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95화 (195/225)

0195 / 0225 ----------------------------------------------

제49장 - 홍방(洪幇)의 두 괴물

처음에는 분명히 데스나이트 3기뿐이었다.

그러나 죽은 신선조의 상급능력자 사체를 이용해 데스나이트 4기를 만들어 추가했다.

이제 데스나이트는 7기로 늘어났다.

사이먼의 군단은 이것만으로도 이미 무시하지 못할 전력이었다.

하지만 사이먼의 아공간에서는 그의 군단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그것도 무기와 장비가 대폭 업그레이드 된 상태로 말이다.

다크나이트 12기. 듀라한 36기, 스파토이 72기, 스켈레톤 전사 108기!

믿음직한 사이먼과 그의 군단이 정렬을 끝내고 모든 전투준비를 마쳤다.

사이먼이 힐끗 고개를 들어 서진을 바라봤다.

그의 시선에는 빨리 전투를 시작하자는 전의가 느껴졌다.

서진은 그런 사이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가랏!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쏴아아아아아아!

드디어 하늘에서 지상으로 죽음의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의 소환수들이 홍방의 뒤통수를 치기위해 달려들었다.

우두두두두두두!

“특무대! 공격!”

서진은 자신의 소환수들의 기습공격을 숨기기 위해, 즉시 특무대에게 공격을 지시했다.

특무대는 곧바로 홍방이 만들어놓은 반원진을 향해 성난 파도처럼 밀려왔다.

캉 카카카캉 캉캉캉!

펑 퍼퍼펑 퍼퍼퍼펑!

차차창 차차창 창창창!

방패를 든 탱커들이 서로 거칠게 부딪치며 무거운 쇳소리를 냈다.

원거리딜러들이 쏟아낸 공격이 탱커들의 머리 위 상공에서 서로 부딪치며 폭발을 일으켰다.

근접딜러들이 방패와 방패의 사이에서 빠르게 병장기를 휘둘러댔다.

특무대와 홍방은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리고 서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그때, 하늘에서 죽음의 비가 유성처럼 쏟아져 내렸다.

고공에서 초음속으로 떨어져 내린 매직미사일!

홍방의 정예인 척살대, 황룡대, 멸살대를 강타했다.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쿠쿠쿠쿠쿵!

하늘이 흔들리고 땅이 뒤집어졌다.

매직미사일에 직격당한 홍방의 능력자들은 등급이 높고 낮은 것과는 상관없이 잘 다져진 고기처럼 짓이겨졌다.

뒤이어 강력한 충격파와 전격의 파도가 사이좋게 동심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퍼져나가 홍방의 진형을 휩쓸었다.

파츠츠츠츠츳 파츠츠츠츠츳!

“크악!”

“으악!”

“아악!”

홍방의 진형 사방에서 참혹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단 한 번의 충돌치고는…… 홍방의 피해가 엄청났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롸아아아아!”

“크화아아아앙!”

서진의 소환수 골렘 파울과 해태가 크게 포효를 지르며 홍방의 진형 뒤쪽에서 기습적으로 난입했다.

파울과 해태는 거침없이 홍방의 진형을 뚫고 앞으로 전진했다.

그 모습이 마치 양떼 사이를 누비는 늑대와도 같았다.

척척척척 척척척척!

척척척척 척척척척!

그때, 대지를 울리는 발자국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묘한 노랫가락이 들려왔다.

[♬ Simon, Simon Go! Lich! Simon G.o.L.i.c.h oh! oh! ♪]

드디어 사이먼과 그의 군단이 등장한 것이다.

데스나이트 캡틴 두칸과 파넬을 중심으로 데스나이트 7기를 앞세운 사이먼 군단!

홍방의 반원진 후방 중앙을 그대로 도끼처럼 찍어 들어갔다.

고대의 ‘모루와 망치 전법’을 연상케 하는 전술적인 움직임이었다.

매직미사일에 의해 공중에서 폭격당해 진형이 무너진 홍방은 사이먼과 그의 군단의 날카로운 기세에 그대로 반으로 잘리고 말았다.

“이건, 말도 안 돼!”

“무슨 이따위 일이?”

순식간에 무너져가는 홍방의 진형!

홍방의 방주 동방불패 왕밍과 부방주 제천대성 손오창은 경악하고 말았다.

“손오창!”

“네, 방주.”

“하늘을 맡아. 난 여기를 수습할게.”

“알겠습니다.”

왕밍의 말에 손오창은 고개 끄덕이며 등에 매고 있는 여의봉을 꺼내들었다.

“근두운 소환!”

