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199화 (199/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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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 시드라

지이잉!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다 기겁을 하고 놀랐다.

갑작스런 공간의 열림에 당황이라도 했는지…….

바람은 소용돌이치며 푸른 구체의 물결을 맴돌았다.

“여기가 시드라 행성의 마스카렌 대륙인가?”

서진은 차원게이트를 나오자마자 주변을 빠르게 훑어봤다.

연보라색 하늘에 떠가는 뽀송뽀송한 연한 핑크빛 구름!

피를 머금은 것 같은 붉은 풀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 대평원!

음습한 분위기가 절로 풍겨나는 뿌연 안개!

회색의 대지를 가로지르며 달려가는 마수들의 무리!

아무리 둘러봐도 전혀 친숙해질 것 같지 않은 풍경들이다.

지이이이잉!

묘한 공명음이 울려 퍼지며 푸른 구체가 양쪽 옆으로 쭉 늘어났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수한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척척척척 척척척척!

저벅저벅 저벅저벅!

행진을 하듯 오와 열을 맞춰 걸어 나오는 완전무장한 병사들!

순식간에 주변은 이런 병사들의 물결로 가득 채워졌다.

수백은 수천이 되고, 수천은 곧 수만으로 늘어났다.

초단위로 증강되는 병사들은 서서히 대평원의 중심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마스터, 준비되시면 말씀해주세요?”

“네, 그러죠.”

결계를 설치하고 있는 메이코의 말에 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슬쩍 돌아봤다.

메이코의 옆에, 정령을 소환하는 케이트와 비상탈출용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하고 있는 린다의 상기된 얼굴이 보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잔뜩 긴장한 채, 대평원의 중심에 세워져있는 거대한 성과 도시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스카렌 대륙을 지배한다는 마하장가!”

누군가의 입에서 확인이라도 해주듯 도시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시드라 행성은 4개의 대륙으로 이루어져있다.

안트시라, 마스카렌, 나나리보, 피란초아!

이중에서도 가장 넓고 풍요로운 대륙은 단연 마스카렌이다.

산지가 거의 없고 언덕과 넓은 평야로만 이루어진 대륙!

시드라 행성에서도 가장 축복받은 땅이 분명하다.

대평원의 중앙에 자리한 마하장가!

마스카렌 대륙의 풍부한 물산이 집결되는 도시다.

‘마하장가를 지배하는 자가 마스카렌 대륙을 지배한다!’는 격언은 마스카렌 대륙에서 사는 마족과 마인들에게는 진리로 통한다.

부와 권력이 집중된 마스카렌 대륙 최대의 도시!

야망을 지닌 마족들이 파리 떼처럼 모여들어 끊임없는 권력 다툼을 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드디어 마하장가에서 이곳에 대규모 차원게이트가 열린 것을 눈치 챘습니다.”

“뒤는 저희에게 맡기시고 서진은 폭격에 집중해주세요.”

귓가를 간지럽히는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새하얀 경갑으로 무장한 두 명의 아름답고 순결한 성녀!

이리나 상원의원이 그에게 붙여준 호위들이었다.

“네.”

서진이 선선히 대답했다.

카멜라와 에밀리아는 그의 대답에 만족한 듯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예의상 둘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줬다.

그리곤 바로 시선을 돌려 마하장가를 쳐다봤다.

‘이리나 상원의원이 내 안전을 위해 성녀를 두 명이나 보내줬지만 그래도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

자주국방!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이다.

서진은 자신의 소환수를 몽땅 소환했다.

해태, 와이비, 리치 사이먼, 골렘 파울이 차례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

[저 앞에 보이는 마하장가를 폭격할 예정이다. 너희들은 나를 지켜라!]

[네, 주인님!]

[꾸와아앙!]

[네, 마스터.]

[예, 주인님.]

해태, 와이비, 사이먼, 파울이 차례로 힘차게 대답했다.

와이비가 자신의 몸을 투명하게 만들면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행마수, 아니 비행소환수답게 창공을 지키려는 것이다.

그 모습을 쳐다보며 해태는 서진의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

골렘 파울은 서진 뒤로 가서 당당히 버티고 섰다.

사이먼은 서진의 옆으로 다가와 대뜸 자신의 아공간을 열어 재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검은 죽음의 기사들!

데스나이트 캡틴과 데스나이트들이 사이먼의 의지에 반응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아공간에서 나오자마자 서진에게 깍듯이 인사를 올리더니 원형으로 그를 포위하듯 감싸며 돌아섰다.

