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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164화 (16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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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장 - 재회

“푸하아아!”

숨이 막혔었는지, 입술을 떼자 아리아나는 빨개진 얼굴로 숨을 몰아쉬었다.

“갑자기 왜 그래요?”

“그냥 좀 귀여워서 그랬어.”

“정말요?”

“물론이지.”

아리아나는 서진의 말에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그의 품속으로 다시 폭 안겨들었다.

서진은 날씬한 아리아나의 체형과는 달리 자신의 가슴 전체를 압박하는 그녀의 풍만함에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등을 한손으로 쓸어주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거려줬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리아나는 순종적이면서도 용감한 여인, 아니 엘프녀였다.

서진이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내 걱정하지 마. 아리아나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나 능력 있는 남자야.”

“알아요. 그러니까 내 사랑을 받고 있죠.”

“하하하, 얘기가 그렇게 되는 거야. 어쨌든 내겐 원거리타격능력이 있어. 그것도 일정범위를 광역으로 타격하는 능력이야. 그러니까 안전한 곳에서 얼마든지 마수들을 처리할 수 있어.”

“그래요? 그럼 라인하르트 캐슬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특히 대형 비행마수들의 공격에 취약해서 매번 마수들이 공격해올 때마다 대공수비를 하고 있는 수인족들이 큰 피해를 입었어요.”

아리아나는 서진의 강한 의지를 확인하자 더는 걱정하거나 말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최전선으로 그를 보낼 마음은 전혀 없었다.

물론 서진도 최전선에서 설칠 생각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마수들이 언제 공격해올 것 같아?”

“보통 사흘에 한번 꼴로 공격해 와요. 여름에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였는데 점점 기간이 줄어들더니 이제는 사흘이 멀다 하고 공격해오네요.”

“그럼 정확히 언제 온다는 거야?”

“사흘 전에 왔으니까 아마 오늘 점심 먹기 전에 올 거예요.”

뎅뎅뎅뎅뎅뎅뎅!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라인하르트 캐슬 전체에 긴급타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혹시 이 종소리는?”

“맞아요. 마수들의 공격이 시작됐다는 신호에요. 참 타이밍이 기가 막히네요.”

아리아나는 서진의 품에서 벗어나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앞으로 얼마나 누리게 될지 모를 이 오붓한 시간을 방해하는 마수들이 많이 미웠다.

“아리아나는 어디로 갈 거야?”

“전 내성에서 대형 비행마수들의 공격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았어요.”

“대공방어라는 말이지?”

“네.”

“그럼 같이 가자. 내가 도와줄게.”

“예.”

아리아나는 기쁜 마음으로 서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내성 중앙에 있는 첨탑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걸어갔다.

“아리아나, 내 무기와 장비를 꺼내도 될까?”

“물론이죠. 라인하르트 캐슬과 동맹을 맺은 대한제국에서 온 귀한 손님이잖아요.”

“그럼 내 소환수들을 꺼내도 괜찮겠지?”

“소환수도 있어요?”

“응.”

“좋을 대로 하세요.”

“고마워!”

서진은 허락도 받았겠다, 곧바로 마이키부터 꺼냈다.

“마이키, 라인하르트 캐슬에 마수가 쳐들어왔다.”

-쇼타임이군요

“그런 셈이지.”

-클론볼을 보내 라인하르트 캐슬의 주변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렇게 해.”

마이키는 일단 클론볼부터 풀어 라인하르트 캐슬 주변을 정찰하게 했다.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클론볼들로 인해 빠르게 정보를 수집되기 시작했다.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마수의 등급과 종류, 규모와 분포도를 알아야 그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짤 수 있다.

정찰과 정보획득은 모든 싸움의 기본이다.

어떤 나라는 이런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고 재래식 타격전력에만 미쳐있어서 지금 개피를 보고 있지만 말이다.

“와이비 소환!”

꾸왕!

와이비가 서진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볼 때마다 조금씩 커지는 것을 보니 마음이 뿌듯해진다.

“어머! 이게 서진의 소환수예요?”

“응.”

“푸른 와이번이네요. 정말 대단한 소환수를 가지고 있군요.”

“뭐 그 정도까지야…….”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 아리아나의 행동에 서진은 괜히 겸손을 떨어댔다.

“일단 피아식별마법을 걸어놓을게요.”

