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52화 (15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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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 탈탈 털자!

반대편 한쪽에 그린볼 안에 있는 것들을 몽땅 꺼냈다.

그린볼 안의 공간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들은,

유니언 여섯 연합행성의 특산물과 먹거리였다.

“마이키, 라인하르트 캐슬의 공방과 유니언본부에서 구매한 마법무구와 아티펙트, 각종 포션과 장비, 최상급 정수와 상급 정수 등 중요한 아이템은 일단 그린볼에 담아놔!”

-네, 마스터.”

마이키는 서진의 명령에 중요한 아이템을 그린볼에 빠르게 쓸어 담았다.

“자리가 남으면 특산물은 몰라도 먹거리는 꼭 챙겨라!”

-네.

서진은 유니언 여섯 연합행성의 특산물은 포기할 수 있어도 먹거리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만큼 맛이 있고 특별했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서진과 마이키는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1차 목적지는 후쿠오카였다.

대전에서 직선거리로 400km!

와이비를 타고 날면 아마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따라 유난히 낮이 길게만 느껴졌다.

* * *

콰아아아아아!

도저히 머리를 들 수 없었다.

아음속이긴 하지만 마하 0.5~0.7 정도의 속도였다.

시속으로 612km~856km 정도의 빠른 속도!

고개를 들면 당장 목이 부러질 것만 같다.

아무리 최상급 마수인 와이번이라고는 하지만,

와이비는 지금 미친 속도를 내고 있었다.

이러다간 30분도 안되어 규슈에 도착할 것이다.

“마이키, 어디쯤 왔어?”

-대마도 상공을 지나고 있습니다. 곧 도착합니다.

와이비의 비행속도는 마이키가 정확히 측정했다.

텔레포트 마법이나 게이트를 제외하고,

이동수단으로는 와이비만한 놈이 없을 것 같다.

고공을 빠르게 날아가던 와이비가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지상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최첨단 레이더시스템을 이용한,

거미줄 같은 방공망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다.

그러나 서진은 와이비를 타고 무인지경으로 돌파했다.

후쿠오카 상공!

“소환해제!”

퍽!

허공에서 와이비가 꺼지듯이 사라져버렸다.

서진의 몸이 중력에 의해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촤라라라라라라!

그의 등 뒤에서 날개가 빠르게 펼쳐졌다.

무섭게 떨어지던 그의 몸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선회했다.

목적지를 향해 천천히 활공해가는 서진!

달도 없는 밤하늘에 스치는 바람과도 같았다.

스텔스 & 클로킹 모드!

그리고 동화스킬!

이 두 가지 조합만으로 이미 서진은 잡을 수 없는 신기루였다.

솨아아아아아!

바람을 타고 날아가던 서진의 허드에 목적지가 표시됐다.

그는 우아한 동작으로 거대한 보급창 옥상에 사뿐히 내려섰다.

툭!

촤르르르르륵!

서진의 날개가 빠르게 접혀 들어갔다.

-마스터,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보안장치를 무력화시키겠습니다.

“알았어.”

서진은 느긋하게 뒷짐을 지고 서서 불야성을 이룬 후쿠오카의 야경을 구경했다.

미래로 돌아온 이상 마이키도 보안장치를 무력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후쿠오카(福岡)!

일본 규슈(九州) 후쿠오카현(縣) 북서부에 있는 인구 150만 명의 도시다.

규슈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천혜의 항구.

하카타 어항은 서일본의 원양어업기지로 어획량 전국 2∼3위나 된다.

풍부한 물산이 집중되는 이 항구도시는 운 좋게도 대격변의 참화를 피해갔다.

“막상 이곳에 오게 되니까 자꾸 욕심이 나네.”

-식량 말고 다른 것도 챙겨 가시려고요?

“그게 아니라 사세보에 있는 일본 해군의 제2호위대군과 제13호위대(사세보 지방대), 카스가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서부항공방면대의 제5항공단(뉴타바루 기지)과 제8항공단(츠이키기지) 그리고 서부 방면대 총감부가 있는 겐군 캠프가 생각나서 그래.”

-참새가 방앗간을 보고 그냥 못 지나간다는 심정이시군요.

“하하하! 정확한 비유야. 당장 제주도와 부산을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놈들이니 기왕 여기까지 온 것 적당히 밟아놓고 가야지.”

-알겠습니다. 귀환 루트를 재설정해서 최적의 폭격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마이키가 믿음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잠시 후, 마이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터, 블루볼과 클론볼을 침투시켰습니다.

“허드에 띄워봐!”

