“글쎄, 유니언에서도 우리가 이러고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알고도 이 정도는 묵인해주는 것 같은데?”
-그럴 수도 있겠군요.
유니언에서 묵인해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진 때문에 열이 받은 그리폰 떼가 엉뚱한 얼바나 요새를 공격해서 큰 피해를 주자 주변의 마수들의 숫자를 적당히 줄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굳이 와서 얘기를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울르다 캐슬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마수들을 열심히 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유니언에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딱 지금처럼, 현상유지라고 했는데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게 좀 이상합니다.
“그렇게 머리 아프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뭔가 문제가 있다면 와서 얘기하겠지. 그럼 그때 그들의 전략전술에 맞춰주면 돼. 우리가 잘못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인류의 적인 호드에 맞서 싸우고 있는 거잖아. 마수나 마인 한 마리라도 더 잡아 죽이면 유니언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고 좋지. 뭐…….
서진의 말이 맞다.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다면 절대 그냥 가만히 두고 볼 유니언은 아니다.
-마스터, 2차 지원군의 전투병은 이번에 헤븐 시큐리티에 지원한 청년실업자들도 많습니다. 정부에서 청년실업률을 낮추는데 일조해줘서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전해왔습니다.
“헤븐 시큐리티의 전력을 증강시키고 전투병을 모병하려고 벌인 일이니 굳이 고맙다고 인사를 받을 정도는 아니야.”
-어쨌든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으니 좋은 일입니다.
말은 별일 아닌 것처럼 했지만 사실 기분은 좋았다.
올해 국내 청년실업률은 극악을 달리고 있었다.
대격변 이후, 가뜩이나 마수들의 출현으로 먹고살기 힘들어졌다.
그런데 거기에 청년실업문제까지 대두되니 정부에서도 골치 좀 아팠을 것이다.
그걸, 앓던 이를 쏙 뺀 것처럼 해결해주니 정부에서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헤븐 가디언즈 마스터! 지구대사! 지구총사령관! 등 그가 가지고 있는 감투와 위치도 결코 무시할 수 없고 말이다.
“마이키! 지구로 돌아가기 전에, 이번에 번 돈으로 호미니드의 드워프와 엘프 공방, 클리프의 화염탑 그리고 유니언상점에서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들을 위해 무기와 방어구, 장비와 포션 등 보급품일체를 대량으로 사가지고가자.”
-네, 마스터. 이미 구매리스트를 만들어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내일 유니언본부에 들려 챙겨갈 수 있도록 준비해놓겠습니다.
역시 마이키였다.
서진은 마이키가 알라딘에서 나오는 요정 지니 보다 훨씬 더 쓸모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블루볼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맞습니다. 하지만 그린볼의 공간도 꽤 넓습니다.
“거긴 뭘 담아가지?”
-유니언을 이루는 여섯 행성의 특산물과 먹거리를 담아가면 어떨까요?
“오오오! 그거 좋은 생각이야.”
서진은 마이키의 아이디어를 듣자 흔쾌히 찬성했다.
“마이키, 오늘따라 마수와 마인들이 숫자가 너무 적은 것 같지 않아?”
-사흘 동안 그렇게 잡아 죽였는데 주변에 남아있는 마인과 마수들이 있겠습니까?
“그럼 당장 숲으로 가서 유인해와.”
-네, 마스터.
마이키는 서진의 명령에 바로 클론볼을 총 출동시켰다.
가까운 숲은 발 빠른 능력자들을 시켜 동물의 신선한 피를 충분히 뿌려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대형마수를 포함한 온갖 마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한꺼번에 북문으로 밀고 들어왔다.
“잘됐군. 안 그래도 라이트닝서클과 뇌(雷)속성 인챈트 스킬을 시험해보고 싶었는데…….”
중대형마수들이 몰려오자 서진은 오히려 기뻐했다.
그는 북문 옆에 작게 만들어진 철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북문을 등지고 섰다.
울루다 캐슬을 향해 수많은 마수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위상배열 레이더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었다.
