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56화 (156/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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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 파죽지세

동두천시!

그곳에서 악의가 가득한 사악한 기운을 가진 놈이 느껴졌다.

‘이건…… 리치? 그리고 데스나이트다.’

리치라면 최소한 A급 언데드 마수다.

데스나이트라면 B급은 넘을 것이다.

서진에게 있어서 이런 놈들은 달디 단 꿀과 같다.

아직 동두천시는 폭격을 안 하고 있어서 그런지 별 반응이 없었다.

서진은 일단 리치를 따로 마크해놓았다.

언제라도 꿀을 퍼먹을 수 있게 말이다.

쏴아아아아아!

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쿵!

파츠츠츠츠츳 파츠츠츠츠츳!

서진은 수도권지역을 맹폭격했다.

대형마수들은 이제 거의 씨가 말라갔다.

중대형마수들도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혼자 힘을 빼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통 위를 매직미사일이 살포시 찍어버렸다.

대형마수와 중대형마수들이 포효를 지르며 이리저리 휩쓸렸다.

하지만 죽음의 비는 끝날 줄을 몰랐다.

1시간……2시간……3시간!

서진은 이제 인스턴트 마나포션을 음료수를 마시듯 마셔댔다.

대형마수와 중대형마수들을 씨 몰살 시키느라 레벨이 빠르게 오르고 있긴 했다.

하지만 간간히 레벨업이 되기 전에 마나가 바닥을 쳤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마나포션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오늘은 수도권에 대형마수와 중대형마수의 씨를 말리는 것으로 만족하자.’

서진은 자신의 일에 대한 한계를 명확히 그었다.

그렇지만 같은 A-급 능력자가 100명이 모여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와이비와 그를 타고 있는 서진의 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대형마수들도 둘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인공위성에서는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이상을 확인하고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서진의 존재가 외부로 알려지는 최초의 순간이었다.

* * *

일본 능력자협회 부산지부.

“정체를 밝혀냈습니까?”

“이서진이란 이름만 알아냈습니다.”

“등급과 능력이 뭡니까?”

“그건 정확히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일본 능력자협회 부산지부장 오타로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자 채남선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이것 참 곤란하군요. 부능협(부산 능력자협회) 회장이 모른다면 저는 도대체 누구한테 물어봐야하는 겁니까?”

“정확히 모른다고 했지 아예 모른다고는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대충이라도 좋으니 말씀해보세요.”

오타루의 말에 채남선 꿀꺽 침을 한번 삼켰다.

“등급은 S급이나 그에 근접하는 A+급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킬은 강력한 충격파를 여러 개의 목표에 집중을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요?”

흥미롭다는 표정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미 그 정도의 정보는, 아니 그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다.

“그보다 낙동강던전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야 당연히 저희 부능협(부산 능력자협회)에서 인수해야지요.”

“그럼 대능협(대구 능력자협회)과는 합의하셨습니까?”

“아, 아직 그게…….”

채남선이 곤란한 표정을 짓자 오타루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요? 광복회에 붙겠다고 합니까?”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거 대구로 가서 실력행사를 한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주시면 일이 좀 더 쉬워질 겁니다.”

채남선은 오타루를 쳐다보며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일본 능력자협회 부산지부장 오타로가 힘을 조금만 보태줘도 대구 능력자협회쯤이야 단번에 짓밟아 버릴 수 있다.

일본 능력자협회 부산지부의 힘을 빌리는 것이 좀 모양새가 나쁘기는 하다.

하지만 빨리 대구와 낙동강던전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파죽지세로 확장하고 있는 광복회가 언제 날름 삼켜버릴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거기에다 잘못하면 부산까지도 넘어갈지 모른다.

그것에 비하면 대능협의 능력자들 좀 죽는 것이나 일본과 손을 잡았다고 욕 좀 먹는 것은 전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괴물 같은 놈이 갑자기 툭 튀어나왔지?’

채남선은 도무지 이해가가지 않았다.

광복회의 마스터 이서진!

기록을 살펴보니 대격변 때 각성한 능력자였다.

