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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149화 (149/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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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 탈탈 털자!

그러나 역시 와이번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평소에 마음껏 쉴 수 있는 공기는 아니었다.

쿠쿠쿠쿠쿠쿵 촤촤촤촤촤촹!

또다시 매직미사일에 난타당한 와이번은 급히 생체실드를 발현했다.

부러진 날개가 너무나도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갚아야 할 원한을 생각하며 꾹 참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던 창공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 쳤다.

파츠츠츠츠츳!

그때 서진의 라이트닝서클이 또다시 와이번의 몸을 강타했다.

끄웨엑! 꼬르르르르…….

온몸을 지저대는 고통에 미친 듯이 몸부림을 치던 와이번은 자신도 모르게 벌컥벌컥 물을 퍼마시고 있었다.

어류가 아닌 이상, 물속에서 물을 먹게 되면 힘이 쪽 빠지고 정신이 몽롱해진다.

와이번은 무리의 수장답게 그 고통가운데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수면 아래로 변칙적으로 움직이더니 기어코 물가로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크웨에에엑!

와이번은 먹은 물을 토해내려고 구역질을 했다.

하지만 서진은 와이번이 정신을 차리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자신도 곧바로 물가로 나와 쉴 틈을 주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말 그대로…… 매직미사일을 난사해버렸다.

쏴아아아아아아!

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쿵!

와이번의 몸 위로 매직미사일이 빗발처럼 떨어져 내렸다.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 와이번은 다시 생체실드를 쥐어짜냈다.

그리곤 빠르게 두 다리를 움직여 요리조리 피해 다녔다.

‘이놈이 도망치려고 한다.’

서진은 직감적으로 와이번이 도망치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이 일자 매직미사일이 그의 뜻을 쫓아갔다.

타깃을 와이번의 몸통에서 두 날개로 바꾼 것이다.

사실 와이번이란 놈은 날개만 꺾어버리면 드레이크만도 못한 놈이다.

쏴아아아아아아!

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쿵!

크웨에에엑!

결국 매직미사일의 집요한 공격이 성공했다.

와이번의 두 날개가 부러져 힘없이 아래로 축 쳐져버렸다.

또한 와이번의 생체실드도 급격히 힘을 잃고 물거품처럼 스러져갔다.

그때였다.

다 죽어가던 것처럼 보이던 와이번이 갑자기 서진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더니 브레스를 쏴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소용돌이치는 무시무시한 불기둥이 직선으로 쏘아져왔다.

휘이익!

촤라라라라라라!

펄럭펄럭! 펄럭펄럭!

서진은 번개처럼 허공으로 뛰어올라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 날갯짓을 했다.

그의 발 아래로 무시무시한 불기둥이 지나갔다.

가까스로 와이번의 브레스를 피해낸 것이다.

그동안 민첩 스탯을 꾸준히 올린 것이 주효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몸의 동작과 비행속도가 빨라져있었다.

쿵!

와이번의 거구가 바닥에 축 늘어졌다.

브레스가 놈의 최후의 공격이었던 모양이다.

와이번은 거친 숨소리를 숨기지 못했다.

그건 마치 브레스를 끝으로 모든 힘을 다 소진한 모습이다.

그러나 서진은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

와이번의 머리 위에 무려 90개의 매직미사일을 띄워놓고는 레드볼을 집어 들었다.

‘질량증폭! 중력강화!’

서진은 와이번을 향해 힘껏 레드볼을 집어던졌다.

아찔한 파공성을 내며 레드볼이 대지를 향해 벼락처럼 떨어졌다.

하늘 위에서 지상으로 전력을 다해 던진 레드볼!

그것은 서진이 안드로이드 전투로봇 시절의 그것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쐐애애애애액!

캉!

레드볼이 와이번의 대갈통에 정통으로 떨어져 내렸다.

와이번은 그 짧은 순간에 생체실드를 머리에 집중시켰다.

그 덕에 머리통이 터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머리에 레드볼을 맞는 순간!

두부를 발로 밟아 으깬 것처럼 뇌가 아작이 나버렸다.

쿵!

와이번의 머리통이 거칠게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띠링!]

[레벨업!]

레벨업 알림음이 들려왔다.

결국 와이번은 즉사했다.

그러나 서진은 쉽게 의심을 풀지 않았다.

먼저 위상배열 레이더로 액티브 탐지를 했다.

