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병실의 병실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 전칠은 핸드폰을 만지다가 질린 듯 한숨을 내쉬었다.
“비행기 준비시킬까요? 굳이 검사 결과 안 봐도 될 것 같습니다만.”
“어디로 가게?”
비서가 묻는 말에 전칠은 핸드폰을 보며 별생각 없이 되물었다.
“집에 가고 싶으시다면서요?”
“엄마, 아빠 오스트리아에 목장 보러 갔다며.”
“담 여사가 만든 마파두부 안 드시고 싶으세요?”
비서가 웃으면서 묻는 말에 전칠이 고개를 흔들었다.
“능 선생 검색하기도 바빠.”
“능 선생은 왜요? 설마 마음에 드셨어요?”
능연을 떠올린 조수는 전칠의 표정만 봐도 짐작이 갔다. 전칠이 아직 학생이라면 호감을 느끼는 대상을 바로 조사했을 것이고 어쩌면 그의 부모에게 보고도 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조사는 시켰지만, 급하게 보고는 하지 않았다. 보고서로는 능연의 겉모습 장점을 잘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같은 여자로서, 조수는 능연처럼 잘생긴 데다가 의사라면 다른 큰 문제가 없다면 고려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바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 될 일은 없다고 여겼다.
“꼭 잘 알아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조수는 경험자의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적당한 대화거리가 없잖아.”
“오늘도 아주 즐거워하는 거 같던데요?”
조수가 미소 짓자 전칠은 생긋 웃다가 바로 인상을 썼다.
“과연 그럴까? 능 선생님 같은 남자를 꼬시려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겠어. 봉합 끝나자마자 가는 거 못 봤어?”
“상사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하겠어요.”
“아, 그러네? 뭐 찾아낸 거 있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아내요. 지금 알아낸 건, 운화 대학 의대생이고 지금 운화 병원에서 실습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수술에 재능이 있어서 벌써 인터뷰도 여러 건 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찾아서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작은 진료소를 한답니다. 하구 진료소라고 하구에 있습니다. 100평도 안 되는 작은 면적에 2층 건물이고 아래가 진료소 위가 집이고요, 다른 부동산은 없습니다.”
전칠이 눈을 깜빡였다.
“시어머니랑 같이 살아야 한다는 거네? 시어머니 성격은?”
“아직 모릅니다. 그리고 아가씨가 왜 그 집에 살아요. 따로 살아야지. 운화에 아가씨 집이 몇 채더라······. 아니, 지금 이게 무슨. 벌써 무슨 결혼이에요!”
“아.”
순간 정신 차린 듯 버럭대는 조수의 모습에 전칠은 고분고분 입을 다물었다.
“다른 건, 재산이 몇 십만 위안? 능연도 십만 위안 정도 모은 거 같습니다. 요즘 매달 5만 위안 정도 버는 거 같고요. 그리고 차는 제타 중고······.”
조수는 조금 전에 얻은 ‘적은’ 정보를 가능한 한 자세히 읊었다.
“실습생이 5만 위안이면 많이 버는 거 아냐?”
“재직 중인 의사보다 많이 법니다.”
“대단하다.”
단호하게 칭찬하는 전칠의 모습에 조수는 깔깔 웃으면서 제 주머니를 쓰다듬었다.
“뭐 좋아하는 거 없대?”
“빨라야 내일 정보가 들어옵니다.”
“그럼 보자.”
전칠은 다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30분 후,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조수를 불렀다.
“조 비서, 혹시 차가 고장 나면 택시 어플을 쓸 수밖에 없겠지?”
“버스를 탈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렇겠죠?”
“아······.”
전칠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조 비서도 고개를 숙이고 바삐 움직이면서 위챗에 메시지를 입력했다.
- 아가씨가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