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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165화 (16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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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 전략무기

[와이비! 성벽 위를 선회하면서 비행마수들을 처리해라.]

[꾸왕!]

[사이먼!]

[네, 마스터.]

[넌 나와 아리아나를 지켜라. 여유가 되면 센트럴타워까지 지켜주면 고맙고.]

[제 라이프베슬을 걸고 꼭 지켜드리겠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사이먼의 목소리에 절로 뒤가 든든해졌다.

“온다!”

센트럴타워의 수인족 병사 하나가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가고일, 하피, 콘돌 등 중소형 비행마수가 새까맣게 몰려오고 있었다.

쿠아아아 쿠아아아!

캬아아 캬아오 캬아아!

까우욱 까우욱 까우욱!

하늘을 새까맣게 덮은 가고일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마구 질러댔다.

하피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하얀 젖가슴을 출렁대며 라인하르트 캐슬의 대공방어를 담당하는 각 타워로 날아들었다.

그들 사이로 커다란 검은 콘돌의 무리가 떼를 지어 급강하폭격을 흉내 내듯 낙하하고 있었다.

각 타워도 그들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퉁 투투투투퉁 투투투투퉁!

마치 기관포를 쏘기라도 하듯 개틀링 건처럼 생긴 무기에서 연속적으로 쇠뇌화살이 쏟아져 나갔다.

순식간에 하늘은 강철로 만들어진 쇠뇌화살로 인해 비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자 서진은 머릿속에서 불이 번쩍 들어오는 것 같았다.

‘라인하르트 캐슬에서도 그동안 놀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구나. 저걸 가져가서 연구하면 중대형마수와 대형마수를 쉽게 잡을 수 있는 무기를 만들 수도 있겠어.’

서진은 일단 저 개틀링 건처럼 생긴 무기를 ‘기관쇠뇌’라고 이름 지었다.

기관쇠뇌가 어떤 방식에 의해 움직이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분명히 드워프 공방에서 설계를 하고 엘프 공방에서 마법진을 인챈트 해줬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쇠뇌화살이었다.

지금은 강철화살이지만 대마수용탄약처럼 저 쇠뇌화살을 대마수용쇠뇌로 만들 수만 있다면 아마 혁신적인 대마수용무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됐다.

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라인하르트 캐슬의 타워와 비행마수들의 공방전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미 라인하르트 캐슬 위를 덮고 있던 방어막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핀과 와이번의 집요한 공격에 결국 방어막이 깨져버린 것이다.

피슈우웅 펑! 피슛슛슈우웅 펑 퍼펑!

드디어 라인하르트 캐슬의 대공마법방어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리핀과 와이번을 신경 쓰는 듯, 중소형 비행마수보다는 대형 비행마수를 상대로 강력한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대공무기가 그렇듯 맞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영악한 그리핀과 와이번은 이미 라인하르트 캐슬의 대공마법방어시스템에 적응을 한 것 같았다.

교묘한 움직임으로 대공마법방어시스템의 공격을 요리조리 다 피해버리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

“아리아나! 대공마법방어시스템은 얼마나 쓸 수 있어?”

“앞으로 10분이 한계에요.”

“그럼 10분 후에는?”

“마법사와 정령사가 대공방어에 참여하게 됩니다.”

“마법사와 정령사가 나서면 금방 정리가 되나?”

서진의 말에 아리아나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리가 있겠어요? A급 상급마수 그리핀과 S-급 최상급마수 와이번은 원래 항마력이 상당히 높아요. 정통으로 맞지 않으면 어지간한 마법으론 타격을 주기 힘들어요. 정령을 이용한 공격도 중급정령이나 상급정령이 아니면 상처를 내기도 힘들고 워낙 빠르게 날아다니는 녀석들이라 쉽게 맞출 수도 없어요.”

“그럼 20분도 버티기 힘들겠네?”

“아마 15분이 넘어가면 정령사들부터 리타이어 될 거예요. 최대 30분이 한계라고 보면 되요.”

“그 이후는 어떻게 해?”

“그때부터는 라인하르트 캐슬 상공에 마수의 정수로 만든 폭탄을 쏘아 올려야죠.”

서진은 그제야 대금을 마수의 정수로 준다고 했을 때 메탈리온이 크게 반색하던 이유를 깨달았다.

-대공포의 개념인가? 정수로 만든 폭탄이라면 결국 하늘에다 정수를 뿌린다는 말이 되는데……. 정수의 소모가 극심하겠구나.

