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57화 (15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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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 리치 사이먼

분명히 몰래 기습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리치는 7서클의 절대방어마법인 앱솔루트 실드를 펼쳐냈다.

아무래도 단순한 A급 리치는 아닌 모양이었다.

적어도 A+급, 최악의 경우에는 S급도 각오해야했다.

서진이 쏘아대는 매직미사일에 의해 무서운 속도로 앱솔루트 실드가 깎여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앱솔로트 실드가 깨지면 곧바로 다시 앱솔루트 실드를 펼치는 모습을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옆에 서있던 데스나이트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들더니 리치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애초에 데스나이트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서진의 매직미사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쏴아아아아아아!

카카카카카캉 카카카카카캉!

파츠츠츠츠츳 파츠츠츠츠츳!

리치 사이먼은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고 마구 쏟아져 내리는 매직미사일을 힘겹게 막아내며 이를 악물었다.

앱솔루트 실드로 잘 막고 있긴 하지만 번개의 기운과 뭔가 알 수 없는 영적 기운이 스며들어와 서서히 그의 몸을 갉아먹으며 잠식해가고 있었다.

쏴아아아아아아!

카카카카카캉 카카카카카캉!

파츠츠츠츠츳 파츠츠츠츠츳!

벌써 7번째 소환한 앱솔루트 실드가 깨져나갔다.

리치 사이먼은 급히 8번째 앱솔루트 실드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하늘을 유유히 유영하고 있는 어떤 존재!

마나가 무한이라도 되는지 정말 무식하게 물량을 쏟아내고 있었다.

만약 자신에게 작은 틈만 주어진다면…….

블링크로 이 공격을 피해내고 마법을 펼쳐 가루로 만들어 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비겁한 놈!

기습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헬파이어, 블리자드, 퓨리 오브 더 헤븐, 허리케인, 플레어, 마그마레인…….

자신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마법들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물론 리치 사이먼의 생각일 뿐이다.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매직미사일!

그 사이에서 틈을 발견하기는 무척 어려웠다.

설사 그 틈을 발견했다고 해도, 블링크로 매직미사일을 피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텔레포트도 아니고, 일정 공간에서 순간이동을 하는 블링크로 반경이 무려 42km나 되는 무식한 탐지거리와 사정거리를 자랑하는 서진의 매직미사일을 피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설사 어찌어찌해서 시간이 좀 생겼다고 하자.

하늘을 유유히 유영하고 있는 창공의 제왕!

아니 창공의 왕자(아직 와이번 새끼니까)를 무슨 마법으로 맞출 수 있겠는가?

그것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타깃인데…….

결정적으로, 서진은 자동으로 운용되고 있는 뇌정으로 인해 영혼과 정신이 보호되고 있어 어지간한 정신계 마법이나 디버프는 아예 먹히지도 않는다.

또한 보호막 스킬과 디바인실드로 자신을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혼을 부른다는 팬텀소드까지 더해진다면…….

리치 사이먼은 서진과 자신의 상성이 최악이라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쏴아아아아아아!

카카카카카캉 카카카카카캉!

파츠츠츠츠츳 파츠츠츠츠츳!

리치 사이먼은 조금씩 자신의 몸이 뒤로 밀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동안 살아온 세월이 아까워서라도 이렇게 당해줄 수는 없었다.

그는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약해져가는 엡솔루트 실드에 정신을 집중했다.

‘우와, 이놈 정말 끈질기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공격을 좀 더 강하게 할 수 밖에……. 스나이핑! 쇼크웨이브! 라이트닝서클!’

서진도 슬슬 오기가 치밀어 올랐다.

피잉! 파앙! 파칭!

파츠츠츠츳!

투시와 관찰 스킬로 라이프베슬의 위치를 확인한 후,

그는 리치의 몸 안에 숨겨진 라이프베슬을 향해 저격을 했다.

연이어 범위를 최대한 좁힌 쇼크웨이브와 라이트닝서클을 차례로 터트렸다.

그 와중에도 매직미사일은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꾸준히 리치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끼야아아아아아악!

리치 사이먼은 서진의 저격에 라이프베슬이 충격을 받자 고통에 찬 비명을 질러댔다.

뒤이어 쇼크웨이브와 라이트닝서클이 밀려들었다.

데스나이트들과 함께 몸이 뒤로 쭉 밀려났다.

리치 사이먼이 입고 있던 검은 색의 로브가 시커먼 연기를 내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해골과 뼈다귀로 구성된 리치 사이먼의 끔찍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서진은 리치가 한계에 달한 것을 눈치 채고는 팬텀소드를 아래로 쭉 뻗었다.

