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163화 (144/877)

능연은 두 인부에게 감장 봉합과 피내 봉합을 한 다음 묘 선생에게 드레싱을 넘겼고 두 사람은 봉합을 마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갔다.

원래 가지고 있던 마스터급 병렬 봉합법에 감장 봉합과 내피 봉합을 더하니 효과가 매우 두드러졌다. 그는 두 사람이 상처를 잘 케어한다면 흉터 남을 가능성이 상당히 낮으리라 생각했다. 남아도 아주 옅은 상처만 남고 시간이 좀 되면 티가 나지 않으리라.

묘 선생도 비슷하게 판단했다. 그래서 점점 더 능연을 친밀하게 대했다.

봉합술은 외과 기본 중의 기본 기술이라 못 하는 의사는 아무도 없지만, 정상급까지 하게 되면 한없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묘탄생처럼 병원 체계에서 벗어난 지 오래된 의사가 봉합을 잘하는 건 자랑할 만한 재능이었고, 그래서 그는 지금 성형이나 에스테틱 쪽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봉합 기술에 단단히 눈독 들이고 있었다.

그는 성형외과 기술은 없는 데다가 이름도 없고 나이도 많아서 대형 병원에 주목받지도 못한다. 지금 봉합 기술도 정말 대단한 성형외과 의사와 비교하면 특별할 것도 없었다.

성형외과 쪽에서 눈에 띄려면 기술을 좀 더 높이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것도 꼭 성형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뜻이 있어서라기보다, 그렇게 하는 게 미래가 좀 더 있기 때문이다.

의사 생활 오래 한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으로 공부를 더 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적어도 당직을 서면 수명이 줄어들긴 하니 말이다.

묘탄생은 능연을 선베드가 있는 곳까지 공손하게 배웅하고 그가 핸드폰 게임을 시작한 걸 본 다음에야 껄껄 웃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도 핸드폰을 꺼내 금노루 컴퍼니에 알고 지내는 직원에게 전화했다.

“이봐, 나야, 묘. 묘닥. 응. 오늘 더 보내줄 환자 있어? 왜냐고? 여기 지금 의사가 둘이니까, 서비스를 더 극진하게 할 수 있으니까. 응, 하구 진료소 아드님. 능연 선생 말이야. 운화 병원에서 일하는 우등생. 여보세요? 응? 끊었니?”

묘 선생은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금노루에서 환자를 조금 더 보내주었으면 싶지만, 다시 전화해서 재촉하기도 그렇고, 그는 그냥 핸드폰을 들고 멍하니 인터넷을 뒤적였다. 잠시 그러고 있었더니 갑자기 재미도 없어져 서랍에서 킨들을 꺼내 머뭇거리며 전원을 켰다.

막 이직했을 때만 해도 매일 논문을 읽었는데, 지금은 안 읽은 지 정말 오래되었다.

“일단 오늘은 새로운 거라도 좀 보자.”

묘 선생은 스스로 기운을 내며 논문 몇 편을 불러와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면서 묘 선생은 점점 집중했다. 그래도 의사 생활 20년 정도 한 사람이라 책도 읽을 만큼 읽었고, 배울 업무도 배울 만큼 배웠다. 다만 병원을 떠난 몸이라 재주를 발휘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하구 진료소는 그가 일해 온 개인 진료소 중에 괜찮은 편에 속했다. 적어도 에스테틱 시술에 관한 쪽으로 발전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가끔 추나 서비스도 하고, 늘 해오던 약 처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서 제법 괜찮게 운영되는 진료소였다. 대형 의료 그룹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래가 밝은 작은 사업이었다.

시간이나 보내며 하릴없이 보내는 다른 진료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괜찮았다.

최근에 돈을 제법 만진 묘 선생은 계속 잘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는 논문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오래 기다렸던 구급차 소리가 들렸다.

묘탄생은 펄쩍 뛰어올라 신이 나서 고함쳤다.

“왔다, 왔어. 그래 그럴 줄 알았다니까. 능연, 능 선생! 나가 보자고. 이번엔 얼마나 큰 상처가 왔으려나.”

“잠시만요! 이길 거 같아요!”

능연은 액정에서 눈도 떼지 않고 먼저 나가라고 했다. 묘 선생은 마음 놓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삐용삐용 울리는 구급차 소리가 더욱 가까워졌고, 하구 진료소 대문 앞에서 조용해졌다.

“능 선생 집에 왔어요?”

“누구?”

