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둠레이더-205화 (20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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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 마신전

“저놈은 내가 잡는다.”

“아니야. 내가 잡겠다.”

“차라리 제비를 뽑자.”

“좋아.”

“그렇게 하자.”

그들은 이 와중에도 서진을 서로 잡겠다고 난리를 피워댔다.

결국 그들은 제비를 뽑아 우선권을 가지기로 했다.

마왕 세스가 자신의 아공간에서 금으로 된 젓가락 세 개를 꺼냈다.

세스는 그중 하나를 부러뜨렸다.

“짧은 것을 뽑는 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좋아. 내가 먼저 뽑지.”

“좋도록 해. 이건 복불복이니까.”

마왕 한센이 먼저 뽑겠다고 앞으로 나서자 마왕 듀크와 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센은 지체 없이 금으로 만든 젓가락 하나를 뽑아들었다.

부러진 젓가락이었다.

“크하하하! 역시 저놈은 처음부터 내 것이었구나.”

“이런 제길, 먼저 뽑을 것을…….”

“후회해보야 늦었어. 듀크! 나와 다시 제비를 뽑자.”

“이번에는 반드시 내가 뽑고 말겠다.”

마왕 듀크와 세스는 깨끗이 포기하고 다시 제비를 뽑는 데에 집중했다.

그 사이 마왕 한센은 금으로 만든 젓가락을 세스에게 던지고는 서진을 쳐다봤다.

스팟!

마왕 한센은 순간이동을 써서 단번에 라이트닝토네이도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서진을 향해 노골적인 비웃음을 날렸다.

“여긴 왜 들어왔지? 쥐가 항아리 안으로 뛰어든 격이로군.”

“흥! 과연 그럴까?”

서진은 오히려 마왕 한센을 마음껏 비웃어줬다.

사실은 마왕 한센이 기어들어올 수 있도록 일부러 한쪽 출입구를 비워놓았던 것이다.

마왕 한센은 결코 그런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아니 그는 굳이 그런 사실을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실력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왕 한센이 라이트닝토네이도 안으로 들어온 순간!

서진은 라이트닝토네이도 출입구를 매직미사일로 틀어막았다.

거기에다 라이트닝토네이도를 빠르게 축소시켰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음속의 속도로 돌고 있는 매직미사일의 살벌한 물결이 거센 기류를 일으키며 소용돌이쳤다.

파츠츠츠츠츠츳!

라이트닝토네이도 구체안은 강렬한 번갯불이 미친 듯이 터져댔다.

꿀꺽!

그제야 마왕 한센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상변화! 마왕 한센! 잘 가라!’

서진은 마왕 한센이 당황한 사이, 즉시 위상변화로 라이트닝토네이도 밖으로 빠져나왔다.

동시에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러자 라이트닝토네이도 구체가 무서운 속도로 축소됐다.

퍼퍼퍼퍼펑 퍼퍼퍼퍼펑!

파츠츠츠츳 파츠츠츠츳!

화아아아악!

라이트닝토네이도 안에서 연이어 폭발이 일어나며 무서운 속도로 방전이 일어났다.

순간, 한쪽 하늘이 태양처럼 환하게 밝아졌다.

“으어어어어어!”

마왕 한센의 비명성인지 기합성인지 모를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진은 라이트닝토네이도 구체 위쪽에 둥둥 뜬 상태로 매직미사일을 마구 뽑아내어 아래로 쏟아부었다.

‘마왕이라서 그런지 역시 쉽게 당하지 않는군.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서진은 마왕 한센이 자신을 무시하고 방심한 대가를 처절히 되갚아주고 싶었다.

그는 고유능력 뇌정(EX)을 일으켰다.

그리고 새로 생성되는 매직미사일에 뇌정 인챈트 스킬을 걸었다.

단순히 뇌정 인챈트 스킬만 썼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영력이 매직미사일 안으로 수돗물처럼 콸콸 쏟아져 들어갔다.

그로인해 매직미사일은 마치 개나리꽃처럼 샛노란 색깔로 환하게 빛을 냈다.

“아아아악!”

마왕 한센의 입에서 드디어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럼 그렇지.’

서진은 마왕 한센의 비명을 듣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누가 봤다면 분명히 변태가 아닐까 의심했을만한 환한 미소였다.

그러나 당하는 입장인 마왕 한센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엔클레이브에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육체에 드리워진 엔클레이브를 미친 듯이 두들겨대는 서진의 매직미사일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괜히 이 안으로 따라 들어왔어. 뭐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순간이동이 전혀 먹히지 않아. 당장 밖으로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일단 방어에 집중하고 있자.’

