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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레이더-215화 (21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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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 집으로

그들이야말로 저주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이란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자들일 것이다.

“마스터, 떠날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결계가 완성된 것을 확인한 사이먼이 서진에게 다가왔다.

“사이먼, 수고했어.”

“천만에요. 이제 옷을 갈아입으시지요?”

“그래야지. 사이먼은 잠시 들어가 있도록 해.”

“네, 마스터. 그럼 과거로 가서 뵙겠습니다.”

“그래. 사이먼 소환해제!”

서진은 사이먼의 인사를 받으며 그를 소환해제했다.

스팟!

사이먼의 모습이 꺼지듯 사라져버렸다.

“서진, 과거로 가려면 옷을 벗어야하나요?”

“응, 지금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을 벗고 액세서리까지 모두 빼서 이 상자에 담아. 그리고 이걸로 갈아입어.”

서진은 아리아나에게 100% 순면으로 된 민소매 하나와 반바지를 건넸다.

“혹시 액세서리를 하고 가면 무슨 문제가 생기나요?”

“아무래도 등급이 너무 높은 아티펙트는 등가교환의 법칙에 걸려서 더욱 큰 대가를 치러야할 가능성이 있어.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모든 아이템을 블루볼에 넣고 내 아공간에 담아가려는 거야.”

“그렇군요.”

그녀는 그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자신이 옷을 갈아입어야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사르륵 사르륵!

누가 그랬는가?

미녀가 옷을 벗는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야릇하다고…….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리아나는 서진의 앞에서 하나씩 옷을 벗었다.

겉옷을 벗고 속옷을 벗고……. 이내 완전한 나신이 되고 말았다.

꿀꺽!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건 완전히 반칙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들어갈 데 확 들어가고 나올 데 확 나올 수가 있는 걸까?

그녀의 몸매는 너무나 이기적이었다.

사슴처럼 가늘고 긴 목에 이어진 선명한 쇄골!

풍만하다 못해 폭발적이기까지 한 그녀의 볼륨 있는 가슴!

저렇게 얇은데도 잘만 버티고 있는 가는 세류요!

남미의 육감적인 미녀들을 연상케 하는 저 탄력 있는 엉덩이!

대리석처럼 매끈하고, 경부고속도로처럼 쭉 뻗은 두 다리의 각선미!

일반인이 모델의 몸을 보고나면 반칙이라고 투덜거릴 것이다.

하지만 아리아나의 눈부신 나신을 본다면 아마 그런 투덜거림조차 사치라고 느낄 것이다.

이건 도대체 누구와도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아리아나의 몸매는 완벽했고 아찔한 유혹덩어리였다.

미켈란아머를 해제하고 옷을 벗고 있는 서진의 중심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그 모습에 아리아나는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슬쩍슬쩍 훔쳐봤다.

뭐 서로 볼 것 안볼 것 다본 사이니 대놓고 본다고 해도 할 말은 없었다.

다만 얼굴이 붉어지는 것까지는 막을 수는 없었다.

서진과 아리아나는 순면으로 만든 민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서로를 마주봤다.

그래도 얇은 옷이 상대방의 몸을 가려주자 그나마 좀 견딜 만 했다.

그렇지만 아리아나는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답고 치명적인 매력덩어리였다.

얇은 민소매와 반바지로 그녀의 초월적인 미모를 가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크흠, 이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스킬을 사용할게.”

“네.”

“혹시 모르니까 이리 와서 내 몸을 안아.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매달려있어.”

“알겠어요.”

서진의 말에 아리아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그녀는 냉큼 그의 목에 두 손을 걸었다.

힘을 주고 두 다리를 들어 그의 허리에 걸고는 발목을 이용해 자물쇠처럼 걸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의 품에 꼭 안긴 것처럼 보였다.

뭉클한 여체가 온몸에서 느껴졌다.

그녀의 몸에서 달콤한 체향과 향긋한 꽃냄새가 났다.

서진은 자신과 아리아나의 물건이 담긴 상자 두 개를 블루볼에 담았다.

“마이키! 준비는 끝났지?”

“네, 마스터. 과거로 떠날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그럼 블루볼로 들어가!”

“네, 마스터. 행운을 빕니다.”

“고마워!”

마지막으로 확인을 끝낸 마이키가 블루볼로 쏙 들어갔다.