그 모습에 성녀 카멜라와 에밀리아는 탄식하듯 신음성을 내뱉었다.

“으음.”

“아!”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드나보다.

두 성녀가 가지고 있는 기운의 근본은 신성력!

그런데 리치 사이먼과 데스나이트 캡틴 그리고 데스나이트가 가지고 있는 기운은 음차원의 마력이었다.

상극의 기운을 느끼자, 카멜라와 에밀리아는 당연히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성녀는 서진에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리치 사이먼과 데스나이트 캡틴 그리고 데스나이트들은 모두 마수가 아니라 서진의 개인소환수이기 때문이다.

잔뜩 미간이 찌푸려진 카멜라와 에밀리아의 모습에 서진은 속으로 고소를 지었다.

‘내가 좀 악취미인가? 뻔히 싫다고 짓는 저 둘의 얼굴표정을 보니 왠지 속이 다 시원해지네.’

서진은 카멜라와 에밀리아가 잔뜩 인상을 쓰고 자신을 쳐다보자 얼른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상태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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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최상급(S)

칭호: 시공간을 넘나든 자(올스탯+50), 한계를 넘어서(S, 올스탯+450), 영혼의 친구(올스탯+5), 파멸의 신(올스탯+50)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S)

레벨: 360 / 36%

생명력 22260/22260 마나 48972/48972

스탯: 근력 187(+555), 민첩 187(+555), 체력 187(+555), 지력 187(+555), 마력 187(+555), 오러 151(+555), 영력 270(+555)

스킬: 위상배열 레이더(S), 매직미사일(S, 20개), 탐지(S, 10km), 감지(S, 100m), 감정(S), 감별(S), 다탄두(S, X7), 탄두강화(S, 19배), 출력강화(S, 16배, 정수소모), 투시(S), 마나부스터(S, 230%), 쇼크웨이브(S), 색적(索敵, S), 관찰(S), 추적(S), 스나이핑(S), 방어막(S), 동화(S), 마법(B)/(+), 마나 마스터리(S), 오러 마스터리(B), 라이트닝토네이도(S), 뇌정 인챈트(S), 속성 인챈트(S), 사일로(silo, S, X5), 위상변화(S), 토네이도소드(S)

장비: 팬텀소드, 미켈란소드, 미켈란아머, 미켈란의 목걸이, 정령왕의 반지, 마나의 반지, 위그드라실의 귀걸이, 해태장갑, 이리나의 팔찌, 마왕의 날개, 블랙볼, 레드볼, 블루볼, 그린볼

소환수: 해태, 와이비, 리치 사이먼, 골렘 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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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을 보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그는 스탯을 빠르게 한번 훑어보고는 ‘마법(B)/(+)’스킬 오른쪽에 붙어 있는 ‘(+)’버튼을 눌렀다.

허공에 새로운 창이 하나 떠올랐다.

안에는 유니언상점에서 구매한 각종 마법들이 잘 장착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서진은 이클립스의 조언을 통해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마법이 전격계와 풍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가 유니언상점에서 새롭게 구매해서 장착한 대부분의 마법들은 전격계마법과 풍계마법이었다.

서진은 풍성한 마법스킬을 보자 왠지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것처럼 느껴졌다.

스킬 칸을 살펴봤다.

다양한 마법을 구매해서 그런지, 뇌(雷)속성 인챈트(S)가 속성 인챈트(S)로 바뀌어져 있었다.

덕분에 앞으로 뇌(雷)속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속성을 인챈트 할 수 있게 됐다.

시선을 내려 스킬 칸 맨 마지막을 장식한 ‘토네이도소드(S)’를 확인했다.

유니언상점에서 많은 포인트를 쏟아 부어 구매한 S급 스킬이었다.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숙련도를 최대한 많이 올릴 수 있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검술이기도 했다.

‘속성 인챈트를 이용하면 마법의 등급과 숙련도를 대폭 올릴 수 있을 거야. 토네이토소드는 당장 사용할 일이 없으니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수련을 하도록 하자.’

생각을 정리한 서진은 드디어 마하장가를 폭격할 준비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위상배열 레이더가 활성화되어 있는지 확인했다.

반경 10km 안의 모든 생명체가 탐지됐다.

감지와 방어막 스킬을 켰다.

다탄두, 탄두강화, 출력강화 스킬도 차례로 활성화시켰다.

반경 10km의 탐지거리가 출력강화로 인해 반경 160km로 늘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사일로와 위상변화 스킬을 켜고, 속성 인챈트 스킬의 옵션을 열어 뇌(雷)속성 대신 화(火)속성을 인챈트했다.

