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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 제2차 동북아초인전쟁
거기에다 제1해상보급대, 제1수송대, 제1해상훈련지원대의 수송함과 지원함 그리고 상륙함들이 해병대 병력을 가득 채우고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포항쪽을 살펴보니 일본해군의 제3호위대군의 제3호위대와 제7호위대, 제4호위대군의 제4호위대와 제8호위대의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유도미사일 구축함 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진이 큐슈에 갔을 때, 사세보를 초토화시키면서 제2호위대군
제2호위대와 제6호위대 그리고 제13호위대(사세보 지방대)를 미리 박살내놓아서 전력이 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요코스카에 있는 제1호위대군까지 다 몰려왔군. 이렇게 되면 도쿄 앞바다가 텅 비어 있겠는데?”
-요코스카 지방대인 제11호위대의 함정들이 도쿄만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거 몇 척이나 된다고……. 어쨌든 이놈들 자기 집 앞마당까지 비워두고 온 것을 보니 이번에 우릴 아주 제대로 털어먹으려고 작정을 한 게 분명하다.”
-마스터, 일본 혼슈의 공군기지에서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일제히 발진했습니다. 목표는 부산과 포함을 비롯한 경남지역의 군사시설입니다.
“푸하하하! 확실히 전쟁이 맞긴 맞구나. 암! 그렇게 나와야지. 안 그러면 내가 섭섭할 뻔 했잖아.”
서진은 앙천광소를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누가 보면 아마 미쳤다고 생각할 법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확실하게 믿는 구석이 있었다.
“마이키, 우리 대한제국육군과 대한제국해군의 상황을 보고해줘!”
-네, 마스터. 대한제국육군은 모두 약속된 지점에서 완전무장을 하고 전투준비를 완료했습니다. 대한제국해군의 모든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은 이 순간 부산과 포항을 향해 최고속도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대한제국공군은?”
-모든 전투기들이 발진해서 부산과 포항상공으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대한제국특수군도 준비 잘 하고 있겠지?”
-네, 마스터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진은 마이키의 보고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마이키! 이클립스에게 연락해서 시작해달라고 말해줘!”
“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대한제국군의 열도침몰작전을 시작한다.”
-네, 마스터! 열도침몰작전을 시작하겠습니다.
마이키가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로 씩씩하게 대답했다.
서진은 멀리서 다가오는 일본의 휴우가급 항공모함 ‘이세’를 위상배열 레이더를 통해 감지하며 싸늘하게 말했다.
“왜구, 임진왜란, 정유재란 그리고 일제강점기까지……. 들어와라! 그동안 가지고 있던 구원(舊怨)들을 이번 한 번에 깨끗이 털어주마!”
그의 눈에서 시퍼런 살기가 줄기줄기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제2차 동북아초인전쟁이 시작됐다.
* * *
욱일기, 아니 전범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만재배수량 19,000 톤의 항공모함 휴우가!
일본의 해상자위대 시절, 휴우가급 구축함이라고 사기를 치고 취역했다가 헬기모함이라고 극구 우겨대더니 일본 해상자위대가 일본해군으로 바뀌자마자 순식간에 항공모함으로 탈바꿈한 녀석이다.
일본해군은 복귀하자마자 항공모함 두 대라는 꽃놀이패를 쥐고 한반도와 대륙을 저울질했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일본의 칼은 결국 한반도를 향했다.
촤아아아악!
항공모함의 거체가 거침없이 파도를 가르며 서진하고 있다.
제1호위대군의 기함 휴우가의 함교.
함교창문을 통해 고집스런 인상을 가진 초로의 사내가 보인다.
나가노 요시카 해군제독.
일본 제국 해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평생을 해상자위대를 위해 살아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결국 그의 바람대로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국, 러시아, 중국 다음으로 세계 4위의 해상전투력을 보유하게 됐다.
그리고 현재, 정식해군으로 재창설 된 일본해군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의 해전이 전혀 무섭지 않을 정도로 급성장해있었다.
나가노 요시카 제독이 승리에 대한 확신이 섰는지 입가에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는 마이크를 손에 들고는 중저음의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동양의 넬슨(The Nelson of the East)이라 불렸던 도고 헤이하치로 일본제국 해군제독과 진주만을 기습해서 미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일본제국 해군 연합함대 사령장관의 뒤를 이어 나, 나가노 요시카는 일본해군을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다. 그 첫 번째 제물이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 욱일기를 높이 세우고 부산으로 진군하라!”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항모가 흔들릴 정도로 거센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함성은 곧 광기에 찬 새로운 함성으로 바뀌어져 갔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일제히 돌격할 때 외치는 소리였다.