서진은 블루볼을 자신의 아공간에 집어넣고 심호흡을 한번 했다.

“휴우우우!”

그리고 SS급 저주, 존재의 등가교환 스킬을 발동했다.

“존재의 등가교환!”

허공에 반투명한 창 하나가 떠올랐다.

서진은 존재의 등가교환 스킬을 처음 사용하지만 반투명한 창 안에 보이는 옵션의 의미를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반투명한 창안에 길게 띠처럼 늘어진 부분, 즉 시간의 띠를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 확대했다.

과거로 회귀하는 시간은 자신이 미래로 회귀한 직후로 맞췄다.

‘이제 대상을 설정하면 되는 건가?’

서진은 이동할 대상을 자신과 아리아나로 정했다.

그리고 저주를 받을 대상, 즉 등가교환의 대가를 연어팀의 최강철과 강무호로 설정했다.

서진은 갑자기 미래로 오게 될 그들을 위해 보상책을 따로 마련해놓았다.

최강철과 강무호가 오게 되면 아마 과거와는 달리 이곳에서 훨씬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등가교환의 대가를 설정하자 반투명한 창이 하나 떠올랐다.

[존재의 등가교환이 온전히 성립됐습니다. 시공간동력 100%! 이동하시겠습니까?]

서진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웬일인지 바로 수락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정말 괜찮겠지? 잘못하다가 시공간에 껴서 죽지는 않겠지?’

마음이 불안해지자 머릿속에 별의 별 잡생각이 다 떠올랐다.

잠시 망설이느라 서진이 가만히 서있자 아리아나가 한손으로 그의 등을 쓸어주었다.

그러자 그는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 느꼈다.

그녀의 행동에 용기를 얻은 서진은 마침내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승낙버튼을 콕 찍어 눌렀다.

스팟!

순간, 서진과 아리아나가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져버렸다.

쿠웅 쿵!

그리고 곧바로 둘이 사라진 자리에 최강철과 강무호가 툭 떨어져 내렸다.

느닷없이 엉덩방아를 찧은 최강철과 강무호는 한순간에 바뀌어버린 주변 환경을 살펴보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들의 황당한 심경은 아마 서진밖에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출렁출렁!

한강의 강물은 여전히 변함없이 잘도 흘러가고 있다.

* * *

마리는 힘껏 문의 손잡이를 밀었다.

쾅!

회의실 문이 부서질 듯 활짝 열렸다.

“까아아악!”

그녀의 입에서 찢어질 듯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회의실을 쩌렁쩌렁 울려대는 비명소리에 그의 시선이 절로 문 쪽으로 향했다.

경악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그는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틱톡 틱톡 틱톡 틱톡 틱톡…….”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회색의 눈빛을 한 민연서가 그를 쳐다보며 입으로 계속 초침이 돌아갈 때 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는 짓이 딱 미친 여자와 같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응?”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그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였다.

동시에 그의 몸에서 노란색의 서기가 찬란하게 피어올랐다.

스팟!

바로 그 순간, 그의 몸이 허공에서 꺼지듯 사라져버렸다.

“안 돼!”

마리의 절규가 다시 한 번 회의실을 쩌렁쩌렁 울렸다.

스팟!

그때였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서 거짓말처럼 한 사내가 툭 튀어나왔다.

사내는 건장한 체격에 아주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는 미남자였다.

주변을 빠르게 한번 둘러본 사내는 민연서를 보자 돌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마이로드!”

“오오오! 연서야! 성공했구나.”

민연서는 허공에서 툭 튀어나온 사내를 향해 배꼽인사를 했다.

그녀의 극도로 공경한 자세는 마리와 홀린으로 하여금 심한 위화감을 불러일으켰다.

마리와 홀린은 놀란 눈으로 사내를 쳐다봤다.

후다다다다닥!

비명소리를 들은 경호실 요원들이 득달같이 회의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경호실 요원들이 들이닥치자 마리는 홀린의 손을 잡고는 가만히 뒤로 물러섰다.

S급 최면술사, 그리스티나 홀린은 안 그래도 창백한 얼굴이 더욱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즉시 민연서와 신성일을 체포하라! 마스터에게 해코지를 한 연놈들이다.

그때, 메딕의 명령이 경호실 요원들에게 하달됐다.

경호실 요원들은 즉시 무기를 꺼내 민연서와 신성일을 조준했다.

