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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188화 (18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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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최상급마족

마력결계와 성역결계에 영향을 받지 않게 설정된 파울이다.

파울은 강력한 육체로 무장한 최상급마족 둘을 상대로 그동안 단련한 온갖 관절기와 서브미션으로 철저히 괴롭히기 시작했다.

마력을 봉쇄당하고 성역결계로 인해 온몸이 타들어가는 고통 속에서 파울까지 들러붙어 괴롭혀대자 그들은 힘이 쭉쭉 빠져나갔다.

스팟!

한편, 서진은 제이코에게 매직미사일을 날린 후, 즉시 위상변화로 몸을 피했다.

제이코는 순간이동으로 빠르게 달려들었다가 서진이 허공에서 꺼지듯 사라지자 잠깐 당황해서 멈칫거렸다.

설마 서진이 자신처럼 순간이동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는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돌이킬 수 없는 결정적인 패착이 되었다.

퍼퍼퍼펑 퍼퍼퍼펑 퍼퍼퍼펑!

파츠츠츠츳 파츠츠츠츳!

684개의 매직미사일이 무서운 속도로 짓쳐들더니 그의 온몸을 두들겨댔다.

순간이동을 이용해서 이리저리 피해봤지만, 반경 75km의 탐지거리에 유도기능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매직미사일의 추격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력을 방출해서 만든 강력한 방어막으로 온몸을 둘러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그의 입가에 보라색 피가 흘러내렸다.

그렇게 철통같이 틀어막았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은 것이다.

제이코는 이를 갈며 서진을 향해 순간이동을 했다.

“이얏! 헬파이어! 블리자드! 플레어!”

그는 단번에 서진과의 거리를 단축시키더니 강력한 마법을 연이어 발사했다.

세상을 다 태워버릴 것 같은 거대한 화염덩어리!

공간 한쪽에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차가운 눈보라!

하늘을 녹여버릴 기세로 타오르는 새하얀 백광!

이 모든 것이 서진을 향해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들었다.

서진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봤다.

그리곤 슬쩍 자신의 위상을 변화시켰다.

스팟!

그의 모습이 허공에서 지워지듯 사라져버렸다.

반대편 하늘로 몸을 피해 달아난 것이다.

결국 제이코는 허공에다 삽질을 한 게 됐다.

피 같은 마력만 날려버린 셈이다.

그리고 그렇게 덧없이 마력을 날려버린 대가는 혹독하게 다가왔다.

쏴아아아아아!

서진의 반격이 시작됐다.

684개의 매직미사일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제이코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매직미사일의 물결!

음속의 포위망을 구축한 채 거센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꽈르릉 우르릉 꽈광!

파츠츠츠츠츠츠츳!

미친 듯이 번쩍여대는 번개의 향연!

사방에서 울려대는 커다란 천둥!

시시각각 조여드는 무시무시한 구형의 포위망!

“아!”

제이코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순식간에 완성된 전격의 그물에 갇힌 물고기!

그게 바로 지금 제이코의 신세였다.

진한 위기감이 뒷골을 스치자 절로 등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이런 미친! 이렇게 가만히 있다간 내 몸이 갈기갈기 찢겨나가겠다.’

제이코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모든 마력을 일제히 개방했다.

워낙 마력의 소모가 많아 평상시에는 어지간하면 쓰지 않는 비기였다.

콰아아아아아아!

팔만사천개의 모공에서 먹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묵색의 마력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새까만 그의 마력은 갑옷처럼 순식간에 그의 온몸을 감싸버렸다.

거의 동시에, 폭풍처럼 몰아치는 매직미사일의 거센 소용돌이가 빠르게 안쪽으로 수축해 들어왔다.

파츠츠츠츳 파츠츠츠츳!

미친 듯이 튀겨대는 불꽃으로 인해 소용돌이의 안쪽이 노란빛으로 환해졌다.

전격의 구체 맨 위와 아래쪽에서 중심을 향해 나란히 매직마시일이 쏟아져 들어갔다.

화아아악!

순간, 주변이 대낮처럼 밝아졌다.

파츠츠츠츳 파츠츠츠츳!

퍼퍼퍼퍼펑 퍼퍼퍼퍼펑!

콰콰콰콰쾅 콰콰콰콰쾅!

