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85화 (18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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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최상급마족

주쿄 공업지역!

일본 최대의 공업지역이다.

게이힌, 한신과 함께 일본의 3대 공업지역으로 꼽힌다.

쾅 콰콰콰쾅!

화르륵 화르르륵!

나고야를 중심으로 한 일본 최대의 자동차 공업 중심지인 주쿄 공업지역이 지금 활활 타오르고 있다.

하늘에서 비처럼 떨어져 내리는 네이팜탄!

온갖 첨단기계와 정밀 공작기계가 모여 있는 넓은 공장지대를 한순간에 불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시뻘건 화마가 붉은 혀를 날름거리며 순식간에 사방으로 종횡무진하고 새까만 연기는 하늘을 덮어버렸다.

유폭으로 인한 연이은 폭음은 주쿄 공업지대의 최후를 고하는 장송곡인가 보다.

나고야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일터가 무참하게 초토화되는 광경은 하늘에 떠 있는 방송국헬기에 의해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었다.

도쿄 국회의사당 내 중의원 회의장.

“안 돼!”

“이건 꿈이야.”

“이럴 순 없어.”

“제발 멈춰!”

“이 미친놈들아! 당장 그만둬!”

중의원 회의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모두 아우성을 쳐댔다.

회의장 허공에 떠 있는 거대한 홀로그램!

주쿄 공업지대가 폭격에 의해 불타오르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인다.

일본 최대의 공업지역이 잿더미로 변해가는 모습!

그것은 이곳에 모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치욕이자 고통이다.

“칙쇼!”

아베 곤조 총리는 주먹으로 탁자를 후려치며 분통을 터트렸다.

내각의 각료들과 중의원, 참의원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때, 중의원 회의장에 안내방송이 나왔다.

-알려드립니다. 곧 게이힌 공업지역에 대한 폭격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즐거운 관람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대한제국! 이놈들 진짜 미쳤구나.”

“일본의 3대 공업지역을 모두 불태울 생각인가?”

“무조건 항복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니 일본을 아예 불태울 생각인가보네.”

나가리 겐 방위성 대신과 아싸 아츠유키 내각정보실장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하얗게 질려갔다.

와카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은 비통한 심정으로 계속 옆에서 눈물만 흘려댔다.

“끝났어. 일본은 끝났어. 이대로 열도는 침몰하는 거야.”

울부짖는 목소리가 마치 장례식장을 연상케 한다.

아베 곤조 총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건 음모야! 우리에게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려는 대한제국의 음모라고…….”

“그래서 뭘 어쩌자는 말입니까? 일본의 3대 공업지역을 시작으로 모든 공업지역이 초토화된 다음에 대한제국에 맞서 게릴라전이라도 벌이자는 말입니까? 이대로 가면 쇼와 천황께서 1945년 8월15일에 항복을 선언하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오시리 다다미 중의원의장의 비통한 목소리에 아베 곤조 총리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래서 당장 항복하자고요?”

“그렇습니다. 대한제국군은 언제라도 철군하고 싶을 때 철군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들이 만약 지금 철군해버린다면 결국 우리는 마수들에 의해 모두 개죽음을 당하게 될 겁니다.”

“우리에게는 능력자들이 있습니다. 일본 능력자협회의 능력자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특무대를 공격하려고 간 그들이 포항에서 대패를 당하고 모두 죽거나 포로로 잡혔다는 소식 못 들으셨습니까?”

“그게 사실이라고 어떻게 믿소?”

“그럼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습니까?”

오시리 다다미 중의원의장이 처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마다 사근새키 참의원의장이 그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아베 곤조 총리를 바라봤다.

“대한제국이 우리에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이렇게 모두 포로로 잡혀 있는데…….”

“…….”

아베 곤조 총리는 야마다 사근새키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야마다 사근새키 참의원의장이 계속 말을 이었다.

“난 당장 무조건항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 것입니다. 저들은 우리에게 무조건항복을 하라고 해놓고 굳이 우리를 설득하지 않고 거의 완전히 방치해놓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한번 해봅시다. 도대체 저들의 진의가 무엇일까요? 내 생각에는 대한제국 황제라는 자는 우리 일본을 완전히 침몰시키려는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을 침몰시키다니요?”

