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82화 (182/225)

0182 / 0225 ----------------------------------------------

제46장 - 말살

덕분에 특무대는 아까보다 더 조직적으로 신선조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특무대 Vs 일본 신선조

상급능력자 30 중급능력자 300 Vs 상급능력자 50 중급능력자 800

이건 누가 봐도 신선조가 이길 싸움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깨고 특무대가 승기를 잡고 있었다.

[사이먼, 간 좀 그만보고 신선조 박살내!]

[네, 마스터!]

허공에 둥둥 떠서 전황을 지켜보고 있던 리치 사이먼!

그의 귀에 마스터의 명령이 떨어지자 즉시 두 손을 크게 휘저었다.

처벅 처벅 처벅 처벅!

처벅 처벅 처벅 처벅!

치열한 전투 속에서 발자국 소리가 또렷이 귀에 들려온다.

그리고 퍼지는 묘한 노랫가락!

[♬ Simon, Simon Go! Lich! Simon G.o.L.i.c.h oh! oh! ♪]

스켈레톤 전사와 스파토이들의 파상공세를 막고 있던 신선조의 능력자들 몇이 바다를 쳐다보고는 기겁을 했다.

“듀라한이다.”

“다크나이트다.”

“데스나이트도 있다.”

스켈레톤 전사들과 스파토이들 사이!

그곳으로 듀라한과 다크나이트 그리고 데스나이트들이 차례로 걸어들어 오고 있었다.

이들의 등장으로 당장 전세는 한쪽으로 확 기울었다.

하지만 워낙 전력에 차이가 나는지라 당장 무너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까보다 배는 더 강해진 압박으로 인해 신선조 능력자들은 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신선조 능력자들의 머리 위!

리치 사이먼의 온갖 저주와 디버프가 비처럼 음악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 * *

“넌 누구냐?”

“나 서진이라고 해.”

“서진? 서진! 아! 대한제국 황제 이 서진?”

“응. 너도 알고 있었구나?”

시바 료헤이는 서진의 여유 만만한 얼굴을 쳐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놀랍군. 황제가 직접 전장에 나오다니…….”

“왜? 내가 나오면 뭐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어?”

서진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연신 웃음을 흘려대고 있었다.

하지만 시바 료헤이는 그런 그의 태도가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국의 황제라는 놈이 경박하게 웃다니…….’

시바 료헤이는 서진을 쳐다보며 말할 수 없는 부러움과 열등감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대한제국을 네가 세웠다고 들었다.”

“응, 내가 세운 거 맞아.”

서진은 시바 료헤이의 질문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결국 너만 없어지면 대한제국은 무너지겠군.”

“그건 네 생각일 뿐이야. 원래 우리 한민족은 위기에 강하거든. 대가리들은 썩었어도 영웅은 많은 민족이지. 내가 쓰러진다고 해서 대한제국이 무너지지는 않을 거야. 아마 나보다 더한 영웅이 나타나서 오뚝이처럼 일어나겠지.”

“이순신의 나라라서 그런가? 하긴 반도에 영웅이 많긴 하지. 하지만 일본도 영웅이 많은 나라다.”

“일본에 영웅인지 여우인지 모를 놈들이 많으냐고 누가 물어보기나 했어? 왜 혼자 난리야?”

“이이이이…….”

시바 료헤이는 서진이 자신을 놀리자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피가 뜨거워서 그런지 감정이 쉽게 얼굴에 드러났다.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이제야 싸울 마음이 생겼나보네. 그럼 이제 몸으로 대화를 해보도록 하자.”

“좋다.”

시바 료헤이는 즉시 두 팔을 들어올렸다.

하얀 기류가 몸에서 쏟아져 나오더니 상아처럼 매끈한 두 개의 환을 만들어냈다.

“좋은 스킬을 가지고 있군.”

서진은 시바 료헤이가 가진 스킬의 진가를 알아봤다.

자신의 매직미사일처럼 어디로든 날려 보낼 수 있는 강기의 환!

의지를 세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기동력!

무엇이든 다 부셔버릴 수 있는 강함!

어지간한 능력자나 마수는 저 강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강환에 맞게 된다면 중상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서진은 어지간한 능력자나 마수라는 그 범주에 들지 않았다.

파앙!

서진이 즉시 자리를 박차고 정면으로 치고 들어왔다.

마치 강환에 스스로 뛰어들어 죽겠다고 자살을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시바 료헤이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죽으려고 환장을 했군.’

그는 두 개의 강환을 서진을 향해 날렸다.

푸슈슝!

캉캉!

