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그레이트 닥터-170화 (151/877)

다음날, 하수방과 팀원들은 검사받으러 골관절 센터로 향했다. 하수방은 특별히 불려 나가 이런저런 재검을 했다.

육상팀 지도자는 흐뭇한 듯 그 광경을 지켜봤다. 지금은 시 육상팀 경비도 상대적으로 충분했고 어디에 쓰느냐가 문제였는데, 이런 목표가 명확한 신체검사, 효과적인 진료에는 당연히 흔쾌히 돈을 지출했다.

오후에야 센터에 나타난 능연은 검사 리포트를 받아서 자세히 체크했다.

“완전히 회복했네요. 느낌 어때요?”

“좋아요. 온몸에 힘이 넘치네요!!”

능연이 묻자 하수방은 80kg짜리 용기를 선보였다. 능연은 그런 걸 물은 게 아니라며 입을 삐죽이다가 어쨌든 별 탈 없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친김에 신체 진찰도 한 번 하고 재검을 마쳤다. 하수방의 상태는 원래 명확했다. 단순한 아킬레스건 불완전 파열은 봉합하고 유합되면 문제가 없다. 잘 유합되지 않았다면, 메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봉합에 문제 있는 아킬레스건으로는 고강도 훈련도 견디지 못하니, 그렇게 빨리 시합에 출전하는 건 더욱 말할 필요도 없었다.

능연이 검사를 마치길 기다렸던 기천록도 궁금한 듯 필름을 들고 바라봤다. 진정한 골관절 전문가에 국내에서 관절 치환술을 제일 잘하는 의사 중의 한 명인 그도 놀라운 표정으로 필름을 들여다봤다.

“정말 다 나았네.”

기천록이 혀를 내둘렀다. 겨우 3, 4개월이었다. 그래도 주임 의사인 기천록의 판단을 더욱 신뢰하는 육상팀 리더들은 그가 그렇게 진단 내리자 정말로 기뻐했다.

“다행입니다. 다행. 노병이 돌아왔으니, 명장이 하나 더 늘어난 셈 아닌가!”

육상팀에서 전국 대회 메달을 딸 수 있다는 건 일선 팀원이니, 은퇴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중임을 맡게 된다. 물론, 능력을 증명할 수 없는 이선 팀원은 나이가 되면 은퇴해야 하지만.

하충은 사람들이 다들 기뻐하는 틈을 타 배낭에서 도시락을 잔뜩 꺼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하수방 애비입니다. 저희 지방 특색 요리를 좀 만들어 왔습니다. 다들 맛 좀 보세요. 수방이를 몇 년 동안 돌봐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 수방이 수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보온병을 꺼냈다.

“도시락 안엔 피동이고요, 보온병엔 닭탕입니다. 피동에 닭탕을 부어서 먹는 게 우리 특색이죠.”

한참 기뻐하던 하수방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습격을 받고 말리지도 못하고 순간 바짝 긴장했다. 그러나 이런 일을 한두 번 겪는 것도 아니라서, 육상팀 리더들은 허허 웃음을 터트렸다.

“아버님이 먼 곳에서 오셔서 이렇게 음식까지 준비해 오셨는데, 먹어 봅시다. 하수방, 자네도 이리 오게. 다 같이 먹어 봅시다. 선생님들도 오세요. 도끼를 오래 갈면 장작을 더 잘 팰 수 있겠지요. 우선 먹고 검사합시다. 아, 여기서 음식 먹어도 되나요?”

진료실에서 식사는 당연히 금지되었지만, 머리에 총 맞지 않은 이상 기천록이 이런 상황에서 규칙을 꺼내 들어 안 된다고 이야기할 리가 없었다.

“거기, 의자 몇 개 옮겨 와. 그리고 수술 층 식당에 가서 그릇 하고 수저 좀 가지고 오고.”

기천록은 레지던트의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없어서 아무렇게나 부르면서 심부름을 시켰다.

“도시락은 많이 가지고 왔습니다.”

하충은 재빨리 뛰어가는 레지던트의 등 뒤로 고함치고는 싱글벙글 도시락을 열어 사람들에게 그가 만든 계탕피동을 자랑했다. 능연도 한쪽에 앉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하충은 도시락에 든 푸른 피동을 네 조각으로 자르고 그중에 하나를 꺼내 새 도시락에 넣고 보온병에 수프를 붓고 조미료를 약간 추가해서 1인분을 완성했다. 사람들도 긴말 않고 1인분씩 받아들여서 묵묵히 맛을 보기 시작했다.

맨 마지막에 하수방이 받은 몫은 조금 깨진 피동이었지만, 입에 넣으니 여전히 쫄깃쫄깃하고 상큼한 맛이었다.

하수방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가 흘러 살짝 식은 수프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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