684개의 매직미사일이 제이코의 몸을 강타했다.

검은 마력의 갑옷으로 둘러싸인 그를 무서운 속도로 두들겨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 인해 구체의 안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미친 듯이 터져 나왔다.

문제는 그게 끝없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서진은 끊임없이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그리고 전격의 구체를 향해 날려 보냈다.

그것은 마치 소모된 매직미사일을 계속 충전이라도 시켜주는 것만 같았다.

“으아아아아악!”

제이코는 온몸이 깨지고 부서지는 아픔에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영혼이 갈가리 찢어지는 고통에 근원적인 두려움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도대체 저 노란빛이 뭐기에 이렇게 지독한 괴로움을 주는 걸까?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입이 찢어져라 비명을 지르며 악착같이 버텨내는 것뿐이었다.

‘호오! 꽤 잘 버티네. 그럼 이것도 한번 버텨봐라!’

서진은 두 손을 동시에 앞으로 쭉 뻗었다.

왼손에 쥐고 있는 이리나의 팔찌, 즉 디바인홀리실드에서 우윳빛 광채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며 서진이 만들어놓은 구체의 전격의 그물망 속으로 파고들었다.

비슷한 시간, 오른손에 쥐고 있는 팬텀소드에서도 묘한 영력이 솟구쳐 나왔다.

“크아아아아악!”

이리나의 팔찌는 신녀 이리나가 자신의 신성력을 퍼부어서 만든 디바인홀리실드다.

마기에 극성으로 사악한 기운을 제압하는 묘용이 있다.

이 말은 마족과는 상극이고 마족의 기운을 제압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에 팬텀소드는 데스나이트 티어즈의 망자의 혼을 부르는 초혼검(招魂劍)이다.

마수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전의를 잃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팬텀소드의 진정한 위력은 아니다.

팬텀소드는 영혼을 봉인하고 소멸시키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쪽에선 신성력으로 제압해오고, 다른 한쪽에선 묘한 영력으로 혼을 빨아들일 듯이 무섭게 흔들어댔다.

제이코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결국 그의 몸이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졌다.

혼도 벼락 맞은 것처럼 바싹 튀겨져 바삭해졌다.

그때 서진의 뇌리 속으로 팬텀소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팬텀소드에 마족의 혼을 봉인할 수 있습니다. 최상급마족 제이코의 혼을 봉인하시겠습니까?]

[오! 물론이지.]

서진은 팬텀소드의 제안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서진의 허락을 얻은 팬텀소드가 즉시 제이코의 혼을 끌어당겼다.

캬아아아아아아!

제이코의 입에서 참혹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펑!

결국 제이코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동시에 제이코의 혼이 쑥 뽑혀 나와 팬텀소드 속으로 쏜살같이 빨려 들어갔다.

우웅!

팬텀소드가 거세게 한번 흔들리더니 묘한 공명음을 냈다.

마치 포식을 한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것처럼…….

[띠링!]

[스탯!]

그의 머릿속에서 반가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이번 것은 굳이 상태창을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영력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겨우 한 놈 잡았네.’

서진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상급마족과는 첫 싸움이라 긴장을 많이 했었다.

다행히 무사히 최상급마족을 잡을 수 있어 참 좋았다.

한시름 놓은 서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직도 전격의 구체는 불꽃을 튀기며 강하게 회전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강하고 빨리 도는지…….

주변의 기류가 내부로 빨려 들어가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건 또 뭐라고 부르지. 토네이도와 광풍에 이은 풍(風)시리즈로 나가볼까? 뇌풍? 아니면 그냥 산뜻하게 전격의 구체라고 부를까?’

생각해보니 뭐가 되었든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위력이다.

위력만 좋으면 ‘정전기’라고 불러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물론 진짜 정전기라고 부를 생각은 아니었다.

‘위상변화!’

서진은 위상변화로 언덕의 끝에 내려섰다.

아직까지도 최상급마족 슈마스와 카에락이 묵철의 골렘 파울과 엎치락뒤치락 하며 용을 쓰고 있었다.

그 모습이 꽤나 우수웠다.

“마스터! 수고하셨습니다.”

“사이먼, 봤어?”

“네, 정말 멋진 싸움이었습니다.”