하지만 시바 료헤이의 생각대로 서진은 강환에 뚫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의 두 강환이 그의 방패에 맞고 튕겨 나갔다.

강환이 아무리 강해도 그보다 더 강한 방패로 튕겨내면 그만이다.

시바 료헤이는 서진이 왼팔에 차고 있는 방패를 보며 크게 놀랐다.

어지간한 방패로는 절대 자신의 강환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르긴 해도 서진의 방패는 상급 이상의 아티펙트가 분명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면 시바 료헤이는 즉시 강환을 움직여서 괘도를 틀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빨리 서진의 몸이 바로 앞까지 짓쳐들었다.

무서운 속도였다.

‘늦었다.’

시바 료헤이는 즉시 강환을 포기하고 두 주먹에 힘을 줬다.

그러자 새하얀 기류가 즉시 그의 두 주먹을 감쌌다.

펑 퍼퍼펑 퍼퍼펑 펑펑펑!

서진과 시바 료헤이의 주먹과 팔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그 소리가 마치 폭탄을 터트리는 소리 같았다.

어느새 디바인실드를 왼쪽 어깨로 돌려놓은 서진의 입 꼬리가 점점 위로 올라갔다.

‘이놈! 손맛이 죽이네.’

그렇다.

서진은 지금 시바 료헤이와 생사의 근접박투를 벌이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고유능력 이지스를 통한 매직미사일 공격!

이 발군의 원거리타격은 효과는 끝내주지만 전혀 손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일본에서 온 최상급능력자 ‘시발’은 지금 그 부족한 손맛을 채워주고 있었다.

이미 그는 위상배열 레이더를 켜놓은 상태였다.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쓸 수 있는 모든 스킬을 활성화시켜놓았다.

탐지, 감지, 탄두강화, 다탄두, 출력강화, 방어막, 뇌속성 인챈트, 사일로, 위상변화…….

이중에서 지금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바로 감지였다.

반경 50m 안이 마치 자신의 몸처럼 느껴졌다.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있었다.

서진이 매직미사일만 주구장창 날린다고 해서 근접전투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능력자로 각성한 후 여러 가지 무술과 검술을 배웠고 안드로이드 전투로봇이 된 후에는 전 세계의 무예와 무술을 전부 터득했다.

과거로 회귀를 한 후에는 어렸을 때부터 무예를 수련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무예의 영역을 이뤘다.

쉽게 말해 당장 자신의 무예를 가지고 일가를 이룰 수 있는 상태라는 말이다.

거기에다 그에게는 뇌정이라는 남모를 비기가 있었다.

뇌정 자체도 엄청나지만 뇌정으로 인한 효과도 엄청났다.

바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응용력과 임기응변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콰콰콰쾅 쾅쾅 콰콰쾅!

펑 퍼퍼펑 펑펑 퍼퍼펑!

연이은 폭음 속에 서진과 시바 료헤이의 팔과 다리는 미친 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승기를 잡기 위해 서로의 급소를 빠르게 공격하면서 또한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얼핏 보면 팔과 다리에 강환을 두를 수 있는 시바 료헤이가 조금은 유리해보였다.

하지만 서진에게도 강환 못지않은 무기와 방어구가 있었다.

바로 탄두강화와 출력강화로 강화된, 뇌(雷)속성 인챈트가 되어 있는 매직미사일이다.

서진은 그런 매직미사일을 주먹과 다리에 맞게 변형시켜 사용했다.

또한 방어막으로도 전환해서 쓰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고통스러운 것은 오히려 시바 료헤이였다.

모든 것을 부셔버리는 자신의 강기와 강환이 서진에게는 전혀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결국 남는 것은 싸움실력뿐인데, 막상 팔다리를 부딪쳐보니 도저히 그의 힘과 기술을 당할 수 없었다.

‘아니 무슨 인간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수련을 했나? 왜 이렇게 강해?’

시바 료헤이는 속에서 천불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는 진짜 몰랐다.

정말 서진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뇌정을 수련해온 자라는 것을 말이다.

퍼퍼퍼펑 퍼퍼펑 퍼퍼펑!

점점 폭음이 잦아들었다.

서진의 공격이 조금씩 시바 료헤이의 몸에 적중되고 있는 것이다.

짜릿한 손맛이 느껴졌다.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점차 빠르게 주먹질을 해 시바 료헤이의 전신을 두들겨댔다.

시바 료헤이는 막지 못한 공격은 몸으로 받아내면서 새하얀 기류를 이용해 몸을 보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크으으으으!’

하지만 그렇다고 밀려들어오는 고통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근접박투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 차라리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싸우는 것이 좋겠다.’