서진과 아리아나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라인하르트 캐슬의 지상과 하늘은 아까보다 더욱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다크웜, 블랙 드레이크, 미노타우로스 군단, 바실리스크 군단이 주도하는 사대성문 앞 지상전은 라인하르트 캐슬의 성벽을 사이에 두고 피 튀기는 혈전이 벌어졌다.

발리스타와 투석기는 물론이고 새로 개발된 기관쇠뇌가 끊임없이 발사됐다.

정수폭탄도 간간히 터트려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있었다.

유사인류와 수인족 수십만 Vs 마수 수백만!

만약 라인하르트 캐슬의 단단한 성벽이 없었다면 진즉에 초토화됐을 것이다.

마법사들이 사대성문을 공격하는 마수들에게 광역마법을 써서 숫자를 줄여야했다.

하지만 비행마수들의 공격으로 인해 마법사들이 대공방어로 돌려진 사이, 성벽 위를 방어하는 유사인류와 수인족 병사들의 피해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공방어가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비행마수들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기관쇠뇌라는 신무기로 인해 기관쇠뇌의 쇠뇌화살에 맞은 비행마수들은 어김없이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다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피해를 당하는 비행마수 대부분은 수만에 달하는 중소형 비행마수들이었다.

그리핀과 와이번은 철저히 외각에서 기회를 노리다가 한순간에 달려들어 타워 하나를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마이키, 그리핀과 와이번의 비행경로와 공격패턴을 분석해줘!

“네, 마스터.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마이키는 라인하르트 캐슬 상공에 뿌려놓은 클린볼을 이용해 찍어놓은 전투영상을 빠르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서진의 허드에 그리핀과 와이번의 예상 비행경로와 공격패턴이 떠올랐다.

서진도 마왕의 날개를 가지고 하늘을 날아봐서 예상 비행경로와 공격패턴을 확인하자 대충 어떤 식으로 공격해오는지 짐작이 갔다.

그 사이, 라인하르트 캐슬 대공마법방어시스템이 힘을 다 썼는지 먹통이 됐다.

동시에 아리아나를 비롯한 마법사와 정령사들이 일제히 대공공격을 시작했다.

“토네이도!”

아리아나의 입에서 시동어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센트럴타워 오른쪽 상공에 마법의 토네이도가 생겨났다.

“아리아나! 저 토네이도를 오른쪽으로 30m만 이동시켜봐!”

“네? 아! 네.”

아리아나는 느닷없는 서진의 말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정신을 집중시켜 토네이도의 중심축을 오른쪽으로 기울여 이동시켰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전혀 상관없이 움직이던 그린핀 한 마리가 토네이도 속으로 들어와 갈기갈기 찢겨 죽었다.

“어머! 내가 그리핀을 잡았어요.”

“잘했어.”

서진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리아나의 어깨를, 아니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이상하게 자꾸 손이 그리로 간다.

엉덩이가 심하게 찰 져서 그런가?

아리아나는 묘한 눈빛으로 서진을 쳐다봤다.

무언의 눈빛은 마치 ‘어서 나에게 비밀을 말해봐!’라고 애원을 하는 느낌이었다.

서진은 할 수 없이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켰다.

“저기에다 지금 토네이도를 만들어 날려봐!”

“네.”

아리아나는 지체 없이 서진이 말한 지점에다 토네이도를 만들어 날렸다.

“꺄악!”

아리아나가 비명을 지르며 좋아했다.

신기하게도 또 한 마리의 그리핀을 잡아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아리아나는 아예 서진의 지시를 기다렸다.

그가 말하는 곳에 토네이도를 만들기만 하면 대형 비행마수를 한 마리씩 잡아 죽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그리핀과 와이번들이 모두 센트럴타워를 주목하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아아!”

몇 번의 토네이도 마법을 써서 재미를 봤던  아리아나는 안타까운 신음을 흘렸다.

마나가 다 떨어졌던 것이다.

그 모습에 의문을 느낀 서진이 아리아나의 손을 잡았다.

“왜 그래?”

“마나가 떨어졌어요.”

“인스턴트 마나포션을 쓰면 되잖아.”

“그거 유니언에서 사용중지 먹었어요.”

“왜?”

“부작용이 있어요. 오래 쓰면 내성이 생겨서 효율이 극악으로 떨어지고 마나의 총량이 줄어들어요.”

“그래?”

