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51화 (1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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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 탈탈 털자!

“데려가서 심문해! 탈탈 털어야해!”

“네, 마스터. 그 분야의 전문가를 이미 준비해놓았습니다.”

경호실요원들은 이지용과 박제순의 멱살을 잡아끌면서 마치 썰물처럼 물러갔다.

후다다다닥!

그때 권선한 시장이 방안으로 뛰어들면서 서진을 향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스터, 괜찮으십니까? 어디 다치지는 않으셨습니까?”

“원 스트라이크야! 쓰리 스트라이크면 아웃인 것 알지?”

“흐읍, 네!”

서진이 한손으로 자신의 목을 쓱 그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권선한은 두 다리를 사시나무 떨 듯 떨어대며 미친 듯이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서진은 권선한을 차가운 눈빛으로 한번 쳐다보더니 빠르게 대전시청을 빠져나갔다.

“마이키, 아무래도 권선한 시장은 오래 못가겠다. 대전을 맡길 사람 좀 찾아봐!”

-네, 마스터. 이지용과 박제순은 어떻게 할까요?

“일단 심문해서 모든 정보를 끄집어내야지.”

-그 다음은요?

“당연히 광산행이지. 두 사람의 임기에 딱 맞춰서 일 좀 시켜봐.”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타고 온 기동헬기 2대와 조종사, 대테러부대 요원들은 어떻게 합니까?

“당연히 우리가 가져다 써야지. 조종사와 대테러부대 요원들은 잘 설득해봐. 싫다고 하면 식량 좀 챙겨서 대전성 밖으로 쫓아내.”

-그렇게 하겠습니다.

식당으로 들어가려다 의회청사 옥상으로 방향을 바꾼 서진이 다시 마이키를 불렀다.

“마이키, 아무래도 식량을 좀 털어와야겠다.”

-주한미군의 창고를 터실 생각이십니까? 그곳은 이미 털린 것으로 압니다만.

“대격변이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게 멀쩡하게 있다는 게 더 이상하지. 거기 말고 중국이나 일본을 털 생각이야. 어디가 좋을지 알아봐. 이명호 정보처장과도 얘기 좀 해보고.”

-대전에서 중국의 산동 반도나 일본의 규슈까지의 거리는 대략 400km입니다. 하지만 333만 명이나 되는 인구를 먹일 식량을 구하려면 최소한 북경이나 천진, 후쿠오카나 기타규슈는 가야할 겁니다.

“그래서 어디가 좋다는 거야?”

-당연히 후쿠오카와 기타규슈가 있는 일본 규슈로 가셔야죠. 거리가 400km로 제일 가깝습니다.

“400km라고? 어휴! 대한해협을 건너 거기까지 날아갈 생각을 하니 끔찍하군. 후쿠오카와 기타규슈 어디로 가야할지 확인해서 알려줘!”

-네, 마스터. 곧바로 알아보고 타깃을 정해놓겠습니다.

대전에서 비행기를 타고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으로 갔다간 일본공군의 전투기에게 걸려 격추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배를 타고 가는 것은 시간이 너무 걸리니 결국 자신이 직접 날아가야 했다.

‘내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아갈 수 있을까? 독수리가 시속 120km~200km 라고 하던데……. 독수리보다 빠를까?’

옥상에 올라온 서진은 일단 와이비를 소환했다.

“와이비 소환!”

팍!

와이번 새끼, 와이비가 서진의 앞에 나타났다.

“꾸앙!”

와이비는 나타나자마자 껑충 뛰어 서진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어이쿠! 며칠 만에 엄청 커졌구나.”

서진은 와이비를 몸을 끌어안았다.

꽤나 육중한 무게가 느껴졌다.

와이비가 알을 깨고 나온 지 이제 겨우 일주일이다.

그런데 그동안 무럭무럭 잘 자라서 덩치가 서진만 해졌다.

원래 와이번이 이렇게 빨리 자라는 종(種)인지, 아니면 그의 소환수가 돼서 이런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그동안 마수들의 사체를 마음껏 먹게 해서 그런가보다. 참 빨리 자랐네.’

그는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빨리 자라면 좋은 거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넘기기로 했다.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주고 와이비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나 밥 먹어야 되니까 저기 가서 놀고 있어.”

“꾸앙!”

“뭐? 너도 밥 달라고? 어휴! 이 밥팅이! 이거 언제 키워서 언제 타고 다니지?”

서진은 투덜거리면서도 블루볼에서 나이트롤 한 마리를 꺼내 옥상 한쪽 끝에 던져줬다.

아무리 와이비가 소환수라고 해도 바로 옆에서 마수를 뜯어먹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꾸앙!”

