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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 전략무기
‘이제 와이번의 몸에도 내 매직미사일이 잘 박히는구나.’
비록 관통까지 되지는 않았지만 비행마수의 특성상 그 정도면 충분했다.
굳이 억지로 관통상을 주지 않아도 날개에 구멍을 몇 개 내거나 부러뜨리기만 해도 와이번은 실 끊어진 연 신세가 되는 것이다.
자신감을 갖게 되자 매직미사일은 그리핀과 와이번의 몸에 더욱 잘 박혀 들어갔다.
쿠화아아아악! 쿠화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그리핀과 와이번들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하나둘씩 떨어져 내렸다.
[띠링!]
[레벨업!]
오랜만에 레벨업 알림음이 들려왔다.
상급마수와 최상급마수를 수십 마리나 잡자 드디어 레벨이 올라간 것이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서진의 매직미사일은 마치 고속으로 쏘아져가는 벌컨포처럼 하늘을 향해 무섭게 폭사됐다.
겁을 집어먹은 일부 그리핀과 와이번들이 방향을 돌려 급히 도망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반경 49.2km를 자랑하는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거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그들의 운명은 라인하르트 캐슬에서 가깝거나 멀거나 매한가지였다.
이제는 하도 매직미사일을 많이 써서 적을 탐지하고 추적해서 격추시키는 일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아니 이 일련의 작업이 마치 물이 오른 빠르고 정확하고 부드럽기까지 했다.
쿠화아악! 쿠화아아아악!
센트럴타워를 향해 저공으로 날아오던 두 마리의 와이번이 갑자기 미친 듯이 날갯짓을 했다.
사이먼이 센트럴타워 주변에 넓게 펼쳐놓은 혼란마법에 당했기 때문이다.
감각의 이상을 일으키는 일종의 디버프 마법!
피슝! 퍽!
피슝! 퍽!
그 순간 와이번 두 놈의 머리통이 서진의 스나이핑에 당해 그대로 터져나갔다.
쿵!
쾅!
[사이먼! 잘했어!]
[아닙니다. 마스터라면 미리 충분히 대비하고 계셨을 겁니다.]
사이먼의 말이 맞다.
위상배열 레이더를 가지고 있는 서진은 이미 센트럴타워 주변에 물샐틈없는 감시망을 펼쳐놓았다.
와이번 두 놈이 저공비행을 해서 다가오려고 했지만 이미 그들의 의도는 오래전에 다 파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잘한 것은 잘한 것이다.
서진은 부하에게 칭찬이 인색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사이먼! 혹시 모르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아리아나를 잘 지켜줘!]
[네, 마스터.]
서진은 그렇게 아리아나를 사이먼에게 부탁을 하고 본격적으로 공격범위를 확대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콰콰콰콰콰콰콰!
반투명한 연꽃이 더욱 커져갔다.
센트럴타워 주변을 감당하던 그의 매직미사일의 폭풍이 어느새 라인하르트 캐슬 상공을 모조리 쓸어버렸다.
쿠엑 쿠익 쿠에엑 쿠아악!
캬악 캬아악 캬아옥 캬아악!
깍 까욱 까우욱 까우욱!
중소형 비행마수들이 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쿠화아아아악! 쿠화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그리핀과 와이번들도 하나둘씩 떨어져 내리며 라인하르트 캐슬 안의 집과 건물을 반파시키고 있었다.
“서진! 대단해요.”
“이제 시작이야. 아리아나는 사이먼과 같이 여기 있어. 난 아무래도 직접 위로 올라가봐야겠어.”
“네, 알겠어요.”
서진의 가공할 능력을 확인한 아리아나는 더 이상 불안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와이비! 이리와!]
[꾸앙!]
그는 와이비를 불렀다.
직접 날개를 펴고 하늘을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이 하늘을 날수 있다는 사실을 굳이 모두에게 다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휘익!
턱!
서진은 센트럴타워 위에서 번개같이 뛰어내렸다.
그러자 와이비가 어느새 날아와 그를 자신의 몸 위에 태웠다.
그는 와이비의 목 뒤로 가서 앉았다.
와이비가 자신의 비늘을 눕혀서 그의 다리를 부드럽게 잡아 고정시켜줬다.
[날아라! 와이비!]
꾸와아아앙!
와이비가 힘차게 포효하며 하늘로 높이 날아갔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콰콰콰콰콰콰콰!
다시 서진의 매직미사일이 쏘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연꽃이 피는 모습을 더 이상은 볼 수 없었다.
