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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장 - 마신전
서진은 직감적으로 그것이 마왕 듀크와 세스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백 개의 매직미사일의 대가리가 일제히 한쪽 방향으로 움직였다.
마왕 듀크와 세스의 엔클레이브에 매직미사일이 부딪치면서 연속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퍼퍼퍼퍼펑 퍼퍼퍼퍼펑!
파츠츠츠츳 파츠츠츠츳!
폭발의 뒤를 이은 것은 강력한 번갯불의 피에스타!
마치 체인라이트닝 수십 개를 한꺼번에 방전시킨 것 같은, 무시무시한 뇌전의 폭죽이 주변을 일순 대낮처럼 환하게 만들었다.
서진은 지체 없이 저격을 시도했다.
‘스나이핑!’
핑!
140개의 매직미사일이 하나로 압축된 채 빛살처럼 한 점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영혼의 아공간!’
동시에, 그는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의 출구 앞, 한 점을 향해 영혼의 아공간도 소환했다.
“헉!”
“크윽!”
각기 다른 두 개의 비명소리가 마왕 듀크와 세스의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두 마왕은 간신히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의 출구를 빠져나갔다.
그런데 하나는 위로 올라가고 하나는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렸다.
[띠링!]
[레벨업!]
[띠링!]
[레벨업!]
위상배열 레이더와 감지 스킬로 두 마왕을 주시하고 있던 서진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그려졌다.
[사이먼, 마왕 듀크를 잡아와!]
[네, 마스터!]
서진은 천천히 자신의 오른손을 펼치며 사이먼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의 손에는 아직도 살아서 퉁퉁 뛰고 있는 마왕 듀크의 심장이 들려있었다.
스팟!
“비겁한 놈!”
그때, 듣기만 해도 소름이 절로 돋는 살기 찬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마왕 세스였다.
눈에는 새파란 광망이 번뜩이고 입가에는 보라색 피가 가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스나이핑에 당해 가볍지 않은 내상이라도 입은 걸까?
문제는 그의 손에 불길해 보이는 새까만 마력탄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서진은 마왕 세스가 언제 순간이동을 해왔는지 보지 못했다.
그러나 굳이 보지 않아도, 마왕 세스가 지금 뭘 하려고 자신에게 다가왔는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위상변화!’
서진은 자신의 위상을 변화시켰다.
그의 몸이 허공에서 퍽 꺼지듯 사라져버렸다.
벌집 모양의 출구에서 북쪽으로 160km 떨어진 허공!
스팟!
서진의 몸이 허공에서 툭하고 튀어나왔다.
그는 위상변화 스킬로 이동하자마자 동화스킬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과 흔적을 싹 감춰버렸다.
쐐애애액! 쾅!
뒤늦게 서진이 있던 자리로 마왕 세스의 마력탄이 날아들어 폭발했다.
강력한 충격파가 한쪽방향을 깡그리 휩쓸고 지나갔다.
하지만 목표로 했던 둠 레이더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화가 난 마왕 세스는 마력을 있는 대로 뽑아 천지사방으로 퍼뜨렸다.
그리고 반경 수 km 범위 안을 이 잡듯이 뒤져갔다.
그러나 사라진 둠 레이더의 흔적을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마왕 세스는 그가 순식간에 무려 160km 나 되는 거리를 이동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사이먼 소환해제!’
서진은 사이먼을 소환해제했다.
사이먼은 그의 명령대로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의 벌집 모양의 출구 아래쪽에 숨어 있었다.
그러다 마왕 듀크가 땅으로 떨어져 내리자 잽싸게 다가가 유니언으로부터 받은 절대구속구를 채우고 생포하는 전공을 세웠다.
“마이키, 이클립스가 사라지고 나서 내가 다중 공간전이 마법진이 만든 12시 방향의 벌집 구조를 통해 토리아에 온지 얼마나 됐지?”
-정확히 15분이 지났습니다.
“마왕 셋을 최소한 10분 이상 잡아두는 대는 성공한 것 같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일방적인 약속이긴 하지만…….
일단 이클립스의 요구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졌다.
“토리아의 마신전은 확인했어?”
-지금 확인중입니다.
그는 턱을 손가락으로 살살 긁었다.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을 보니 클린볼이 아직도 이동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 순간, 마이키에게 새로운 정보가 입수됐다.
-마스터, 토리아의 마신전 방향에서 강력한 마나의 유동이 감지됐습니다.
