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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213화 (21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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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 집으로

[너 머리가 잘리더니 아주 바보가 됐구나. 나 승급해서 이제는 마스터급이야. 그리고 나 말고도 내 소환수가 된 마신 탈론과 마신 지온, 팔마왕이라면 드래곤따윈 얼마든지 사냥할 수 있어. 네가 그렇게 싫어하는 마신과 마왕들이 어디 네 동족을 싹 잡아 죽이는 것을 눈으로 보고도 그렇게 비웃는지 두고 보자.]

서진은 차가운 한기가 뚝뚝 떨어져 내리는 싸늘한 의지를 미켈란의 머릿속으로 칼을 박듯 쑤셔넣었다.

순간, 미켈란은 크게 당황했다.

처음에는 그냥 황당한 헛소리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만약 서진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니 절로 뇌가 쫄깃해지는 서늘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유니언의 부동의 에이스였던 것이다.

[잠깐, 네가 한 말 진짜야? 마신 탈론과 지온 그리고 팔마왕이 모두 네 소환수가 됐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그래. 사실이다. 정 의심스러우면 직접 눈을 떠서 확인해보면 될 것 아냐.]

서진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켈란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그의 동공이 좌우로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부르르 한번 떨고는 곧바로 다시 닫혔다.

[정말이었구나.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지?]

썩어도 준치라고,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은 목이 잘린 상태에서도 눈 한번 떴다 감은 것으로 진실을 파악해냈다.

[간단히 말해주지. 혹시 어부지리라고 알아?]

[아! 일이 그렇게 된 것이군.]

확실히 미켈란은 머리가 좋았다.

어부지리라는 단 한마디 말에 그는 전후사정을 금세 파악해버렸다.

에이션트드래곤은 현자 10명을 모아놓은 것 이상으로 현명하다더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미켈란은 바로 꼬리를 내리고 협상을 시도했다.

상황이 바뀌자 임기응변을 발휘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선 것이다.

[내가 만약 네 소환수가 되면 넌 나에게 뭘 해줄 수가 있지?]

[너 지금 나하고 협상을 하자는 거야?]

[그래 맞아. 에이션트드래곤을 소환수로 부리려면 그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미켈란은 의외로 당당하게 말했다.

서진은 포로주제에 별 소리를 다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만히 다시 생각을 해보니 그가 한 말이 아주 틀린 말도, 아주 무리한 요구도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다.

서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니 확실히 넌 그런 것을 요구할만한 가치가 있어. 하지만 내가 너에게 약속해줄 수 있는 것은 모리티아의 드래곤을 적대하지 않겠다는 것뿐이야. 난 더 이상 호드와 유니언의 전쟁 사이에 끼어들어 꼭두각시놀음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설마 이제 와서 호드 편을 들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전혀 그럴 마음이 없어. 오히려 적당히 호드를 견제해서 유니언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놓을 생각이야. 그래야 평화가 찾아오지 않겠어?]

미켈란은 잠시 골똘히 생각해보더니 전격적으로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럴 수도 있겠군. 좋다! 너의 소화수가 되어주겠다. 하지만 한 가지 네가 알아야할 사실이 있다.]

[그게 뭔데?]

[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야.]

서진은 미켈란의 말에 깜짝 놀랐다.

죽 써서 개준다고……. 다 잡아놓은 월척을 손에서 놓친 기분이었다.

[뭐라고? 얼마나 남았는데?]

[천년도 안 남았어.]

[어휴! 난 또……. 됐다. 그 정도면 충분해.]

서진은 십년감수한 기분이 되어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 만년을 살아가는 드래곤에게 아마 천년은 얼마 남지 않은 짧은 시간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에게 천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길고도 긴 세월이었다.

[자! 그럼 어서 맹세부터 해!]

[좋아. 나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은 이서진의 소환수가 되기를 원한다.]

그의 요구에 미켈란은 흔쾌히 그의 소환수가 되기를 소원했다.

[띠링!]

그때였다.

서진의 머릿속에 알림음이 울리고 곧바로 눈앞에 투명한 알림창이 떠올랐다.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이 당신의 소환수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승낙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서진은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승낙했다.

화아아악!

서진과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의 몸에서 동시에 밝은 빛이 솟구쳤다.

미켈란의 잘린 머리와 몸, 심장과 드래곤하트가 빛에 휩싸이더니 순식간에 하나가 됐다.

둘의 몸에서 솟구친 빛은 허공에서 하나가 되어 태양처럼 찬란하게 빛났다.

그러더니 이내 반으로 나뉘어져 각각의 그들의 몸으로 되돌아갔다.

