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136화 (117/877)

“다른 병원에 연락해서 아킬레스건 파열 환자 좀 찾아와.”

축동익이 소장실에 앉아서 기천록에게 지시를 내렸다.

“얼마나요?”

기천록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되물었다.

“있는 대로 찾아와야지. 환자가 땅에서 뽑으면 나오는 배추인가?”

축동익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나는 북경에 회의하러 가니까, 알아서 능연을 붙잡아 두라고. 나중에 다친 선수가 왔을 때 능연이 없으면 어쩌나.”

“다친 선수는 배춥니까?”

기천록은 축동익을 바라보며 농담을 던졌다.

“국가 대표 배드민턴팀에 아킬레스건 파열 환자가 한 명 있다네. 내가 가서 우리 병원에 와서 치료받을 생각이 있는지 알아볼 셈이야. 다른 성 대표팀, 시 대표팀은 설호초가 알아보고 있어. 아킬레스건 파열 환자가 있으면 몇 명은 찾아올 수 있을 걸세. 정 안 되면, 오래된 아킬레스건 파열 증상 있는 은퇴한 선수도 좋아.”

축동익도 골치 아픈 듯 이마를 짚었다.

방안 A는 그가 유위신을 위해서 특별히 설계한 방안인데 효과가 이렇게까지 좋을 줄은 몰랐다. 최근 며칠 검사 결과로 살펴봐도 유위신의 아킬레스건 회복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축동익은 하루빨리 더 많은 케이스로 A 방안을 제대로 연구하고 싶어졌다.

나중에 정말로 A 방안이 수술 방식으로 고정되어 동익 아킬레스건 보건술이나 축 아킬레스건 보건술이라고 이름 지으면 얼마나 짜릿할까.

앞으로 필요하다면 아예 <동익 아킬레스건 보건 수술 치료 책략과 방안 선택> 같은 책을 써서 대학에서 수업할 수 있으면 그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수술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환자를 찾는 것이 언제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특히 축동익 레벨 의사에게 비용, 기기는 문제도 아니었다. 심지어 수입 기기를 써도 문제없었다. 필요하다면 아무 병원이나 골라서 수천에서 억에 이르는 경비를 뽑아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환자는 알아서 생기지 않는다. 그것이 외과 의사의 가장 큰 난제였다. 복잡하고 드문 증상일수록 문제가 더욱 컸다.

축동익이 몸담은 스포츠 의학은 시간이 지나면 어찌 됐든 아킬레스건 파열 환자가 발생하니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었다. 특히 배드민턴팀과 농구팀은 아킬레스건 파열 확률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선수의 수 자체가 적으니 사고 발생률이 높다고 해도 일반인보다 건수가 적었다. 특히 수준 높은 선수들의 아킬레스건 파열을 기다리자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기약도 없었다.

게다가 방안 A라서 제한이 더 컸다. 아직 합병증과 후속 회복 상황을 확신할 수 없어서 축동익도 마음껏 홍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전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환자를 찾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다녀오면 환자 한둘은 데리고 올 수 있을 걸세. 그러니까 그사이에 능연을 잘 잡아두게. 툭하면 운화로 돌아간다는 소리 안 나오게 말이야. 그리고 저 상태도 유지하게 해야 하고. 수술이 있어야 하지만 너무 많아면 안 된다고. 젊은 의사는 절제를 못 하니, 자네가 잘 단속하게.”

“단지 이식 수술도 하고 싶다고 하면 그것도 찾아다 줄까요?”

기천록이 떠보듯 물었다. 아킬레스건 파열보다 단지 이식 환자는 시간도 오래 걸려서 단지 이식 수술 하나로 아킬레스건 환자를 5명, 10명까지 대체할 수 있었다.

기천록은 지금 능연의 수술광 마인드에 대해서는 조금 알지만 따지고 들자면 아는 게 없어서 일단 일정 수술량을 채워 진정시키자는 생각이었다.

“아닐세. 최대한 아킬레스건 환자를 찾아다 주게. 능연은 아킬레스건 수술에 재능이 있어. 단지 이식도 잘하지만······ 우리끼리 얘기지만 아킬레스건하고 어느 게 비전이 더 좋겠나.”

잠시 얼굴을 찌푸리고 고민하던 축동익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방안 A가 성공해서 선수들의 아킬레스건 파열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증명한다면, 능연은 아킬레스건 수술만으로도 돈을 갈고리로 끌어들일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가 되려면 노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사는 대부분 20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데 그 시간 동안 실력을 단련했다기보다 명성을 알리는 홍보 기간이라고 보는 게 옳았다.

그리고 선배 의사들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기다림의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기천록은 그림의 떡을 능연에게 줄 생각은 없었다. 그는 축동익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

“능연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매체가 줄 서 있습니다. 우리랑 오랫동안 협력해 온 곳도 있는데, 몇 번 인터뷰하더니 이제 하기 싫다고 하네요.”

“하기 싫어? 요즘 젊은이는 똥 싸는 것도 그 뭐지 SNS에 올리지 않나?”

“너무 드러나면 생활에 영향을 줘서 싫답니다. 그리고 요즘은 다 유투브 합니다.”

기천록이 작은 소리로 덧붙였다.

“다른 사람이 올려주면 더 좋은 거 아닌가?”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매체엔 자주 노출되는 게 좋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도 모르나. 어쨌든, 수술하고 싶다고 한다면서? 둘이 상의도 했다고 하지 않았나? 음, 매체에서 홍보하면 환자 찾는 게 더 쉽지 않겠나?”

축동익이 경험자의 말투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능연 생긴 것 좀 보세요. 그 방법 통할 겁니다.”

기천록은 그제야 골칫거리가 조금 사라진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