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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장 - 놀라운 선물
지이이잉!
아무것도 없는 은빛의 사각형의 밀실 중앙에서 네모난 직사각형의 은빛침대가 위로 올라왔다.
“전신갑주를 벗으시고 완전히 탈의하신 후에 이곳에 누우세요. 전신갑주와 탈의하신 옷은 이 아래쪽 서랍에 넣어두시면 됩니다. 그럼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이클립스는 얘기를 마치자 곧바로 밀실을 빠져나갔다.
서진은 길게 심호흡을 한번 했다.
두렵진 않았지만 기대감으로 몸이 살짝 떨려왔다.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는 밀실!
그는 한번 쓱 내부를 둘러보고는 란돌프의 전신갑주 V2를 벗었다.
내부강화복과 속옷도 벗었다.
그리고 서랍을 열어 한꺼번에 쓸어 넣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 된 서진은 은빛 침대 위로 올라가 누웠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등에 느껴졌다.
-바디체인지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때 허공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 바디체인지는 특별히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 두 방울과 엘릭서, 정령의 축복과 마나샤워를 통해 진행하겠습니다. 이해가 되셨으면 고개를 한번 끄덕여주세요.
서진은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다음 순서를 진행하겠습니다. 입을 살짝 벌려주세요.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 두 방울과 엘릭서를 차례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긴장된 표정으로 입을 살짝 벌렸다.
천정에서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두 방울의 피가 떨어져 내리더니 정확히 서진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툭 툭!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 두 방울을 삼키시고 다시 입을 살짝 벌려주세요.
꿀꺽!
서진은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 두 방울을 꿀꺽 삼키고 다시 입을 벌렸다.
천정에서 녹색으로 빛나는 물 한 덩이가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지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더니 서진의 입속으로 쏙 들어왔다.
-엘릭서를 삼키시고 입을 다물어 주세요.
꿀꺽!
그는 너무나도 달콤하고 향기로운 엘릭서를 단번에 꿀꺽 삼키고는 입맛을 다셨다.
너무 맛있어서 몇 번이라도 더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령의 축복과 마나샤워가 시작됩니다. 눈을 감으시고 편안히 누워 호흡과 온몸으로 기운을 흡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많이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바디체인지가 수월하고 효과도 좋아집니다.
서진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의 몸 위로 찬란히 빛나는 무지개가 환하게 뿌려졌다.
이어 밀실 사방에서 엄청난 양의 고농축의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마나샤워가 뭔가 했더니 바로 순수한 마나를 고밀도로 농축한 것을 뿌리는 것이었다.
서진은 아리아나의 오빠이자 엘프 마법사인 그란데를 통해 얻은, 아이보리타워의 고대의 마나연공법을 떠올렸다.
‘고대 마나연공법으로 마나와 기운을 흡수하자.’
그는 밀실에 가득 찬 고밀도로 압축된 순수한 마나를 부지런히 끌어들였다.
우웅!
그때였다.
서진의 몸속에서 묘한 공명이 일어났다.
아무런 맛도 느낌도 없이 삼켰던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 두 방울!
그것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 한 방울이 서진의 심장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피 한 방울은 서진의 양쪽 젖꼭지 사이, 가슴뼈와 척추 바로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부터 서진의 몸에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됐다.
쏴아아아아아!
콸콸콸콸콸콸!
마치 수도꼭지에서 물을 콸콸 쏟아지는 것처럼, 서진은 고밀도의 마나가 자신의 몸속으로 콸콸 쏘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서진이 고대의 마나연공법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가 강렬한 흡입력을 일으켜 마나를 끌어당기고 있다고 봐야했다.
심장으로 들어간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는 서진의 심장에 빠르게 동화되더니 무서운 속도로 마나를 끌어들였다.
서진의 심장 안은 순식간에 고밀도로 농축된 마나로 가득 찼다.
그로인해 그의 피 속에 마나가 빠르게 녹아들어갔다.
마나가 녹아들어간 서진의 피는 심장의 펌프질에 의해 순식간에 동맥을 타고 온몸으로 흘러갔다.
모세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간 피는 온몸의 뼈와 세포를 활성화시켰다.
그것은 마치 서진의 심장에 마나를 때려 붓고 전신으로 밀어 내는 것과 같았다.
잘못하면 치명적인 내상을 입을 수도 있는, 조금은 무리하고 거친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령의 축복이라는 이 기묘한 기운이 부드럽게 온몸을 감싸며 중화작용을 했다.