마하장가라는 거대도시를 폭격하는 데는 뇌(雷)속성보다 화(火)속성을 인챈트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을 소환했다.

20개의 매직미사일이 그의 머리 위에 생성됐다.

다탄두 스킬의 영향으로 20개는 즉시 140개의 매직미사일로 불어났다.

서진은 계속 매직미사일을 소환해서 위상배열 레이더의 락인과 사일로 5개를 빠르게 채워버렸다.

순식간에 980개의 매직미사일이 그의 폭격명령만을 기다리는 대기상태가 됐다.

‘어디보자. 어디를 폭격해야 참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까?’

위상배열 레이더로 마하장가를 샅샅이 훑어 본 서진은 도시의 주요지점을 폭격영역으로 빠르게 설정했다.

“서진!”

그때, 누군가 반가운 목소리로 서진을 불렀다.

시선을 돌리자 멋들어진 붉은 로브를 잘 차려입은 이클립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클립스!”

서진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이클립스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지원을 나왔습니다.”

“저를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절로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이클립스는 서진이 왜 그러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대답대신 손가락으로 전면을 가리켰다.

“아!”

서진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차원게이트를 타고 마스카렌으로 넘어온 것은 병사들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유니언의 여섯 연합행성의 핵심 전력들도 대거 들어와 있었다.

드래고니언 연대, 신수특전대, 마법병단, 수인군단, 신성기사단, 정령사단!

각각 모리티아, 뮤즈, 클리프, 호미니드, 노바, 나이아드 행성을 대표하는 정예부대라고 할 수 있었다.

척척척척 척척척척!

저벅저벅 저벅저벅!

그들은 보무도 당당하게 회색의 대지를 밟으며 속보로 마하장가를 향해 진군해나갔다.

“아닙니다.”

“네?”

“그게 아니라고요.”

“무슨 소리에요?”

“제가 보라는 것은 그쪽이 아니라 이쪽이에요.”

이클립스는 자꾸 아니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켰다.

“아!”

서진의 입이 절로 쩍 벌어졌다.

마하장가를 향한 전면 50m 앞.

언제 들어왔는지 로브를 입은 수십 명의 마법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이 움직이고 있는 바닥에는 온갖 기기묘묘한, 기하학적 무늬와 도형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들이 그리고 있는 것은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거대한 마법진이었다.

서진은 호기심이 치밀어 올랐다.

“이클립스, 저 마법사들! 지금 뭐하고 있는 겁니까?”

“서진, 저것 때문에 내가 이곳에 온 거예요.”

“네? 저게 뭔데요?”

“공간전이 마법진입니다. 그것도 다중으로 만들어지고 있지요.”

“공간전이 마법진이요?”

“네, 정확히 말하면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이라고 해야 옳겠군요.”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

이름만 들어도 뭔가 심상치 않은 마법진이 분명했다.

호기심과 의아함이 반반 섞여 있는 서진의 얼굴을 보자 이클립스는 조금 더 설명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현재 유니언군은 시드라 행성의 4대 대륙인 안트시라, 마스카렌, 나나리보, 피란초아에서 동시에 대규모 공략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마스카렌의 마하장가이겠군요.”

“맞습니다. 안트시라의 토리아, 마스카렌의 마하장가, 나나리보의 모모로, 피란초아의 베이라가 우리 유니언군이 공략하려는 목표입니다.”

서진은 이미 작전브리핑을 들었기 때문에 이클립스가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굳이 이클립스의 말을 막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거듭 언급하는 이유가 반드시 있으리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유니언 상원에서는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을 통해 유니언군이 공략하려고 계획한 4개의 목표를 동시 폭격하는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아!”

그제야 서진의 머리 한쪽이 시원해졌다.

“그러니까 저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이 완성되면 내가 이곳 마스카렌의 마하장가뿐만 아니라 안트시라의 토리아, 나나리보의 모모로, 피란초아의 베이라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군요.”

“정확합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제가 이곳에 오게 된 것입니다.”

“놀랍군요.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는 이클립스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정확히 알게 됐다.

============================ 작품 후기 ============================

* 손목이 계속 시큰거려서 본의 아니게 이틀간 연재를 못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이렇게 다시 연재를 할 수 있게 됐네요. 그럼 다시 한 번 슬슬 발동을 걸어보겠습니다.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선호작, 추천, 코멘트, 쿠폰, 후원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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