“노금령입니다.”

“노루 사장!”

노금령이 긴 다리를 쭉쭉 뻗으며 진료소로 들어서자 입구에 서 있던 묘 선생은 멍하니 바라보다가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반겼다.

“노 사장, 반갑습니다. 묘탄생입니다. 에스테틱 시술하고 있어요.”

“잘하시더라고요.”

노금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다 금세 선베드에 널브러져 있는 능연을 발견하고는 눈을 번쩍이며 성큼성큼 다가갔다. 초가을 날씨를 두려워하지도 않고 하얗게 내놓은 긴 다리가 높은 굽에 감겨 탁탁 소리를 냈다.

“능 선생님!”

능연 곁에 앉은 노금령의 목소리가 바로 부드러워졌다. 따라 들어오던 묘탄생은 깜짝 놀랐다가 뭔가 깨달은 것처럼 바로 뒷걸음질 쳤다.

“원하시던 환자 데리고 왔어요.”

스물 남짓한 아가씨가 긴 머리에 짙은 화장을 하고 활개 치며 들어왔다. 아까 묘 선생이 연락했던 소하였다. 그녀는 똑똑해 보이는 눈빛으로 뒤를 가리켰고 묘 선생은 외상 환자 네 명을 발견했다.

금노루 컴퍼니는 지금 시 전체 범위로 활발하게 사업 범위를 넓혔고, 규모가 크고 수단이 좋아서 원래 있던 불법 구급차들을 모두 몰아내고 돈을 쓸어 담고 있었다. 묘탄생은 그게 얼마인지는 몰라도, 앞으로 금노루에 기대서 밥 벌어먹어야 한다는 것만은 잘 알았다.

에스테틱 시술 한 번에 적으면 2천 위안, 많으면 4, 5천 위안 버는데 40%를 떼어가도 묘 선생 손에 제법 돈을 쥐게 해주었다. 그는 여생을 한없는 봉합 사업에 바칠 의지가 생겼다.

다른 쪽에서는 노금령이 능연에게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금노루 컴퍼니의 성공으로 노금령은 자신감이 적잖게 붙었다. 그녀는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자기 오빠의 주식 배분을 설명했다.

“능 선생님, 차라리 선생님도 우리 회사로 와요. 선생님 같은 의사가 제일 필요하거든요.”

“저는 응급 구조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그쪽은 구급 사업이잖아요. 병원으로 가는 게 나아요.”

능연은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

“상관없어요. 우리는 전에 수산물 하던 사람인데요? 우리도 아무것도 몰랐지만, 지금 잘하잖아요. 얼마 안 있으면 우리 헬기도 살 거예요. 헬기는 밑진다고들 하긴 하는데, 버는 곳도 있대요. 게다가 사람만 태우나요, 어디. 생선도 나르면 되지. 우리 오빠 주식도 있으니까 노르웨이에서 연어도 직송하죠, 뭐.”

능연은 고개를 끄덕일 뿐 별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수술이었고 그다음은 의학이었다. 그러나 노금령은 여전히 쫑알쫑알 떠들었고 능연은 핸드폰 게임을 하면서 조화롭게 시간을 보냈다.

“능 선생님, 제가 마사지 좀 해드릴까요?”

언제 그쪽으로 다가간 건지, 동한생이 빡빡 민 동글동글한 머리를 빛내며 서 있었다. 능연은 그 참에 ‘항복’ 버튼을 누르고 필패의 게임을 끝내면서 포즈를 잡았다.

동한생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나가 추나요법의 여러 술식을 전개했다.

“음, 전문가 수준이네.”

“그게 뭡니까?”

“빠르게 늘었다고.”

“아.”

“여기 좀 살살. 조금 세게. 살살했다가 세게 했다가 잘 조절해야 해. 그래야 시원하지.”

“네.”

노금령은 당장에라도 동자승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해 부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아, 맞다. 동한생.”

“네.”

“돈 꼭 받아가라.”

“아, 네. 다 계산해뒀습니다. 사부님 약 사야 하거든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크게 말하는 동한생의 말에 노금령은 저도 모르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고, 이렇게 어린데 사부님 약도 사드리고. 무슨 약 사드릴 건데?”

“마잉롱(치질연고)이요! 다 마잉롱 살 거예요!”

돈 계산해야 한다는 소리에 다급히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능결죽은 사레가 걸릴 지경이었다.

“동한생, 그게 얼마인지 알고 하는 소리냐? 그 돈으로 몽땅 마잉롱을 사면 몇 상자를 사야 하는지 아느냐?”