참다못한 시바 료헤이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그는 서진의 공격을 몸을 맞으며 뒤로 급히 물러섰다.

그러더니 힘껏 새하얀 기류를 쏟아내며 양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새하얀 기류가 수십 개의 반달모양의 강기로 변하더니 무섭게 회전하면서 날아왔다.

휘이이이이이이잉!

방사형으로 퍼지며 공격해 오는 강기의 소용돌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무시무시했다.

‘원거리에서 싸우자고? 그럼 나야 땡큐지.’

서진은 즉시 위상변화로 자신의 몸을 100m 뒤로 물렸다.

그리고는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그의  다탄두머리 위로 19개의 매직미사일이 나타났다.

다탄두 스킬에 의해 19개는 114개로 불어났다.

위상배열 레이더 락인과 사일로 4개!

그로 인해 매직미사일은 순식간에 684개로 꽉 차버렸다.

‘가랏!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쏴아아아아아!

비가 쏟아졌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매직미사일이 비처럼 시바 료헤이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콰콰콰콰쾅! 콰콰콰콰쾅!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시바 료헤이는 혼신의 힘을 다해 매직미사일의 소나기를 막아내더니 급히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하기 시작했다.

서진은 시바 료헤이의 사력을 다한 움직임에 경의를 표했다.

물론 그가 그렇게 매직미사일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서진이 많이 봐주고 있어서였다.

‘그래. 어디 한번 신나게 날뛰어봐라.’

서진은 시바 료헤이와의 거리를 50m로 고정시키고 매직미사일을 날려댔다.

시바 료헤이는 매직미사일을 피해낸 그 짧은 틈을 이용해 서진을 향해 새하얀 기류를 내뿜었다.

새하얀 기류는 서진을 향해 날아오며 마치 백사처럼 변해갔다.

쐐애애애액!

놀라운 응용력에 가공할 속도였다.

하지만 그런 꼼수는 서진에게 아예 먹히지도 않았다.

매직미사일 한 묶음이 백사로 변한 그의 강기를 사정없이 두들겨 사라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카카카카카캉!

백사는 매직미사일에 갈려서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 모습에 시바 료헤이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쐐애애애액! 쐐애애애액!

이번에는 강환 두 개가 날아왔다.

‘어디 얼마나 강한지 보자. 쇼크웨이브! 쇼크웨이브! 쇼크웨이브…….’

서진은 시바 료헤이와 잠시 놀아주기로 마음먹고 쇼크웨이브를 연이어 펼쳤다.

파앙 파앙 파앙 파앙…….

각도를 좁혀 집중한 쇼크웨이브에 얻어맞은 시바 료헤이의 두 개의 강환이 주춤 거리며 속도가 팍팍 떨어져 내렸다.

시바 료헤이의 얼굴을 슬쩍 살펴보니 이마에서 땀을 뻘뻘 흘려대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을 보니 아직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시바 료헤이는 자신의 스킬을 십분 발휘해서 창이나 채찍 모양으로 만들어 던지거나 후려쳤다.

간간히 반달강기의 소용돌이도 쓰고 강환을 이용해 기습적인 공격을 해왔다.

그러나 그 어떤 공격으로도 서진의 방어를 뚫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가끔 들어오는 서진의 매직미사일 공격에 그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헉헉헉헉!”

시바 료헤이의 호흡이 눈에 띄게 거칠어졌다.

서진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그만 싸움을 끝내기로 했다.

‘위상변화, 라이트닝서클! 라이트닝서클! 라이트닝서클…….’

서진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시바 료헤이의 등 뒤에 나타났다.

그는 곧바로 시바 료헤이이 목덜미를 손으로 잡고는 라이트닝서클을 발현했다.

스팟!

파츠츠츠츠츠츠! 파츠츠츠츠츠츠!

순간 시바 료헤이가 미친 듯이 몸을 떨어댔다.

그의 온몸에서 하얀 김이 솟구치며 뭔가 타는 냄새가 확 풍겨왔다.

시바 료헤이가 눈을 까뒤집으며 축 늘어졌다.

정신을 잃은 것이다.

서진은 즉시 공격을 멈추고는 모래사장에 집어 던졌다.

대기하고 있던 다크나이트 하나가 다가와 서진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시바 료헤이의 몸을 들쳐 업고는 어디론가 빠르게 달려갔다.

‘아오! 개운하다.’

개운했다.

간만에 손맛을 봐서 그런지 스트레스가 쫙 풀렸다.

서진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위상변화를 했다.

그의 몸이 특무대와 신선조가 싸우고 있는 전장 상공으로 이동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