“고마워!”

아리아나는 와이비에게 피아식별마법을 걸어주었다.

이제 라인하르트 캐슬의 대공마법방어시스템은 와이비를 아군으로 인식하고 절대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기왕 하는 것 한번만 더 해줘!  사이먼 소환!”

팍!

“마스터, 부르셨습니까?”

이번에는 사이먼이 모습을 드러냈다.

“응, 시킬 일이 있어서 불렀다.”

“무엇이든 마스터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리아나는 입을 떡 벌리더니 사이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리, 리치 아니에요?”

“응, 어떻게 하다보니까 거두게 됐어.”

“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거군요.”

“아이 참! 왜 그래 쑥스럽게…….”

서진은 아리아나의 말에 얼굴이 뜨뜻해졌다.

그의 얼굴 가죽이 얇은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대놓고 칭찬을 해버리니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일단 이 리치에게도 피아식별마법을 걸어놓을게요.”

“이름이 사이먼이야.”

“마스터의 레이디시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마스터의 충성스런 종 사이먼입니다.”

사이먼이 아리아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아리아나도 사이먼에게 인사를 했다.

“바, 반가워요.”

하지만 그녀는 꽤 놀란 듯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리치를 소환수로 부리다니…….’

중앙 첨탑!

전에는 본 적이 없던 구조물이다.

그들은 대공방어탑 ‘센트럴타워’에 도착해 승강기를 탔다.

서진과 아리아나 그리고 사이먼은 센트럴타워 최상부인 옥상으로 올라갔다.

“벌써 시작됐군요.”

승강기를 나오자마자 아리아나의 탄식이 섞인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서진의 시선이 라이하르트 캐슬 너머의 넓은 평원으로 향했다.

쿠웨호오오오오!

콰히이이이이이!

쿠워어어어어어!

캬하아아아아아!

온몸에 닭살이 확 돋는 소름이 끼치는 피어소리가 쩌렁쩌렁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광활한 들판을 가득채운 수백만 마리의 마수들이 일제히 라인하르트 캐슬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우두두두두두두!

우두두두두두두!

지진이라도 난걸까?

라인하르트 캐슬이 잔잔히 떨려왔다.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사방에서 흙먼지가 뿌옇게 올라와 하늘을 덮어갔다.

쿠웨호오오오오!

얼마나 포식을 많이 했는지 피부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블랙 드레이크 수백 마리가 포효와 함께 라인하르트 캐슬 동문을 향해 달려들었다.

콰히이이이이이!

거대한 검은 지렁이처럼 생긴 다크웜들이 라인하르트 캐슬 서문 앞에서 마구 튀어나와 성문과 성벽을 마구 후려치고 있었다.

쿠워어어어어어!

이에 질세라 미노타우로스 군단이 라인하르트 캐슬 남문을 향해 밀려왔다.

살기 찬 눈으로 콧김을 내뿜으며 거대한 전투도끼를 휘두르는 수만 마리의 미노타우로스!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솟아오를 것만 같다.

캬하아아아아아!

오금을 저리게 하는 바실리스크의 피어!

라인하르트 캐슬 북문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수만 마리의 바실리스크 군단이었다.

이들의 뒤로 티클롭스 군단, 카카오커 군단, 나이트롤 군단 등 수많은 마수들이 끝도 없이 해일처럼 밀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 캐슬을 공격해오는 것은 단지 이들만이 아니었다.

가고일, 하피, 콘돌을 시작으로 그리핀과 와이번까지 온갖 비행마수들이 라인하르트 캐슬의 하늘 위를 점점 새까맣게 덮어가고 있었다.

쿠와아아아아악!

이마에 긴 뿔이 난, 거대한 와이번 한 마리가 창공을 날아가며 길게 포효를 질렀다.

그러자 그 신호에 맞춰 온갖 비행마수들이 차례로 급강하하며 떨어져 내렸다.

‘더럽게 많네. 예전에도 많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서진은 그제야 아리아나가 걱정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라인하르트 캐슬이 가지고 있는 방어력을 상회하는 엄청난 마수들의 숫자!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라인하르트 캐슬을 지키는 호미니드 출신의 병사도 수십만이나 됐다.