우리말로 바꾸면, “천황 폐하 만세!”라는 소리다.
갑판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F-35B 전투기들이 서둘러 이륙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갑판 제일 앞쪽에 세워진 F-35B 전투기 한 대가 맹렬한 엔진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관제탑의 이륙허가가 떨어진 F-35B 전투기는 천천히 수직으로 이륙했다.
파칭!
그때였다.
뭔가 묘한 공명음이 부산을 향해 달려가는 일본의 함대를 순식간에 훑고 지나갔다.
그 순간, 기함 휴우가 항공모함의 함교에 서서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던 나가노 요시카 해군제독이 그대로 옆으로 넘어갔다.
쿵! 털썩!
나가노 요시카 해군제독의 옆머리가 함교바닥을 강하게 후려치며 피가 튀었다.
모르긴 해도 뇌진탕으로 인해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거의 동시에 함교에 있던 모든 장교들이 일제히 옆으로 쓰러졌다.
털썩 털썩! 풀썩 풀썩…….
쿵 쿠웅 쿵쿵쿵…….
마치 도미노라도 되는 듯, 함교의 장교들이 차례로 쓰러지자 뒤이어 휴우가 항공모함의 함내와 갑판에 있던 승무원들까지 옆으로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F-35B 전투기를 이륙시키려고 준비 중이던 조종사들도, 전투기에게 신호를 주기 위해 갑판에 서 있던 기수들도, 비행기 엔진을 확인하던 정비병들도, 모조리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쿵 구르르릉! 풍덩!
공중으로 떠올랐던 F-35B 전투기 한 대가 갑자기 바닥으로 뚝 떨어져 내리더니 갑판 끝에 살짝 걸렸다가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 들었다.
대당 1억 5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F-35B 전투기가 미사일 한방 날려보지 못하고 바다 속에 처박혔다.
전투기 조종사가 의식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제1호위대군의 기함인 휴우가 항공모함에서만 일어나지 않았다.
부산으로 향하던 제1호위대군과 제12호위대(구레 지방대), 제14호위대(마이즈루 지방대), 제15호위대(오미나토 지방대)의 이지스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등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
물론 그들의 뒤를 따라오고 있던 제1해상보급대, 제1수송대, 제1해상훈련지원대의 수송함과 지원함 그리고 해병대 병력을 가득 채운 강습상륙함 안에서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다.
놀라운 것은 부산을 향하는 일본의 함대만이 아니라 포항을 향해 가고 있는 일본의 함대에게도 동일하게 일어났다는 점이다.
그로인해 지금 부산과 포항 앞바다는 멈춰서버린 일본의 함선들이 갈 바를 모르고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촤아아아악 촤아아아악 촤아아아악!
철선들이 빠르게 파도를 가르며 달려왔다.
사방에서 개미떼처럼 몰려드는 구축함과 호위함들!
파르르르 파르르르르륵!
빠르게 움직이는 함정들의 꼭대기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대한제국해군은 적의 함정을 모조리 나포하라!”
대한제국해군 김완 사령관의 목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모든 대한제국해군 함정에 전달됐다.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아오! 세계 제4위의 해상전투력? 그거 오늘 대한제국해군이 가져간다.’
그의 머릿속에는 대양을 누비는 태극기의 물결이 가득했다.
* * *
제1사단은 수도권 방위 및 경비를 담당하는 일본육군의 사단이다.
동부방면대 예하 부대로 도쿄 네리마구(練馬区) 네리마 주둔지에 있다.
인원은 6,300명으로 병종은 자동차화보병(차량화보병)이다.
파치잉!
제1사단 연병장 중앙에서 묘한 공명음이 터져 나왔다.
훈련을 받고 있던 제1사단의 병사들은 뭔가 하고 다들 눈을 돌려 쳐다봤다.
공명음이 끝나자 곧 공간의 일그러짐이 발생했다.
허공에 푸른 물결이 치기 시작하더니 곧 커다란 구체로 몸집을 불려나갔다.
“저게 뭐지?”
“설마 차원의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아니야. 차원의 균열은 새까맣다고 했잖아. 혹시 차원게이트가 생기나?”
“너희들 바보냐? 차원게이트도 먹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검은 색이라는 것 안 배웠어?”