-네.

서진은 자신의 허드에 뜬 적외선영상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어마어마한 양이네.”

-이정도면 대전성에서 한 달은 배불리 먹을 수 있겠습니다.

발밑에 있는 거대한 보급창은 예상대로 곡물창고였다.

쌀, 보리, 밀, 콩, 옥수수 등 다양한 종류의 곡물이 산더미처럼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그런 곡물창고가 주변에 열 개는 더 있었다.

반대편에는 원양어선들이 하역한 냉동생선을 보관하고 있는 커다란 냉동 창고의 모습도 여러 개 보였다.

“여기 있는 것을 다 가져갈 수 있을까?”

-곡물창고 한 두 개로 블루볼을 채울 수는 없습니다. 10개 이상은 털어야 블루볼을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럼 꽉꽉 밟아서 잘 채워!”

-네, 마스터 빈틈없이 채우겠습니다.

확실히 마이키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1시간도 되지 않아 결국 블루볼의 아공간을 다 채웠다.

서진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그런데 이 많은 곡물을 어디에다 보관해두지?’

이제는 오히려 창고가 모자랄까봐 걱정이었다.

“마스터, 귀환루트를 재설정했습니다. 먼저 규슈 서부에 있는 사세보로 가서 제2호위대군과 제13호위대의 함정을 처리합니다. 다음은 규슈 중부의 구마모토로 가서 서부 방면대 총감부와 겐군 캠프를 폭격합니다. 그 다음은 동남부로 이동해서 서부항공방면대 소속 제5항공단이 있는 뉴타바루 기지를 처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북부로 올라와 제8항공단의 츠이키기지 기지를 정리하고 기타규슈 상공을 통과해 대한해협을 건너시면 됩니다.”

서진은 허드를 통해 규슈의 지도를 보면서 마이키의 설명을 들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완벽한 루트였다.

“그럼 사세보부터 시작해볼까?”

촤라라라라라라!

날개가 활짝 펴졌다.

그는 허공으로 번쩍 뛰어오르며 날갯짓을 했다.

펄럭펄럭! 펄럭펄럭!

하늘로 떠오른 그는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제2호위대군의 사령부가 있는 사세보가 있는 곳이다.

후쿠오카에서 사세보까지의 직선거리는 채 80km도 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서진도 전력으로 비행해볼만한 거리였다.

쐐애애애애액!

서진은 고공으로 날아갔다.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공기의 저항도 강해졌다.

시속 50km……100km……150km……200km!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시속 200km를 넘기는 순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범위였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무리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독수리보다 내가 더 빨라!’

확실히 독수리(120~200km/h)와 비교해도 더 빨랐다.

뭔가 유치한 것 같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사세보 상공에 도착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30분도 채 되지 않았다.

북쪽으로 움푹 파인 지형에 사세보항의 모습이 보였다.

거대한 군함과 수송함들이 질서정연하게 잘 정박되어있었다.

-마스터, 굳이 융단폭격을 퍼부어서 흔적을 남길 필요 없습니다. 허드에 정확한 타깃을 표시 해드릴 테니 그곳을 집중공격해주세요.

“이건 유류탱크 아냐?”

-그렇습니다. 표시해놓은 곳을 폭격하시면 사세보 군항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됩니다. 또한 근처의 조선소, 무기고, 조병창, 탄약창, 보급기지가 불에 타버리게 될 것입니다.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이 방법이 인명피해가 적고 효과가 제일 좋았습니다.

“그럼 이지스함과 헬기항모, 전투함들은?”

-군함에도 정확히 표시를 해놓았습니다. 마스터의 매직미사일로 군함의 철갑을 통과시키고 폭탄창에 뇌(雷)속성 데미지만 주면 됩니다. 그럼 알아서 폭발할 테니까요. 아무리 전투함을 튼튼하게 만들어도 폭탄창이 폭발하면 끝입니다.

마이키의 설명을 들은 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굳이 매직미사일에 강한 물리력을 부여할 필요는 없겠구나.’

서진은 마이키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다.

위상배열 레이더를 켰다.

탐지거리가 반경 3km에 이르는 레이더가 기지개를 켰다.

탄두강화와 다탄두는 건너뛰고 출력강화(11배)만 활성화했다.

탐지거리가 반경 33km로 순식간에 늘어났다.

뇌(雷)속성을 인챈트 스킬을 켜고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15개의 매직미사일이 머리위에 떠올랐다.

그는 매직미사일의에 의지를 부여했다.

그러자 물리공격력이 사라지고 오직 마법공격력만 남게 됐다.