탐지거리는 반경 2.5km!
거기에다 출력강화 스킬을 쓰게 되면 9배로 늘어난다.
탐지거리가 무려 22.5km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방어막과 동화 스킬을 켰다.
탄두강화(12배)와 다탄두(X3) 스킬도 활성화시켰다.
뇌(雷)속성 인챈트 스킬도 잊지 않고 켜놓았다.
“시작해볼까.”
서진은 수평으로 두 팔을 치켜들었다.
‘라이트닝서클!’
파앙!
파츠츠츠츠츠츠츳!
그의 손에서 라이트닝서클이 반원형으로 터져나갔다.
수십 미터 앞까지 다가온 수많은 마수들이 강력한 전격파에 펑펑 터져 나갔다.
놀랍게도 라이트닝서클은 앞쪽에 있는 마수에게만 전격을 쏟아내지 않고 마치 체인라이트닝처럼 뒤쪽으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꾸웨엑 케에엑 커컹 깨깽 쿠웩…….
덕분에 울르다 캐슬 북문을 향해 달려오던 마수들의 선두가 일제히 꼬꾸라지며 뒤에서 달려오던 마수들의 앞길을 방해했다.
‘매직미사일!’
서진은 곧바로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한번 소환에 13개의 매직미사일이 나타났다.
매직미사일은 곧 다탄두 스킬의 영향으로 39개로 불어났다.
거기에다 위상배열 레이더의 락인 기능도 있었다.
그로인해 무려 78개의 매직미사일을 한 번에 쏠 수 있게 됐다.
‘이제 마나도 넘쳐나겠다. 속 시원하게, 마음껏 써보자. 가랏!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서진의 양팔을 따라 78개의 매직미사일이 속사포처럼 발사됐다.
양팔을 옆으로 움직이자 곧 부챗살모양으로 퍼져나갔다.
하늘에서 보면 아름답게 물결이 치는 모습이다.
거기에다 관통효과까지 겹치자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마치 거대한 빗자루로 쓸기라도 하듯,
북문을 향해 달려오던 마수들이 일제히 쓸려나갔다.
기관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매직미사일!
반투명한 매직미사일이 번쩍거리자 보라색 피가 솟구쳤다.
뼈가 부러지고 살이 터졌다가 타들어갔다.
남색의 라이트닝체인이 파도처럼 밀려갔다.
사방에서 불꽃이 튀며 매캐한 연기가 솟구쳤다.
마수들은 숭숭 구멍이 뚫리고 산산이 터져나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새까맣게 숯처럼 타버렸다.
정말 가공할 매직미사일의 위력이 아닐 수 없었다.
이건 더 이상 마수사냥이 아니다.
그냥 일방적인 학살이다.
중대형마수라고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매직미사일의 그물에 걸린 놈들은,
그냥 모조리 터지고 타버렸다.
[띠링!
[레벨업!]
[띠링!
[레벨업!]
연속으로 레벨업 알림음이 들려왔다.
순식간에 바닥까지 내려간 마나가 곧바로 풀로 찼다.
다시 매직미사일이 온천수가 터지듯 쏟아져 나갔다.
부챗살모양으로 뻗어나가는 매직미사일의 물결!
반투명한 매직미사일에는 연신 불꽃이 튀고 있었다.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마수들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쓰러져갔다.
앞에서 달리고 있는 마수의 몸을 뚫고 나온 매직미사일이 순식간에 뒤쪽의 마수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그러면서 할 건 다하고 간다.
부수고 터트리고 지지고 익혀버리는…….
물리데미지, 영적데미지, 뇌속성데지미!
이 세 가지 데미지가 한꺼번에 들어가 마수들을 무력화시켰다.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드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마스터의 능력이로구나.”
“설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말도 안 돼!”
“전투가 아니라 학살이네.”
“일인군단이다.”
“대량살상무기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해!”
울르다 캐슬 성벽위에서 전투의 현장, 아니 학살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몇 번이나 자신의 눈을 비벼야했다.