“지금은 왜 안 되냐고?”

“꾸앙!”

“하하하! 네가 나를 지금도 태울 수 있단 말이야? 그건 아닌 것 같다. 두 배쯤 더 크면 그때는 태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진은 신기하게도 와이비가 하는 말을 대충 알아먹을 수 있었다.

소환사와 소화수라서 그런가보다.

“꾸앙! 꾸앙!”

“더 강력한 마수의 사체?”

“꾸앙! 꾸앙!”

“뭐 정수까지? 정말 그거면 당장 더 크고 더 강해질 수 있어?”

“꾸앙!”

그는 와이비의 말에 깜짝 놀랐다.

와이비는 강한 마수의 사체를 먹으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거기에다 마수의 정수까지 흡수하면 당장이라도 더 강해질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네. 정말 그게 가능한 일일까? 소환수가 되더니 성장하는 방식이 달라졌나?’

서진은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블루볼 안에는 이미 도축을 끝내놓은 바실리스크와 드레이크, 그리핀과 와이번의 고기와 가죽이 가득했다.

물론 그들의 정수도 이미 다 뽑아놓았다.

하지만 그걸 건드리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아직 도축을 하지 않은 그리핀 한 마리를 와이비에게 통째로 주기로 결정했다.

와이번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마수라고 해도 자신을 낳아준 일족을 먹이로 줄 수는 없었다.

“옜다. 많이 먹고 빨리 자라라.”

“꾸앙!”

서진은 그린핀 사체 하나를 꺼내 던져줬다.

와이비는 그리핀 사체를 보자 나이트로 사체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우적우적!

오드득 오드득!

와이비는 정말 그리핀 사체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맛있게도 씹어 먹었다.

자신보다 몇 십 배는 더 큰 그리핀이 다 어디로 들어가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배가 너무 고파졌다.

서진은 그린볼에서 호미니드 식 햄버거를 하나 꺼내들었다.

야채와 고기를 빵 사이에 넣어 먹는 것이 지구와 아주 비슷했다.

하지만 호미니드 식 햄버거가 몇 배는 더 맛있었다.

냠냠냠!

서진은 와이비가 그리핀을 먹어치우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호미니드 식 햄버거를 3개나 꺼내 먹었다.

중간에 목이 말라 시원한 콜라 한 캔을 먹어가면서 구경을 하는데 돌연 와이비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

서진은 콜라를 마시다말고 눈을 빛냈다.

신기하게도 와이비의 몸이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덩치가 커지고 날개가 자라고 눈빛이 예리해졌다.

연한 갈색이던 피부도 연한 푸른색으로 변해갔다.

그냥 쳐다만 보고 있어도 점점 존재감이 달라졌다.

어느새 그리핀 한 마리를 다 먹어치운 와이비!

마지막으로 그리핀의 정수를 날름 삼켰다.

순간, 와이비의 몸에 불이 들어온 것처럼 빛이 났다.

‘허억, 저게 뭐야? 설마 와이비도 레벨업, 아니 승급하는 거야?’

아무리 봐도 와이비의 등급이 달라지고 있었다.

아니 격이 달라진다고 해야 하나?

어찌됐던 서진이 도저히 두 팔로 안을 수 없을 만큼,

와이비는 단번에 커져버렸다.

‘더 지르자.’

서진은 욕심이 났다.

“와이비, 더 먹으면 더 성장할 수 있어?”

“꾸앙!”

“그럼 한 마리 더 먹어라.”

“꾸앙! 꾸앙!”

와이비는 좋아서 고개를 마구 위아래로 끄덕였다.

서진은 아직 도축하지 그리핀 한 마리를 꺼내 와이비에게 던졌다.

와이비는 허겁지겁 그리핀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먹어치웠다.

확실히 덩치가 커지니까 먹는 속도와 양도 장난이 아니었다.

역시 그리핀을 먹자 와이비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리핀의 정수를 삼키자…….

이번에도 와이비의 몸에 불이 들어온 듯 빛이 났다.

동시에 덩치가 아까처럼 쑥쑥 자라났다.

이제는 더 이상 귀여운 와이번 새끼가 아니었다.

다시는 안아줄 수 없을 것 같다.

“하나 더? 콜?”

“꾸앙!”

“오케이.”

서진은 지르는 김에 하나 더 지르기로 했다.

그리핀 사체 하나를 또 꺼내 와이비에게 줬다.

와이비는 두 날개를 활짝 펴고는 춤을 추듯이 제자리를 맴돌았다.

그리고는 그리핀 사체를 맛있게 뜯어 먹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입씩 뜯을 때마다 그리핀의 사체가 뭉텅이로 사라져갔다.