‘가랏!’

서진의 의지가 서자 매직미사일 15개가 각각의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안에서 스파크가 튀는 반투명한 매직미사일이었다.

솨아아아!

물리공격력을 없애자 좋은 점이 있었다.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단점도 있었다.

물리공격력이 사라지자 속도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음속이 아닌 아음속도 여전히 빨랐다.

매직미사일 하나가 사세보 항구에 있는 커다란 유류탱크 안으로 쏙 들어갔다.

순간 거대한 화염이 일어나며 엄청난 폭발성이 터졌다.

쾅!

꽈르릉 꽈르르릉!

펑 퍼퍼퍼펑 펑펑펑!

유류탱크를 가득 채운 기름이 사방으로 터져나가며 주변을 한순간에 불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뜨거운 기름에 닿은 주변의 인화성물질들이 맹렬히 타오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사세보 항구 사방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엄청난 폭발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콰콰콰콰쾅 쾅쾅쾅!

꽈르릉 우르릉 우르르릉!

무기고와 탄약창이 터지자 새하얀 빛이 폭발적으로 피어올라 일시에 사세보를 대낮처럼 밝혔다.

조선소와 조병창에 거센 화염이 치솟았다.

거대한 보급기지도 예외는 없었다.

창고에서 창고로 빠르게 불이 번졌다.

“우와아!”

서진은 하늘 위에서 우아하게 활공을 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거대한 참화를 지켜봤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싸움구경과 불구경이라고 했다.

그는 그 말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이곳은 적국인 일본이 자랑인 제2호위대군의 모항이 아닌가?

-제2호위대군 사령부 화재, 기함 DDH-144 쿠라마 전파, 제2호위대 기함 DDH-144 구라마 전파, DDG-178 아시가라 전파, DD-153 유기리 전파, DD-154 아마기리 전파, 제6호위대 DDG-176 조카이 전파, DD-102 하루사메 전파, DD-110 다카나미 전파, DD-111 오나미 전파, 제13호위대 DD-127 이소유키 전파, DD-128 하루유키 전파, DD-132 아사유키 전파, DE-230 진쓰 전파…….

마이키는 실시간으로 피해상황을 보고했다.

들어보니 제2호위대군과 제13호위대(사세보 지방대) 함정 대부분이 전파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말이 전파(全破)지 그냥 산산조각이 나서 통째로 날아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서진은 하늘을 날면서 오징어땅콩이나 팝콘을 먹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마스터, 이렇게 구경만 하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다음 목적지로 가셔야지요.

“그, 그래.”

어째 자신보다 마이키가 더 신나있는 것 같았다.

서진은 사세보에서 100km 떨어진 구마모토로 이동했다.

규슈 중앙에 있는 구마모토까지는 와이비를 소환해서 타고 갔다.

확실히 비행속도는 와이비가 빨랐다.

15분도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버렸다.

-마스터, 구마모토에 도착했습니다. 방법은 사세보와 동일합니다. 서부 방면대 총감부와 8사단을 정리하겠습니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고, 조병창, 탄약고, 유류창고 등을 공격하시면 됩니다.

“알았어.”

위상배열 레이더로 목표물을 확인했다.

매직미사일을 소환하자 15개가 머리위에 떠올랐다.

그는 매직미사일의에 의지를 부여해 물리공격력을 제거했다.

그러자 오직 마법공격력만 남았다.

한번 해본 짓이라 훨씬 쉽고 빨랐다.

‘가랏!’

서진의 의지가 일자 매직미사일 15개 지상으로 낙하했다.

안에서 스파크가 튀는 반투명한 매직미사일이 각각의 목표를 향해 쏘아져 내려갔다.

솨아아아!

그때부터 고요한 죽음의 비가 구마모토 시 곳곳에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구마모토 시는 새벽이라도 된 양 강제로 깨어나야 했다.

쾅! 쾅! 쾅!

콰릉 콰르르릉!

우르르릉 쾅쾅!

펑 퍼퍼퍼펑 펑펑펑!

콰콰콰콰쾅!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니 야경보다 훨씬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행사나 축제를 위한 불꽃놀이가 아니라 서부 방면대 총감부와 8사단이 무너지는 죽음의 불꽃놀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었다.

-마스터, 서부 방면대 총감부가 무너지고 주변 건물이 화재로 불타고 있습니다. 8사단의 무기고, 조병창, 탄약고, 유류창고, 격납고, 보급창이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놀라운 전과입니다. 더 구경하시겠습니까?

“아니. 충분히 봤어.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자.”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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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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