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93화 (82/877)

“능연, 자네는 가서 일 보게.”

뒷짐을 진 곽종군은 높은 사람의 태도와 과 주임의 위엄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네.”

능연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단지 이식이 너무 힘들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수술을 연달아서 했겠지만, 지금은 확실히 휴식이 필요한 때였다.

능연이 의국에서 사라지는 걸 보던 곽종군이 휙 고개를 돌려 호랑이 눈을 하고 소가복을 바라봤다. 소가복은 손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몰랐다. 곽종군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을 열었다.

“우리 응급 의학과 경비로 마취과 의사를 지원하는 건 상관없어. 하지만 세 가지 조건이 있네.”

소가복은 내심 한숨을 돌리며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적은 마취과 경비를 받을 수도 없고, 가련하기 짝이 없는 월급을 쓸 수도 없었다. 게다가 곽종군 같은 사나운 주임의 말은 그게 뭐든 반항할 여지가 없었다.

곽종군은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첫째, 자네 논문에 능연의 이름이 있을 것. 제1 저자로.”

“그건 이미 그러기로 했습니다.”

소가복이 다급하게 대답했다.

“둘째, 이왕 쓰는 김에 여러 편 쓰게. 경비도 받아놓고 한 편만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적어도 두 편! 세 편 쓰면 다음에도 경비를 지원하지.”

곽종군은 태풍 같은 기세를 보였다. 소가복은 속으로 좋아 죽을 거 같았지만 겉으로는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돈만 있으면 논문을 쓸 수 있다. 특히 요즘 시대 의사에게 시간 조금 투자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의사의 시간이 무슨 돈이 된단 말인가. 하룻밤 야근을 해도 몇십 위안 될까 말까인데.

심지어 논문 세 편을 쓰면 경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니, 소가복은 신이 났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곤란한 모습을 보였다.

“다 이름을 올려야 하고요?”

“하나 마나 한 소리. 내가 자선 사업이라도 하는 거 같은가?”

곽종군이 눈을 부릅뜨자 똑똑한 소가복도 목을 쑥 배 속까지 밀어 넣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럼······ 두 편도 괜찮은데요. 그게······.”

“그럼 그렇게 하세.”

곽종군 같은 당당한 대주임이 작은 주치의와 길게 옥신각신할 리가 없었다. 소가복은 흡족했지만, 혹시라도 그런 표정이 드러날까 조심스럽게 물었다.

“곽 주임님, 논문 두 편에 다 능연 이름을 올립니까?”

“그렇지. 능연은 본과생 아닌가. 나중에 운화 병원에 남으려면 수술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야. 논문도 몇 편 써야 하는데, 개인 논문도 논문이고 합작 논문도 좀 있어야 하거든.”

소가복은 저도 모르게 질투심이 몰려들었다. 자신이 마취과에서 전전긍긍하며 오늘 야근하고, 내일도 야근하고 여자 친구도 없는데······는 됐고, 논문 하나 쓰려고 해도 과 주임은 돈 한 푼 주지 않는데 능연은······.

응급 의학과 대우를 생각한 소가복은 차라리 과를 바꿔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곽 주임님, 그럼 세 번째는요?”

소가복은 감정을 정리하고 정중하게 물었다. 그러자 곽종군이 눈썹을 찌푸렸다.

“무슨 세 번째?”

“아까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아······.”

곽종군은 말꼬리를 길게 늘이며 한참 생각하고서야 겨우 덧붙였다.

“그건 남겨 두도록 하지. 나중에 딴소리 말고!”

“아.”

소가복은 뭐라고 대꾸할 엄두도 못 내고 응급 의학과 의국에서 빠져나왔다. 비몽사몽 의국에서 나와, 비몽사몽 수술실로 돌아오는 동안 아무도 소가복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사람들 눈에 마취의는 바로 그런 존재였다.

“잘됐나요?”

수술 중이던 능연이 고개를 들어 소가복에게 물었다. 그 말에 소가복은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없이, 바삐 일하고 있는 마취과 동료의 엉덩이 밑에서 자신의 둥근 의자를 빼냈다.

“응, 이야기 끝냈어. 곽 주임님이 4천 위안 주신대. 모자라면 나중에 더 주신다고 했고.”

“나중에 더 준다는 말은 안 준다는 말이지. 이야, 그래도 대단한데? 응급 의학과에서 4천 위안을 다 받다니.”

의자를 뺏긴 마취과 동료가 껄껄댔다.

“너도 받았냐?”

“응, 정형외과에서 1만 위안 정도?”

딱 듣고 눈치챈 소가복이 묻자 동료는 뿌듯한 듯 대답했다.

