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120화 (873/877)

다음 날, 설호초는 특별히 능연을 마중 가서 센터로 데리고 왔다. 어찌 됐든 원사가 직접 고른 사람이라, 설호초든 곡 선생이든 거부할 자격이 없었다. 그들은 외과 의사 입장에서 분석했고, 수술보다 정확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랜드마스터급 아킬레스건 보건 수술법을 막 손에 넣은 능연은 운화 병원에 있었다면 진작 곽 주임에게 부탁해 환자를 손에 넣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수술을 하고 싶어했다. 다만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상해에 있으니 기다릴 수밖에 없을 뿐이었다.

곡 선생도 능연을 누를 생각은 없어서 수십 케이스를 찾아 능연에게 건넸다.

“어떤 케이스가 좋을지 직접 골라요.”

곡 선생은 전국 유수의 스포츠 의학 전문 병원의 풍모를 과시하고 싶었다. 그런 곡 선생의 바람대로, 능연은 조금 놀라긴 했다.

운화 병원에서도 곽 주임을 통해 얻은 몇 가지 케이스 중에 할 만한 걸 고르긴 해도 대부분 한자릿수 혹은 많아도 열 몇 개였다. 그런데 골관절 & 스포츠 의학 센터에서는 곡 선생이 아무렇게나 내놓은 케이스만 해도 수십 개였다. 게다가 그의 서류함에 더 많은 케이스가 쌓여 있는 걸 능연은 똑똑히 봤다.

“이게 다 해도 되는 케이스입니까?”

능연은 손에 든 케이스와 곡 선생 서류함을 가리키며 물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합시다. 못 하는 건 못 하잖아요?”

곡 선생은 어이없다는 듯 대답했고 능연도 제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살아온 인생에서 만난 남자 동창 혹은 남자들은 대부분 자기 어필을 했다. 하지만 능연은 자기 어필을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에게 자기 어필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간단한 케이스로 하죠.”

능연은 맨 위에서 가장 간단하고 가장 전형적인 아킬레스건 파열 케이스를 골랐다. 그러자 곡 선생의 표정이 살짝 풀어졌다.

‘생각은 있네.’

그는 눈앞의 젊은이가 잘나봐야 골관절 & 스포츠 의학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연수 증명서를 들고 집으로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제게 결정권이 있다면, 연수 증명서도 내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러나 어찌 됐든, 능연은 간단한 전형 케이스를 골랐고 곡 선생도 마음을 놓았다. 적어도 겉으로는 따지지 않기로 했다.

“늦어도 내일 오후엔 수술할 테니, 가서 준비해요.”

‘이게 우리 연구 센터에서 네가 하는 마지막 수술이겠지만 말이다.’

곡 선생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웃어 보였다. 능연도 환자에게 수술 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아킬레스건 수술을 시도하려면 그 역시 숙지할 것들이 있었다. 그랜드마스터급 아킬레스건 보건 수술이 과연 어떤 효과일지, 실제로 수술을 해봐야 체감할 수 있을 듯했다.

설호초는 두 사람의 얼굴에 떠오른 진실한 웃음에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왜냐하면 서로의 웃음은 모두 진실했지만,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는 사람은 하나뿐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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