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물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온 왕해양은 손이 근질근질해서 핸드폰을 열고 자신의 수술 장면을 수부외과 위챗에 공유했다. 운화 병원 수술실엔 대부분 녹화 기능이 있었고 현미경 수술 녹화는 더욱 간단해서 기본적으로 집도 시야와 비슷하게 수술 영상을 녹화할 수 있었다.
그런 수술 동영상은 당연히 교육 자료로 가치가 충분했고, 사실 왕해양은 자랑할 생각으로 동영상을 뿌렸지만, 명의상으로는 교육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오늘 왕 주임님이 하신 수술인가요?
위챗에 있는 초짜 의사들은 즉시 착하게 질문을 던졌다.
-맞아.
왕 주임은 두꺼운 손가락을 핸드폰 위에서 이리저리 놀렸다. 핀인(PINYIN, 중국식 키보드 입력 방식. 병음을 알파벳으로 입력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그는 언제나 수기 입력법을 사용했다.
-오늘 수술 매우 빠르게 하셨다던데, 그 수술 맞죠?
-맞아.
-멋집니다!
초짜 의사의 감탄사 다음엔 이모티콘이 뒤이었다.
“다들 한번 보라고. 손가락마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이면 끝냈어. 오늘은 정말로 순조로웠으니까 아마 효과도 괜찮을 거야.”
왕해양은 뿌듯하게 웃으면서 아예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왕 주임, 고목에 꽃이 폈네.
금서 주임이 껄껄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자 왕해양은 서둘러 뒤따라 큰 웃음 이모티콘을 보냈다.
“오늘 상황이 아주 좋았습니다. 단숨에 손가락 다섯 개를 처리했으니까요.”
단지 이식 수술은 매우 섬세하여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수술이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손가락 세 개 이식 비용은 대략 300만 불 정도이며 그중 수술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보험이 없는 가정은 대부분 절단하고 말아버린다.
중국 내에 단지 이식 가능한 병원은 많지만 대부분 수준이 낮은 편이다. 운화 병원 수부외과는 비교적 기준이 높은 편이었고, 고난도 수술에서도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많은 수량을 처리했으니 왕해양 주임이 자랑하는 것도 당연했다.
-혈관 문합 정말 빠르십니다.
-신경 외막 봉합은 아주 깔끔하고요.
-왕 주임님, 속도 정말 빠르십니다.
동영상을 본 의사들은 저마다 의견을 냈고, 왕해양은 기분 좋게 한 글씨 한 글씨 읽어 내려갔다.
-왕 주임, 오늘 어시 누구였나? 실력이 제법인데?
사람들의 칭찬이 한 바탕 끝나길 기다렸던 금서 주임이 그제야 질문을 던졌다. 수부외과 수장이니 아래 어떤 인재가 있는지 꿰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했다.
왕 주임 퍼스트 어시스턴트를 한 의사는 손만 나왔지만, 조작 방법만 봐도 금서 주임이 아는 의사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가 익숙한 부주임이나 주임 의사는 더더욱 아닐 테니, 당연히 호기심이 생겼다.
사실 다른 의사들도 그 점을 매우 궁금해하고 있었다.
-어쩐지 익숙한 솜씨인데요. 단지 이식을 해본 사람 아닐까요? 호 주치의인가요?
-한두 번 한 솜씨가 아닌데요?
-저 손 어딘가 익숙합니다.
-실력이 괜찮네. 12분쯤 보라고, 아주 빠르게 근건 봉합하고 있어.
-왕 주임이 대타로 했나?
“퍼스트는 능연이었습니다.”
번화 주임이 대담하게 묻자 입력이 느린 왕해양은 바로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다지 우리 병원 스타일 같지 않은데? 동작이 아주 세밀하잖아, 다들 보라고 혈관 봉합할 때.
수부외과 단톡방에 아직 음성을 듣지 못한 번화 주임이 메시지를 남겼고, 그 뒤로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번화는 보낸 메시지 취소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