“정형외과는 진짜 돈도 많다.”

소가복의 마음이 더욱 씁쓸해졌다.

“경비는 논문 쓸 정도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능연이 뼈를 붙이면서 말을 걸었다. 그가 자신의 편을 들어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소가복은 말도 제대로 못 할 지경이 되어서 멍해 있다가 겨우 다시 입을 열었다.

“맞는 말이긴 한데, 그래도 경비는 많으면 많을수록······.”

“아까 선생님이 말한 아이디어에 따라 케이스 4건을 찾아서 메일 보내놨어요. 한번 보세요.”

능연은 다다익선을 주장하는 소가복의 말을 무시하고는 계속해서 뼈를 붙였다. 소가복도 더는 토를 달지 않고 메일을 열어 묵묵히 읽기 시작했다. 원래 모니터링 기기 옆에 있던 그는 점점 슬그머니 멀어졌다. 동료에게 보이지 않는 게 좋은 것도 있는 법이다.

소가복은 고개를 숙인 채 메일을 마저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까 비몽사몽이던 정신이 완전히 돌아왔다.

그가 하고 싶었던 것도 바로 <단지 이식 수술 여러 건 마취 경험> 혹은 였다. 이런 논문을 조금만 꾸미면 소형 간행물에 발표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혹은 조금 더 잘된다면 도와줄 사람을 찾아서 성급 핵심 간행물에 발표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학술 면에서는 성급 핵심 간행물에 오른다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고, 그저 몇천 자짜리 문학 작품일 뿐이었다. 그러나 병원 시스템 내의 모든 사람이 국가급 핵심 간행물, 심지어 SCI를 통해 발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성급 핵심 간행물만 해도 직업 평가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엔 든다. 플러스까지 되지 않아도 적어도 연공서열엔 낄 수 있다.

SCI 혹은 국가 핵심 간행물 등은 파격적 승진의 기본 조건이었다. 주치의가 부주임에 오르려면 5년에서 7년은 걸리는데 기다리고 싶지 않으면 논문을 내면 된다.

진료과에 정원이 없는데 부주임에서 주임으로 승진하고 싶어도 논문을 내면 된다.

누구나 좋은 논문을 발표하고 싶어 하지만, 좋은 논문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능연은 소가복에게 마취와 혈관 이상의 관계를 한층 깊게 토론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랜드마스터급 단지 이식 기술을 터득한 능연은 관련 정보도 상당 수준으로 장악하고 있었다. 마스터급 단지 이식 기술이었다면 마취 방면까지 필요하지 않고 그저 알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랜드마스터급은 빈틈이 없었다.

능연이 소가복에 넘겨준 방향성도 내용을 깊이 거론하지는 않아도 모든 면면을 살피는 과제였다.

마취과 의사로서 상당히 의미 있는 과제였고 써낼 수만 있다면 분명 좋은 논문이 될 소재였다. 심지어 논문 쓰는 데 가장 중요한 케이스도 능연이 이미 찾아냈다.

그러니 소가복이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취의는 외과 의사보다 케이스 찾기가 힘들었다. 사실 일반 외과 의사도 케이스 찾는 데 힘이 드는 건 마찬가지였다.

능연 같이 자기가 케이스와 환자를 고를 자격이 있는 의사나 비교적 수월하게 케이스를 얻는다.

운화 병원 수부외과에서 단지 이식을 할 수 있는 건 적어도 선임 주치의 혹은 부주임이고 다른 병원이라면 더 높은 급 의사가 한다. 소가복은 그런 의사를 찾아 협력을 논할 자격도 없었다.

그때, 소가복은 자신이 논문을 같이 쓰자고 능연을 찾은 것은 더없이 현명한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능 선생, 그럼 우리 이 네 가지 케이스로 써보자.”

메일을 다 읽은 소가복은 다급히 능연에게 확인받았다.

“네 개면 되나요?”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혈관을 만지기 시작한 능연은 고개를 들지 않고 물었다.

“충분해, 충분해. 이런 케이스를 네 개나 찾기도 힘들지.”

“어려울 것도 없죠. 성내 케이스만 찾았어요. 확인하셨으면 곽 주임님 찾아가서 환자 데리고 오도록 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능연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쉽게 이야기했다. 곽종군의 얼굴만 떠올려도 다리가 후들거리는 소가복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곽 주임님한테 부탁하라고?”

“소 선생님, 무서워하지 마세요. 곽 주임님 사실 그렇게 무섭기만 한 건 아니에요.”

소가복의 기분을 알 것 같은 연문빈이 헤헤 웃으면서 거들었다.