서진은 전혀 상상도 해보지 못한 부작용이었다.

하긴 10년간 써온 라인하르트 캐슬이라면 충분히 그런 부작용을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마나의 총량이 줄어드는 것을 알고도 인스턴트 마나포션을 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좋은 아이템이 하나 사라져버렸구나.’

서진은 마음속으로 무척 아쉬워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을 발견한 이상, 앞으로 인스턴트 마나포션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니지. 이거 잘하면 대박 나겠는데……. 중국과 일본의 능력자들에게 뿌리게 되면?’

서진은 즉시 고개를 흔들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다들 리타이어 됐어요.”

그때 서진의 귓가에 아리아나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법사와 정령사들이 리타이어가 되어 전투불능이 된 것이다.

-마스터! 쇼타임입니다.

“알고 있어.”

마이키가 고새를 못 참고 서진에게 속삭였다.

서진은 미소를 지으면 하늘 위에 대기하고 있던 매직미사일을 발사했다.

‘가랏!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쏴아아아아아아!

비가 쏟아졌다.

죽음의 비가 라인하르트 캐슬 상공에 골고루 떨어져 내렸다.

쿠엑 쿠익 쿠에엑 쿠아악!

캬악 캬아악 캬아옥 캬아악!

깍 까욱 까우욱 까우욱!

매직미사일에 직격을 당한 가고일이 참혹한 비명을 지르며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갔다.

가슴을 덜렁거리며 맹공격을 하던 하피들의 매직미사일에 맞아 몸에 구멍이 뚫리고 허리가 끊어져 반 동강이 나버렸다.

뜨거운 보라색 피 보라가 순간적으로 하늘을 연하게 채색을 했다.

짓이겨지고 토막 난 내장과 장기들이 우박처럼 대지로 떨어져 내렸다.

커다란 검은 날개로 날갯짓을 하면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던 콘돌들이 매직미사일에 꼬치구이처럼 일렬로 관통당해 추풍낙엽으로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서진의 매직미사일 공격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일시적으로 라인하르트 캐슬 센트럴타워 상공이 깨끗해졌다.

그의 머리 위에서 매직미사일이 폭발적인 속도로 쏘아져 나와 하늘로 솟구쳤다.

멀리서 보니 라인하르트 캐슬 센트럴타워에서 하늘을 향해 아름다운 반투명한 연꽃을 피우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폭포수처럼 터져 나온 매직미사일의 공세는 라인하르트 캐슬 상공을 빠르게 휩쓸어버렸다.

반투명한 용천수에 스친 비행마수들은 기운이 다한 하루살이처럼 모조리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쿠화아아아아아!

캬아아아아아아!

화가 난 그리핀과 와이번들이 분노의 포효를 터트렸다.

이들이 쏘아낸 피어가 라인하르트 캐슬의 타워를 마구 흔들어댔다.

피어에 영향을 받은 수인족 병사들이 우수수 쓰러지더니 급히 품속에서 포션을 꺼내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서진은 그 모습에 매직미사일의 타깃을 바꿔 그리핀과 와이번을 노리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

마치 하늘에 대공포를 쏘아대듯 서진의 머리 위에서 매직미사일이 쏟아져 나갔다.

매직미사일은 서진의 의지를 받들어 라인하르트 캐슬을 도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대형 비행마수들의 싸대기를 후려갈겼다.

퍼퍼퍽 퍼퍼퍼퍽!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매직미사일들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와 그리핀과 와이번의 날개에 구멍을 숭숭 뚫어놓은 것이다.

놀란 그리핀과 와이번들은 급히 회피기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매직미사일의 진가를 돋보이게 해주는 의미 없는 몸부림에 불과했다.

퍽!

캬아아아아악!

퍼퍽!

캬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먼저 그리핀들이 횡액을 당했다.

매직미사일이 대형 비행마수인 그리핀의 몸을 그대로 관통해버렸던 것이다.

서진과 그리핀은 같은 A급!

당연히 매직미사일이 잘 박힐 수밖에 없다.

비극은 그리핀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무서운 속도로 날아온 매직미사일이 와이번의 몸에도 하나둘씩 쑤셔 박혔다.

퍽 퍼퍼퍽!

쿠화아아아아악!

와이번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내리더니 그대로 의식을 잃고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쾅!

와이번의 거대한 동체와 무게로 인해 라인하르트 캐슬의 집 하나가 그대로 폭삭 주저앉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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