끼야아아아아아악!

이번에는 리치의 뼈다귀에서 시커먼 연기가 뭉텅이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리치가 가지고 있는 근원의 힘이 팬텀소드에게 빨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였다.

갑자기 머릿속으로 누군가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살려줘!]

“어? 이게 무슨 소리지?”

[제발 살려줘! 난 소멸되기 싫어.]

“혹시 리치 네가 나한테 얘기하고 있는 거냐?”

[맞아. 나 리치 사이먼이 너한테 말하고 있는 거야.]

서진은 리치의 간절한 음성을 들으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스나이핑! 쇼크웨이브! 라이트닝서클!’

피잉! 파앙! 파칭!

파츠츠츠츳!

끼야아아아아아악!

리치 사이먼은 서진의 공격에 다시 뒤로 주르륵 물러나더니 간신히 앱솔루트 실드를 다시 하나 만들어냈다.

[제발 부탁이야. 살려줘! 그럼 뭐든지 시키는 대로 다할게.]

“뭐든지?”

[그래 뭐든지.]

“그럼 내 소환수가 되라.”

[소환수?]

“그래 이 새끼야. 그리고 부탁하는 놈의 말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지 않아?”

서진은 크게 짜증을 내며 아까보다 더 빨리 그리고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 모습은 리치 사이먼이 죽든 말든, 아니 소멸되든 말든 조금도 상관이 없다는 식이었다.

‘매직미사일! 스나이핑! 쇼크웨이브! 라이트닝서클!’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카카카카캉 카카카카캉!

피잉! 파앙! 파칭!

파츠츠츠츳!

끼야아아아아아악!

리치 사이먼은 그제야 깨달았다.

‘이 인간은 결코 협상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더 이상 공격을 받았다가는 근원의 힘을 다 잃고 라이프베슬도 깨져버릴 것이다.’

그는 다급히 서진에게 애원했다.

[제발 살려주세요.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저 소멸되고 싶지 않아요. 소환수가 되라면 되겠어요. 주인님! 제발 살려주세요.]

리치 사이먼은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그저 간절히 목숨을 구걸했다.

그 마음이 하늘에 닿았던 것일까?

[띠링!]

[리치 사이먼이 이서진의 소환수가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허락하시겠습니까? 허락하시면 리치 사이먼은 이서진에게 종속됩니다.]

머릿속에 기다리던 알림음이 터져 나왔다.

서진의 얼굴에 그제야 미소가 떠올랐다.

7서클의 마법을 쓰는 리치!

이런 놈이 자신의 소환수가 되기를 지금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이것을 허락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자신은 평생 바보소리를 듣고 살아야할 것이다.

“허락한다.”

당연하다는 듯 서진의 대답이 힘차게 울려 퍼졌다.

화아악! 화아악!

순간 그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리치 사이먼의 몸에서도 환한 빛이 솟구쳤다.

서진과 리치 사이먼의 몸에서 솟구친 빛은 허공에서 하나로 합쳐지더니 곧바로 두 개로 나뉘어 다시 둘의 몸으로 파고들었다.

뭔가 영혼에 묵직한 것이 하나 들어찬 기분이 느껴졌다.

[띠링!]

[레벨업!]

그때, 반가운 알림음이 한 번 더 들려왔다.

이번에는 레벨업 알림음이었다.

서진은 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아싸!”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상태창을 열었다.

보너스 스탯을 분배하고 자세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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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상급(A)

칭호: 시공간을 넘나든 자(올스탯+50), 한계를 넘어서(A, 올스탯+145), 영혼의 친구(올스탯+5)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A)

레벨: 230 / 46%

생명력 7890/7890 마나 14202/14202

스탯: 근력 63(+200), 민첩 63(+200), 체력 63(+200), 지력 63(+200), 마력 63(+200), 영력 80(+200), 오러 51(+200)

스킬: 위상배열 레이더(A), 탐지(A, 3.8km), 매직미사일(A, 17개), 감정(A), 감별(A), 감지(A, 38m), 탄두강화(A, 16배), 다탄두(A, X4), 투시(A), 마나부스터(A, 170%), 쇼크웨이브(A), 색적(索敵, A), 관찰(A), 추적(A), 출력강화(A, 13배, 정수소모), 스나이핑(A), 방어막(A), 동화(A), 마법(C), 마나 마스터리(A), 오러 마스터리(C), 라이트닝서클(A), 뇌정 인챈트(A), 뇌(雷)속성 인챈트(A), 사일로(silo, A, X2)

장비: 란돌프의 전신갑주 V2, 내부강화복, 마왕의 날개,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블랙볼, 레드볼, 블루볼, 그린볼

소환수: 와이비, 리치 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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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230으로 오르고, 등급이 A급으로 승급했다.

