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7시까지 자고 일어난 능연은 꽃에 물을 주고 시장에 가서 해산물 등 식자재를 사서 해물죽을 한 냄비 끓인 다음 부모를 깨웠다.
“아들, 왔어?”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능결죽이 눈을 뜨고 놀란 듯 고함쳤다.
“어제 메시지 보냈는데.”
“아, 깜빡했다. 어제 일찍 잤거든.”
문 밖에서 대답하는 능연의 말에 능결죽이 그제야 입을 벌렸다.
“내가 아침 했어요.”
“음, 더 자고 싶은데. 뭐 만들었는데?”
“해물죽. 오다가 요우빙도 좀 샀고, 소고기 조림도.”
“음, 죽엔 뭐 넣었는데?”
“조개, 새우, 갈비, 도미포, 버섯, 샐러리.”
“3분!”
능결죽의 대답에 능연은 1층으로 돌아가 죽에 불을 올렸고 다시 끓기 시작했을 즘 능결죽 씨도 주방에 나타났다.
“꽃게는 없디?”
능결죽은 슬리퍼를 끌고 죽 뚜껑을 열어 킁킁대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냄새 좋네. 이 해물죽만 해도 앞으로 굶어 죽진 않겠다.”
“오늘은 꽃게가 없더라고요.”
“꽃게 없는 해물죽은 그냥 오성급 정도고 호화롭다고는 못하지.”
능결죽은 나른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들다가 아내 도평이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다급하게 해물죽 한 그릇을 담았다.
“여보, 해물죽 다 됐어요. 어서 와요. 아차, 연아. 며칠 전에 예약받으라고 했던 추나 오늘 해야지? 아침? 밤?”
“아침에 해요.”
능결죽이 머리를 툭툭 치며 하는 말에 능연은 제가 끓인 해물죽을 먹으며 간단하게 대답했다.
“병원 안 가도 돼?”
“오후에 갈 거예요. 엄마, 나 짜오로우(조림 고기의 일종, 발효두부와 함께 조림) 먹고 싶어.”
“그래, 이따 아빠보고 고기 사오라고 할게.”
도평은 치맛자락을 휘두르며 자리에 앉으면서 다정하게 대답했다. 능결죽은 눈썹까지 달달 떨었다.
“짜오로우는 며칠 걸리잖아. 언제 먹으려고.”
“내일은 병원에서 추가 근무할 거니까, 모레 먹을 거예요.”
“그래, 그럼 모레 먹을 수 있게 준비할게. 밖에 밥은 집밥보다 못 하지?”
“못 하지.”
능연은 단호한 도평의 말에 이번에도 간단히 대답하고는 고개를 숙여 해물죽을 홀짝홀짝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