“사부님이 얼마나 많이 쓰셔야 하는지 모르시잖아요.”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하는 동한생의 말에 능결죽은 헛기침을 했다.

“알고 싶지 않구나.”

“아, 네.”

동한생은 귀엽게 머리를 콩콩 두드리고는 눈빛을 반짝이며 능결죽을 바라봤다.

“시주님, 저희 사부님께 마잉롱을 선물로 드리고 싶은데요, 포장해 주실 수 있나요?”

“포, 포장?”

“TV에 나오는 것처럼요. 상자를 빨간 종이로 싸고, 빨간 리본으로 묶어서······.”

동한생은 열심히 자기 마음속의 선물 이미지를 설명했다. 노금령은 동한생이 마음을 다칠까 봐 걱정하면서 머리를 다시 쓰다듬었다.

“빨간 리본은 좀 이상해. 다른 색은 어때?”

“그럼 노란색이요!”

미리 준비했던 것이 분명한 선택지를 자신 있게 말하는 동한생의 모습에 능결죽은 할 말을 잃었다.

“그 돈으로 다 사려면 한 통이 아니라 몇 박스나 될 텐데······.”

“먼저 감사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래. 알았다. 둘이 이야기나 계속 나누렴.”

동한생이 진지하게 예를 갖추자 능결죽은 순간 SNS에 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 착해.”

노금령이 동한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말 착하다.”

소하도 동한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착하지.”

아까부터 동한생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던 묘 선생이 팔을 뻗는 순간,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동한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능연은 오랜 시간 훈련된 미소를 얼굴에 띄운 채 병실을 돌아다니면서 연문빈, 여원과 마연린이 환자 검사하는 것을 지켜봤다.

응급 의학과 관찰 병실엔 침대가 3개에서 4개 있었고 지금은 다들 2~3개 추가해서 병실마다 6개를 채웠다. 세 사람이 두 명씩 검사하니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서 능연은 그저 뒤에서 지켜보며 부족한 점을 채웠다.

현재 능연의 주력 수술 세 가지 중 단지 이식이 제일 많고 다음이 탕, 마지막이 아킬레스건 수술이었다.

환자 수, 증상 발전 및 하급 의사 배치만 봐도 능연은 이미 단독으로 치료팀을 꾸려도 될 수준에 이르렀다. 지방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꿈에도 바라는 목표에 오른 수준이었다.

물론 지역 정상급 병원으로 올라가 좋은 병원으로 갈수록 젊은데도 중임을 맡은 의사가 많아진다. 비교적 쉬운 방식으로, 거물 의사의 제자가 되면 다른 의사보다 10배, 20배 빨리 위로 올라갈 수 있다. 국내 환경은 젊은 의사가 집도의가 되기만 하면 그다음부터는 추월 도로에 오른 셈이고 뒤에 거물이 버틴다면 1년에 3, 4백 건 수술도 평범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 병원 주치의는 자신의 주력 수술이라 해도 1년에 3백 건 넘기가 힘들다. 그들은 대부분 착실하게 승진 절차를 밟아 주치의가 된 의사였다. 그러니까 레지던트 생활 5년 하다가 무사히 승진하면 주치의가 되는 것이다.

추월 도로에 오른 젊은 의사들은 2년 차에 4백에서 5백 건 수술할 수 있고, 거물이 지도하는 수술도 한다. 그렇게 3, 4년 지나면 작은 치료팀을 꾸려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다만 대부분 좋은 병원의 주력 수술일수록 복잡해서 젊은 의사들이 따라잡기 힘들 뿐이었다.

연문빈과 마연린은 지금 단지 이식과 탕 봉합 그리고 아킬레스건 수술에 매우 익숙했고, 여원은 그것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여원의 내과 수준은 좀 더 높아서 차트만 봐도 쓸 만한 것들을 건져서 팀에 도움이 되곤 했다.

그래서 능연은 그저 미소 지은 채 간단한 신체 진찰만 하는 정도였다. 마스터급 탕 봉합, 그랜드마스터급 단지 이식과 아킬레스건 수술 기술이 있어서 수술 경과가 매우 좋았다. 그리고 잘생긴 그의 모습에 환자들은 그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진심 어린 감사’ 보물 상자를 내놓았다.