그것도 F-급의 최하급 능력자!

마수와의 전투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공식기록을 마지막으로 실종 처리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전설의 엘릭서라도 구해다 마셨는지 멀쩡한 모습이 되어 나타났다.

아니 그냥 멀쩡하기만 하면 다행이다.

나타나자마자 엄청난 능력으로 신위를 보이더니 대전을 날름 집어삼켰다.

그리고는 곧바로 전북, 전남, 충남, 충북을 차례로 흡수하고 이제는 경북과 대구를 향해 마수를 뻗히고 있었다.

채남선은 강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만약 광복회가 경북과 대구까지 손에 넣는다면 아마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잘해야 경남과 부산을 지키면서 현상유지!

잘못하면 목이 달아날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 일본으로 도망칠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은 정말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다.

부산 능력자협회 회장이라는 직책이 사라진 자신에게 일본 능력자협회가 어떤 대우를 하게 될지는 불 보듯 뻔했다.

모르긴 해도 아마 어디 조용한 섬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쥐 죽은 듯이 살다가 가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일본 능력자협회 부산지부에서에서 얼마나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아무래도 반 정도는 가셔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반이라뇨? 대구 하나 접수하는데 그렇게나 많은 능력자가 필요합니까?”

오타루는 기분이 나쁘다는 티를 팍팍 냈다.

하지만 채남선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냥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피해없이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건 좀 그럴 듯 하군요.”

오타루는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해봤다.

일본 능력자협회 부산지부!

상급능력자만 30명, 중급능력자는 300명이나 된다.

이정도면 대한민국 능력자협회가 보유한 상급과 중급 능력자의 숫자를 넘어서는 막강한 전력이다.

해운대던전이라는 꿀을 빠는 던전이 없었다면 아마 이렇게 많은 상급과 중급 능력자들이 모여들지 않았을 것이다.

‘반이라면 상급 15명, 중급 150명이라는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과도한 전력이야. 대구라면 반의반만가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자의 말대로 이기려면 압도적인 전력차로 피해 없이 이기는 것이 좋다. 일본 능력자협회 부산지부의 힘을 조센징들에게 한번쯤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고…….’

오타루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좋습니다. 이렇게 직접 찾아오셔서 부탁까지 하시니 원하는 대로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채남선은 마치 오타루의 부하라도 되는 양 일어나서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며 감사인사를 했다.

오타루는 이런 그의 태도에 상당히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고개를 든 채남선이 오타루를 바라보자 그는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굳게 악수를 하며 전의를 다졌다.

부산에서 시작한 사쿠라의 혈풍이 서서히 대구를 향해 북상하기 시작했다.

* * *

“우와아아아아! 드디어 좀 정리가 됐네.”

-마스터, 수고하셨습니다.

서진은 와이비의 목 뒤에서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으며 기지개를 켰다.

온몸이 찌뿌둥한 것이 과로를 한 모양이다.

그래도 마이키의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은 위로가 됐다.

“내가 얼마나 폭격을 했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72시간 내내 폭격을 하셨습니다.

“이런, 그럼 사흘 동안 주구장창 폭격만 한 거야?”

-네, 그렇습니다. 마스터의 희생으로 인해 특무대와 광복군은 큰 피해 없이 서울로 입성해 마수들을 소탕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아참! 이놈들 잘 있나?”

서진은 말을 하다가 말고 마크를 해뒀던 리치와 데스나이트를 확인했다.

동두천시에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마이키, 뒤처리를 부탁해. 대형마수와 중대형마수를 정리했고 소형마수들도 어느 정도 숫자를 줄여놓았으니 특무대와 광복군의 지금 전력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정리가 될 거야.”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디 가십니까?

“리치 잡으러 동두천시로 가는 거야.”

-리치요? A급 언데드 마수인 그 리치 말입니까?

“맞아! 와이비! 동두천시로 가자.”

꾸와아앙!

와이비는 힘차게 소리를 지르고는 북쪽으로 날아갔다.

여의도와 동두천시 사이의 거리는 42km.

