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26화 (26/877)

택시를 잡고 뒷좌석에 올라탄 능연은 환자 신체 진찰을 하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 몸을 만졌다. 환자 신체 진찰도 그런 식으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사람의 목을 만지거나, 눈알을 굴려보도록 하거나, 청진기로 가슴에서 나는 소리를 듣거나 하는 것도 신체 진찰의 일부였다. 공군 조정사 신체 진찰은 좀더 엄격해서 조금 더 세세히 살피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간단히 말하면, 신체 진찰은 의사가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등으로 검사받는 사람의 신체 상태를 판단하는 것이다. 신체 진찰도 진단학의 4대 기초 중 하나로, 나머지 세 분류는 진료, 실험 진단과 보조 검사였다. 현대 의학에서 질병 진단이란 바로 이 네 항목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임상의학의 전제가 바로 진단이다.

어찌 됐든, 인류 사회에 이미 알려지고 이름이 붙은 질병 수가 만 가지도 넘는다. 치료할 수 있든지 아니든지 진단을 해야 어떻게 치료할지 방안을 세울 수 있다.

인류가 몇천 가지 질병을 치료하고 제어할 수 있는 것도 기본적으로 표준 혹은 표준에 가까운 해결 방안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완치 가능한 폐결핵, 제어할 수 있는 당뇨병, 치료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갑상선암, 더 오래 살 수 있는 에이즈, 기본적으로 방법이 없는 췌장암 등등, 모두 전문적인 진료 요강이 있다. 진단만 정확하게 내리면 대부분 의사는 규칙대로 착착 치료를 완성해 나간다.

내과에 비하면 외과 진단은 매우 간단하다고 해도, 치료의 전제는 여전히 진단이다.

능연이 탕 법 봉합 수술을 끊임없이 할 수 있는 것도 다른 의사의 사전 진단이 있기 때문이다. 의사는 어찌 됐든 진단 기술을 차근차근 쌓아야 한다. 아무리 매일 수술실에 틀어박혀 있어도 간단한 진단 실력은 있어야 한다.

능연은 ‘신체 진찰’ 기술을 얻은 것이 몹시 흡족했다. 특히 초급 보물 상자에서 그런 스킬이 나왔다는 게 더욱 기뻤다. 전문가급이긴 해도 충분했다.

시스템 기능은 네 등급으로 나뉜다. ‘입문급’은 운화 병원 일반 주치의 수준으로 다른 삼갑 병원 약한 주치의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며, ‘전문가급’은 부주임 혹은 주임급 의사들이 능숙한 범위에 속한다. 그리고 ‘마스터급’의 기술은 운화 병원에서는 이미 정상급이고 창서성에서도 정상급이나 마찬가지다. 마스터급 탕 법만 봐도 시스템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운화 최강이며,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는 것도 더 좋은 탕 법을 터득해서가 아니라 더 좋은 봉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었다.

‘그랜드마스터급’이 어느 정도인지는 능연이 터득한 ’그랜드마스터급 맨손 지혈’이 세계 126위, 중국 13위, 창서성 2위, 운화 1위인 것만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거기까지 떠올린 능연은 머릿속으로 시스템을 불렀다.

“시스템, 시스템. ‘신체 진찰’ 스킬은 몇 등이야?”

- 당신이 지금 터득한 신체 진찰 스킬 수준은 운화 시 1128등입니다. 정확한 검사를 2~30번 진행하면 한 자릿수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응? 그것도 퀘스트로 쳐?”

- 퀘스트로 치지 않습니다.

“그럼 그냥 경험 누적이네?”

능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친김에 자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쓰윽 만졌다. 운전하면서 가끔 룸미러를 바라보던 기사는 점점 마음이 이상해졌다. 그러다가 그는 룸미러로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고 조금 안심했다.

하구 골목 앞에 도착한 택시 기사는 길고 어두운 하구를 바라보더니, 아무리 설득해도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다. 게다가 잔돈을 거슬러주는 것을 피하려고 2위안은 받지도 않았다.

문을 닫자마자 액셀을 밟아 도망가는 기사의 모습에 능연은 이상한 기사라고 생각하면서 왼손으로 오른쪽 겨드랑이 림프샘을 누르면서 느릿느릿 집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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