“하하하, 고마워!”

서진은 사이먼의 말에 굳이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고개를 결계를 향해 돌리며 그는 지나가듯 사이먼에게 물었다.

“이놈들은 어때?”

“대단한 놈들입니다. 마력결계로 마력이 봉쇄된 상태에서 성역결계까지 겹쳤는데 저렇게 버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파울이 잘 해주고 있군.”

“네, 그렇습니다. 파울이 저렇게 끈질기게 잡고 있어서 쉽게 부상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사이먼의 말대로 슈마스와 카에락은 전신에 화살이 꽂힌 상태로 보라색피를 철철 흘려대고 있었다.

“이제 마무리를 짓자.”

“네, 마스터.”

서진은 팬텀소드를 집어넣고 오른손을 번쩍 하늘로 치켜들었다.

스르릉! 철컥!

하늘 위에 떠있던 전격의 구체가 무서운 속도로 서진의 머리 위로 내려왔다.

안에서 번개와 천둥이 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으스스했다.

‘가랏!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서진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만신창이가 된 최상급마족 슈마스와 카에락에게 매직미사일을 난사했다.

전격의 구체에서 잔뜩 번개의 힘을 받은 매직미사일이 두 놈의 몸을 사정없이 공격했다.

퍼퍼퍼퍼퍽 퍼퍼퍼퍼퍽!

퍼퍼퍼퍼퍽 퍼퍼퍼퍼퍽!

“크아아악!”

“으아아악!”

전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 슈마스와 카에락은 서진의 매직미사일에 속수무책으로 얻어맞고는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덕분에 팔다리가 각기 이상한 방향으로 휘어져 있고 목이 부러져 덜렁댔다.

그러나 서진은 그 모습을 보면서도 전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메이코, 케이트, 린다!”

서진은 크게 소리쳐 결계술사 메이코, 정령사 케이트, 차원술사 린다를 각각 불러들였다.

그들은 천천히 결계 안으로 다가갔다.

조심스럽게 다가간 그들은 처참하게 박살이 난 최상급마족 둘의 온몸에 재빠르게 구속구와 마력봉인구를 채웠다.

“어휴! 끝났다.”

“휴우!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네.”

“서진, 수고했어요.”

메이코와 케이트 그리고 린다는 차례로 한마디씩 쏟아내며 엄살을 부렸다.

서진이 카산드라 행성 아가멤논 대륙 총사령부를 쳐다보며 속삭였다.

“수고는 무슨? 난 이제부터 시작인데…….”

린다는 자신의 배낭에서 이동식 텔레포트 마법진을 꺼내 바닥에 깔았다.

그리고는 서진에게 물었다.

“최상급마족을 둘이나 생포했으니 유니언 본부로 끌고 가야겠어요. 괜찮죠?”

“물론이죠.”

서진은 흔쾌히 승낙했다.

옆에서 사이먼이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아있는 최상급마족이라면 최소한 데스나이트 캡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구시렁대고 있었다.

서진은 사이먼이 하는 소리를 한쪽 귀로 흘려버렸다.

대신 오른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거대한 전격의 구체가 빠르게 정면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 앞으로 뒤늦게 출동한 아가멤논 대륙 총사령부 직할대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제물이 되겠다고 알아서 기어들어오네.’

서진은 잘됐다고 생각하고 전격의 구체를 이용해 직할대부터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직할대는 몇 분도 버티지 못하고 잘 태워서 이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

실망한 서진은 전격의 구체를 즉시 이동시켰다.

뒤쪽에 더 큰 먹잇감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는 카산드라 행성 아가멤논 대륙 총사령부를 마음 놓고 폭격하기 시작했다.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폭음이 연이어 터지고 대지가 은은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아수라장 속에서 셀 수도 없이 많은 엘리트 마족들과 마인들이 죽어나갔다.

아가멤논 대륙 총사령부는 보라색 피로 처절하게 물들어갔다.

카산드라 행성의 아가멤논 대륙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호드의 한축이 끝내 가루가 되고 말았다.

사이먼은 자신의 군단을 불러 서진을 철통같이 호위했다.

하늘에서는 와이비가 연신 위력정찰을 하고 있었다.

쓰지도 않을 거면서 나를 왜 불렀냐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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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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