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호”
능연은 실을 다시 요구하면서 케슬러 봉합을 진행했다.
기천록은 능연을 따라 분주하게 환자 무릎을 구부리고 발목을 구부리면서 근건을 풀었고, 연문빈은 그를 도와 봉합사를 당기고 매듭을 묶었다. 이론적으로 기천록과 연문빈은 서로 자리를 바꿔야 했지만, 연문빈은 아킬레스건 수술 경험이 극도로 적어서 무릎과 발목을 제대로 구부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봉합 조수는 문제없기에 위치가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통쾌한 마음에 눈썹까지 치켜 올라갔다.
“워시.”
능연은 봉합한 곳이 가지런하고 매끄럽도록 최대한 건초를 복구했다. 그의 마스터급 병렬 봉합법 실력으로는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가지런하고 매끄럽게 봉합할 수 있었다.
그러자 기천록은 또다시 넋이 나가서 바라봤다.
능연의 봉합 기술을 데브리망으로는 잘 느끼긴 힘들었다. 적어도 전문가급 의사와 비교해야 전문가급 의사라도 그와 비슷한 정도임이 드러난다. 어차피 데브리망의 최고 난도가 거기까지였다. 협화 내과 의사라도 평범한 감기를 치료할 때는 촌닭 병원의 촌닭 응급실 의사보다 더 대단한 치료법을 내놓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아킬레스건 봉합이 되면 마스터급 병렬 봉합의 장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아킬레스건 봉합은 사실 매우 어렵다. 아킬레스건은 딱딱하고 결합감도 낮은 데다가 일정한 탄성도 있어서 알맞게 봉합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거기다 가지런하고 매끈하게 하려면 더욱 어려워진다.
기천록처럼 동기보다 봉합 실력이 월등한 의사도 마스터급 봉합 수준엔 못 미친다. 못 미칠 뿐 아니라 전문가급 천장도 아직 건들지 못했다.
마흔 몇인 기천록이 주임 의사가 된 것은 운화 병원에서도 전설급이라 할 수 있고, 골관절 & 스포츠 의학 센터에서는 더욱 대단한 일이었다.
물론 기천록의 봉합 실력은 통과 수준이었다. 다만 능연처럼 매끄럽게 봉합하는 건 기본적으로 불가능했다.
“이제 피가 스며 나오지 않네요.”
기천록은 어시 역할을 계속하며 식염수로 환자의 상처 부위를 헹구고 유심히 관찰하다가 피가 나오지 않는 걸 확인하고 동작을 멈췄다.
“평소에도 이 정도로 봉합합니까? 아니면 우연입니까?”
“정상입니다.”
능연은 겸손하지도 않고 감추는 것도 없이 대답했다. 기천록은 혀를 내두르다가 별안간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다면 운이 좋았군요.”
능연은 의아한 듯 기천록을 바라봤고 직설적인 그의 성격을 알아차린 기천록이 하하 웃으며 말을 이었다.
“환자가 능 선생을 만났으니 말입니다. 운이 좋은 거죠. 마지막 봉합만 봐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충분히 일도 할 수 있고요.”
“네.”
능연이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터급 봉합술, 마스터급 MRI 판독 능력, 그랜드마스터급 아킬레스건 봉합술로 환자가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웃기는 일이었다.
“수처 연습은 어떻게 한 겁니까?”
능연의 봉합 동작들을 본 기천록은 입이 근질근질해서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능연은 바나나라고 대답했다.
“아······.”
기천록은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연문빈이 웃는 듯 마는 듯 희한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깁스 해주세요.”
마지막 봉합을 마친 능연이 육안 체크를 마친 후 습관적으로 잡일을 넘겼고 기천록과 연문빈이 동시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순간 기천록의 표정이 구겨졌다. 특히 깁스하는 것은 능연의 포상이라고 생각되어 표정이 더욱 험악해졌다.
불꽃 튀는 수술실에 비해 참관실은 고요했다.
능연은 축동익의 기대에 완전히 부응했다. 즉, 다른 사람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는 뜻이다.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능연이 마흔 넘은 주임 의사도 하지 못하는 수술을 하는 모습을 본 레지던트들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동시대 사람에게 추월 당하는 초조함이 그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나이가 두 배는 되는 곡 선생은 더욱 껄끄러웠다.
“어떤가?”
축동익이 곡 선생에게 다가가 그의 의견을 구했다. 어찌 됐든, 곡 선생은 유위신의 주치의였다. 곡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유위신의 주치의가 바뀔지 모르는 결정적 순간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수술을 몇 번 더 지켜봐도 될 것 같습니다.”
곡 선생은 시간을 끌 계책을 번뜩 떠올렸다.
“유위신 수술이 촉박한데 끝도 없이 관찰 수술을 할 수는 없네.”
“유위신 씨도 집도의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고 싶을 텐데요. 그렇죠?”
껄껄 웃는 축동익의 모습에 곡 선생은 유위신에게 도움을 청했다. 유위신은 마음이 약해졌지만, 현명하게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더는 수술을 미룰 수 없었다.
“패튼이 이런 말 했지,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많다고. 고양이 껍질을 벗기는 방법이 많은 것처럼 말일세. 우리는 특수한 영단 묘약을 구하는 데 열중하느라 고양이 껍질을 벗기는 방법은 바로 껍질을 벗기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게 아닌가 싶네.”
미소를 지으며 하는 축동익의 말에 곡 선생은 어이가 없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냐옹? 냐옹, 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