가까이 다가와 감지로 다시 한 번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와이번의 목에 팬텀소드를 쑤셔 박았다.

그러고 나서야 와이번이 죽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어휴! 지독한 놈!’

정말 위험한 싸움이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와이번의 브레스에 걸려 통구이가 될 뻔했다.

물속에서 와이번의 발톱에 걸렸더라면 아마 몸이 짓이겨졌을 것이다.

위기의 순간들을 생각하자 아찔하기만 했다.

그렇지만 결국 이겼다.

와이번과의 싸움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덕분에 폭풍 같은 레벨업을 경험했다.

전리품으로 최상급 마수의 정수와 사체도 얻게 됐다.

-마스터, 수고하셨습니다.

“아주 지독하고 위험한 놈이었어. 그런데 어떻게 이놈이 내가 물속에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서진은 아까부터 그게 무척 궁금했다.

-레벨업을 할 때 몸에서 살짝 빛이 나는데, 혹시 그걸 본 게 아닐까요?

“물속에서 미약하게 빛나는 것을 저 하늘에서 보고 공격을 해왔다는 말이야?”

-와이번의 시력은 인간의 시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으음, 하긴 그럴 수도 있겠군. 이놈의 정수와 사체를 챙겨 돌아가자.”

-네, 마스터.

“비봉산 정상의 와이번 둥지는 어떻게 됐어?”

-이미 블루볼을 보내서 와이번의 정수와 사체를 싹쓸이 해왔습니다.

“잘했다.”

-마스터! 그런데, 와이번의 사체 아래에서 이걸 발견했습니다.

그의 눈앞으로 커다란 알이 하나 보였다.

클론볼들이 줄에 묶어 가지고 온 것이다.

“이건 와이번의 알 아니야?”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가져가서 구워먹자.”

서진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좀 큰 달걀프라이를 해먹기로 했다.

그때, 와이번의 알이 크게 흔들렸다.

툭툭 투두둑 쩍 쩌저적 쩌적!

알에 금도 가기시작했다.

‘설마!’

서진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돌연 와이번 새끼가 알을 깨고는 대가리를 불쑥 내밀었다.

꾸앙!

그러더니 반갑다고 서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서진은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스르렁!

그는 거침없이 팬텀소드를 꺼내 들었다.

단번에 목을 잘라버릴 생각이었다.

눈에 서서히 서늘한 살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서진을 보고 엄마라고 생각했던 와이번 새끼는 크게 놀랐다.

왜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와이번 새끼 구슬픈 울음소리가 그의 귓가에 처량히 들려왔다.

꾸앙 꾸잉 꾸아아앙!

서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갓 태어난 와이번 새끼의 맑은 눈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하지만 급히 모질게 마음을 먹었다.

이놈을 살려줬다간, 나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잡혀먹힐지 몰랐다.

삭초제근(削草除根)!

풀을 벨 때는 뿌리까지 제거하라는 말이다.

미리 화(禍)의 근원을 제거한다는 뜻도 있다.

서진의 눈에서 더욱 진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팬텀소드를 하늘 높이 들었다.

그리고 빠르게 와이번 새끼의 목을 치려는 순간!

[띠링!]

뜬금없이 알림음이 들려왔다.

“꾸왕!”

“휴우우!”

서진은 와이번 새끼의 목에 닿을 듯 말 듯 대고 있던 팬텀소드를 치우며 한숨을 쉬었다.

일단 알림음을 확인하기로 했다.

[갓 태어난 와이번 새끼가 당신에게 종속되길 원합니다. 제안을 받아들이면 와이번 새끼는 당신의 소환수가 됩니다.]

그는 알림음의 세부설명을 읽어보고는 입을 딱 벌렸다.

“무슨 이런 미친…….”

서진은 말을 하던 도중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묘한 눈빛으로 와이번 새끼를 쳐다봤다.

와이번 새끼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수그리고 동정을 유발시키는 맑은 눈빛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에 결국 그는 마음을 굳혔다.

“수락한다.”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와이번 새끼와 서진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그 빛은 중간에서 만나 하나가 되더니 다시 반으로 나뉘어져 와이번 새끼와 서진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또다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링!]

서진은 상세설명을 확인했다.

[와이번 새끼가 이서진에게 종속됐습니다. 이제부터 와이번 새끼는 당신의 소환수입니다. 소환수는 언제든지 소환과 소환해제가 가능합니다. 먼저 이름을 지어주세요.]