손오창이 근두운을 소환하자 그의 앞에 구름 같이 생긴 것이 꾸물대며 나타났다.

휘익! 쌔앵!

손오창이 근두운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근두운은 손오창이 올라오자마자 빠른 속도로 허공을 날아갔다.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손오공의 화신이 아닐까 의심할 만 했다.

‘헐! 저 새끼, 진짜 손오공 아냐?’

서진은 손오창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오르자 깜짝 놀랐다.

괜히 그를 ‘제천대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렇지만 손오창이 누구든, 아니 누구를 흉내 내든…….

서진에겐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에겐 어차피 다 똑같이 때려잡아야할 적일뿐이었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서진의 미사일이 비처럼 계속 홍방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그로 인해 홍방의 진형은 난장판으로 변해버렸다.

손오창은 근두운을 타고 거의 수직으로 하늘을 날아올라갔다.

그 모습이 마치 탄도미사일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서 폭격을 하고 있는 거지? 혹시 몸을 숨기고 있나? 광명안(光明眼)!’

손오창은 하늘 위로 올라와도 서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즉시 도술과도 같은 스킬!

광명안을 사용했다.

그의 눈이 노랗게 빛나며 감춰져있던 서진과 와이비의 모습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저기 있구나.’

손오창은 서진의 능력에 감탄을 하며 똑바로 날아갔다.

‘아무래도 저자가 대한제국의 황제 같구나. 가공할 폭격능력을 가진 최상급의 능력자라고 하더니……. 정말 무시무시한 놈이다. 하지만 내손에 걸린 이상 절대 무사하진 못할 것이다.’

손오창은 전의를 다지며 두 손에 쥔 근두운에 힘을 가했다.

그 순간, 손오창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헉!”

그는 급히 좌측으로 틀어 날아오는 매직미사일의 파도를 피해냈다.

반투명한 매직미사일이 한꺼번에 날아오지 않았다면 절대 발견하지 못하고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진의 매직미사일은 그냥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종류의 무기가 아니었다.

쌔애애애앵!

쏴아아아아!

탄두강화와 출력강화로 강화된 서진의 매직미사일은 유도기능이 달려있다.

매직미사일은 손오창의 움직임을 따라 곧바로 방향을 틀어 쫓아갔다.

손오창은 꼬리에 불이 붙은 망아지마냥 하늘을 미친 듯이 질주했다.

‘제기랄! 저건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건가? 어떻게 급커브를 틀어도 속도가 줄지 않고 똑같지? 이렇게 되면 절대 피할 수 없다는 얘긴데…….’

손오창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분신술!’

그는 급히 분신술을 펼쳤다.

허공에 손오창과 똑같이 생긴 분신 수십 개가 나타났다.

근두운을 타고 있는 모습이나 여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이 본신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손오창은 혀를 찼다.

‘이런!’

매직미사일의 물결이 분신은 쳐다보지도 않고 곧바로 본신만 쫓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위상배열 레이더를 통해 손오창의 본신을 락인 해둔 상태라 손오창은 절대로 매직미사일을 피할 수 없었다.

‘피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손오창은 결국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렸다.

하늘에서 열심히 매직미사일을 날리고 있는 서진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는 이대로 서진을 향해 정면 돌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쐐애애애액!

손오창은 전력을 다해 서진을 향해 날아갔다.

둘 사이의 거리가 빠르게 가까워졌다.

위상배열 레이더를 통해 지상을 폭격하고 있던 서진!

그는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처음부터 손오창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손오창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서진은 곧바로 그의 의도를 파악했다.

‘위상변화! 와이비 소환해제!’

스팟!

서진의 몸이 허공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위상변화를 이용해 반대편 하늘로 피해버린 것이다.

그와의 거리가 순식간에 10km 이상으로 벌어졌다.

손오창은 서진에 이어 와이비까지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져버리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디로 도망갔지? 광명안!’

손오창은 또다시 광명안 스킬로 사용해 급히 서진을 찾았다.

‘언제 저리로 간 거야?’

손오창은 급히 선회를 하면서 여의봉을 뒤로 돌렸다.

그는 자신의 꽁무니를 바짝 쫓아오는 매직미사일을 향해 기공탄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기공탄!”

슈슈슈슈슈슛 슈슈슈슈슈슛!

여의봉에서 빗살처럼 쏘아져 나가는 기공탄의 새하얀 물결!

그것은 마치 벌컨포를 난사하는 것만 같았다.

펑 퍼퍼퍼펑 퍼퍼퍼펑 펑펑펑!

매직미사일은 기공탄에 맞아 허공에서 무수한 폭발을 시켰다.