당연한 결과다.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의 대형마수와 중대형마수 그리고 소형마수들을 그렇게 많이 잡아 죽였는데 레벨과 등급이 오르지 않는다면 정말 섭섭했을 것이다.

아무리 타고난 재능과 스킬의 숙련도에 따라 레벨과 등급이 오른다고 해도 그것을 넘어서는 무지막지한 물량(경험치)은 결국 레벨과 등급을 힘으로 밀어 올렸다.

레벨이 깡패라는 얘기가 있다.

아니다. 결국 물량이 깡패다.

물론 언제까지 이런 방법이 통할지는 알 수 없다.

B+급에서 A-급으로 올라가는데 필요한 레벨이 20 이었다.

그런데 A-급에서 A급으로 올리는데 레벨을 30이나 올려야했다.

앞으로 A+급으로 올라가려면 최소한 레벨을 30을 올려야 할 것이다.

문제는, 대형마수를 잡아도 이제는 경험치가 잘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고유능력 이지스의 등급이 A급으로 올랐다.

이로 인해 파생스킬들이 모두 A급으로 등급이 승급했다.

생명력이 7890, 마나는 마나부스터 170% 효과를 더해 14202 로 늘어났다.

탐지거리가 3.8km로, 감지거리는 38m로 증가했다.

매직미사일은 최대소환개수가 17개가 됐다.

탄두강화는 16배로, 출력강화는 13배로 늘어났다.

사일로로 두 개로 늘어났다.(silo, A, X2)

마지막으로 소환수 칸을 확인했다.

와이비 옆에 리치 사이먼의 이름이 정확히 박혀있었다.

그의 눈에 기쁨의 빛이 가득 떠올랐다.

“크하하하하! 리치를 소환수로 거두다니…….”

서진은 통쾌한 웃음을 마구 터트렸다.

와이비도 주인의 기분이 좋은 것을 아는지 기분 좋게 창공을 누비고 다녔다.

지상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리치 사이먼!

그는 아공간에서 새 옷을 꺼내 갈아입고는 조용히 제단 한쪽에 시립해있었다.

리치 사이먼 뒤에 영문을 모르는 데스나이트들이 입을 다물고 조용히 서 있었다.

“와이비! 아래로 내려가자.”

“꾸앙!”

와이비가 즉시 몸을 비틀어 지상으로 곤두박질치듯 떨어져 내렸다.

휘이이익!

턱!

서진은 와이비가 지상을 스치듯이 지나가는 순간 뛰어올라 리치 사이먼 앞에 내려섰다.

동화스킬을 풀자 그의 몸이 사이먼의 눈앞에 서서히 드러났다.

“이름이 사이먼이구나.”

“그렇습니다. 주인님.”

“그냥 마스터라고 불러!”

“네, 마스터.”

사이먼은 서진을 향해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데스나이트들도 사이먼의 뜻과 동조되어 저절로 서진에게 고개를 숙였다.

사이먼의 주인이 서진임을 알게 된 것이다.

“내 소환수가 된 것, 후회하지 않아?”

“소멸보다는 소환수가 되는 것이 100배 낫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마스터의 소환수가 되는 순간, 아예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오직 마스터에게 충성을 바칠 뿐입니다.”

“내가 호드가 아닌데도?”

“호드이건 유니언이건 그건 제게 조금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마스터의 의지와 명령일 뿐입니다.”

“하하하! 좋아! 아주 좋은 자세야.”

서진은 사이먼의 어깨를 몇 번 두드려줬다.

그러자 사이먼은 황송하다는 듯 고개를 더욱 깊숙이 숙이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런데 이놈들은 뭐야?”

“제 권속입니다.”

“권속이라……. 얼마나 있지?”

“저의 머리에 손을 대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습니다.”

서진은 사이먼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사이먼의 기억과 생각이 머릿속으로 빠르게 쏟아져 들어왔다.

[리치 사이먼의 군단: 군단장 리치 사이먼(A+), 데스나이트 3기, 다크나이트 12기. 듀라한 36기, 스파토이 72기, 스켈레톤 전사 108기]

눈이 저절로 동그랗게 커졌다.

“군단이라고?”

“그렇습니다. 마스터의 명령이 있다면 제 군단은 지옥불 속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뛰어들 수 있습니다.”

“우와, 이거 엄청나네.”

서진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사이먼의 머리에 손을 대는 순간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어떻게 리치가 됐는지, 지금 이 제단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도…….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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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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