그의 몸 안은 점점 고밀도의 마나로 가득 채워졌다.
그로인해 몸 안에 있던 온갖 불순물이 피부를 통해 빠르게 밖으로 밀려나가고 있었다.
끈적끈적하고 시커먼 진액!
당장이라도 코를 잡을 것 같은 악취!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의 몸 밖으로 밀려나온 불순물은 은빛의 침대가 실시간으로 빨아들여 정화시키고 있었다.
심장으로 들어간 에이션트 드래곤의 피 한 방울이 서진의 육체를 바꾸고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다면, 나머지 피 한 방울은 서진의 가슴 앞의 정중선(正中線), 양 젖꼭지 사이의 가운데에 있는 전중혈(膻中穴) 안쪽 깊숙이 자리를 잡고는 빠르게 마나하트를 만들고 있었다.
마법사들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마나홀 따위가 아니다.
그것은 드래곤에게만 존재한다는 드래곤하트와 아주 비슷한 마나하트였다.
서진은 자신의 심장 옆에 만들어지고 있는 마나하트를 생생하게 느끼며 크게 놀라야했다.
‘마나홀, 아니 마나하트가 엄청난 속도로 마나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러다가 나 진짜 드래곤 되는 거 아냐? 바디체인지를 시켜준다더니 이게 웬 횡재냐?’
그는 너무나도 빠르게 확장되어가는 마나하트의 기세에 조금은 겁을 먹었다.
하지만 그때 정령의 축복과 엘릭서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휩쓸더니 부드럽게 어루만져줬다.
그 상쾌하고 기분 좋은 느낌에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천천히 의식을 잃어갔다.
서진이 완전히 의식을 잃는 순간!
그의 몸에서 찬란한 빛이 터져 나왔다.
본격적인 바디체인지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온몸의 뼈들이 모조리 부서지고 꺾이는 소리가 났다.
우둑 뚜두둑 우두두둑 우둑둑둑!
서진의 머리카락과 온몸의 털이 다 빠져 버렸다.
안에서 새로운 머리카락과 털이 솟기 시작했다.
손톱과 발톱도 다 빠졌다가 새로 났다.
피부도 흐물흐물 해지더니 뱀처럼 탈피를 하듯 벗겨져나갔다.
그리고 안에서 더욱 매끈하고 광채가 나는 투명한 피부가 위로 밀고 올라왔다.
이런 현상은 비단 외부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심장과 폐를 비롯한 오장육부가 모조리 새것으로 바뀌고 강화되었다.
근골이 새롭게 균형을 잡자 뼈들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지치고 오래된 근육이 터져나가고 새로운 근육들이 만들어졌다.
지치고 낡은 세포들이 녹아 없어지고 건강한 새 세포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죽은피가 배출되고 새로운 피들이 마구 만들어졌다.
심지어는 눈알과 이빨까지 새것이 헌것을 밀고 올라와 빠져버렸다.
은빛침대는 서진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모든 불순물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정화했다.
그렇게 서진의 몸이 탈태환골의 과정을 되풀이하길 무려 일곱 번!
결국 바디체인지가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바디체인지가 끝났습니다. 축하합니다.
낭랑한 목소리가 밀실 전체에 가득 울려 퍼졌다.
서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후우우우우!”
길게 숨을 뱉어내고 다시 힘차게 숨을 들이켰다.
그는 이 한 번의 동작으로 자신의 몸이 완전히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또렷했고 온몸에는 미증유의 거력이 흘러넘쳤다.
두 주먹을 꼭 쥐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용솟음쳤다.
‘엄청나게 변했다.’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은빛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언제 내려왔는지 그의 눈앞에 마법영상 네 개가 떠있는 것이 보였다.
서진의 몸, 전후좌우 네 곳을 보여주는 마법영상이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흑발!
잡티하나 보이지 않는 투명하고 매끄러운 피부!
다비드의 조각상처럼 균형 잡힌 체형!
고농축으로 압축되고 갈라진 근육!
선홍색으로 더 실해진 그의 자존심!
그는 완전히 달라진 자신의 몸을 꼼꼼히 확인했다.
‘완벽하군.’
서진은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는 즐거운 표정으로 블루볼에서 새 속옷을 꺼내 입었다.
내의를 걸치고 내부강화복을 입은 뒤 란돌프의 전신갑주 V2로 다시 무장했다.