그 모습에 서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원래 여의봉에 저런 기능도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서유기에 나온 여의봉은 저런 기능이 없었다.

‘내가 상상력결핍인가? 아니면 상상력빈곤? 마법이 있는 세상인데 저런 기능이 있다고 놀랄 일은 아니지. 하지만 그래봤자 날 방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서진은 지상을 폭격하려고 했던 매직미사일 한 부대를 손오창을 향해 날려 보냈다.

또한 그의 뒤를 쫓고 있는 매직미사일의 간격을 좀 더 넓게 벌리고 포위망을 구축했다.

그러자 손오창이 날리는 기공탄의 효율이 극악으로 치달았다.

매직미사일이 기공탄을 살살 피하면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서진의 매직미사일은 목표를 놓치면 맞출 때까지 끝까지 따라온다.

하지만 손오창의 기공탄은 그런 기능이 없었다.

비교가 되도 너무나 비교되어 버리는 능력의 차이였다.

‘불공평해!’

손오창은 처음으로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은 원래 절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다.

“손오창! 나를 근두운에 태워줘!”

“방주!”

손오창은 반색을 하며 왕밍을 반겼다.

자신의 검을 타고 하늘을 날아오고 있는 것은 홍방의 방주 동방불패 왕밍이었다.

그는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매직미사일을 막다가 힘에 부치자 도저히 안 되겠다싶어 손오창과 합류해서 서진을 상대하기 위해서 날아왔다.

쐐애애액!

손오창은 허공에서 왕밍의 허리를 잡아 근두운에 태웠다.

근육이 하나도 잡히지 않는 왕밍의 하늘거리는 허리의 감촉이 말초신경을 자극했다.

속으로 ‘요물’이라고 소리친 손오창의 귓가에 왕밍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대로 가면 홍방은 전멸이야. 우리가 저놈을 먼저 잡아야해.”

“알겠습니다.”

“뒤는 나에게 맡기고 넌 저놈을 공격해!”

“네, 방주.”

손오창은 뒤를 왕밍에게 맡기고 서진을 향해 여의봉을 돌렸다.

“기공탄!”

슈슈슈슈슈슛 슈슈슈슈슈슛!

여의봉에서 빗살처럼 기공탄이 쏘아져 나갔다.

기공탄의 새하얀 물결이 노도처럼 서진을 향해 다가왔다.

동시에 왕밍은 자신의 검을 회수해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풍운만변!”

놀랍게도 왕밍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파란 강기가 쏟아져 나왔다.

크기는 손바닥만 하고 생긴 것은 영락없는 대침이었다.

퍼퍼퍼펑 퍼퍼퍼펑 퍼퍼퍼펑!

근두운의 뒤, 사방에서 마구잡이로 폭발이 일어났다.

왕밍의 대침 같은 파란 강기에 맞은 매직미사일이 폭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어라? 비검(飛劍)을 타고 하늘로 날더니, 이제는 대침 같은 파란강기를 날려? 이것들이 정말 무슨 삼류 무협지 주인공들이야?’

서진은 와이비를 움직여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기공탄을 피해버렸다.

기공탄은 매직미사일처럼 유도기능이 없었다.

그래서 날아오는 궤적만 정확히 파악하면 피하는 것은 아주 쉬웠다.

하지만 손오창은 그걸 알면서도 꾸준히 기공탄을 날렸다.

기공탄을 이용해 한쪽으로 몰아서 홍방의 능력자들을 폭격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물론 이것은 손오창이 서진이 가지고 있는 가공할 탐지거리와 사정거리를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상에서 이 두 놈을 상대했다면 참 골치 아팠겠다.’

서진은 하늘을 크게 선회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왕밍은 뛰어난 검술실력을 바탕으로 한 근거리공격이 일품이었다.

거기에다 강기를 날리는 원거리공격까지 가능한 멀티 능력자였다.

손오창은 봉술의 조예가 뛰어나 능히 일가를 이룰 만 했다.

근두운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여의봉으로 기공탄을 쏜다면 어지간한 능력자는 아마 금세 리타이어 될 것이다.

하지만 왕밍과 손오창은 오늘 정말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최악의 상성을 가진 일생의 대적!

2 대 1로 싸우고 있는 상태인데도 조금도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강력한 적수였다.

손오창은 날고 긴다는 대륙의 최상급능력자들과 만나 여러 번 대결을 해봤다.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패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쩌면 오늘 생애최초로 패배를 경험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 작품 후기 ============================

* 비행기에서 최신 헐리우드 신작 영화를 보느라 한숨도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잠이 쏟아져서 정신없이 자버렸습니다. 일어나보니 어느새 시간이 새벽이네요.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