대신 하늘에서 보라색 폭죽이 터졌다.
‘일단 하늘을 정리한다.’
서진의 매직미사일이 일단 와이번과 그리핀에게 집중됐다.
벌써 멀리 도망친 놈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놈부터 스나이핑으로 제일 먼저 잡아 죽였다.
쿠화아아아악! 쿠화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수백 마리의 그리핀과 수십 마리의 와이번이 말도 안 되는 미친 매직미사일의 유도공격에 격추당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띠링!]
[레벨업!]
또다시 기분 좋은 레벨업 알림음이 들려왔다.
하지만 서진은 아직도 배가 고팠다.
콰콰콰콰콰콰콰!
매직미사일이 이제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 중소형 비행마수들을 쓸어갔다.
아까처럼 격추가 목적이 아니어서 정확성보다는 강력한 물리공격력을 동반하고 있었다.
매직미사일 하나가 중소형 비행마수 서너마리를 한꺼번에 관통해 짓이겨버렸다.
그로인해 하늘에서 보라색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 놀라운 현상에 라인하르트 캐슬을 공격하던 수백만의 마수들이 싸우는 것도 멈추고 고개를 하늘로 치켜들었다.
‘그렇게 나를 우러러보지 않아도 된단다. 어차피 한 놈도 그냥 보낼 생각이 없으니까 말이야.’
서진은 15분 동안 매직미사일을 난사해서 결국 수만 마리의 비행마수를 모조리 죽여 버렸다.
그중에는 창공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최상급 비행마수 와이번 수십 마리와 A급 상급 비행마수 그리핀 수백마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가히 전술무기라 불릴 수 있는 경이로운 서진의 능력이었다.
하늘이 정리가 되자 그의 시선이 이제 땅을 향했다.
‘뇌(雷)속성 인챈트!’
제일먼저 그는 뇌(雷)속성 인챈트 스킬을 활성화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대지공격에는 이 스킬을 섞어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매직미사일의 물리공격력에 이은 뇌(雷)속성 스플레시 데미지!
이거면 광역폭격을 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첫 번째 공격목표는 바로 다크웜이었다.
거대한 검은 지렁이처럼 생긴 놈이 그 육중한 동체를 이용해 라인하르트 캐슬 성벽을 마구 부셔대고 있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슉슉슉 슉슉슉 슉슉슉슉슉슉슉!
고공에서 매직미사일의 일제폭격이 시작됐다.
물리공격력을 극대화시킨 매직미사일이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쿠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쿠쿵!
꽈릉 꽈르릉 우르르르릉!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직!
라인하르트 캐슬의 성벽 앞에서 난동을 부리던 다크웜들이 서진의 폭격에 일제히 침묵했다.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몸이 반으로 뚝 부러져 새카맣게 탄 놈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대지를 자신의 체액으로 더럽히는 것뿐이었다.
A급의 상급능력자가 고공에서 음속으로 쏘아대는 272매직미사일은 그 자체로 전술무기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공격을 끊임없이 쏘아댄다면?
그건 더 이상 전술무기가 아니다.
전략무기인 것이다.
서진은 지금 라인하르트 캐슬에서 전략무기에 해당하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슉슉슉 슉슉슉 슉슉슉슉슉슉슉!
이번에는 블랙 드레이크들의 머리 위로 매직미사일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쿠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쿠쿵!
꽈릉 꽈르릉 우르르르릉!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직!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흔들리고 대지가 뒤집혀버렸다.
그 위를 시퍼런 스파크가 피어올라 사방으로 거미줄같이 퍼져나갔다.
블랙 드레이크들의 움직임이 TV 리모컨의 멈춤 버튼을 누른 것처럼 그대로 정지됐다.
두꺼운 가죽과 강력한 생체실드로 인해 몸이 절단되거나 터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오장육부가 뒤집어지고 내장이 토막토막 끊긴 상태에서 뇌(雷)속성의 스플래시 데미지까지 먹어 뇌가 푹 찐 두부처럼 삶아서 익어버린 상태였다.
블랙 드레이크의 온몸에는 상처가 가득했고 그 상처는 이미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몇 번의 매직미사일 폭격으로 블랙 드레이크 떼를 박살내놓자 이번에는
남문으로 공격의 방향이 바뀌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슉슉슉 슉슉슉 슉슉슉슉슉슉슉!
거대한 전투도끼를 들고 라인하르트 캐슬을 공격하고 있던 미노타우로스 군단에게도 죽음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쿠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쿠쿵!