도저히 지금 눈에 보이는 장면을 믿을 수가 없어서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비비고 깜빡거려 봐도 엄연한 현실이 달라질 이유는 없었다.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헤븐 가디언즈 능력자와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세계최강이라던 마스터의 능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자 그들은 없던 충성심까지 풀로 찰 판이었다.
놀라웠다.
자랑스러웠다.
존경스러웠다.
조금은, 아니 진짜 많이 부러웠다.
그들의 마음속에 마스터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새겨졌다.
지구 최강의 능력자!
그가 곧 헤븐 가디언즈의 마스터다.
이제 그들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난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다.
난 헤븐 시큐리티의 대원이다.
기적과 같은 일이 일상이 되는 체험!
그걸 경험한 그들은 마스터의 열렬한 빠가 되어갔다.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악!
매직미사일이 부챗살처럼 계속 퍼져나갔다.
북문 앞은 수천마리의 마수사체로 가득 찼다.
그 안에는 수백 마리의 중대형마수 사체도 포함되었다.
울르다 캐슬 북문 앞 숲속의 마수들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 * *
“마이키! 어때?”
-끝내주게 멋있습니다.
“하하하하!”
서진의 맑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엎드려 절 받기 같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란돌프의 전신갑주 V2’
레무리아 행성의 라인하르트 캐슬에 있는 드워프 명장!
란돌프가 선물해준 최신형 전신갑주이다.
굳이 따지자면 란돌프의 전신갑주 버전 2.0 이라고나 할까?
란돌프의 전신갑주 업그레이드 강화판이 분명했다.
전신갑주답게 강해보이고 투박했던 이전의 것과는 달리,
이것은 마치 전신슈트처럼 선이 부드럽고 무척 세련됐다.
“란돌프 명장이 이번 거래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나보네.”
-그럴 만도 하지요. 각종 무기와 방어구, 전신갑주와 장비 등을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에게도 나쁘지 않은 거래였어. 라인하르트 캐슬의 드워프 공방과 엘프 공방에서 좋은 가격으로 거래해줬으니까.”
-그건 지구라는 시장을 노리고 적당히 선심을 쓴 겁니다.
“그건 화염탑도 마찬가지야.”
-맞습니다. 각종 마법무구와 아티펙트, 마법스크롤, 포션 등을 좋은 가격으로 대량 공급해줬으니까요. 덕분에 저희는 이번에 큰 이익을 챙기게 됐습니다.
라인하르트 캐슬의 드워프 공방과 엘프 공방처럼, 클리프 행성의 화염탑도 지구라는 시장을 노리고 헤븐 가디언즈와의 거래를 좋은 조건으로 마무리했다.
아마 다른 곳에서도 거래하고자 한다면 좋은 조건으로 거래를 트려고 할 것이다.
어찌됐든 지구라는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지구대사이자 지구파병군 총사령관인 서진의 입김에 크게 좌우되니 말이다.
“이제 유니언 제7창고로 가서 보급품일체를 수령하자.”
-네, 마스터! 거기 갔다가 제8창고도 들려서 유니언의 여섯 연합행성의 특산물과 먹거리를 사놓은 것도 가져가도록 하시죠?
“아! 그게 있었지. 좋아. 그렇게 하자.”
서진은 유니언본부의 지하에 있는 창고로 갔다.
축구장보다 더 큰, 거대한 제7창고에 도착한 서진은 유니언으로부터 구매한 보급품일체를 수령해 블루볼에 쓸어 담았다.
그리고 제8창고로 가서 특산물과 먹거리도 잘 챙겼다.
“이제 지구로 돌아가자.”
-네, 마스터.
서진의 말에 마이키는 주변에 풀어놓은 클론볼들을 모조리 불러들였다.
블루볼에 클론볼을 모두 수납한 마이키는 서진에게 다가갔다.
서진은 마이키와 블루볼은 벨트의 수납공간에 잘 넣고 지구로 향하는 차원게이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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