그제야 아베 곤조 총리의 눈에서 의혹의 빛이 돌았다.

“지진이 나서 가라앉아야만 열도침몰이 아닙니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공업생산력과 과학기술이 날아간다면 그거야 말로 진짜 열도의 침몰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무조건항복을 하라고 한 것은 다 핑계고……. 그냥 다 때려 부수고 불태우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들은 왜 우리에게 와서 설득을 하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겁니까? 당장 공업지대를 초토화하려는 저들의 음모를 막아야만 합니다. 다 잿더미가 되고나면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야마다 사근새키 참의원의장의 말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그의 얘기를 들은 각료들과 중의원들 그리고 참의원들은 서로 모여서 이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눴다.

“악! 시작됐다.”

“안 돼!”

“이런, 제기랄!”

“빨리 막아야합니다.”

“당장 무조건항복 제안을 받아들입시다.”

“너무 늦으면 우리 일본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을 상실하게 될 겁니다.”

각료들과 의원들이 모두 한목소리가 되어 아우성을 쳤다.

오시리 다다미 중의원의장이 아베 곤조 총리 앞으로 다가왔다.

“결정은 내각총리대신인 아베 곤조! 당신의 몫입니다.”

“아!”

아베 곤조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을 흘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일본의 미래를 결정해야하는 너무나도 무거운 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그는 아싸 아츠유키 내각정보실장을 쳐다봤다.

아싸 아츠유키 내각정보실장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아베 곤조는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휴우우! 무조건항복! 그거 받아들입시다.”

결국 아베 곤조 일본총리는, 역사에 기록될 치욕적인 무조건항복 요청을 받아들이고야 말았다.

그의 힘없는 어깨 뒤로 게이힌 공업지대가 초토화되는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 * *

“일본 연합함대 대한제국 함대에 대패!”

“일본 5개 방면대, 대한제국 기갑사단에 점령당하다.”

“일본 공군, 전투기 한 대 못 띄우고 무력화!”

“일본 능력자협회, 특무대와의 전투에서 대패!”

“일본의 능력자들 모두 포로로 잡히다.”

“제2차 동북아초인전쟁, 대한제국 압승!”

“주쿄 공업지대 초토화!”

“게이힌 공업지대, 불바다로 변했다.”

“일본, 대한제국에 무조건항복!”

“열도는 침몰했다.”

“대한제국, 일본군 해산 선언!”

“경시청에 한국경찰 투입.”

“전범들 모두 체포되다.”

“곧 전범재판 시작된다.”

“대한제국, 일본을 보호국으로…….”

“일본의 군사와 외교는 대한제국이 행사?”

“일본의 마수들은 누가 막는가?”

“특무대, 외인부대를 일본에 투입하기로 결정!”

“전범기업에 뇌물을 받은 한국경찰, 공개처형!”

“전범기업들 배상액 물고 공중분해!”

“일본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 본토로 대거이동!”

“토지공개념 도입!”

“일본은 이제 전원국가!”

“평화를 찾은 일본?”

미친 듯이 쏟아져 나오는 뉴스와 기사들!

대한제국과 일본을 뒤흔들었다.

아니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은 침묵했다.

자국의 마수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머나먼 타국! 어떻게 되든 말든 그들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그 사이, 대한제국은 일본을 보호국으로 만들어 알뜰하게 살폈다.

일본에 있는 모든 귀금속과 문화재가 대한제국 황실에 귀속됐다.

일본에 있는 모든 과학자와 연구소가 대한제국으로 옮겨졌다.

일본에 있는 모든 자동화설비와 정밀기계들이 대한해협을 건넜다.

일본에 있는 모든 첨단무기와 장비를 대한제국군이 인수했다.

일본에 있는 모든 공장과 주요 생산시설이 대한제국으로 이동했다.

일본의 엔화 사용이 금지되고 대한제국의 신화폐가 통용됐다.

일본은 서서히 평화로운 전원국가로 변해갔다.

* * *

쏴아아아아아아!

평양에 비가 내린다.

주룩주룩 흐르는 그 비가 아니다.

마수들에게는 죽음을 내리는 비다.

퍼퍼퍼퍼퍽 퍼퍼퍼퍼퍽!

쿠에엑, 쿠히이익, 캬아아악…….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비를 맞은 마수들.