“강력한 마나의 유동? 혹시 이클립스가 그리로 갔나?”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만 마나의 유동이 마스터급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을 보면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스터급!”
서진은 마이키의 말을 듣자 바로 촉이 왔다.
“마이키, 토리아의 마신전까지 가는 길을 허드에 띄워줘! 위상변화 스킬을 이용해 바로 이동해야겠다.”
-네, 마스터.
마이키는 서진의 허드에 토리아의 마신전 위치를 표시해줬다.
가상의 화살표가 눈앞에 나타나자 서진은 즉시 위상변화 스킬로 이동을 시작했다.
스팟! 스팟! 스팟…….
그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수백 km를 단숨에 돌파해나갔다.
부정한 사기와 사악한 마기가 가득한 신전!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새까만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규모의 신전!
바로 토리아의 마신전이다.
“아!”
서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입이 떡 벌어지면서 절로 감탄성이 튀어나왔다.
엄청난 마나의 유동이 일어나 대기를 사정없이 찢어발기고 지축이 마구 흔들렸다.
그의 눈앞에는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놀라운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일단 숨자!’
마신전 앞에 도착한 서진의 뇌리에 제일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는 도저히 마신전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튼튼해 보이는, 거대하고 단단한 암석 사이로 얼른 내려가 몸을 숨겼다.
하지만 치밀어 오르는 호기심에 그는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구경할 수 있을까 말까하는 이 어마어마한 대전투를 보는 기회를 그는 결코 놓치고 싶진 않았다.
호드의 마신과 마왕 Vs 유니언 상원의장과 의원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전투의 주체는 놀랍게도 호드와 유니언의 핵심수뇌부였다.
꿀꺽!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전대미문의 대혈투를 보느라 그는 감히 눈도 깜빡거리지 못했다.
마신전 상공!
실내체육관만한 거대한 동체의 에이션트 드래곤이 우아한 동작으로 이리저리 하늘을 날아다녔다.
에이션트 드래곤 옆에는, 새까만 피부에 집채만 한 근육질의 육체에 박쥐의 날개 같은 피막을 단 마신 둘이 정신없이 위아래로 오르내리고 있었다.
드래곤과 마신 둘이 숨 막히는 공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여지없이 섬광이 번쩍이고 폭발이 일어났다.
지상에는 쥐라기 시대의 공룡만한 크기의 반투명한 신수 하나와 그에 못지않은 크기의 최상급정령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명이 다한 백열등처럼 깜빡대며, 순간이동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마왕들을 향해 쉴 새 없는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한편, 마신전 앞 넓은 공터에는 하이엘프와 신녀, 대마도사 둘이 마왕들의 파상공세를 맞아 접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번쩍번쩍!
콰콰쾅 쾅쾅!
꽈르릉! 우르릉 쿵쾅!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고 무시무시한 번개가 대지를 사납게 할퀴었다.
충격파가 해일처럼 밀려오고 후폭풍이 주변의 흙먼지기둥을 높이 일으켜 세웠다.
마법이 난무하고 마력과 마기가 태풍처럼 휘몰아쳤다.
용호상박(龍虎相搏)!
백중지세(伯仲之勢)!
용쟁호투(龍爭虎鬪)!
이들의 싸움은 이렇게 세 개의 문장으로 대변할 수 있었다.
하나하나가 극한을 뛰어넘어 경지를 이룬, 마스터급의 존재들이었다.
누구라도 섣불리 저 싸움에 끼어들었다간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그대로 갈려나갈 것이 분명했다.
그때였다.
머리에서 꼬리까지 적어도 100m 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에이션트 드래곤 미켈란이 갑자기 아가리를 쫙 벌려 브레스를 확 내뿜었다.
콰콰콰콰콰콰콰하아!
화르르륵 화르르르륵!
쩌어억 쩌저저저적!
닿는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아니 소멸시켜버리는 가공할 에이션트 드래곤의 브레스가 한쪽 공간을 통째로 지워버렸다.
마신 탈론과 마신 지온은 미켈란의 기습적인 브레스 공격에 기겁을 했다.
그들은 에이션트 드래곤 미켈란의 무시무시한 브레스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친 듯이 날갯짓을 해댔다.
마신 탈론과 지온도 살기 위해, 아니 소멸당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우와! 마스터급의 괴물들은 싸우는 스케일부터 다르구나.’