꽈릉 꽈르릉 우르르르릉!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직!
전투도끼를 들고 있어서 그런지 미노타우로스 군단은 매직미사일의 폭격과 충격파보다 뒤이어 퍼져나간 뇌(雷)속성의 스플래시 데미지에 초토화되어갔다.
수십 차례의 매직미사일의 일제포격 후 남문 앞에 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땅이 뒤집혀 일어난 흙먼지가 가라앉자…….
라인하르트 캐슬의 유사인류와 수인족은 입에 절로 침이 고였다.
최상급 육질의 고기를 연상시키는 향긋한 냄새가 남문 앞에서 솔솔 풍겨왔기 때문이다.
남문을 폭격하던 매직미사일이 이제는 북문으로 넘어갔다.
대지가 흔들리고 땅이 뒤집어지는 가공할 폭격이 끝나자 이제는 더욱 자극적인 냄새가 북문에서 풍겨왔다.
쫄깃쫄깃한 뱀장어를 연상케 하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오자 병사들은 즉시 북문 성벽으로 달려가 성문 앞을 내려다봤다.
“우와!”
“으헉!”
북문 앞은 거대한 불판으로 변해있었다.
그 안에는 수만 마리나 되는 바실리스크가 먹음직스럽게 잘 구워져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라인하르트 캐슬에서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엘프와 드워프를 비롯한 유사인류!
호미트, 묘인족, 호인족을 비롯한 수인족!
라인하르트 캐슬의 모든 식구들이 성벽으로 올라왔다.
그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열광적으로 환호성을 질러댔다.
서진은 그 모습에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게 확 올라왔다.
그는 라인하르트 캐슬을 진동시키는 함성을 음악 삼아 더욱 가열차게 매직미사일을 폭발적으로 쏟아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슉슉슉 슉슉슉 슉슉슉슉슉슉슉!
라인하르트 캐슬의 동서남북 사대문 앞을 시작으로, 점점 밖으로 퍼져나가는 매직미사일의 폭격은 그야말로 일대장관이었다.
쿠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쿠쿵!
꽈릉 꽈르릉 우르르르릉!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직!
한 번씩 광역폭격이 쏟아질 때마다, 소형마수들로 이루어진 군단의 수백, 수천마리의 마수들이 뇌(雷)속성 스플래시 데미지에 의해 썰려나갔다.
중형마수로 이루어진 군단도 매직미사일의 광역폭격에 초토화를 당했다.
중대형마수로 이루어진 군단이 그나마 좀 낫다고 하지만 전멸에 이르는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띠링!]
[레벨업!]
A급 상급 능력자가 되면서 잘 오르지 않았던 경험치가 쭉쭉 올라갔다.
레무리아 행성이라는 이계의 타 차원 보정을 받는지…….
라인하르트 캐슬의 주변을 포위하고 있는 수백만 마리의 마수들을 광역폭격으로 지워버리자 시스템도 무식한 숫자와 강력한 힘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레벨업 알림음을 던져주는 것 같았다.
‘오늘 이 기세를 몰아 나도 한번 최상급 찍어보자.’
서진은 꿈을 야무지게 먹고 매직미사일의 광역폭격을 점점 확대해나가기 시작했다.
위상배열 레이더 락인!
두 개의 사일로!
그리고 매직미사일 소환!
광역폭격을 할 영역을 지정해놓으면, 매번 매직미사일 272개를 한꺼번에 때려 넣을 수 있다.
‘뇌(雷)속성 인챈트’로 인해 뇌(雷)속성 스플래시 데미지가 일정영역을 지저 버리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소형마수와 중형마수는 대부분 치명상을 입는다.
뒤이어지는 충격파와 후폭풍에까지 휩쓸리면 거의 100% 죽는다고 봐야했다.
-마스터, 마수들이 일제히 퇴각을 하고 있습니다.
“마이키, 폭격할 우선순위를 뽑아줘!”
-네, 마스터. 대형마수에서 중대형마수까지 경험치가 가장 많이 나올만한 군단을 선별해서 허드에 띄우겠습니다.
마이키의 말에 서진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마이키가 있어서 정말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가히 만능비서가 따로 없었다.
서진은 마이키가 뽑아준 광역폭격 순위에 따라 반경 49.2KM 안의 마수들을 차례로 폭격했다.
쿠쿠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쿠쿠쿵!
꽈릉 꽈르릉 우르르르릉!
파지지지직 파지지지지직!
하늘에서 죽음의 비가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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