아마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서진은 동두천시를 향해 액티브 탐지를 사용했다.

그러자 리치와 데스나이트의 움직임이 보다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놈들이 지금 뭐하는 거지? 제단을 쌓는 건가? 혹시 마왕을 소환하는 제단은 아니겠지?’

그는 궁금증을 참아가며 리치를 어떻게 잡을지 생각해봤다.

유니언 본부에서 마수도감을 본 적이 있었다.

최하급마수에서 최상급마수까지…….

각종 마수들을 잡는 법과 그들의 약점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마이키에게도 다운로드 시켜 보급하도록 조치를 취한 기억이 있어서 더욱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리치는 근본적으로 마법사다. 악마에게 혼을 팔았다는 욕을 먹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음차원의 마법, 즉 흑마법을 이용해 자신의 생명을 라이프베슬에 봉인하고 영원한 삶을 영위하는 언데드 마수다.’

리치에 대해 생각하자 절로 신성일의 목걸이가 생각났다.

그것도 분명히 라이프베슬이라고 했는데…….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신성일은 리치가 아닌 마족이었다.

서진은 고개를 강하게 옆으로 흔들어 잡념을 털어버렸다.

일단 리치부터 잡고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최소한 5서클에서 7서클 사이의 고위마법사, 그것도 파괴력이 강한 흑마법사라는 점을 생각해서 기습공격을 하자. 대항할 시간을 주지만 않는다면 단번에 잡아 죽일 수도 있을 거야. 거기에다 내겐 팬텀소드와 디바인실드가 있다.’

서진은 동두천시에 가까워질수록 지독한 악의로 인해 팔다리가 따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놈이 정말 무슨 지옥의 문이라도 연건가?’

리치가 있는 상공에 도착하자 서진은 곧바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수많은 사람의 시체로 쌓은 제단이 보였다.

왜 그렇게 지독한 악의가 느껴졌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도 죽은 사람들의 한(恨)과 원념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어 그렇게 느낀 것일 것이다.

“마이키, 저 제단이 뭔지 알겠어?”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유니언에서 준 정보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슨 용도인지는 유추가 가능합니다. 리치와 제단, 시체와 피를 연결시키면 악마소환이나 상급 언데드 제작이 틀림없습니다.

서진의 생각도 마이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직 제단 위의 의식이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이쯤해서 정리를 하도록 하자.’

그는 더 이상 리치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공격하기로 했다.

일단 방어막과 동화를 켰다.

탄두강화와 출력강화를 활성화시켰다.

다탄두와 사일로 스킬도 켰다.

뇌정(雷霆) 인챈트와 뇌(雷)속성 인챈트 스킬도 활성화시켰다.

뇌정 인챈트로 인해 영력(靈力)이 추가됐다.

뇌속성 인챈트로 인해 뇌력(雷力)이 추가됐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서진은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16개의 매직미사일이 머리 위에 떠올랐다.

다탄두 스킬로 인해 16개가 즉시 64개가 됐다.

그는 물리공격력을 낮추는 대신 비(非) 물리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위상배열 레이더에 리치를 락인(lock-in)했다.

그러자 다시 매직미사일을 소환할 수 있었다.

64개를 띄웠다.

사일로를 열어 매직미사일을 보관했다.

또다시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64개가 머리 위로 떠올랐다.

‘사일로의 것은 급할 때 사용하자. 일단은 128개의 매직미사일로 공격한다.’

서진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500m까지 내려왔다.

디바인실드를 왼팔에 단단히 차고 팬텀소드를 꺼낸 뒤 공격을 시작했다.

‘가랏!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쏴아아아아아아!

지상으로 황금빛 찬란한 매직미사일이 폭포수처럼 떨어져 내렸다.

카카카카카캉 카카카카카캉!

파츠츠츠츠츳 파츠츠츠츠츳!

끼야아아아아아악!

리치의 처절한 비명성이 들려왔다.

‘과연 리치구나. 그 짧은 순간에 앱솔루트 실드를 펼치다니…….’

서진은 정말 깜짝 놀랐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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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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