마왕 한센은 이를 갈며 조금씩 금이 가고 있는 엔클레이브에 자신의 마력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그것도 서진이 매직미사일에 뇌정을 인챈트하기 전까지였다.

서진이 EX급의 강력한 고유능력 뇌정을 일으키고 S급의 뇌정 인챈트까지 매직미사일에 걸자 상황은 급변했다.

궁극의 실드이자 공간결계 방어막인 마왕 한센의 엔클레이브가 서진이 새로 만들어낸 매직미사일에 두들겨 맞자, 마치 여름 땡볕 아래의 아이스크림처럼 흐물흐물 녹아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마왕 한센은 급히 자신의 마력을 있는 대로 쥐어짜서 엔클레이브를 복구했다.

아니 복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번 녹아버린 엔클레이브는 여느 때와는 달리 잘 복구가 되지 않았다.

서진의 뇌정이 엔클레이브가 마왕 한센의 마력에 의해 복구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안 돼! 으아아악!”

엔클레이브가 벗겨지기 시작하자 서진의 매직미사일의 물결이 마왕 한센의 몸을 무지막지하게 직접 두들겨댔다.

마와 상극인 뇌정!

모든 것을 정화하는 뇌정의 힘이 마왕 한센의 몸을 철저히 박살내고 있었다.

마왕 한센은 매직미사일에 맞자 지독한 통증을 느꼈다.

아니 그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강력한 마왕의 육체가 산산이 분해되어지고 있다는 근원적인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실수다. 적을 너무 얕잡아봤어.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마왕 한센은 결국 마왕의 근원적인 힘인 마기를 꺼내들었다.

손에 닿기만 해도 먹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새까만 마기가 그의 몸에서 뭉클뭉클 솟구쳐 올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세가 단번에 역전되거나 마왕 한센의 입장이 확 뒤바뀐 것은 아니었다.

그저 간신히 숨통을 돌릴 수 있게 된 것에 불과했다.

콰콰콰콰쾅 콰콰콰콰쾅!

파츠츠츠츳 파츠츠츠츳!

서진의 매직미사일 공격은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고 무섭게 쏟아져 들어왔다.

더군다나 라이트닝토네이도 안은 끝없이 이어지는 번개의 방전으로 인해 마왕 한센의 마력과 마기 그리고 체력을 빠르게 갉아먹고 있었다.

고유능력 뇌정이 인챈트 된 매직미사일!

그 파멸의 공포는 가공할 물량을 앞세워 마왕 한센의 정신과 육체를 철저하게 분해해나갔다.

자신만만했던 처음과는 달리 마왕 한센의 얼굴은 어느새 당혹과 공포로 물들어있었다.

그리고 그런 마왕 한센의 사정은 누구보다 서진이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 이놈을 처치하지 못한다면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서진은 독하게 마음을 먹고 스나이핑을 준비했다.

탄두강화(S, 19배)와 출력강화(S, 16배, 정수소모)로 강화된, 고유능력 뇌정(EX)으로 증폭한 뇌정 인챈트(S)를 건, 140개의 매직미사일이 하나로 압축됐다.

‘스나이핑!’

음속을 능가하는 반투명한 매직미사일 하나가 라이트닝토네이도 안의 번개가 방전되는 소음에 가려진채 은밀하게 수직으로 쏘아졌다.

핑!

“큭!”

놀랍게도 마왕 한센은 그 짧은 시간에 한손을 위로 치켜들어 서진의 스나이핑을 막아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마왕 한센은 자신의 한손을 희생시켜 서진의 스나이핑을 비켜냈다.

‘영혼의 아공간!’

그 순간 마왕 한센은 서진의 또 한 번의 치명적인 공격을 당했다.

그러나 이 번 만큼은 그도 어쩔 수가 없었다.

서진의 스나이핑을 비켜내기 위해 온몸의 근육을 쥐어짜듯 비튼 그 순간을 노리고 영혼의 아공간이 그의 심장 안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크헉!”

마왕 한센이 크게 비틀거렸다.

엔클레이브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나마 매직미사일의 파상공세에서 어느 정도 그의 몸을 막아주고 있던 엔클레이브가 더 이상 마력을 보충 받지 못하자 그대로 녹아 없어졌다.

마왕 한센은 당장 벌거벗은 상태로 서진의 공격에 노출됐다.

그의 몸을 수백 개의 매직미사일이 동시에 두들겨댔다.

동시에 라이트닝토네이토 안에서 방전되고 있는 번개가 일제히 그의 전신을 불태웠다.

콰콰콰콰쾅 콰콰콰콰쾅!

파츠츠츠츳 파츠츠츠츳!

화르르르륵!

“크아아아아아아아악!”

마왕 한센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사방으로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띠링!]