[띠링!]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이 이서진의 소환수가 됐습니다.]

“아!”

서진의 귀에 반가움 알림음이 들려왔다.

그의 눈앞에 온전한 몸으로 돌아온 거대한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의 모습이 보였다.

미켈란은 서진을 향해 그 거대한 동체를 움직여 정중하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 감동적인 모습에 그의 눈에서 눈물이 다 찔끔 흘러나왔다.

“아이씨! 졸라 감동적이네.”

그는 손으로 얼른 눈물을 닦고 상태창을 열었다.

한시라도 빨리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이 확실히 자신의 소환수가 됐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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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서진

등급: 마스터(SS)

칭호: 시공간을 넘나든 자(올스탯+50), 한계를 넘어서(SS, 올스탯+1000), 영혼의 친구(올스탯+5), 파멸의 학살자(올스탯+250), 마신척살자(올스탯+500, 갈취)

고유능력: 뇌정(EX), 영혼의 아공간(EX), 카오스(EX), 신성(EX), 용언(EX), 이지스(SS)

레벨: 415 / 15%

생명력 63150/63150 마나 168400/168400

스탯: 근력 300(+1805), 민첩 300(+1805), 체력 300(+1805), 지력 300(+1805), 마력 300(+1805), 오러 200(+1805), 영력 350(+1805), 신성력 200(+1805)

스킬: 위상배열 레이더(SS), 매직미사일(SS, 22개), 탐지(SS, 20km), 감지(SS, 200m), 감정(SS), 감별(SS), 다탄두(SS, X9), 탄두강화(SS, 21배), 출력강화(SS, 18배, 정수소모), 투시(SS), 마나부스터(SS, 300%), 쇼크웨이브(SS), 색적(索敵, SS), 관찰(SS), 추적(SS), 스나이핑(SS), 방어막(SS), 동화(SS), 마법(S)/(+), 마나 마스터리(SS), 오러 마스터리(S), 라이트닝토네이도(SS), 뇌정 인챈트(SS), 속성 인챈트(SS), 사일로(Silo, SS, X7), 위상변화(SS), 토네이도소드(SS), 마력탄(S)

저주: 존재의 등가교환(SS)

장비: 팬텀소드, 미켈란소드, 미켈란아머, 미켈란의 목걸이, 정령왕의 반지, 마나의 반지, 위그드라실의 귀걸이, 해태장갑, 이리나의 팔찌(디바인홀리실드), 마왕의 날개, 블랙볼, 레드볼, 블루볼, 그린볼, 다크드래곤의 라이프베슬

소환수: 신수 해태, 와이비, 리치왕 사이먼, 티탄 파울 / 마신 탈론, 마신 지온, 마왕 한센, 듀크, 세스, 나홀, 다윈, 여러보한, 칠리스, 판테아 /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 하이엘프 리엘, 신녀 이리나, 대마도사 루빈, 대마도사 이클립스, 대정령사 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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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수 칸을 보니 확실하게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이라고 또렷이 적혀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제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은 그의 소환수다.

먹은 것이 없어도 배가 부르고 가슴이 마구 벅차올랐다.

서진은 흥분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내친 김에 자신의 상태창을 자세히 살펴봤다.

일단 등급이 달라져있었다.

최상급(S+)에서 마스터(SS)로 승급한 것이다.

칭호 ‘한계를 넘어서’가 SS급으로 변하면서 ‘올스탯+1000’으로 혜택이 대폭 늘어났다.

또한 칭호 ‘파멸의 신’이 ‘파멸의 학살자’로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혜택이 ‘올스탯+250’으로 바뀌었다.

거기에다 칭호 ‘마왕척살자’가 ‘마신척살자’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혜택이 ‘올스탯+500’으로 대폭 올라갔다.

덕분에 전체적인 스탯이 대폭 올라 생명력이 63150, 마나가 168400 이나 됐다.

새로운 고유능력도 생겼다.

뇌정(EX)과 영혼의 아공간(EX) 그리고 이지스(SS), 이렇게 셋만 존재하던 고유능력 칸에 카오스(EX), 신성(EX), 용언(EX)이 추가됐다.

고유능력 이지스가 등급이 오르고 새로운 고유능력이 생기면서 스탯과 스킬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스탯이 대폭 증가하고 새로운 스탯 ‘신성력’이 추가됐다.

이지스 파생스킬이 모두 SS급으로 변했고 마법과 오러도 S급이 됐다.

위상배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20km, 감지거리가 200m로 늘었다.

매직미사일의 소환개수가 22개로 불나고 마나부스터는 무려 300% 효율로 늘어났다.