“그럼 연 선생님이 곽 주임님한테 좀 다녀오세요. 환자 정해서 받기만 하면 되니까요.”

환자 네 명이 곧 도착할 걸 생각하면 온몸이 뜨거워지는 능연이 목을 으쓱했다.

소가복은 능연과 함께 저녁까지 수술했다. 병원에서 몇 시간 자고 새벽 3시에 다시 기어 일어났지만, 건강한 사내를 마취로 쓰러뜨렸을 때처럼 충만한 행복감이 치밀어 올랐다.

마취 한 번 하면 케이스가 한 건 쌓이고, 한 건 더 하면 또 쌓이는 삶이란······ 전에 다른 외과 의사와 수술할 땐 없던 이득이었다. 현미경 수술을 연달아서 하는 의사는 드물었다.

현미경 수술을 주로 하는 신경외과 주임 의사는 거의 쉰이 넘고 예순 가까운 사람이라, 밤 9시나 되어야 수술을 시작한다. 두개골을 열면 기본으로 10시가 넘고, 느릿느릿 수술을 끝내면 가뿐하게 새벽을 넘겼다.

그 다음 주임 의사는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수술실은 쉰 조금 넘은 부주임에게 넘긴다. 그러면 부주임이 새벽 1시에 다시 수술을 시작하고, 두개골을 열면 2시에서 3시가 되고 수술이 끝날 때쯤엔, 집에 갈 필요도 없는 시간이 된다.

그렇게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출근한 두 의사는 수술 하나 더 하고 한계에 이르기에, 마취의는 기운이 남아 마취를 더 하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

단지 이식은 그보다 덜 복잡해도 비슷하게 고된 작업이었다. 매일매일 단지 이식 수술을 하길 원하는 의사도 드물었지만, 매일매일 단지 이식을 할 수 있는 의사는 더욱 드물었다.

능연은 대다수 사람과 달랐다. 탕 수술을 하던 때에도 하루에 8건에서 10건을 했고, 지금도 하루에 3건은 단지 이식 수술을 하며 쉬지 않고 메스를 놀렸다.

마취의는 그런 효율을 매우 좋아했다.

새벽 3시부터 오후까지, 능연은 단지 이식을 2건 더 했고, 소가복은 통쾌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능 선생, 아까 틈나길래 논문 틀을 좀 잡았어. 한번 볼래?”

원래 논문 초안을 능연에게 보여줄 생각은 아니었다. 케이스와 논문 저자 등록을 맞바꾼 건 기본적으로 등가 교환이라 할 수 있어서 대단한 협력 관계라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능연이 꽤 좋은 연구 방향을 던져줬고, 경비도 얻을 수 있게 해준 데다가 케이스까지 준비해주고 직접 수술을 마치기까지 했다. 그러니 소가복이 논문 초안을 공유하는 데 인색하게 굴 리가 없었다. 게다가 능연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지도 모를 일이었다.

휴게실로 온 두 사람은 족발을 뜯으면서 논문에 대해 논의했다.

마취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단지 이식은 훤히 꿰고 있는 능연은 아무 말 없이 논문을 한참 읽었다. 그 후 메스로 족발에 붙은 살을 일일이 발라내고는 숨을 내쉬었다.

“다른 건 별문제 없는데, 표본이 너무 적지 않나요? 12 케이스만 하시려고요?”

“12 케이스도 한참 걸리는데? 오늘 4건 할 수 있던 것도 대단한 거야. 나머지 8개도 언제 다 찾을 수 있을지 모르잖아.”

소가복은 말은 그렇게 해도 기대하는 눈으로 능연을 바라봤다. 그가 직접 관련 케이스를 수집하는 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마취과에서 협조해서 그를 응급 의학과에 남겨 두거나, 수부 외과로 보내준다고 해도 마침 필요한 혈관 위급 환자를 딱 마주칠 수 있을지도 문제고, 그런 환자를 만난다고 해도 그가 필요한 증상이 맞을지도 문제였다.

그러나 능연은 달랐다. 그는 필요에 따라 환자를 고를 수 있었다.

기대하는 소가복의 눈빛을 보며 능연이 뭐라고 대답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곁에 있던 연문빈이 헛기침하며 끼어들었다.

“소 선생님, 케이스를 그렇게 많이 하면 힘들어 죽을 거 같은데, 그 논문 어디서 발표하려고요?”

“핵심 쪽을 찾아봐야지.”

잠시 멍했던 소가복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중문 핵심이요?”

“과학 기술 핵심도 고려하고 있어.”

연문빈이 다시 묻자, 소가복이 자신 없는 듯 덧붙였다.