응급 의학과엔 지금 추가 병상을 포함해서 총 101명이 머물고 있는데, 그중 능연의 환자가 76명이었다. 운화 병원 위생 시스템에 기록된 실제 병상 수는 서른 몇 개에 불과했다. 사실 응급실에 침대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76개 병상을 한 번 둘러보는 데도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그래서 평소엔 레지던트들이 회진을 맡아서 했고, 능연이 나타나면 환자와 가족들은 과할 정도로 좋아했다.

집도의는 원래 환영받는다. 게다가 운화 병원은 할 수 있는 한 능연을 홍보하고 있었다. 의사는 온 세상이 다 알 정도로 광고할 필요는 없었다. 집에 환자가 없는 사람은 어느 병원에 어느 전문의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한 번 환자가 생기면 명의의 이름은 바로 기억하게 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바이럴 마케팅에 매체 보도까지 더하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적어도 능연이 창서성에서 자리 잡을 정도는 된다. 특히 그가 처음에 했던 탕 법과 단지 이식은 퇴원한 환자도 많아졌고 그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며 일하고 있었으니 부근에서 비슷한 일이 생기거나, 친척, 친구, 같은 동네 사람이 사고를 당하면 바로 능연과 운화 병원을 떠올렸다.

병실에서도 점점 자신감에 넘친 환자들이 알아서 광고를 해줬다.

능연이 병실에 들어서면 환자와 가족이 따듯한 목소리로 반기는 것도 당연했다.

“능 선생님, 직접 회진 오셨네요. 제 딸 아이 좀 봐주세요.”

“오늘 계 탔네요, 능 선생님이 오시다니.”

“능 선생님, 지난번에 검사했을 땐 상태가 별로였는데 요즘은 아주 좋네요.”

능연의 임무는 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미소 짓는 것이었고, 다른 사람의 질문을 들은 다음에 간단하게 대답하면 그만이었다. 그의 대답은 대부분 ‘음’, ‘아’, ‘네’, ‘안 됩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같은 짧은 말이었다.

서비스업에서 그런 식으로 굴었다면 서비스 업무 평가가 0점인 건 둘째 치고 두들겨 맞을 일도 자주 생기리라. 그러나 의료 서비스에서는 환자와 가족 모두 의사를 쉽게 방해하지 않는다. 의사 한 사람당 5년에 한 번씩 맞는다는 뉴스에 따르면 대부분 생로병사와 인간 비극을 겪는 사람들은 의사들을 존중하는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도적으로 따로 의사를 보호하거나 그런 시스템도 없건만, 서로 다른 교육 배경을 가지고 다른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그런 규율적인 수준을 이룰 수 있다는 것도 놀랄 일이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진심 어린 감사’ 보물 상자로 능연은 환자들의 열정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진심 어린 감사’는 아무렇게나 나오지는 않는다. 환자의 통증이 해소되지 않으면 말할 것도 없고, 손가락이 다 나아도 환자가 불안해하면 마찬가지로 진심 어린 감사를 받지 못한다.

어쩌면 능연의 태도 때문에 보물 상자를 내놓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능연이 받은 보물 상자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다.

22, 23, 24······.

능연의 목표는 30이었다. 30이 되어 한꺼번에 열면 어쩌면 세트 기술을 얻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능연은 맨눈으로 봐서 상태가 안 좋은 환자를 더 자세하게 검사했다. 맨눈 검사도 신체 진찰 항목 중 하나였다. 얼굴이 누렇게 뜬 환자는 황달일 수 있고, 눈이 노랗거나 머리카락이 노란 환자도 다른 증상일 수가 있다.

능연의 환자는 대부분 장시간 입원해야 하는 환자이기에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찾아낼 확률이 높았다. 물론 대부분 환자는 다른 증상이 없었고, 지난번에 급성 담낭염 환자를 찾아낸 것도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었지만.

딩.

능연이 그날 회진을 마무리하려고 하는 참에 시스템 알람이 울렸다.

- 신체 진찰 순위 상승: 운화 999등.

- 눈에 띄는 발전으로 보상 획득: 중급 보물 상자

능연은 두 눈을 반짝였지만, 급하게 상자를 열지 않았다.

‘순위가 올랐다고 보물 상자를 줘? 이렇게도 되는 거였어?’

“시스템, 전에 천몇 등 아니었어? 몇 등 오른 거야?”

-운화 1128등에서 999등으로 올랐습니다.

“119등 오른 거네? 그럼 다시 120등 오르면 중급 상자 하나 더 나오는 거 맞지?”

-그렇습니다.

능연은 흡족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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