참혹한 고통을 이기지 못한 비명을 질러댄다.

김일성광장에 왕국을 건설한 미노타우로스!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영역으로 삼은 나이트롤!

대동강 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뻗혀나가던 카카오커!

만경대혁명학원에 둥지를 튼 드레이크!

이 모든 중대형·대형마수들에게 죽음은 공평하게 떨어져 내렸다.

쏴아아아아아!

죽음의 비는 천천히 세력을 확장하며 북으로 향했다.

평성과 순천을 거쳐 안주와 개천을 지났다.

정주와 구성을 덮고 신의주 일대를 휩쓸었다.

압록강 너머 단둥시가 보이자 잠시 망설이던 비는 기어코 압록강을 넘었다.

단둥에 죽음의 비가 내렸다.

아니 생존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는 축복의 비라 해야 할 것이다.

-마스터, 특무대와 대한제국군이 도저히 속도에 맞추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나보고 어쩌라고?”

-조금 속도를 늦추던가 아니면 단독작전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니다.

“으음, 그럼 난 혼자 움직일게. 뒤처리는 특무대와 대한제국군에게 맡기지.”

-네, 마스터.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서진은 마이키에게 최종결정을 통보했다.

와이비를 타고 압록강 주변에 매직미사일의 비를 내리고 있는 서진!

그는 고개를 동쪽으로 돌렸다.

신의주에서 동남쪽으로 275km만 가면 원산이 나온다.

‘위상변화도 연습할 겸 원산으로 가보자.’

서진은 와이비의 등에 몸을 꼿꼿이 세웠다.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각도를 최대한 좁혔다.

그리고 원산을 액티브 모드로 탐지했다.

탐지거리가 75km에서 150km로 쭉 늘어났다.

‘위상변화!’

서진은 탐지되는 최대거리를 향해 자신의 위상을 변화시켰다.

스팟!

그의 몸이 와이비의 등에서 꺼지듯이 사라지더니 평안남도 대동강 상공에 나타났다.

‘레비테이션!’

서진은 위상변화가 끝나자마자 몸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져 내리려고 하자 즉시 부유마법을 펼쳐 몸을 허공에 띄웠다.

강한 바람에 의해 그의 몸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지만 서진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다시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각도를 최대한 좁혔다.

원산을 향해 액티브 모드로 탐지를 했다.

125km 동남쪽에 원산이 잡혔다.

‘위상변화!’

서진은 즉시 자신의 위상을 원산 상공으로 변화시켰다.

스팟!

그의 몸이 향산읍 상공에서 꺼지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서진의 몸이 다시 나타난 곳은 원산상공이었다.

‘와이비 소환해제! 와이비 소환!’

그는 와이비를 소환해제 했다가 다시 소환했다.

그러자 그의 바로 앞에 와이비의 거대한 동체가 나타났다.

[와이비! 이리와!]

[꾸와앙!]

서진은 와이비를 불러 타고는 원산일대를 살펴봤다.

역시 생각대로 여기에도 마수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다.

북쪽을 살펴보니 92km 지점에 함흥이 잡혔다.

그는 문천, 금야, 고원, 정평을 잇는 국도 제7호선을 따라 함흥으로 올라갔다.

물론 그냥 올라가지는 않았다.

반경 75km의 탐지거리 안에 있는 모든 중대형·대형마수들을 향해 죽음의 비를 뿌려줬다.

가끔은 마수영역화를 시도하고 있는 소형마수들의 둥지를 살포시 짓이겨버리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함흥에 도착한 서진은 해안가를 따라 북동쪽으로 올라갔다.

신포, 단천, 김책을 지나 청진에 도착한 그는 주변일대의 마수들을 철저히 말살했다.

나진·선봉을 지나 온성을 거친 그는 연변조선족자치구를 돌아 두만강을 타고 남서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회령과 무산을 거쳐 백두산에 도착한 그는 주변 일대에 몰려있는 마수들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 지긋지긋하게 몰려있네. 마수들이 백두산 정기라도 받고 싶은 건가? 왜 이렇게 몰려있지?’

그는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죽음의 비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아!

백두산에 터를 잡고 있던 중대형·대형마수를 비롯해서 모든 크고 작은 마수들이 서진의 죽음의 비를 피하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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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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