서진은 가공할 위력을 보이는 미켈란의 브레스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상태창을 열어 자신의 상태를 확인 및 비교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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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최상급(S+)
칭호: 시공간을 넘나든 자(올스탯+50), 한계를 넘어서(S+, 올스탯+650), 영혼의 친구(올스탯+5), 파멸의 신(올스탯+50), 마왕척살자(올스탯+100, 갈취)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이지스(S+)
레벨: 415 / 15%
생명력 31650/31650 마나 73850/73850
스탯: 근력 200(+855), 민첩 200(+855), 체력 200(+855), 지력 200(+855), 마력 200(+855), 오러 151(+855), 영력 270(+855)
스킬: 위상배열 레이더(S+), 매직미사일(S+, 21개), 탐지(S+, 15km), 감지(S+, 150m), 감정(S+), 감별(S+), 다탄두(S+, X8), 탄두강화(S+, 20배), 출력강화(S+, 17배, 정수소모), 투시(S+), 마나부스터(S+, 250%), 쇼크웨이브(S+), 색적(索敵, S+), 관찰(S+), 추적(S+), 스나이핑(S+), 방어막(S+), 동화(S+), 마법(A)/(+), 마나 마스터리(S+), 오러 마스터리(A), 라이트닝토네이도(S+), 뇌정 인챈트(S+), 속성 인챈트(S+), 사일로(S+ilo, S+, X6), 위상변화(S+), 토네이도소드(S+)
장비: 팬텀소드, 미켈란소드, 미켈란아머, 미켈란의 목걸이, 정령왕의 반지, 마나의 반지, 위그드라실의 귀걸이, 해태장갑, 이리나의 팔찌(디바인홀리실드), 마왕의 날개, 블랙볼, 레드볼, 블루볼, 그린볼
소환수: 신수 해태, 와이비, 리치 사이먼, 골렘 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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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둘을 잡아 폭렙을 했는지, 어느새 등급이 S급에서 S+급으로 승급해있었다.
비록 정면대결을 펼쳐 이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방심하고 있는 마왕들을 기습과 함정을 파서 사로잡은 공로는 어디로 도망가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칭호 ‘한계를 넘어서’가 S+급으로 변하면서 ‘올스탯+650’이 됐다.
스탯은 이로 인해 풍년을 맞았다.
더욱 반가운 것은 새로운 칭호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마왕을 둘이나 잡아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칭호 ‘마왕척살자’가 바로 그것이다.
‘올스탯+100’에 빛나는 칭호혜택으로 인해 스탯은 풍년이 아니라 대풍년을 맞았다.
거기에다 칭호혜택으로 ‘갈취’라는 새로운 스킬까지 얻었다.
[갈취: 적의 능력을 갈취하는 마왕 듀크의 고유능력이다. 사로잡거나 죽기 직전의 적에게 일정확률로 능력을 빼앗아 스킬로 장착한다. 상대가 동의하면 성공확률이 대폭 올라간다.]
‘갈취’는 아주 사기적인 스킬이었다.
마왕 듀크가 고유능력으로 가지고 있을 법한 사악한 능력이기도 했다.
앞으로 이 스킬을 이용해 뭘 할 수 있을지 절로 기대가 됐다.
고유능력 이지스의 등급이 S+급으로 올랐다.
덩달아 이지스의 파생스킬들도 S+급을 찍으며 하나같이 강력해졌다.
레벨이 415가 됐다.
보너스 스탯과 칭호혜택으로 인해 스탯이 크게 올랐다.
생명력은 31650, 마나는 마나부스터 250%의 효과로 무려 73850 으로 뛰어올랐다.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15km 로 늘어났다.
감지거리도 150m 나 됐다.
다탄두는 8배가 됐고, 탄두강화는 20배, 출력강화는 17배로 올랐다.
사일로도 6개로 증가했다.
마법과 오러 마스터리도 각각 A급으로 승급했다.
‘이제 나도 최상급의 끝을 달리고 있구나. 한 발짝만 더 가면 마스터급이네.’
서진은 기쁨보다는 왠지 한숨이 먼저 나왔다.
말이 쉬워 한 발짝이지…….
최상급에서 마스터급으로 올라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깨달음이 없다면 결코 올라갈 수 없는 경지!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천운이 닿지 않는다면 바라볼 수 없는 경지가 바로 마스터급이다.
드래곤, 신수, 최상급정령 같이 태어나길 금수저, 아니 미스릴수저로 난 존재라면 아마 예외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필멸자로 태어나서 마스터급에 오르기란 가고일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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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늦었습니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약을 먹었는데 그만 까무룩! 잠이 들었네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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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