서진은 팬텀소드를 집어넣었다.

더 이상 쓸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와이번 새끼는 이제 자신의 소환수다.

“이름은…… 와이비로 하자.”

서진은 와이번 새끼의 이름을 ‘와이비’로 정했다.

꾸잉꾸잉 꾸잉꾸잉!

아까와는 달리 와이번 새끼, 아니 와이비는 귀여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다.

그는 와이비를 알속에서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가만히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와이번 일족을 몰살시키고 너까지 죽일 뻔했는데……. 네가 내 소환수가 되어줘서 참 다행이다.’

서진은 몇 번이나 그렇게 와이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환해제!”

퍽!

소환해제를 외치는 순간 그의 손에 들려있던 와이비가 곧바로 꺼지듯 사라졌다.

“와이비 소환!”

팍!

소환을 외치자 와이비가 다시 자신의 눈앞에 나타났다.

‘소환수라……. 참 편리한 존재군.’

일단 데리고 다니기가 편하다.

절대 배신도 하지 않는다.

나중에 다 자라면 최소한 S-급의 최상급 소환수가 된다.

그때쯤이면 자신의 일을 한 몫 거들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전력향상은 결국 시간문제였다.

“와이비! 가자!”

“꾸앙!”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국 그는 와이비를 가슴에 안고 날아가야 했다.

달빛아래 시원한 충주호의 바람이 갓 태어난 와이비의 솜털을 살살 긁어주었다.

* * *

대전광역시 의회청사 본회의장.

넓은 본회의장 허공에 거대한 홀로그램 하나가 떠올랐다.

마치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정교한 3차원 입체지도였다.

광복군 대장 이승복이 마이크를 잡고 홀로그램을 보면서 브리핑을 시작했다.

“지난 일주일동안 저희 광복회는 엄청난 성과를 이뤘습니다. 첫날 청주성을 마수들로부터 탈환한 것을 시작으로 세종시, 공주시, 부여군, 논산시, 군산시까지……. 거의 하루에 한 개의 도시를 수복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마스터께서 앞장서서 우리를 이끌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짝짝짝짝짝짝짝짝짝!

누가 뭐라 그러지도 않았는데,

다들 서진을 쳐다보며 박수를 쳤다.

서진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한번 들어준 후,

계속 진행하라고 눈짓을 줬다.

“이로 인해 우리 광복회는 청주에서 군산까지 금강을 따라 흐르는 방어전선, 즉 남하하는 마수들을 적절히 막을 수 있는 금강전선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청주국제공항과 군산공항 그리고 군산항을 얻음으로 인해 두 공항 격납고에 보관중인 항공작전기와 민간 항공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됐고, 항구에 정박되어 있던 선박들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승복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빠르게 말을 이었다.

“군산항은 우리 광복회가 서해를 통해 세계 어디로든 뻗어나갈 수 있게 만들어줄 중요한 거점입니다. 어선을 이용하면 대전성의 식량문제 해결에도 일조를 할 것입니다.”

서진은 이승복의 말이 조금씩 삼천포로 빠지려고 하자 얼른 방향을 잡아줬다.

“식량문제는 내무처에서 거론할 문제입니다. 그것보다 광복군의 현황에 대해 보고해주세요.”

이승복은 그의 말에 겸연쩍은 표정을 짓더니 광복군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광복군은 현재, 5개 사단 병력인 5만 명을 확보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 협조적인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특무대의 승전보로 인해 대전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고무된 결과 지금은 굳이 징병을 하지 않아도 광복군에 들어가겠다고 자원을 하는 젊은이들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일이군요. 그럼 우리가 목표로 했던 16만5천명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승복은 청주성에서 군산시까지, 앞으로 어디에 어떻게 광복군을 배치하고 운영할지 작전계획을 설명했다.

30분이 지나자 그는 한정수 내무처장에게 마이크를 넘겨주고 내려왔다.

“한정수 내무처장입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한정수는 단상에 올라 정중히 인사를 했다.

그런데 얼굴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먼저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대전성에 식량이 턱없이 모자랍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분명히 30일은 버틸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정수의 말에 놀란 이승복이 소리쳤다.

“그, 그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슨 일인지 정확하게 말씀해보세요.”

이번에는 지흥수가 앞으로 나섰다.

한정수는 속에서 끓어오는 분노와 자책감을 간신히 참아 눌렀다.

그리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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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루 보내세요! ^^

(수정: 912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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