하지만 마수들은 그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나 많은 물량으로 밀어 붙이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 마수들은 가장 간단하고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라인하르트 캐슬을 서서히 짓눌러 부셔버리고 있는 지도 몰랐다.

쌔앵 쌔앵 씽 씽 씽!

공기를 찢어발기는 무서운 소리가 센트럴타워 주변을 울려 퍼졌다.

그리핀과 와이번들의 위협적인 급강하와 그에 이은 저공비행!

그들이 한번 스쳐 지나갈 때마다 센트럴타워 옥상에서 대공전을 준비하고 있는 수인족 병사들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대공마법방어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 거야?”

“아직 아니에요. 저렇게 한 번씩 내려와 위협적인 비행을 하고난 후에 본격적인 진짜 공격이 시작돼요.”

아리아나의 설명에 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마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대공마법방어시스템 작동하지 않는 진짜이유는 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됐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라인하르트 캐슬이 비행마수들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뿌우우우우 뿌우뿌우!

길게 한번 짧게 두 번의 뿔 고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행마수들이 공격이 시작됐다.”

“센트럴타워 대공마법방어시스템 작동!”

뿔 고동소리가 들리자마자 아리아나는 단호하게 외쳤다.

수인족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뭔가 기계를 조작했다.

순간, 라인하르트 캐슬 위가 거대한 반 구체의 투명한 막으로 둘러싸였다.

“오오오!”

서진의 입에서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거대한 라인하르트 캐슬 위에 보호막을 펼치다니…….

하지만 서진은 알 수 있었다.

이게 결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물량으로 밀어붙인단 말이지……. 나도 물량전이라면 어디 가서 뒤지는 편이 아니다.’

서진은 비릿한 미소를 입가에 짓고는 곧바로 위상배열 레이더를 활성화 시켰다.

웅!

반경 3.8km 안의 모든 생명체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굳이 라인하르트 캐슬 안의 움직임까지 살필 필요는 없지.’

그는 탐지거리 안에 있는 라인하르트 캐슬 안의 유사인류와 수인족을 걸러냈다.

그러자 라인하르트 캐슬 성벽을 공격하는 수많은 마수들과 하늘 위에서 라인하르트 캐슬의 마법방어막을 공격하는 비행마수들만 남았다.

서진은 방어막과 다탄두 스킬을 켰다.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스킬, 탄두강화(16배)와 출력강화(13배)도 활성화시켰다.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출력강화의 영향을 받아 반경 3.8km 탐지거리가 13배인 반경 49.4km 로 대폭 늘어났다.

사일로 스킬도 켰다.

-마스터, 마수들이 끝도 없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제대로 날을 잡은 것 같습니다.

“그래?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간만에 땀 좀 흘려보겠구나. 이 일대의 마수들의 정보를 모두 긁어모아. 이번 기회에 아예 마수들의 뿌리를 뽑아버리자.”

-네, 마스터.

마이키가 힘차게 대답했다.

‘매직미사일!’

서진이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17개의 반투명한 매직미사일이 그의 머리위로 떠올랐다.

다탄두 스킬의 영향으로 17개의 매직미사일은 곧바로 68개의 매직미사일로 늘어났다.

센트럴타워 상공의 일정영역을 위상배열 레이더로 락인(lock-in)했다.

‘매직미사일!’

다시 17개의 매직미사일이 그의 머리위에 떠올랐다.

다탄두 스킬의 영향으로 17개의 매직미사일은 곧바로 68개가 됐다.

이번에는 사일로를 열어 68개의 매직미사일을 몽땅 집어넣었다.

하지만 사일로는 하나가 아니었다.

등급이 오르자 사일로의 개수는 두 개가 됐다.

‘매직미사일!’

다시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68개의 매직미사일이 생성됐고 그는 그것을 다시 사일로에 집어넣었다.

사일로 2개의 타깃을 지정했다.

센트럴타워의 상공 일정영역을 광역으로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상배열 레이더의 락인 기능과 사일로의 기능을 자동으로 설정했다.

앞으로 매직미사일을 소환하면 차례대로 위상배열 레이더 락인 옵션을 충족시키고 사일로를 채우게 될 것이다.

‘이제는 한번에 272개의 매직미사일을 쏠 수 있게 됐다.’

모든 준비를 마친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미 모든 성벽은 마수들과의 전투가 시작되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무너지거나 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서진은 일단 대공전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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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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