역시 은은한 빛이 새어나오며 몸이 조금씩 자랐다.

마지막으로 와이비는 그리핀의 정수를 삼켰다.

순간, 와이비의 몸에서 찬란한 빛이 터져 나왔다.

눈이 부실 것 같은 강렬한 빛이었다.

그러나 서진은 조금도 눈이 부시지 않았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와이비의 변화를 가까이서 잘 지켜볼 수 있었다.

“투명 와이번?”

서진은 그 한마디로 와이비의 변화를 대변했다.

“꾸앙!”

“이게 네 능력이야?”

“꾸앙! 꾸앙!”

와이비는 서진에게 다가와 자랑하듯 자신의 몸을 보여줬다.

하늘색을 닮은 아주 연한 푸른색의 피부가 순식간에 투명해졌다.

연한 푸른색 피부인 상태로 하늘을 날아도 잘 안보일 것 같았다.

그런데 투명해진 와이비의 몸은 바로 눈앞에서 봐도 안개처럼 흐릿했다.

‘이게 웬 조화지? 내가 동화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이놈도 비슷한 능력을 가지게 된 건가?’

이유야 어떻든 와이비의 덩치가 그리핀만 해진 것은 반가웠다.

물론 투명화인지 동화인지 모를 능력을 가지게 된 것도…….

“너 이제 날 수 있어?”

“꾸앙!”

“당연하다고? 좋아. 그럼 너 얼마나 빨라?”

“꾸엉!”

“모른다고? 그걸 왜 몰라? 아니지. 아직 한 번도 날아본 적이 없으니까 모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보니 와이비는 한 번도 난적이 없었다.

날갯짓을 해서 바위와 나무 위로 올라간 적은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비행은 아직 시작한 적도 없었다.

‘군함조보다는 빨라야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가 군함조다.

시속 400km로 날 수 있다고 한다.

창공의 제왕이라는 와이번이라면,

최소한 그 정도 속도는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어디 한 번 날아보자.”

서진은 곧바로 와이비의 몸 위로 올라탔다.

목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와이비의 비늘이 그의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꾸앙!”

“그래. 좋아! 어디 한번 멋지게 날아봐!”

펄럭 펄럭 펄럭 펄럭!

와이비는 몇 번 날갯짓을 했다.

그러더니 자신이 생겼는지 곧바로 옥상을 박차고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우와!”

와이비를 타고 난다는 것!

마왕의 날개를 펴고 나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처럼,

뭔가 거칠고 다이내믹하고 환상적이었다.

서진은 와이비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보다 빠른 것 같다.’

와이비가 비행을 시작한지 딱 3분 만의 생각이었다.

물론 서진도 아직 전력을 다해서 날아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굳이 비교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벌이 나는 것과 새가 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니까…….

-마스터, 후쿠오카와 기타규슈에 있는 타깃을 설정했습니다.

“마이키, 작전변경이다. 중국과 일본 어디라도 좋으니까 한 번에 내 아공간을 꽉 채울 수 있는 곳을 찾아줘!”

-네, 마스터. 중국은 베이징, 텐징, 상하이 등이 있습니다. 일본은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이 있습니다만 굳이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후쿠오카, 기타규슈, 히로시마만 가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굳이 멀리 갈 필요 없겠네. 일단 규슈로 가서 후쿠오카, 기타규슈를 털고 모자라면 히로시마를 털면 되겠네.”

-그럼 그렇게 방향을 잡아보겠습니다.

그렇게 서진은 오늘 밤 일본을 털기로 결정했다.

그러려면 먼저 준비가 필요하다.

블루볼 안을 싹 비워놓아야 하는 것이다.

“와이비, 그만 됐다. 내려가자.”

“꾸앙!”

와이비는 그 어느 때보다 당당했다.

하늘이 진동하는 포효를 지르며,

쏜살같이 지상으로 하강했다.

특무대 본부가 있는 대전성 북문!

부드럽게 땅에 착지한 그는 와이비를 소환해제했다.

그는 특무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는,

북문의 지하창고로 걸어 내려갔다.

먼저 적당한 크기의 창고를 골랐다.

그리고 블루볼의 아공간에 들어있는 모든 것을 꺼냈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0m 인 블루볼의 아공간!

그곳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헤븐 가디언즈의 능력자와 헤븐 시큐리티 대원들을 무장시키려고 준비했던 각종 무기와 장비, 전신갑주와 대마수용탄약, 전투식량을 비롯한 보급품이다.

이것만 빼도 블루볼 안은 텅텅 비었다.

나중에 다시 블루볼에 담을 필요가 없는 물건들이다.

어차피 이것으로 특무대와 광복군을 무장시킬 거니까.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 고맙습니다!

유쾌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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