병사들은 입으로 마구 떠들어 대면서도 시선만은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았다.
그때였다.
크르르르릉 크르르르릉 크르르르릉!
부아아아앙 부아아아앙 부아아아앙!
갑자기 푸른 물결 속에서 커다란 전차와 장갑차가 연이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헉, 저건? 대한제국군의 전차와 장갑차?”
“으허억! 적이다. 적이 침입했다.
“대한제국군이 게이트를 타고 도쿄를 침공했다.”
“적을 막아라!”
“너나 막아! 이 새끼야!”
제1사단 병사들은 경악을 하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그리곤 비명을 지르면서 메뚜기 떼처럼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들의 뒤를 K-2 흑표전차와 K-21 보병전투장갑차가 빠르게 따라잡았다.
이어진 것은…….
무자비한 기관포와 중기관총 세례였다.
투투투투투퉁 투투투투투퉁!
투르르르르룩 투르르르르룩!
40mm 기관포와 12.7mm 중기관총, 7.62mm 동축 기관총이 제1사단의 네리마 주둔지를 빠르게 휩쓸었다.
제1사단 병사들은 즉시 소총과 기관총을 가져와 저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빠르게 전개된 대한제국육군 기갑사단과 기계화보병사단들로 인해 순식간에 지리멸렬하고 말았다.
6300명의 정예 병력을 가지고 있던 제1사단은 대한제국육군 기갑사단의 흑표전차의 주포 몇 방을 맞고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제1사단 병력 중 사상자는 겨우 630명뿐이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전차와 장갑차의 공포에 의해 제1사단은 전체병력의 겨우 10분의 1에 달하는 사상자만으로 겁에 질려 항복해버렸던 것이다.
제1사단을 털어버린 기갑사단과 기계화보병사단은 즉시 네리마 주둔지를 나와 도쿄시청을 향해 달려갔다.
제1사단 연병장 중앙 차원게이트에서는 대한제국육군 제1지대 병사들이 수돗물처럼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 * *
쾅 쾅 쾅 쾅 쾅!
꽈릉 꽈르릉 우르릉 꽝꽝!
일왕궁 정문 앞!
질서정연하게 도열한 흑표전차들의 주포에서 포화가 터져 나왔다.
경찰서와 초소들이 날아가고 관공서가 폭삭 주저앉았다.
“돌진!”
크르르릉 크르르르릉!
크르르릉 크르르르릉!
무한괘도가 일제히 움직이며 전차가 전면으로 빠르게 튀어나갔다.
전차들은 일왕궁 안에 있는 건물과 교각을 향해 무자비하게 고폭탄을 날려댔다.
“일왕궁을 날려버린다.”
대대장의 명령이 들려오자 주변을 박살내고 다니던 전차들의 주포가 일제히 일왕궁을 향해 돌아갔다.
위이잉 위이잉 위이잉!
그리고 쏟아지는 집중포화!
쾅 쾅 쾅 쾅 쾅!
꽈릉 꽈르릉 우르릉 쿵쾅!
주포에서 발사된 120mm 활강포용 고폭탄이 일왕궁의 벽과 기둥에 박혀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일왕궁은 그대로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모두 퇴각한다. 곧 네이팜탄이 떨어진다. 모두 일왕궁을 나가라!”
대대장의 긴장한 목소리가 무전을 통해 들려오자 전차대대는 즉시 일왕궁을 나와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잠시 후!
하늘에서 폭탄 몇 개가 떨어졌다.
쾅!
화아아아아악!
우르릉 쿵쾅!
거대한 화염이 일왕궁을 단박에 집어삼켰다.
나무가 불에 타고 건물이 불에 탔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화마는 사람과 물건을 가리지 않고 붉은 혀를 날름거리며 씹어 먹었다.
“불구경 그만하고 가자. 다음 목표는 전범들을 신으로 모시고 있다는 신사(神社)다.”
크르르릉 크르르르릉!
크르르릉 크르르르릉!
전차의 무한괘도가 일제히 움직이며 아스팔트가 푹푹 패이며 몸살을 앓았다.
그들이 이동하는 길을 따라 파괴의 신이 광란의 춤을 추고 있었다.
* * *
============================ 작품 후기 ============================
* 77페스티벌 마지막 날! 기념 4연참입니다.
* 오늘은 좀 늦었네요. 확실히 4연참은 좀 무리였나봅니다.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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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