중문 핵심의 풀네임은 ‘중문 핵심 정기 간행물 주요 항목 총람’이며 북경 대학 도서관이 나서서 만든 것이라 북경대 핵심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바로 북경대 도서관이 일정 시리즈 데이터와 판단을 거쳐 중문 정기 간행물을 골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시켰다. 논문이 그곳에 발표되면 핵심 간행물을 발표한 것으로 간주한다.

과학 기술 핵심은 ‘중국 과학 기술 논문 통계 간행물’을 가리키며, 과학 기술 핵심은 일반적으로 북경대 핵심보다 조금 약하게 여겨졌다. 즉 발표하기 조금 쉽다는 뜻이었다.

“과학 기술 핵심은 우리 병원에서 A급 간행물에 속하니까 그 정도면 충분해.”

소가복은 능연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우리 능 선생은 중화에도 발표했었는데요. 선생님은 과학 기술 핵심 논문 한 편 발표하면서 다들 덩달아 난리 치게 만드시네요.”

오히려 연문빈이 입을 삐죽였다.

그가 말하는 중화라는 것은 중화 의학회가 주최하는 간행물이며 영향력이 높은 데다가 발표된 논문의 난도는 일반적으로 SCI보다 높았다. 의사 업계에서는 핵심 간행물보다 훨씬 고차원으로 평가하곤 했다.

소가복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나도 능 선생이 전에 <중화 위급 응급 의학>에 발표한 거 알아. 그런데 예전에 스테이크 먹었다고 앞으로 족발 먹지 말란 법은 없잖아?”

“그런······.”

연문빈은 제가 만든 족발을 내려다보면서 족발을 무시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할 수만 있다면 나도 중화에 발표하고 싶지.”

나이가 좀 더 많은 소가복은 묵묵히 핸드폰을 꺼내 족발 곁에 있는 QR 코드를 긁어 단숨에 족발 4개를 구매해서 능연, 연문빈, 마연린에게 하나씩 건네고 하나는 제가 챙겼다.

“내 생각은 이래. 일단 자료를 모아서 베이스가 될 케이스가 쌓이면 논문을 쓰는 거지. 그리고 그때 중화에 넣어도 될 만하면 중화로 보내고, 안 될 것 같으면 중문 핵심에 넣고 도저히 안 되면 과학 기술에 보내려고. 과학 기술은 되겠지. 적어도 시간 낭비는 아닐 거야.”

제2 저자로 연문빈과 마연린을 넣겠다고 이미 말해 둔 터였다. 훈련의 마연린에게는 펄쩍 뛰어오를 호사였지만, 연문빈을 매수하기엔 조금 부족했다. 제2 저자로 등록된 논문은 어차피 직업 평가 때 그다지 쓸모도 없었고, 제2 저자라고 해봐야 숫자 누적하기 좋은 빛 좋은 개살구였으니까.

그러나 연문빈은 손에 들린 족발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 풀려서 능연을 바라봤다.

“능 선생, 능 선생 생각은 어때?”

“선생님은 중화에 논문 발표하려면 케이스가 몇 개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데요?”

능연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말에 세 사람은 눈꺼풀이 떨릴 정도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사, 삼십에서 사십? 거기에 사후 상담 관리까지 붙이면 발표할 수 있을걸? 사후 관리는 우리한테 넘기고 넌 할 수 있는 만큼 케이스를 모으면 돼.”

소가복이 입술을 깨물면서 그렇게 대답했고, 능연이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눈앞에 금빛 글자가 스쳤다.

- 퀘스트: 단지 이식 수술 50건

- 퀘스트 보상: 중급 보물 상자

“50건 하도록 하죠. 다른 건 선생님한테 맡길게요.”

능연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족발을 뜯기 시작했다. 그리고 깔끔하게 먹어치운 다음, 그는 두려워하는 세 사람의 시선 속에 핸드폰을 꺼내 곽종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곽 주임님, 단지 이식 수술 50건 하기로 저희 상의 끝냈습니다. 네, 전에 부탁드린 대로예요. 케이스 쌓아뒀다가 나중에 수부외과 시각에서 논문을 써도 될 것 같습니다. 네, 50건 단지 이식 수술에 논문 두 편!”

핸드폰을 내려놓은 능연은 담담하게 연문빈과 마연린을 바라봤다.

“낮잠 좀 주무세요. 오후에 새 환자 올 거예요.”

“넌 힘 안 드니?”

그렇게 묻는 연문빈의 입가가 덜덜 떨렸다.

“저요? 저는 아직 에너지 충만한데요?”

능연의 대답은 합계 110병인 스태미너 포션의 재고량을 말하는 것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