다탄두는 9배, 탄두강화는 21배, 출력강화는 18배로 증가했다.

사일로로 이제 7개 됐다.

새로운 스킬도 하나 보였다.

마신과 마왕들이 자주 사용하던 마력탄(S)이다.

매직미사일이 원거리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면 마력탄은 근거리와 중거리에서 가장 효율이 좋았다.

마력탄은 쓰기에 따라 사용자에게 피해면역의 특성을 보인다.

저주 ‘존재의 등가교환(SS)’을 확인하자 서진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돌았다.

장비 칸에 있는 ‘다크드래곤의 라이프베슬’과 한 쌍으로 사용하면 언제든지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다.

소환수를 보니 참 면면이 화려하다.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을 비롯해 마신과 마왕, 리치왕과 하이엘프, 대마도사와 대정령사, 신녀와 신수, 와이번과 골렘에서 진화한 티탄 파울까지…….

“흐음, 나쁘지 않군.”

나쁘지 않다니?

잘난 척 하는 것보다 더 심하다.

과연 누가 이런 무지막지한 상태창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서진은 치밀어 오르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자신의 소환수들을 향해 말했다.

“마신전의 보물창고는 접수했고……. 이제 너희들의 아공간과 보물창고 좀 확인해보자.”

“마스터! 원하시는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가져다 쓰십시오.”

리치왕 사이먼이 제일 먼저 자신의 아공간을 활짝 열었다.

역시 충성스럽고 눈치 빠른 사이먼이었다.

하지만 서진의 눈은 오직 미켈란에게 향해있었다.

“미켈란! 폴리모프해서 모습을 바꾸고 이리 좀 와 봐!”

“네, 주인님.”

미켈란은 즉시 폴리모프를 해서 자신의 거대한 모습을 30대의 잘생긴 헐리우드 배우 같은 모습으로 바꿔버렸다.

‘보물창고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드래곤 레어지.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의 레어라면 아마 어마어마한 보물이 숨겨져 있을 거야. 그것에 비하면 루빈이나 이클립스의 아공간은 조족지혈에 불과하겠지.’

판타지 세계의 끝판왕!

보물수집계의 절대지존!

드래곤 레어를 터는 것은 모든 모험가들의 꿈이자 로망이다.

서진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소원과 소망을 대신해 아낌없이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의 레어를 털어주기로 했다.

그래서 자신의 소환수가 된, 미켈란의 레어를 털려고 마음먹은 서진의 얼굴은 당당하기만 했다.

“미켈란, 너도 레어있지?”

“물론입니다.”

“보물도 있어?”

“직접 확인해보시지요?”

“그럴까?”

미켈란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허공에 손을 한번 휘저었다.

그러자 직경 3m의 커다란 원형의 게이트가 열렸다.

“아!”

서진은 입을 떡 벌렸다.

게이트 안에서 새어나온 빛으로 인해 그의 눈이 금세 금빛으로 물들어갔다.

“유레카!”

그는 이성을 잃고 곧바로 게이트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 며칠 동안 아예 밖으로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서진에게 귀속되는 아공간이 하나둘씩 늘어만 갔다.

그것에 비례해 그의 아공간도 점차 알뜰하게 채워져 갔다.

아니 그것도 모자라, 소리 없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보물들이 어딘가로 빠르게 모여들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누군가 했던 말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황금이 비처럼 쏟아져도 다 채워지는 갈애(渴愛: 욕망)는 없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최영장군이 생각나는 날이다.

* * *

전쟁이 끝났다.

우주의 패권을 놓고 천년을 이어온 유니언과 호드의 우주전쟁, 아니 차원전쟁이 마침내 끝난 것이다.

유니언의 대표 에이션트드래곤 미켈란 상원의장!

호드의 대표 마신 탈론!

둘은 협상테이블로 나와 종전협정서에 각자의 피로 서명했다.

종전협정서의 첫 번째 조항!

그것은 100년간의 상호불가침조약이었다.

이로써 최소한 100년 동안은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종전협정서는 유니언과 호드의 마스터급 존재들이 모두 피로 서명했다.

일주일 만에 발효된 종전협정서는 그래서 ‘피의 맹세’라고 부르기도 했다.

누구든지 이를 어기게 된다면 아마 당장 뇌와 심장이 터져서 죽게 될 것이다.

유니언과 호드 양 진형에서는 전 우주적인 종전기념축제가 열렸다.

수많은 자들이 종전을 축하하며 먹고 마시고 즐기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주 바쁘게 움직인 사람이 한 명 있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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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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