“꼼짝 마라!”

“너희 둘을 체포한다.”

사내, 아니 신성일은 경호실 요원들의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연서야! 이거 너무 환영인사가 거창한 것 아니냐?”

“죄송합니다. 상황이 좀 난처하게 됐습니다.”

“아니다. 뭐 이 정도는 굳이 어려움이라고 볼 수도 없지.”

신성일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경호실 요원들을 향해 한손을 치켜들었다.

“다크실드! 마력탄!”

입에서 마법의 시동어가 나오자 신성일의 몸을 중심으로 다크실드가 생겨났다.

동시에 그의 손에서 검은 마력탄이 쏜살같이 앞으로 날아갔다.

펑!

“으악!”

“크악!”

“아악!”

경호실 요원들이 한꺼번에 뒤로 쓸려나가며 비명을 터트렸다.

신성일이 쏜 마력탄 한 방에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하지만 경호실 요원들도 만만치 않았다.

타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탕!

투르르르르륵 투르르르르륵!

탄창을 생체실드 중화탄으로 가득 채운 경호실 요원들은 권총과 기관단총을 꺼내 신성일과 민연서에게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들이 쏜 탄환은 모두 신성일이 만들어낸 다크실드에 의해 튕겨나갔다.

팅 티티팅 티티티팅!

신성일은 그 모습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다른 한손까지 마저 들었다.

본격적으로 마력탄을 쏟아내겠다는 의미였다.

신성일의 양손이 검게 물들어가며 마력탄이 생겨났다.

그 모습에 경호실 요원들의 동공이 크게 확장했다.

스팟!

그때였다.

갑자기 회의실 방안에 엄청난 존재감으로 가득 채워졌다.

동시에 그 가운데서 노란 서기가 찬란하게 피어올랐다.

신성일은 찬란하게 빛나는 노란 서기사이로 보이는 사내의 얼굴을 보더니 경악을 했다.

“헉! 이럴 수가? 어떻게?”

“응?”

신성일은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것은 옆에 서있는 민연서도 마찬가지였다.

노란 서기가 천천히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사그라졌다.

그리고 그 안에 오연히 서있는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낸 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는 바로 미래에서 돌아온 서진이었다.

쿠쿵!

신성일과 민연서의 심장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마스터!”

“마스터? 무사하셨군요.”

크리스티나 홀린과 마리는 거의 동시에 서진을 향해 소리쳤다.

서진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한손을 들고 말했다.

“마리! 홀린! 반갑다. 인사는 나중에 하도록 하자.”

“네, 마스터.”

“예, 마스터.”

마리와 홀린은 서진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모두 나가라!”

“네, 마스터.”

서진은 일단 마리와 홀린 그리고 경호실 요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

-마스터, 무사하셨군요.

“메딕, 반갑다. 설명은 마이키를 통해 듣도록 해라.”

-네, 마스터.

메딕이 아주 반가운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어느새 블루볼에서 나온 마이키가 메딕과 인사를 하고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든 정보를 전송하기 시작했다.

메딕은 마이키가 엄청난 속도로 전해주는 정보를 확인하고 금세 상황을 파악했다.

“신성일! 민연서! 반갑다.”

서진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신성일과 민연서를 쳐다봤다.

“실패한 건가?”

“존재의 등가교환 말이야?”

“어?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신성일은 서진의 말에 깜짝 놀랐다.

서진이 ‘존재의 등가교환’에 대해 알고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신성일, 아니 페이크!”

“헉, 어떻게 나의 정체를 알고 있지?”

“네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 이상을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신성일, 아니 마족 페이크는 순간 정신이 다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뭐가 어디서 잘못됐는지 모르지만 서진은 자신이 알던 과거의 그 서진이 아니었다.

“네 덕분에 개고생을 한 것을 생각하면 아주 이가 갈린다.”

“뭐라고? 그럼 미래로 갔던 것이냐?”

페이크는 서진의 말에 다시 한 번 깜작 놀랐다.

서진이 미래에 갔었다면 지금 보고 있는 서진은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온 서진이 되기 때문이었다.

서진은 페이크를 보고 여전히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당장 찢어 죽이고 싶어 환장한, 시퍼런 살기로 가득 찬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페이크는 서진의 차가운 눈빛을 받자 마치 천적이라도 만난 듯 온몸이 절로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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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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