[레벨업!]

하지만 서진의 귓가에는 반가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잡아라!”

“저놈 잡아!”

그제야 마왕 한센의 변고를 눈치 챈 마왕 듀크와 세스는 경악한 표정으로 순간이동했다.

목표는 당연히 서진이었다.

스팟! 스팟!

하지만 서진은 조금도 그들과 같이 싸울 생각이 없었다.

‘가랏!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매직미사일…….’

그의 몸에서 노란빛이 번쩍거리는 매직미사일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더니 풍차처럼 사방으로 쏟아져 나갔다.

콰콰콰콰콰콰하아아아!

마왕 듀크와 세스는 그 모습에 즉시 한손을 들어 새까만 방패를 소환해냈다.

그리고는 몇 번 막지도 못하고 다시 순간이동을 이용해 50m 뒤로 각각 물러났다.

그들을 향해 매직미사일의 물결이 마치 해일처럼 몰아닥쳤다.

이미 허공에 제집처럼 자리 잡고 있던 라이트닝토네이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사이먼! 떨어져 내리는 마왕 한센의 몸을 챙겨라!]

[네, 마스터.]

서진은 마왕 듀크와 세스가 동시에 공격을 해오는 순간에도, 잊지 않고 마왕 한센의 몸을 챙기기 위해 사이먼을 호출했다.

사이먼은 즉시 블링크 마법을 써서 땅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마왕 한센의 몸을 낚아챘다.

마왕 한센의 몸에 유니언에서 얻은 절대구속구를 빠르게 채운 사이먼은 자신의 아공간 안에 던져 넣었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을 보니 소멸이라는 극단적인 상태까지는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쐐애애액!

그 사이, 서진은 혼신의 힘을 다해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을 향해 날아갔다.

목표는 12시 방향에 있는 벌집 구조!

안트시라 대륙 토리아로 연결된 게이트였다.

“이놈!”

“멈춰라!”

마왕 듀크와 세스가 정신없이 순간이동을 써서 서진을 쫓아왔다.

허공에 그들의 몸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마치 전기가 모자란 북한의 백열등이 파르르 깜빡대는 것처럼 보였다.

“이 새끼들아! 너희 같으면 이 상황에서 멈추라고 했다고 멈추겠냐?”

서진은 마왕 듀크와 세스가 한 말을 개소리로 치부하고 더욱 빠르게 날아갔다.

그의 머리 위에서 노란 매직미사일들이 꽃잎처럼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었다.

마왕 듀크와 세스의 순간이동을 견제하기 위한 일종의 방해수단이었다.

쑤욱!

결국 서진은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 상공에 만들어진 12시 방향에 있는 벌집 구조 하나를 통과했다.

순간적으로 환경이 확 바뀌었다.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일어난 의문을 입 밖으로 내고 말았다.

“여기가 토리아?”

-네, 그렇습니다.

마이키가 친절하게도 그의 의문에 답을 해줬다.

‘해태, 와이비, 사이먼, 파울 소환해제! 사이먼 소환!’

서진은 허공에 둥둥 뜬 상태로 해태, 와이비, 사이먼, 파울을 소환해제했다.

그리고 그의 소환수들이 모두 소환해제 되자마자 다시 사이먼을 소환했다.

[사이먼, 밑에 내려가서 숨어있어.]

[네, 마스터.]

사이먼은 서진의 명령을 듣자마자 블링크 마법을 이용해 지상으로 내려갔다.

서진은 즉시 매직미사일을 소환해 자신이 나온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의 출구에 원기둥을 눕힌 형태로 포진시켰다.

중앙에는 스나이핑을 할 준비도 해놓았다.

매직미사일로 덫을 깔고 스나이핑으로 마왕의 심장을 털어버린 준비를 한 것이다.

마왕 듀크와 세스가 출구로 나온다면 아마 수백 개의 매직미사일에 의해 벌집이 될 것이다.

위상배열 레이더와 감지스킬을 사용하자 100m 쯤 떨어진 벌집 모양의 출구와 그 일대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오기만 해봐라! 심장에 구멍을 내주마.’

서진의 눈에서 찐득한 살기가 피어올랐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미켈란소드를 검집에 집어넣었다.

대신 왼손에 팬텀소드를 뽑아들었다.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마왕 듀크와 세스가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마왕 듀크와 세스가 잔뜩 경계를 하고 나올 테니……. 마왕 한센을 잡을 때와 같은 행운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단 한방으로 끝내야한다.’

서진은 그렇게 강하게 마음을 먹고 벌집 모양의 출구를 노려봤다.

쑤욱! 쑤확!

그때였다.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의 출구에서 뭔가 빠르게 툭 튀어 나왔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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