그리곤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상태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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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최상급(S-)
칭호: 시공간을 넘나든 자(올스탯+50), 한계를 넘어서(S-, 올스탯+300), 영혼의 친구(올스탯+5), 파멸의 신(올스탯+5)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S-)
레벨: 260 / 0%
생명력 15870/15870 마나 31740/31740
스탯: 근력 169(+360), 민첩 169(+360), 체력 169(+360), 지력 169(+360), 마력 169(+360), 오러 151(+360), 영력 120(+360)
스킬: 위상배열 레이더(S-), 탐지(S-, 5km), 매직미사일(S-, 19개), 감정(S-), 감별(S-), 감지(S-, 50m), 탄두강화(S-, 18배), 다탄두(S-, X6), 투시(S-), 마나부스터(S-, 200%), 쇼크웨이브(S-), 색적(索敵, S-), 관찰(S-), 추적(S-), 출력강화(S-, 15배, 정수소모), 스나이핑(S-), 방어막(S-), 동화(S-), 마법(B), 마나 마스터리(S-), 오러 마스터리(B), 라이트닝서클(S-), 뇌정 인챈트(S-), 뇌(雷)속성 인챈트(S-), 사일로(silo, S-, X4), 위상변화(S-)
장비: 란돌프의 전신갑주 V2, 내부강화복, 마왕의 날개, 팬텀소드, 디바인실드, 블랙볼, 레드볼, 블루볼, 그린볼
소환수: 와이비, 리치 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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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친!’
이미 몸으로도 충분히 변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더 이상 예전에 알고 있던 그 몸이 아니었다.
그는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의 등급을 확인했다.
최상급(S-)!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그냥 울컥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최상급능력자!
자신의 평생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칭호 ‘한계를 넘어서’의 등급이 S-급으로 올랐다.
옵션은 무려 ‘올스탯+300’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봤나싶었다.
하지만 몇 번을 봐도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생각보다 더 강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탯을 확인했다.
근력, 민첩, 체력, 지력, 마력, 오러, 이렇게 여섯 스탯에 일률적으로 100개의 기본스탯이 추가됐다.
기본스탯만 2.5배로 늘어난 셈이었다.
거기에다 칭호 ‘한계를 넘어서’의 옵션 ‘올스탯+300’이 추가되니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가히 상상이 갔다.
고유능력 이지스(S-)가 최상급으로 등급이 올랐다.
덕분에 파생스킬들도 모조리 최상급(S-)이 됐다.
레벨은 260 그대로였다.
하지만 생명력은 15870, 마나는 무려 31740 이나 됐다.
200%의 효율로 올라간 마나부스터의 놀라운 위력이었다.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반경 5km가 됐다.
감지거리는 반경 50m.
매직미사일은 한번 소환에 19개로 늘어났다.
탄두강화는 18배, 출력강화는 15배로 증가했다.
다탄두 6배, 사일로는 4개로 늘어났다.
마법(B)과 오러 마스터리(B)도 등급이 상승했다.
드디어 새로운 스킬이 나왔다.
위상변화!
그는 즉시 상세설명을 확인했다.
[위상변화(S-): 탐지거리 내 어디로든 순간이동 할 수 있다.]
정말 악 소리가 나오게 하는 스킬이었다.
안 그래도 지난번에 순간이동을 하는 상급마족을 만나서 죽을 뻔했다.
자신도 그런 스킬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는데 어떻게 알고 최상급으로 승급하자마자 이런 완소스킬이 나왔을까?
“푸하하하하하!”
서진은 앙천광소를 터트렸다.
밀실이 쩌렁쩌렁 울렸다.
누가 보면 중2병이고 놀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웃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음껏 웃어재꼈다.
‘이 상태에서 유니언 상원의원들이 준다는 두 가지의 선물을 장착하면 어떻게 될까?’
서진은 당장이라도 호드와의 전장으로 가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의 이런 바람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하하하! 바디체인지를 축하드립니다. 이거 아주 신수가 훤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게 전부 이클립스 덕분입니다.”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전부 서진의 능력이지요.”
이클립스는 겸양을 떨었지만 서진의 말이 아주 싫지는 않아보였다.
“자 받으세요. 약속했던 드래곤하트목걸이와 마나의 반지입니다.”
“아!”
서진은 이클립스의 손에서 에이션트 드래곤의 드래곤하트로 만들었다는 드래곤하트목걸이와 최상급 마나석으로 만든 마나의 반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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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